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제작 명필름)이 한국 멜로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0일 309만973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 <너는 내운명> 흥행기록(305만1134명)을 뛰어넘었다.

 


4월 24일 현재 전국 관객 200만명 이상(한국영화연감 기준)이 작품은 130편. 이 가운데 멜로영화는 멜로·로맨스 영화는 3편(2%) 지나지 않는다. <너는 내 운명> 외 <내 머리 속의 지우개>(256만5078명)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53만3312명) 등이다. 멜로영화(멜로·로맨스)가 흥행하기가 힘들다는 걸 방증한다. <건축학개론> 성공이 남다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멜로영화에 비해 로맨틱 코미디(멜로·로맨스·코미디) 영화는 흥행성이 뛰어나다. <미녀는 괴로워>(661만9496명) <엽기적인 그녀>(488만2495명) <오싹한 연애>(300만6131명) <시라노;연애조작단>(273만1828명) <위험한 상견례>(259만5625명) <광식이 동생 광태>(243만200명) <작업의 정석>(234만2232명)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33만9410명) <달콤,살벌한 연인>(228만6745명) <위대한 유산>(225만1491명) <싱글즈>(220만3042명) <쩨쩨한 로맨스>(2080574명) <청춘만화>206만6354명) 등 13편(10%)이 흥행에 성공했다.

<건축학개론>은 지난 3월 22일(목) 첫선을 보였다. 25일(일)까지 71만6973명이 관람, <화차> 등을 누르고 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 열기는 개봉 둘째 주로 이어졌다. 26일(월)부터 4월 1일(일)까지 89만2042명이 관람,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시체가 돌아왔다> <타이탄의 분노> 등 새 개봉작에 관계없이 첫째 주보다 17만5069명이 더 관람, 누적 관객 수 160만9015명을 기록했다. 참고로 올해 1/4분기 최고 흥행작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468만585명)은 개봉 둘째 주말까지 248만7090명이 관람했다. <댄싱퀸>(400만9966명)은 208만6838명, <부러진 화살>은 185만7544명이었다.

이같은 행보는 개봉 3주차에도 계속됐다. 4월 2일(월)부터 8일(일)까지 72만3657명이 관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 233만2672명을 기록했다.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코난:암흑의 시대> 등 새 개봉작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4주차에는 밀렸다. 4월 11일 개봉작 <배틀쉽>에 밀려 58만4858명이 관람,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 수는 291만7528명을 기록했다. 5주차 주말을 앞둔 20일(금) 309만973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했다. 23일(월) 현재 335만3834명(누적매출액 248억5328만9000원)이 관람, <이끼>에 이어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53위에 올라 있다.

멜로영화는 한국 관객이 선호하는 장르였다. 1990년대 후반에도 멜로영화가 흥행을 주도했다. 이정국 감독의 <편지>가 72만4741명, 장윤현 감독의 <접속>이 67만4933명이 관람해 1997년도 흥행 1·2위를 차지했다. 김유진 감독의 <약속>이 70만4600명,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가 42만2930명이 관람해 1998년도 흥행 1·3위(2위는 <여고괴담>)를 차지했다.

<건축학개론> 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2000년대에 들어 트렌드가 바뀌면서 멜로영화는 황혼화되었다”며 “멜로영화 감성이 있는, 중년에 진입한 90년대 학번을 대상으로 ‘첫사랑’을 잘 다루면 20~30대 여성은 물론 30~40대 남성 관객에게도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흥행 요인에 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추억하게 하면서 그들의 보편적 감성을 건드리면서 관객층이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낯익은, 진부하게 여겨지는 소재여서 잘 다뤄지지 않은 첫사랑과 멜로영화의 희소성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건축학개론> 흥행은 <써니>의 연장선에 있다. <써니>는 1980년대를 다뤄 40~50대 여성관객을, <건축학개론>은 1990년대를 다뤄 30~40대 남성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건축학개론>을 통해 ‘추억코드’ 활용이 90년대까지 확충됐다. <기억의 습작> <신 인류의 사랑> <칵테일 사랑> 등 90년대 가요를 비롯해, 삐삐·CD플레이어·공중전화·필름 카메라 등 어느새 잊혀졌거나 사라지는 것들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극대화했다. 앞으로 1990년대 소재 영화 제작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축학개론> 수강 관객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주목된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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