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카센터 사장 '김종찬'(송강호)의 동네 선배(왼쪽)로
                                          출연했다. 피아노 학원 강사 '이신애'(전도연)가 다니는 교회 인근에 불법주차
                                          를 한 뒤 주차관리를 하던 김종찬과 몇 마디를 나누고 황급히 떠나는 인물이다.

3년 전 전주국제영화제 취재를 갔을 때 경험이다. 한 가맥집(가게맥주집)에서 일본 영화인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각자 자기 소개를 마친 뒤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한 일본 영화인이 노우트북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그간 출연한 기자의 필모그래피가 자세하게 떠있었다.

놀라웠다. 일본에서 단역배우에 불과한 기자의 필모그래피가 자세하게 기록돼 있는 것이다. 단역배우에 대해 이렇게 조사돼 있다면 주연ㆍ조연 배우들에 대해서는 어떨는지, 일본사람들이 무서웠다. 

당시 경험담은 지난해 한 공중파TV의 방송 내용과 대조를 이뤘다. 기자에 대해 '최고의'(프로그램을 보지 못하고 전해들어 정확하지 않다) 카메오라면서 출연작이 30여 편이라고 소개된 것이다. <이끼>가 개봉된 이후였으니 출연작이 51편인데 30여 편이라니. 전주국제영화제 때 만난 일본인이 떠오르면서 방송 제작진의 불성실한 점이 안타까웠다.

기자의 영화 데뷔작은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1993)다. 최근작은 <퀵>(2011)이다. <퀵>까지 54편에 출연했다. <퀵>은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개봉된 최근작은 <이층의 악당>(2010)이다.

출연작 중 임권택ㆍ강우석 감독의 작품이 가장 많다. 각각 네 편이다. 임 감독의 작품은 <태백산맥>(1994) <축제>(1996) <취화선>(2002) <하류인생>(2004), 강 감독의 작품은 <마누라 죽이기>(1994)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1998) <강철중:공공의 적 1-1>(2008) <이끼>(2010) 등이다. 국제적 명성을 자랑하는 임 감독과 최고의 흥행성을 인정받는 강 감독의 작품이 가장 많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유명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이 많다. <태백산맥> <취화선> <하류인생> 외 <박하사탕>(2000) <밀양>(2007) <그때 그 사람들>92005) <산부인과>(1997) <장밋빛 인생>(1994) 등이 있다. 이 점을 놓고 한때 "아무도 안 알아주는 월드스타"라고 자화자찬을 하고는 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진태'(장동건) '이진석'(원빈) 형제의 엄마(이영란)
                                          가 하는 국수집에 손님으로 출연했다. 기자 뒤에서 연인 사이인 진태(장동건)
                                          와 '영신'(고 이은주)이 대화를 나누던 중 미소짓고 있다.

흥행작도 적지 않다. 최고의 흥행작은 <태극기 휘날리며>(2004)다. 이밖에 <조폭마누라>(2001) <엽기적인 그녀>(2001) <이끼>(2010) <두사부일체>(2001) <라디오스타>(2006) <접속>(1997) <은행나무 침대>(1996)  등의 흥행작에 출연했다.

'국민배우' 안성기와 함께 한 작품이 가장 많다.<태백산맥> <축제> <박봉곤 가출사건>(1996)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취화선> <라디오스타> 등 6편이다.

가장 많이 맡은 인물은 의사다. <조폭마누라> <DMZ비무장지대>(2003)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 <된장>(2010) 등 네 편이다. 의사협회 간부로 출연한 <은행나무 침대>까지 더하면 다섯 편이다.

대사가 없는 역할, 1인 2역도 했다. 대사가 없는 영화는 <접속> <챔피언>(2002) <남남북녀>(2003) <퀵> 등이다. 1인 2역을 한 작품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6)과 <까>(1998)이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에서 '장승업'(최민식) 등을 집으로 불러 신관 사또
                                          부임 축하연을 갖고 있다(왼쪽 위 사진 왼쪽) 강우석 감독의 <마누라 죽이기>
                                          에서 영화사의 실질적 대표인 '장소영'(최진실)과 극중 감독(조형기) 배우(엄
                                          정화)에게 숙소의 방 열쇠를 나눠주고 있다(오른쪽 위 사진 오른쪽). <천년학>
                                          을 내놓은 임권택 감독, <한반도>를 선보인 강우석 감독을 인터뷰하고 있다.     


두어 차례 리허설 후 촬영에 들어가 한 번에 끝낸 적이 있다. <두사부일체>다. 반면 <박하사탕>에서는 수 차례 리허설을 하고도 본 촬영을 10여 차례 한 뒤에야 마치느라 곤욕을 치렀다. <오버 더 레인보우>(2002)에서는 감독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지 못해 배역의 비중이 확 줄어들고 말았다.
 
베드신에 도전한 작품은 <파란대문>(1998) 등이다. '진아'(이지은)를 찾는 '손님1'과 '손님2'를 원했지만 김기덕 감독이 난색을 표명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제작사 대표를 통해 '손님3'을 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자존심이 상해 응하지 않았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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