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MY WAY). 강제규 감독(48)의 새 영화다.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오는 21일부터 상영된다. <은행나무 침대>(1996) <쉬리>(1998)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등을 연출, 한국영화사를 화려하게 장식한 강 감독의 <마이웨이>는 대미를 어떻게 장식할는지 기대된다. <은행나무 침대>는 서울에서 45만2580명(한국영화연감 기준), 전국에서 <쉬리>는 620만9893명, <태극기 휘날리며>는 1174만6135명이 감상했다. 웰메이드 상업영화 개척자 강제규 감독의 ‘마이 웨이’


<마이웨이>(MY WAY)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1940년대를 배경으로. 두 남자는 ‘김준식’(장동건)과 ‘다츠오’(오다기리 조). 마라토너 라이벌이던 이들은 군대에서 상관과 부하, 전우, 그리고 ‘하나’가 된다. 일본과 소련의 노몬한 전투, 독일과 소련의 독소전, 독일군과 연합군의 노르망디 해전에서 생사를 넘나들며. 각 등장인물의 캐릭터, 드라마·주제·볼거리 등이 주목된다.

-또, 다시, 전쟁영화네요.

“<마이웨이>는 휴먼드라마예요. <태극기 휘날리며>처럼 전쟁영화로 여겼다면 안 했을 겁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전쟁이 한국인에게 끼친 영향, 전쟁의 비극성이 화두예요. 반면 <마이웨이>는 두 남자의 휴먼이에요. 적대적인 관계로 만났지만 전쟁을 치르면서 서로에게 희망이 된 두 남자의 인생여정을 그렸어요. ‘이제까지 연출한 영화 가운데 가장 만족도가 높습니다. 두 남자의 반목과 화해 과정이 잘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전쟁 장면이 돋보입니다.

“여한이 없어요. 여느 전쟁영화는 물론 세 전쟁 역시 차별화를 꾀하면서 최상의 비주얼을 보여주기 위해 사력을 다했죠. 예산·시간·장소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열정이 넘치는 스태프 덕분에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무엇이든지 표현하지 못할 게 없겠다는 자신감도 얻었고.”


-촬영은 어디에서 했나요.

“벌목장은 강원도, 포로수용소·노몬한 전투·독소전은 새만금에서 찍었어요. 컴퓨터그래픽 등 기술력이 뒷받침돼 가능했죠. 하지만 노르망디 전투는 장소의 특성상 해외 로케가 불가피했어요. 그런데 노르망디는 관광지에다 문화자산보호구역이어서 촬영이 불가능해요. <라이언일병 구하기>도 다른 곳에서 찍었죠. 저희는 노르망디와 유사한 라트비아의 한 해안을 극적으로 찾아 그곳에서 했어요. 그곳 역시 보호구역이어서 유해성 물질을 제거하는 등 환경청에 자료·계획을 제시, 하나하나 허락을 받아야 했습니다.”


강제규 감독의 <마이웨이>는 완벽한 고증과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3년간 수집한 자료의 양이 무려 300GB. 강 감독은 “독일과의 전쟁에 투입된 소련의 ‘동방부대’ 병사가 100만 명이어서 준식이나 다츠오처럼 독일군의 포로가 된 동양인이 많았을 것 같다”고 했다. <마이웨이>의 시초가 된 사진 속의 주인공은 그 가운데 한 명. 강 감독은 “그의 생존 본능을 가족·연인 이상의 무엇에서 찾았다”며 “준식(장동건)을 마라토너로 설정한 것은 일제시대 한국인의 우상이 고 손기정 선수인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준식이 어디에서든 달리기 연습을 하는데요.

“준식의 꿈은 제2의 손기정이 되는 거예요. 일본·소련·독일군이 되는 준식이 반드시 살아돌아가야 할 이유이자 목적이 거기에 있어요. 격랑에 휩쓸리지만 변치 않아요. 우직한 인물이죠. 반면 다츠오는 변해요. 준식을 보면서.”


강 감독은 미국에 있을 때 <마이웨이> 연출의뢰를 받았다. 당시 제목은 <D-Day>. 실화를 소재로 한 기구한 삶을 다룬 데 끌렸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서에 나온 한 장의 사진과 이 사진의 사연을 담은 SBS 다큐멘터리를 보고 피가 끓었다. 한국시간에 맞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전화한 뒤 미국에서 하려고 4년간 준비했던 작품을 미루고 2009년 11월 귀국했다. 이후 14개월 간 시나리오를 다시 쓰면서 준비작업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20일간 국내 및 해외촬영을 가졌다. 국내외 촬영에 약 340명의 스태프와 1만6천명에 달하는 보조출연자를 동원했다. 전투 장면에는 다섯 대의 카메라를 사용, 기존 방식과 독자적으로 개발한 유압 촬영 시스템 등 10여 가지를 모두 활용했다. 완성한 영화 커트 수가 5400여 커트로 여느 영화의 4~5배에 달한다.


-손예진씨가 출연하기로 했다가 백지화됐는데요.

“시나리오 버전이 너댓 개예요. 그 버전은 두 남자와 한 여자의 멜로라인 비중이 높아요. 마라토너 준식과 재즈가수가 된 여자가 베를린에서 조우하죠. 그런데 멜로라인으로 인해 두 남자 사이의 이야기가 약화돼 접어야 했어요. 많이 미안해요.”

-일본판은 재편집을 하는지요.

“아니에요. 기우예요. 시나리오를 쓸 때 일본 사람들에게 모니터를 했고 30명을 초청해 가편집본으로 시사회도 가졌어요. 정서적으로 반감이 전혀 없다는 걸 확인했고. 하지만 중국판은 고려하고 있어요. 중국은 한국·일본과 심의기준이 많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그쪽에서 우선 체크를 해서 보내주면 그 점을 감안해 편집할 계획이에요.”

-해외 개봉 일정은.

“일본은 내년 1월 14일에 개봉해요. 중국과 미국은 2~3월로 예정돼 있고. 이어 영국·프랑스·독일·호주에서 개봉할 예정이에요. 가야할 길이 멀어요. 국내 일정을 소화하면서 각 나라마다 다른 심의기준을 감안, 필요할 경우 편집을 새로 해야 하고 현지 프로모션도 가져야 해요. 예상컨데 5~6월이 돼야 <마이웨이>를 놔줄 수 있을 것 같아요.


-할리우드 진출 다시 시도하나요.

“미국에 있는 동안 제가 선호하는 작품을 하려고 했어요. 그쪽에서 원하는 작품을 연출, 영향력을 키운 다음에 제 걸 해야 했는데…. 그쪽 시나리오를 택했으면 아마 데뷔했을 거에요. 아무튼 4년간 학교 다녔다고 생각해요. 다시 기회가 오면 지혜롭게 대처해야죠.”

강제규 감독은 2009년 김용화 감독과 함께 영화사 ‘디렉터스’(DIRECTORS)를 설립, <마이웨이>에 이어 김 감독이 연출하는 3D영화 <미스터 고>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2월 크랭크인 예정인 <미스터 고> 역시 세계시장을 겨냥한다. 강 감독은 “계속 진보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열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고 이점이 나를 변화하게 만든다”면서 “미국에서 하려고 했던 <SF>나 그 외 두세 편을 다음 연출작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감독의 마이 웨이는 “품격있는 상업영화를 만드는 것”. 어떤 상황에서든 꿈을 포기하지 않는 <마이웨이>의 준식은 강 감독의 ‘아바타’로 읽힌다. <마이웨이>와 이후 작품으로 열어갈 그의 길이 기대된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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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reamwork 2012.10.23 0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마이웨이를 보았습니다. 엄청난 스케일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스토리가 너무 엉성해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장준하 선생님 죽음의 의혹을 접하면서 예전에 읽은 고인의 자서전 "돌베게"를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일본군 병영을 탈출하여 광복군이 되는 과정은 너무나 극적이고도 후련한 역사적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분의 삶은 마이웨이 보다 훨씬 훌륭한 영화가 되고도 남음이 있는 소재임을 확신합니다.

    국민의 성금을 모아 장준하 선생님 일생과 관련된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요. 이 영화가 제작되면 고인을 잘 모르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큰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고 수익이 발생해서 장준하 기념사업회나 핍박받아온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정말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