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감독 김기덕)에 비상이 걸렸다. 비상할는지 주목된다.

 

김기덕필름의 김순모 프로듀서는 “김기덕 감독이 지난 5일 ‘<뫼비우스> 제한상영가에 대한 제작사 감독 의견서’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위원장께 보냈다”며 “재심의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를 통해 <뫼비우스>가 원안대로 일반에 공개될 수 있을는지 영화계 및 관객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 <뫼비우스>, <무게> 뛰어넘을까?


재심의는 영등위의 ‘등급분류 절차규정’에 따르면 재분류를 말한다. 처음에 심의받은 필름을 놓고 다시 심의하는 걸 말한다. 영등위 결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해당 영화인은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재분류 신청을 할 수 있다. 영등위는 재분류 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그 결과를 공개하고 당사자 또는 대리인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재분류는 9인으로 구성된 위원회위원이 맡는다. 재분류는 1회에 한한다. 그 결과에 이의가 있을 때에는 위원회 결정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한 뒤에 다시 신청할 수 있다. 첫 등급분류 심의는 영화등급분류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 7인이 한다. 필름을 수정한 뒤 다시 신청한 심의도 처음받는 심의에 해당한다. 심의도 소위원회가 맡는다.

 

영등위 등급자료통계에 따르면 2008년 1월 1일부터 2013년 6월 11일 현재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는 총 30편이다. 한국영화가 11편, 외국영화가 19편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제한상영가를 받은 뒤 필름을 수정, 심의를 다시 신청해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을 받았다. 한국영화는 <악마를 보았다>(2010) <트로피컬>(2011) <아버지는 개다>(2012) <줄탁동시(2012)> 등이고, 외국영화는 <기둥서방 히로시>(2008) <미트그라인더:인육국수>(2009) <감각의 제국2:사다의 사랑>(2009)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2012) <홀리 모터스>(2013) <브루노>(2013) 등이다.

 

<자가당착: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이하 자가당착) <무게> 등은 이와 다르다. <자가당착>은 2011년 6월 14일과 2012년 9월 22일, 두 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제작사(곡사필름)는 지난해 11월 서울행정법원에 영등위를 상대로 ‘<자가당착> 제한상영가 등급분류결정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5월 10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영등위는 이에 불복, 5월 24일 항고를 제기했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퀴어라이온상 수상작 <무게>는 지난해 11월 13일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제작사(트리필름)는 세 커트를 편집한 필름으로 심의를 신청했는데 지난 2월 12일 또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제작사는 2월 21일 재분류를 신청했다가 다음 날 취하했다. 그리고 3월 14일에 재분류를 신청했고, 3월 23일에 청불 등급을 받았다. 이처럼 한 차례 수정을 했지만 어쨌든 같은 필름으로 재분류에서 제한상영가가 아닌 청불을 받은 사례는 <무게>가 유일하다. <나는 행복합니다>(2009) <반두비>(2009) <귀향>(2009) <시크릿>(2009) 등이 소위원회 심의에서 청불을 받은 뒤 재분류를 신청한 뒤 다른 결과를 기대했지만 위원회위원이 심의한 재분류에서도 모두 청불을 받은 것이다.

 

 


# 바뀌지 않으면 국내 상영 포기하겠다


제한상영가 등급은 2001년 12월 영화진흥법을 개정하면서 도입됐다. 이 등급을 받은 영화는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할 수 있다. 이때 광고 등을 할 수 없고 이후 DVD 등도 발매할 수 없다. 제한상영관은 2004년 5월 대구에서 처음으로 개관했지만 3개월만에 문을 닫는 등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2013년 6월 현재 제한상영관은 전국에 한 곳도 없다. 따라서 제한상영가 등급은 상영금지라는 사형 선고를 받는 것과 다름없다.

 

김기덕 감독이 보낸 의견서에서 우선 눈길을 끄는 대목이 사형선고를 받은 창작자가 느끼는 고통이다. 김 감독은 “<뫼비우스>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하기로 결정하는 데 창작자의 양심으로 저 자신과 긴 시간 동안 싸웠다”면서 “몇 차례 제작을 중단했고 최종 포기상황에서 시나리오를 본 한 유명 여배우와 존경하는 한 감독님이 꼭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는 지지와 용기를 줘서 다시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촬영 중에도 내가 왜 논란의 중심에 서야하나? 수없이 자문자답했다”면서 “제한상영가의 결정적인 문제가 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 창작이 뭔데 이런 고통을 겪으며 영화를 찍어야 하나? 도망치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김 감독은 이어 “이 시대는 성과 욕망 때문에 무수한 사건과 고통이 있다”면서 “<뫼비우스>의 줄거리는 관계에서 믿음을 잃은 부부의 질투와 증오가 아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모두가 죄책감과 슬픔에 빠지고 결국 쾌락과 욕망르 포기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제한상영가 결정의 핵심 이유는 엄마와 아들의 근친 성관계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영화의 전체 드라마를 자세히 보면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이고 연출자로서는 불가피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또 “심의 권리를 부여받은 영등위와 제 생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성인 관객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면서 “미성년 학생들이 이 영화를 보면 주제나 내용을 잘못 받아들일 위험이 있지만 19세가 넘은 대한민국 성인이 <뫼비우스>의 주제와 의미를 위험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칸 마켓 상영을 통해 이 영화를 보고 수입해 상영하려는 여러 유럽 선진국의 성인보다 대한민국 성인의 의식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개인적으로 영등위원들의 입장을 여러 가지로 이해하면서도 표현의 가치 또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무엇이 부족해 단순히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섹스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겠느냐”는 반문도 주목을 끈다. <사마리아>(2004)로 베를린에서 감독상, <빈집>(2004)으로 베니스에서 감독상, <아리랑>(2011)로 칸에서 주목할만한 시선상, 그리고 <피에타>(2012)로 베니스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거장으로 손꼽히는 김 감독이 <뫼비우스>에 쏟은 창작성과 진정성을 읽게 하는 대목인 것이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마지막 꿈 장면이 본래 시나리오에서 현실로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여러 가지 한국 사회의 도덕과 윤리를 감안한 작가로서의 깊은 고민 끝에 꿈으로 표현했다”고 털어놨다. “제한상영가결정이 바뀔 수 없다면 배우·스태프들이 갖고 있는 지분(50%)을 자기가 지급하고 국내 상영을 포기하겠다”면서 “그 동안 제 영화의 18편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인정해 주신다면 성숙한 대한민국 성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 <뫼비우스> 제한상영가에 대한 제작사 감독 의견서


‘안녕하세요? 먼저 소중한 시간을 내어 <뫼비우스> 등급심사를 해주셔서 먼저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작자로서 또한 감독으로서 제한 상영가에 대한 의견을 드립니다.

 

영화 <뫼비우스>의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하기로 결정하는데 창작자의 양심으로 저 자신과 긴 시간동안 싸웠습니다. 윤리와 도덕이 중요한 한국사회에서 <뫼비우스>를 꼭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었습니다. 애초 희망했던 배우들이 거절하는 상황에서 제 자신을 의심하며 몇 차례 제작 중단을 했었습니다. 최종 포기상황에서 시나리오를 본 한 유명여배우와 존경하는 한 감독님이 <뫼비우스>가 꼭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며 지지와 용기를 주셔서 다시 만들기로 결심하고 스탭 배우들을 꾸려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촬영 중에도 ‘내가 왜 이런 영화로 또 논란의 중심에 서야하나?’ 라고 수없이 자문자답했습니다. 제한상영가의 결정적인 문제가 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너무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창작이 뭔데 이런 고통을 겪으며 영화를 찍어야 하나?’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는 성과 욕망 때문에 무수한 사건과 고통이 있습니다. 저는 <뫼비우스>로 그 정체를 질문하고 싶었습니다. 성은 무엇이고 성기는 무엇이기에 이 시대 우리들은 이렇게 욕망과 고통에서 허우적거릴까? 이것은 저 자신만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뫼비우스>의 줄거리는 관계에서 믿음을 잃은 부부의 질투와 증오가 아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모두가 죄책감과 슬픔에 빠지고 결국 쾌락과 욕망을 포기하는 이야기입니다.

 

제 영화는 항상 제가 판단하는 결론이 아니라 늘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이번 영등위에서 제한상영가 결정의 핵심 이유는 엄마와 아들의 근친 성관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줄거리를 자세히 보면 엄마와 아들의 성관계가 아니라 결국 엄마와 아버지의 성관계의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하고 연출을 했습니다.

 

이런 제 생각에도 불구하고 영등위원 분들 생각에는 물리적으로 아들의 몸을 빌리니 그렇게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영화의 전체 드라마를 자세히 보면 그 의미가 확실히 다르며 그것이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이고 연출자로서는 불가피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영화라 자세한 내용을 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심의 귄리를 부여받은 영등위와 저의 생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차이와 생각도 일반 성인관객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성년 학생들이 이 영화를 보면 주제나 내용을 잘 못 받아들일 위험이 있지만 19세가 넘은 대한민국 성인들이 <뫼비우스>의 주제와 의미를 위험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칸 마켓상영을 통해 이 영화를 보고 수입 상영하려는 여러 유럽 선진국의 성인들보다 대한민국 성인들이 의식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전 <올드보이>도 불가피한 아버지와 딸의 내용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영화로 많은 매니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정한 문화 선진국은 쉬쉬하는 인간의 문제를 고름이 가득차기 전에 자유로운 표현과 논쟁을 통해 시원하게 고름을 짜 내고 새로운 의식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의미 있는 주제보다 물리적인 영상만을 못 보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무엇이 부족해 단순히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엄마와 아들의 금기인 섹스를 보여주기 위해 영화를 만들겠습니까? 전 그동안 제 18편의 영화 중 한편도 그런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는 9월 배급사 ‘뉴’에서 배급을 하기로 한 상태인데 제한상영가로 개봉을 못한다면 저를 믿고 참여한 배우, 스탭들이 크게 실망할 것입니다. 스탭, 배우들은 <뫼비우스> 공동제작자로 국내 극장수익 지분도 50프로가 있습니다.

 

영등위원 여러분, 다시 한 번 영화의 진정한 의미와 주제를 헤아려 다시 조정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뫼비우스>는 인간의 수많은 문제 중에 하나인 성과 성기에 대해 질문하는 한 번 쯤 생각해 볼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이러한 간곡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뫼비우스>를 선정성과 폭력성과 범죄적인 영화라고 만 판단해 결국 제한상영가로 개봉을 못한다면 제가 어쩔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제가 영화를 잘 못 만들었거나 영화를 다르게 이해 한 영등위원들의 의식 문제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인들인 영등위원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말 할 수없는 정신적인 상처를 입었나요? 심의위원들만 특별한 강심장들이 아니라면 19세 이상 대한민국 성인들도 영화를 보고 판단해야 되지 않을까요?

 

제 개인적으로 영등위원들의 입장을 여러 가지로 이해하면서도 표현의 가치 또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마지막 꿈 장면은 본래 시나리오에서 현실로 보여주는 거였음에도 여러 가지 한국 사회의 도덕과 윤리로 볼 때 작가로서 깊은 고민 끝에 꿈으로 표현했음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립니다. 이런 제 간절한 의견에도 제한상영가 결정이 바뀔 수 없다면 배우 스탭 지분을 제가 지급하고 국내 상영을 포기하겠습니다. <뫼비우스>로 깊은 고민을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부디 그동안 제 영화의 18편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인정해 주신다면 성숙한 대한민국 성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수 기회를 주십시요.

 

2013년 6월5일 김기덕 필름 영화감독 김기덕 드림.’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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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에타>의 남녀 주인공 이정진과 조민수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로 베니스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피에타>가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는 기쁨을 만끽했다. 조민수는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내정됐지만 ‘황금사자상 수상작은 다른 주요 부문 상을 함께 받을 수 없다’는 영화제 규정에 따라 제외되는 안타까움을 삭여야 했다.

 

                 김기덕 감독과 조민수, 이정진 등 <피에타> 관계자들이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중 전세계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사진 제공 <피에타> 투자ㆍ배급사 NEW.

#이지은·조민수 등 10여 명, 3대 국제영화제 직행
이정진과 조민수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것은 <피에타>가 처음이다. 두 배우와 달리 조재현은 김 감독과 네 번째로 함께한 영화 <섬>으로 베니스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기덕 감독과 조민수ㆍ이정진이 알레르토 바르베라 베니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 제공 <피에타> 투자ㆍ배급사 NEW.

 

이정진·조민수처럼 김 감독의 영화에 처음으로 출연, 베니스·베를린·칸 등 이른바 3대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배우들은 10여 명이다. 곽지민·김유석·서원·서정·양동근·이승연·이지은·이혜은·장첸·재희·전성환·한여름(가나다 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가운데 처음으로 베니스·베를린·칸 등 이른바 3대 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배우는 이지은과 이혜은이다. <파란대문>(1998)으로 제49회(1999)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진출했다. 파노라마는 최근 1년간 만든 영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작품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판이한 두 동갑 여성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파란대문>에서 이지은은 창녀 ‘진아’, 이혜은은 진아를 저주하다가 동질감을 느끼는 여대생 ‘혜미’로 출연했다.

                                           <섬>의 ‘희진’(서정)과 ‘현식’(김유석). 더이상의 탈출구가 없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힌 이들은 미묘한 교감을 나누면서 파국을 맞는다.

 

서정·김유석·조재현은 처음으로 장편 ‘경쟁’ 부문에 입성했다. <섬>(2000)으로 제57회(2000)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서정은 낮에는 음식을, 밤에는 몸을 파는 낚시터 주인 ‘희진’ 역을 맡았다. 김유석은 살인을 한 뒤 낚시터에 숨은 경찰 ‘현식’, 조재현은 낚시꾼들에게 성 매매를 알선하는 ‘망치’로 출연했다.

조재현은 이후 2년 연속 국제적 주목을 끌었다. <수취인불명>(2000)으로 제58회(2001) 베니스국제영화제, <나쁜 남자>(2001)로 제52회(2002)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처럼 3년 연속 3대 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은 한국 배우는 조재현이 유일하다. <수취인불명>에서는 혼혈이어서 따돌림을 받는 ‘창국’(양동근)을 받아준 개장수 ‘개눈’으로, <나쁜 남자>에서는 여대생 ‘선화’(서원)를 창녀로 만든 사창가 깡패 두목 ‘한기’로 열연을 펼쳤다.

                   <사마리아>의 ‘재영’(한여름ㆍ오른쪽)과 ‘여진’(곽지민). 원조교제를 하던 재영이 사고를 당한 뒤 여진은

                        재영의 수첩에 적혀있는 남자들을 차례로 찾아가던 중 형사인 아버지(이얼)의 눈에 띄게 된다.

 

곽지민·한여름·이얼은 김기덕 감독의 3대 국제영화제 첫 수상작 <사마리아>에서 호흡을 맞췄다. <사마리아>(2004)는 제54회(2004)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은곰상’(감독상)을 받았다. 세 배우 가운데 곽지민은 엄마와 함께 베를린국제영화제에 동행, 레드카펫을 밟았다. 시상식 전에 귀국, 현장에서 김 감독의 수상을 축하하지 못했다.

 

이승연·재희는 김기덕 감독의 3대 국제영화제 두 번째 수상작 <빈집>에서 함께했다.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는 여자 ‘선화’(이승연)와 빈집만 골라 전전하는 남자 ‘태석’(재희)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제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2004)에서 ‘은사자상’(감독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한 해에 베를린과 베니스에서 연거푸 감독상을 거머쥐는 기염을 토했다.

전성환·한여름은 <활>(2005), 장첸·지아는 <숨>(2007)으로 칸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활>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숨>은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들과 달리 김예나·이나영·오다기리 조·주진모·장동건(가나다 순) 등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로 3대 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주진모는 <실제상황>(2000), 장동건은 <해안선>(2002), 이나영과 오다기리 조는 <비몽>(2008), 김예나는 <아멘>(2011)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실제상황>은 제25회(2001) 모스크바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고, <해안선>은 제7회(2002)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비몽>은 제57회(2009)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 ‘공식’ 부문, <아멘>은 제59회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조재현, 김 감독과 다섯 번 찰떡 궁합
김영민·지아·조재현·하정우·한여름 등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두 편 이상 출연했다. 김영민은 <수취인불명>과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2003), 지아는 <해안선>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숨> <비몽> 등 네 편, 조재현은 <악어>(1996) <야생동물보호구역>(1997) <섬> <수취인불명> <나쁜 남자> 등 다섯 편, 하정우는 <시간>(2006)과 <숨>, 한여름은 <사마리아>와 <활>에 출연했다.

 

이들 가운데 조재현은 오늘의 김기덕 감독이 존재하게 된 데 일등공신이다. <악어> <야생동물보호구역> <나쁜 남자>에서 주연, <섬>과 <수취인불명>에서 조연을 맡았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조재현이 다섯 편의 영화에서 펼쳐낸 각각의 인물은 김기덕 감독 영화의 뿌리에 다름 아니다. 이 뿌리는 김 감독의 초창기 영화는 물론 최근작 <피에타>까지 뻗어 있다. <피에타>의 ‘강도’(이정진)는 ‘용패’ ‘청해’ ‘망치’ ‘개눈’ ‘한기’ 등과 궤를 같이 한다. 한 뿌리에서 자란 줄기이자 가지이다. 사는 곳이 달라지면서 매번 그곳에서 달리 또아리를 튼 인물로도 읽힌다.

<악어>의 용패는 한강다리 밑에서 자살한 사람의 시체를 숨겨두었다가 유족에게 뜯어낸 돈으로 살아간다. 애인에게 버림받고 자살한 여자를 구해준 뒤 그녀를 강간하고 학대하면서 곁에 둔다. 동료의 그림을 훔쳐 판 돈으로 살아온 <야생동물보호구역>의 청해는 밀입국한 북한 특수부대 출신 ‘홍산’을 돈벌이에 이용하고 범죄에 끌어들인다. <섬>의 망치는 낚시꾼들에게 여자를 데려다주고 받은 돈으로 티켓다방 주인이다. “개를 잡으려면 개와의 눈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변하는 <수취인불명>의 개장수 개눈은 혼혈아 ‘창국’을 개처럼 다룬다. 우리에 집어넣은 뒤 오토바이에 싣고 달리기도 한다. <나쁜 남자>의 한기는 여대생 ‘선화’를 납치, 모든 것을 빼앗은 뒤 사창가의 창녀로 만든다.

 

조재현은 실로 악락한 이들의 안팎을 심도있게 그려냈다. 저주를 퍼부으면서 한편으로 동정심을 자아내게 하는 캐릭터로 형상화했다. 김 감독은 전작과 달리 <피에타>에서는 ‘강도’의 양면을 보여준다. 나아가 ‘미선’(조민수)으로 하여금 “왜 이렇게 슬프냐… 놈도 불쌍하다”고 말하게 한다.

조재현은 한때 ‘김기덕의 페르소나(분신)’로 손꼽혔다. 조재현은 이를 통해 ‘연기파 배우’로 각광받았다. 김 감독은 조재현을 등에 업고 국내외 영화계의 물꼬를 텄다. 험난한 파고를 넘나들면서 ‘실력있는 감독’으로 자리를 잡아나갔다.

 

#김기덕, <봄여름가을겨울~ >서 주인공
조재현과 김 감독은 <악어>에서 ‘운명적으로’ 만났다. <악의>의 ‘용패’ 후보자는 원래 최재성·박상민·한석규 등이었다. 김 감독은 이들이 내건 출연 조건을 수용할 수 없었다. 이들을 캐스팅하는 데 실패한 뒤 어느날 김 감독은 우연히 MBC 특집극 <신화>를 보고 조재현을 찾았다. 이렇듯 조재현의 이들의 대안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최고의 배우였다.

조재현은 김 감독을 만난 뒤에 시나리오를 읽었다. 어린 시절과 파리에서의 유랑생활, 시나리오작가 등단 과정 등은 이제껏 만나온 여느 감독과 달랐다. <악어>는 더더욱 달랐다. 조재현은 이런 저런 조건을 따지지 않고 출연키로 했다. 방송국 카메라맨이었던 형이 사고로 세상을 뜬 뒤 배회하던, 배우로서 달려들만한 새로운 무엇인가를 기다리던 그는 거침없이 용패로 변신했다.

<악어>를 통해 연기에 쾌감을 느낀 조재현은 김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야생동물보호구역>에 흔쾌히 동참했다. ‘청해’든 ‘홍산’이든, 어떤 역이 주어지든 개의치 않았다. 조재현의 상대역 후보는 최민수·유오성·박철 등이었다. 조재현은 최민수가 어떤 역을 택하느냐에 따라 다른 역을 하기로 했다. 유오성과 박철에게는 청해 역을 제안했다. 세 배우 모두 불가. 장동직이 홍산을 맡으면서 조재현은 청해로 출연했다. 5억원의 예산으로 파리 올로케이션을 하느라 조재현은 주연 배우 외 제작부장 일까지 도맡았다. 이런저런 막일에 엑스트라 통제도 했다.

<파란대문>에는 맡기로 한 역이 없어지면서 출연하지 않았다. <섬>에서는 티켓다방 주인 역을 맡았다. <실제상황>은 연습까지 했다. 크랭크인 3일을 앞두고 조재현은 김감독의 휴대폰에 ‘느낌이 안와 못하겠다,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 감독은 ‘내가 미안하다’고 응답했다. ‘어떻게 할 거냐’는 조재현의 물음에 김 감독은 ‘물색하겠다’고 했다. 크랭크인을 불과 3일 앞둔 상황에서. 조재현은 김 감독의 인간성에 매료됐고 깊은 신뢰감을 갖게 됐다.

                                  조재현은 <수취인불명>에 TV드라마를 찍으면서 ‘개눈’ 역을 해냈다. 극악한

                                           인물의 면면을 가감없이 펼쳐냈지만 아쉬움이 많았다. 김 감독과 함께 하는

                                           걸 자제하자고 약속했다.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수취인불명>은 이 일환으로 출연했다. 김 감독은 촬영 사흘 전 조재현에게 “머리 깎고 내가 해야 할 상황인데 그조차 주위에서 반대한다”며 도움을 청했다. SBS 미니시리즈 <루키>로 바빴던 조재현은 김 감독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를 찍으면서 개눈에 몰입하는 게 쉽지 않았다. 배역에 대해 준비할 시간도 없이 짬을 내서 찍다보니 아쉬움이 많았다. 조재현은 이에 대해 “애무도 않고 일방적으로 섹스를 한 듯한 느낌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취인불명> 이후 두 사람은 서로의 발전을 위해 “함께하는 걸 자제하자”고 했다. “한다면 미리 충분한 시간을 갖자”고 했다. 실제로 조재현은 <나쁜 남자>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김 감독 역시 다른 배우를 염두에 뒀다. 조재현은 김 감독에게 한 배우를 추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조재현은 김 감독으로부터 함께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촬영까지 남은 시간은 1개월 정도였다. 조재현은 보름을 더 요구하고 김 감독의 제안에 응했다.

조재현은 <나쁜 남자>의 한기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목됐다. 조재현은 “당시 데일리지에 남우주연상 후보로 게재됐는데 평점이 좋지 않아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반면 이번에 조민수는 작품이 너무 좋아 못받은 케이스”라고 덧붙였다.

                김기덕 감독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 ‘장년 승’으로 출연했다. 안성기, 도올 김용옥 교수, 조재현과

                    김갑수 등을 섭외하는 데 실패, 장년 승으로 출연해 남다른 연기력을 선보였다.

 

조재현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2003)의 ‘장년 승’ 제안도 받았다. 김 감독이 이 배역에 우선 손꼽은 후보는 안성기, 도올 김용욕 교수 등이었다. 김 감독은 조재현 외 김갑수를 캐스팅하려고 했다. 다른 작품과의 스케줄·삭발 등의 문제로 모두 백지화된 뒤에 이 배역은 김 감독이 직접 해냈다. <나쁜 남자>에 한기 수하들의 몰래카메라에 찍힌, 엉덩이만 보이는 손님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 김 감독은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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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영화

충무로 파일 2012.08.15 00:05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천만영화’에 등극한다. 이르면 15일 오후, 늦어도 밤 시간에는 1000만 고지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최근 10일 간 이 영화는 최저 24만1362명(13일), 최고 77만719명(4일)이 관람했다. 지난 주말에는 45만1303명(11일), 41만2146명(12일)이 관람했다. 13일 현재 누적 관객 수는 947만8837명이다. 14일은 평일, 15일은 광복절 공휴일이다.

 

■<도둑들>, <괴물>과 <아바타> 잡을까?
<도둑들>을 포함해 천만영화는 일곱 편이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해운대> <아바타> <도둑들> 등이다. 한국영화가 여섯 편, 미국영화가 한 편이다.

<실미도>는 2003년 12월 24일, <태극기 휘날리며>는 2004년 2월 5일, <왕의 남자>는 2005년 12월 29일, <괴물>은 2006년 7월 27일, <해운대>는 2009년 7월 22일, <아바타>는 2009년 12월 17일, <도둑들>은 2012년 7월 25일에 개봉됐다. 2월이 한 편(태극기 휘날리며), 7월이 세 편(괴물·해운대·도둑들), 12월이 세 편(실미도·왕의 남자·아바타)이다.

 

수요일 개봉작이 세 편(실미도·해운대·도둑들), 목요일 개봉작이 네 편(태극기 휘날리며·왕의 남자·괴물·아바타)이다. ‘12세관람가’ 작품이 세 편(괴물·해운대·아바타), ‘15세관람가’ 작품이 네 편(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왕의 남자·도둑들)이다. 개봉 첫 주에 하루 더 상영하고, 관람등급이 낮은 게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미도>는 2004년 2월 19일, <태극기 휘날리며>는 2004년 3월 14일, <왕의 남자>는 2006년 2월 11일, <괴물>은 2006년 8월 16일, <해운대>는 2009년 8월 23일, <아바타>는 2010년 1월 23일, <도둑들>은 2012년 8월 15일(예정)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1월이 한 편(아바타), 2월이 두 편(실미도·왕의 남자), 3월이 한 편(태극기 휘날리며), 8월이 세 편(괴물·해운대·도둑들)이다. 요즘은 극장가에 성수기와 비수기가 확연히 구분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여름·겨울방학 기간이 흥행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다.


 

                 <실미도>는 실화를 소재 극으로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전쟁영화이고 <왕의

                     남자>는 사극, <괴물>은 스릴러, <해운대>는 재난영화, 유일한 외국영화 <아바타>는 SF모험액션극이다.

 

1000만 명이 관람하는 데 가장 짧게 걸린 기간은 21일(괴물)이다. <도둑들>은 22일(예정), 이어 33일(해운대), 38일(아바타), 39일(태극기 휘날리며), 45일(왕의 남자), 58일(실미도) 만에 꿈의 숫자에 도달했다. 500만 명이 관람하는 데 걸린 기간은 9일(괴물), 10일(도둑들), 13일(태극기 휘날리며·해운대), 15일(아바타), 19일(실미도) 20일(왕의 남자)이다. 900만 명을 기록한 기간은 18일(괴물), 19일(도둑들), 26일(해운대), 31일(태극기 휘날리며), 32일(아바타), 38일(왕의 남자), 45일(실미도)이다. <도둑들>은 하루 차이로 <괴물>의 기록을 뒤따르고 있다.

 

최종 관객 수는 <아바타>가 가장 많다. 1330만2637명이 관람했다. 이어 1301만9740명(괴물), 1230만2831명(왕의 남자), 1174만6135명(태극기 휘날리며), 1145만3338명(해운대), 1108만1000명(실미도)이다.

1100만 명을 돌파하는 데에는 각각 25일(괴물), 46일(아바타), 47일(해운대), 53일(왕의 남자), 56일(태극기 휘날리며), 89일(실미도)이 걸렸다. 1200만 명은 32일(괴물), 54일(아바타), 73일(왕의 남자) 만에 달성했다. 1300만 명은 72일(아바타), 81일(괴물) 만에 기록했다.

 

<도둑들> 제작사(케이퍼필름)와 배급사(쇼박스) 측은 1200만 명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관건은 관객의 관심, 상영 스크린 확보·유지, 경쟁 영화의 기세 등이다. <도둑들>이 1천만 명을 돌파한 이후에 얼마나 기세를 이어갈는지 주목된다.

■김윤석, 최고의 주연배우로 각광

 


천만영화는 강우석·강제규·이준익·봉준호·윤제균·제임스 카메론·최동훈 감독이 각각 1편씩 연출했다. 강우석 감독은 <실미도>, 강제규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 봉준호 감독은 <괴물>, 윤제균 감독은 <해운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을 선보였다.


이들 가운데 또 누가 천만영화를 내놓을는지 주목된다. 참고로 5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영화 두 편 이상을 연출한 감독은 최동훈(도둑들·타자·전우치), 강제규(태극기 휘날리며·쉬리), 봉준호(괴물·살인의 추억)다.

강우석 감독은 <강철중:공공의 적1-1>(430만670명) <공공의 적2>(391만1356명) <한반도>(388만308명) <이끼>(335만3897명) <공공의 적>(303만438명) 등을 연출했다. 윤제균 감독은 <색즉시공>(408만2797명) <두사부일체>(330만5271명) <1번가의 기적>(277만1236명) 등을, 이준익 감독은 <황산벌>(277만1236명) 등을 내놓았다.

 

주연은 설경구·안성기·허준호·정재영(실미도), 장동건·원빈·이은주(태극기 휘날리며), 감우성·정재영·이준기·강성연(왕의 남자), 송강호·변희봉·박해일·배두나·고아성(괴물), 설경구·하지원·박중훈·엄정화(해운대), 샘 워싱톤·조 샐다나·시고니 위버(아바타), 김윤석·이정재·김혜수·전지현·임달화·김해숙·오달수·김수현·증국상(도둑들) 등이다.

두 편 이상 주연을 맡은 배우는 <실미도>와 <해운대>의 설경구 뿐이다. 오달수도 천만영화 크레디트에 이름을 두 번 올렸다. 그는 <괴물>에서 괴물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괴물>의 고아성은 유일한 아역배우이다. 촬영 당시 고아성은 열세 살이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이은주는 2005년 2월 22일 세상을 등졌다. <실미도>는 1000만 영화 가운데 여배우가 주연은 물론 조연급으로도 등장하지 않았다. 반면 <도둑들>의 주연 여배우는 김혜수·전지현·김해숙 등 세 명이다. <태극기 휘날리며>에는 최민식·김수로 등이, <해운대>에는 허구연 위원과 롯데 자이언츠 소속 이대호 선수 등이, <도둑들>에는 신하균·이신제 등이 특별출연했다.


 

                최동훈 감독(오른쪽)이 김윤석과 촬영할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도둑들>의 천만영화 등극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은 이는 최동훈 감독과 배우 김윤석이다. 최 감독은 2004년 감독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12만9358명)으로 주목받은 뒤 <타짜>(684만7777명) <전우치>(613만6928명), 그리고 <도둑들>까지 4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김윤석은 2007년 첫 주연작 <즐거운 인생>(126만3835명)을 필두로 <추격자>(507만1619명) <전우치>(613만6928명) <거북이 달린다>(305만9812명) <황해>(216만7426명) <완득이>(531만502명), 그리고 <도둑들>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연기력과 흥행파워를 보여주면서 최고의 주연 배우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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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 역대 최다
김기덕 감독 열여덟 번째 영화 <피에타>가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측은 26일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각)에 기자회견을 갖고 <피에타>를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발표했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 19일 조민수ㆍ이정진과 함께 121년 역사를 지닌 서울주교좌성당 본당에서 <피에타> 제작

                     보고회를 가졌다.

 

한국영화가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것은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7년 만이다. 김 감독은 <빈집>(2004) 이후 8년 만에 초청받았다.

 

김 감독은 <빈집>으로 ‘은사자상’(감독상)을 비롯해 국제비평가협회상·미래비평가상·세계가톨릭협회상 등 세 개의 비공식상을 받았다. 시상식에서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김 감독은 <하류인생>으로 경쟁부문에 함께 초청받은 임권택 감독에게 정중하게 악수를 청하고 무대에 오른 뒤 “지금 제가 인사를 드린 분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가장 오랫동안 영화를 만드신 분”이라고 소개했고,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 두 감독에게 긴 박수를 보냈다.

 

 

실제로 이 영화제 경쟁 부문에 처음으로 초청받은 한국 감독은 임권택 감독이다. 임 감독은 <씨받이>로 1987년 제44회 때 초청받아 여우주연상(강수연)을 받았다. 임 감독은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 전신) 직원과 함께 영화제에 참석했다. 강수연은 공사로부터 권유조차 받지 못했고 임 감독이 떠난 줄도 모르고 있었다. 임 감독은 한 심사위원의 언질에 조그만 상이라도 받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지만 일본에서 마련한 ‘임권택 영화제’에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상식 이틀 전에 베니스를 떠났다. 여우주연상은 공사 직원이 대신 수상했다.

 

당시 강수연의 수상은 국가적인 경사였다. 1961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마부>(감독 강대진)가 ‘은곰상’을 수상한 이후 26년 만에 3대 국제영화제에서 본상을 수상한 것이다. 관련 영화인들은 어깨가 으쓱해졌다. 강수연은 여우주연상 상장에 각 스태프에게 그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이미테이션 상장을 만들어 증정하기도 했다.

 

<씨받이>에 이어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작품은 아홉 편이다. <거짓말>(감독 장선우) <섬>(김기덕) <수취인불명>(김기덕) <오아시스>(이창동) <바람난 가족>(임상수) <빈집>(김기덕) <하류인생>(임권택) <친절한 금자씨>(박찬욱) <피에타>(김기덕) 등이다. <거짓말>은 1999년(56회), <섬>은 2000년(57회), <수취인불명>은 2001년(58회) <오아시스>는 2002년(59회), <바람난 가족>은 2003년(60회), <빈집>과 <하류인생>은 2004년(61회), <친절한 금자씨>는 2005년(62회), <피에타>는 2012년(69회)에 초청받았다.

 

 

김기덕 감독은 4회, 임권택 감독은 2회 초청받았다. 한국영화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년 연속 초청받았다. 2004년에는 두 편이 초청됐다.

 

<오아시스>는 <씨받이> 이후 한국영화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렸다. 이창동 감독이 감독상(Premio Speciale Per La Regia), 문소리가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 신인배우상(Marcello Mastroianni Award for Best Young Actor or Actress)을 수상했고,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FIPRESCI Award), 미래의 영화상(Cinema Verine Prize), 에큐메니칼상(Ecumenical Prize) 등 세 개의 비공식상을 수상했다. <친절한 금자씨>는 ‘미래의 영화상’과 ‘베스트이노베이션상’ 등 두 개의 비공식을 받았다. 미래의 영화상은 18∼21세의 젊은 영화학도들이 심사해 수여하는 상이고, 베스트 이노베이션상은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유럽의 타국 영화인들의 모임인 ‘아카시네마 지오바니’(arcacinema giovaney)가 선정하는 상이다.

 

 

<피에타>는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 오면서 두 남녀가 겪게 되는 혼란,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렸다. 이정진·조민수 외 우기홍·강은진·조재룡 등이 함께했다.

 

                 김기덕 감독이 <피에타> 제작보고회 때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고해성사’를 주제로 관객과 OX퀴즈를 갖고 있다.

 

김기덕 감독은 “7년 만에 한국영화를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해주셔서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피에타>에 대해 “돈 중심의 극단적 자본주의 사회 속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이 사라지고, 불신과 증오로 파멸을 향해 추락하는 우리의 잔인한 자화상에 대한 경고의 영화”라고 소개했다. “<피에타>의 충격적인 라스트 장면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피에타>를 통해 우리의 문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조민수는 “베니스, 아름다운 곳으로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배우로서 많은 열정을 얻었던 영화 <피에타>가 또 한번 좋은 소식을 전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정진은 “10년 넘게 연기생활을 하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군요. 김기덕 감독님을 비롯한 <피에타>의 모든 관계자 분들과 대한민국 영화 관객 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앞으로 더 많은 작품으로 관객 여러분을 찾아 뵙고, 이 꿈만 같은 초청이 더 많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오는 8월 29일 막이 오른다.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 초청작의 월드프리미어 규정에 따라 국내 개봉은 원래 예정에서 1주일 연기, 9월 6일로 확정되었다.

 

■이두용 감독, 최초 진입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칸·베를린과 더불어 3대 국제영화제로 손꼽힌다. 지구촌의 숱한 국제영화제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1932년에 시작, 34년까지 베니스 비엔날레의 부속 행사로 열렸다. 이듬해 독립, 매년 8월 말이나 9월 초부터 2주 동안 열린다.

 

이 영화제는 국제적로 알려지지 않은 일본영화 <라쇼몽> <우게츠 이야기> 등을 발굴, 시상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운영상 분쟁이 일면서 1969년부터 시상 제도를 없애고 비경쟁으로 열렸다. 이에 따라 영화제 열기가 수그러들자 1974년에 경쟁 제도를 재도입했다. 최우수작품에 수여하는 ‘황금사자상’을 비롯해 은사자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감독상·남녀주연상과 최고의 신인 남녀 배우에게 주어지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 등을 시상하고 있다.

 

예전 영화진흥공사에서 발간한 ‘한국영화자료편람-초창기부터 1976년까지’에 따르면 한국영화는 제22회 때 <성춘향>(감독 신상옥)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와 <꿈>, 이만희 감독의 <열두냥짜리 인생>과 <물레방아>, 김수용 감독의 <저 하늘에도 슬픔이>와 <맨발의 영광>, 유현목 감독의 <순교자>와 <속 한>, 김기덕 감독의 <남과 북>, 정진우 감독의 <하숙생>과 <자녀목>, 이성구 감독의 <메밀꽃 필 무렵>과 <지하실의 7인>, 조문진 감독의 <새색시>, 이두용 감독의 <피막> 등 17편이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청(상영) 부문은 확인되지 않고 않다.

 

 

처음으로 수상한 작품은 <피막>이다. 1981년 38회 때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이 영화는 경제·법조인 등으로 구성된 단체에서 주는 특별상(ISDAP)을 받았다. 이감독은 이와 관련해 “외무부의 연락을 받고 참석했다”며 “행사장에 태극기가 걸렸다는 훈령을 받고 밀라노에 있는 총영사가 베니스로 급파돼 왔다”고 회상했다.

 

<씨받이> 이후 초청받은 장·단편 한국영화는 서른다섯 편이다. 초청받은 부문 등이 확인되지 않은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피고>(감독 김정옥)를 제외하면 서른네 편이다. 장편 경쟁 외 작품은 다음과 같다.

 

1995년(52회)-<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감독 배용균·초청 부문 ‘추월선’). 1999년(56회)-<냉장고>(안영석·단편 경쟁)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전수일·새로운 영역) <베이비>(임필성·새로운 영역). 2000년(57회)-<자화상2000>(이상열·단편 경쟁) <내 사랑 십자 드라이버>(하기호·단편 경쟁)

 

2001년(58회)-<꽃섬>(송일곤·현재의 영화) <노을소리>(홍두현·단편 경쟁) <숨바꼭질>(권일순·단편 경쟁). 2002년(59회)-<반변증법>(김곡&김선·새로운 영역) <Subway Kids>(손정일·새로운 영역). 2003년(60회)-<나비>(김현성·비평가주간). 20004년(61회)-<쓰리 몬스터>(박찬욱&미이케 다카시&푸르츠 챈·Midnight Express)

 

2006년(63회)-<사생결단>(최호·Midnight Screening) <짝패>(류승완·Midnight Screening). 2007년(64회)-<검은 땅의 소녀와>(전수일·지평선) <천년학>(임권택·베네치아64) <물고기>(전재홍·단편 경쟁). 2009년(66회)-<엄마의 휴가>(김광복·단편 경쟁) <카페 느와르>(정성일·비평가주간) <서울의 얼굴>(김진아·오리종티). 2010년(67회)-<방독피>(김곡&김선·오리종티) <옥희의 영화>(홍상수·오리종티). 2011년(68회)-<줄탁동시>(깅경묵·오리종티). 2012년(69회)-<무게>(전규환·베니스 데이즈). 2008년(65회)에는 전 부문에 걸쳐 한 편도 초청받지 못했다.

 

                     전규환 감독의 <무게>(가제)의 한 장면. 조재현은 김기덕 감독의 <섬>과 <수취인불명)에 이어 베니스국제

                      영화제를 다시 찾는다.

 

베니스 데이즈는 칸의 ‘감독 주간’에 해당한다. <무게>(가제)는 인간이 짊어져야 할 삶의 아픔과 애환을 독보적인 영상미와 춤, 절묘한 캐릭터로 담아냈다. 조재현·박지아 등이 호흡을 맞췄다. 윤동환·김성민·달시 파켓 등이 특별출연했다. 전규환 감독은 <모차르트 타운> <애니멀 타운> <댄스 타운> 등과 <바라나시>로 평단으로부터 ‘현대 사회에 대한 묘사가 돋보이며 대가적 기량을 지닌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세계 30여 개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스페인 그라나다영화제 대상, 미국 달라스영화제 대상 등을 수상했다.

 

‘오리종티’(orizzonti·수평선)는 새로운 경향의 영화를 선보이는 경쟁 부문이다. 단편 경쟁(코르토 코르티시모·corto cortissimo)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영화 가운데 수상한 작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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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았다.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도 같은 부문에 초청받았다. 연상호 감독은 각 부문에 초청받은 신인 감독을 대상으로 하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에 올랐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이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감독주간(LA Quinzaine des Realisateurs, Director’s Fortnight)은 비공식 부문이다. 1969년 프랑스 감독조합에 의해 신설된 비경쟁 프로그램이다. 베르너 헤어조크,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오기마 나기사, 조지 루카스, 마틴 스콜세지, 켄 로치, 짐 자무시, 미카엘 하네케, 샹텔 애커만, 스파이크 리, 다르덴 형제, 소피아 코폴라, 로베르 브레송,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등 전세계 쟁쟁한 명감독들이 첫 장편을 선보인 섹션이다.

한국의 장편 애니메이션이 이 부문에 초청받은 건 <돼지의 왕>이 처음이다. 올해까지 이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은 열두 명이다.

 


가장 먼저 초청받은 이은 이광모 감독이다. 1998년 제51회 때 <아름다운 시절>로 입성했다. 2000년에 이창동 감독이 <박하사탕>, 2002년에 손수범 감독이 <바닷속의 물고기는 목마르지 않는다>, 2003년 박종우 감독이 <사연>, 2004년 김윤성 감독이 <웃음을 참으면서>로 초청받았다. 2005년에는 류승완 감독과 임상수 감독이 동시에 입성했다. <주먹이 운다>와 <그때 그 사람들>로. 이어 2006년에 봉준호 감독이 <괴물>로 초청받았다. 2007년도 두 감독이 동반 진출했다. 정유미 감독이 단편 애니메이션 <먼지아이>로, 홍상수 감독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로 입성했다. <먼지아이>는 먼지의 움직임을 통해 시련의 극복 과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칸국제영화제는 1946년 9월20일부터 10월5일까지 칸 해변의 카지노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다. 48년과 50년에는 예산 부족으로 열지 못했다. 51년 5월에 재개, 이후부터 매년 5월에 열렸다. 68년에는 대학가에서 촉발된 ‘5월혁명’과 누벨바그의 주역인 장 뤽 고다르 등이 단상을 점거하면서 행사가 중단됐다. 72년부터 영화제 출품작 구성을 주최 측이 선정해 초청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후 많은 국제영화제가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영화제 공식 명칭이 그냥 ‘국제영화제’(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인 데에서 세계 최고라는 자긍심을 엿볼 수 있다.

칸국제영화제에 장편 애니메이션이 초청받는 건 드물다. 2007년 이란과 프랑스 합작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가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뒤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09년에는 월트디즈니와 픽사의 첫 3D 애니메이션 <업>(Up)이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경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금곰상,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기술공헌상 등을 받았지만 칸국제영화제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돼지의 왕>은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의 잔혹 스릴러로 손꼽힌다. 세 친구에게 일어나는 학창시절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다뤄 <파수꾼>(감독 윤성현) 등에 비견되고는 했다. 양익준·오정세·김혜나·박희본·김꽃비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받은 뒤 영화진흥기구상(NETPAC)과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무비꼴라쥬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KT&G 상상마당 상상메이킹 네 번째 지원작으로 전국 24개 예술영화전용관에서 11월 3일 개봉, 1만9035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하는 등 선풍을 일으켰다.

연상호 감독(사진 위)은 2002년 상명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뒤 2003년 한신코퍼레이션 제작 기획실에서 근무했다. 2004년 스튜디오 다다쇼를 설립, 단편 <지옥>(2003) <D-DAY>(2000) <D의 과대망상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막 치료를 끝낸 환자가 보는 창밖풍경>(1998), 중편 <셀마의 단백질 커피> 중 <사랑은 단백질>(2008), <지옥: 두 개의 삶>(2006) 등을 만들었다. 도쿄 쇼트쇼츠필름페스티벌 아시아고스트상(2004) 제1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초이스 선정(2006) 제4회 인디애니페스트 관객상(2008) 아시아 그라프 인 도쿄 최우수 작품상(2009)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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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과 홍상수 감독의 인연이 묘하다. 두 감독은 오는 5월 개막되는 제 65회 칸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나란히 초청받았다. 임상수 감독은 <돈의 맛>으로, 홍상수 감독은 <다른 나라에서>로 진출했다. 충무로에서는 “두 상수의 비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두 감독의 칸 동반 입성은 이번이 세 번째이다. 임상수 감독이 <그때 그 사람들>로 2005년 제 58회 때 ‘감독주간’에 갔을 때 홍상수 감독은 <극장전>으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임상수 감독이 2010년 제 63회 때

<하녀>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을 때 홍상수 감독은 <하하하>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그리고 올해에 <돈의 맛>과 <다른 나라에서>로 함께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임상수 감독의 경쟁 부문 진출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홍상수 감독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57회)와 <극장전>(58회)에 이어 세 번째이다.

 

 

임상수 감독은 칸국제영화제와 뒤늦게 인연을 맺었다. <그때 그 사람들>이 처음으로 초청받은 작품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죽음을 다룬, 실화를 소재로 픽션을 가미한 이 영화는 임상수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임상수 감독의 전작은 <바람난 가족>(2003) <눈물>(2000)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바람난 가족>은 2003년 제 6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눈물>은 2001년 제 5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받았다.

 

홍상수 감독은 일찌감치 인연을 맺었다. 두 번째 연출작 <강원도의 힘>으로 1998년(51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후 <오! 수정>(53회),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극장전> <잘 알지도 못하면서>(62회) <하하하> <북촌방향>(64회) <다른 나라에서> 등 올해까지 여덟 번 초청받았다.

 

이제까지 경쟁 부문에 한국영화는 동반 초청받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가 네 번째이다.

 

2004년(57회)에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올드보이>(감독 박찬욱)가 함께 초청받았다. <올드보이>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2007년(60회)에는 <밀양>(감독 이창동)과 <숨>(감독 김기덕)이 함께 초청받았다. <밀양>이 여우주연상(전도연)을 수상했다. 2010년(63회)에는 <시>(감독 이창동)와 <하녀>(감독 임상수>가 함께 초청받았다. <시>가 각본상을 받았다. 이렇듯 두 편 가운데 한 편을 수상을 했다.

 

<돈의 맛>은 돈을 지배한, 돈에 지배된 이들의 얽히고 설킨 권력·욕정·집착의 관계를 파헤쳤다. 윤여정이 재벌 백씨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 백윤식이 돈에 중독되어 살아온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는 금옥의 남편 ‘윤회장’, 김강우가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 김효진이 그런 영작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다가가는 장녀 ‘나미’로 출연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모항의 한 펜션으로 여름 휴가를 온 세 명의 안느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세 명의 각기 다른 ‘안느’로 등장, 1인 3역을 펼쳤다. 유준상·윤여정·문소리·정유미·문성근이 함께했고, 권해효와 도올 김용옥 등도 출연했다.

 

임상수 감독은 <하녀> 때 <시>, 홍상수 감독은 <여자는 남자의 미래> 때 <올드보이> 뒷전에 섰다. 올해에는 어떻게 될까. 임상수·홍상수 감독 가운데 누가 각광을 받을까? 두 감독이 모두 팡파레를 울릴까? 모두 고배를 마실까? 제 65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결과는 27일 밤(현지시간)에 드러난다. 두 상수 감독의 각축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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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이 제 6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다른 나라에서>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도 같은 부문에 초청받았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오른쪽)가 <다른 나라에서> 중 두 번째 안느

                 로 변신, 불륜관계인 남자(문성근)를 반갑게 맞고 있다. 

홍상수 감독은 이번 초청으로 한국영화사에 남다른 기록을 세웠다.  이번 초청은 여덟 번째이다. 이로써 홍 감독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이 진출한  감독 중 한 명이라는 명예를 얻게 됐다. 국내에서는 홍 감독에 이어 이창동 감독이 네 번, 신상옥·봉준호·김기덕·임상수 감독이 각 세 번 초청받았다.

 

홍 감독은 또 2009년(62회)<잘 알지도 못하면서>부터 4년 연속 초청받았다. 2010년(63회) <하하하>, 2011년(64회) <북촌방향>, 2012년(65회)<다른 나라에서>다. 4년 연속 초청받은 건 한국 감독 가운데 홍 감독이 유일하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감독주간’, <하하하>와 <북촌방향>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다른 나라>는 ‘경쟁’ 부문이다.

 

 

홍 감독은 두 번째 연출작 <강원도의 힘>으로 칸국제영화제에 입성했다. 1998년 제 51회 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 부문은 최근 1년 동안 만든 세계 영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새로운 경향을 포착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는 섹션이다.

 

한국영화는 이 부문에 이제까지 열두 번 초청받았다. 이두용 감독이 <여인잔혹사:물레야 물레야>로 1984년(37회)에 처음으로 초청받았다. 그리고 배용균·전수일 감독이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42회)과 <내 안에 우는 바람>(50회)이 초청받았다. 홍 감독의 <강원도의 힘>과 <오! 수정>이 4·5번째로 입성했다. 이어 김의석 감독의 <청풍명월>(57회), 김기덕 감독의 <활>(58회),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59회), 봉준호 감독이 레오 카락스·미셸 공드리 등과 함께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도쿄>(61회), 봉준호 감독의 <마더>(62회),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63회),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64회) 등이 초청받았다.

 

홍 감독의 작품이 3편으로 가장 많다. 홍 감독은 또 <강원도의 힘>으로 ‘특별언급’을 받았다. 수상작 외 특별히 언급할 만한 작품에게 주는 상의 일종이다.  <하하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한국 감독 가운데 홍 감독이 최초로 수상했다. 홍 감독에 이어 2011년 제 64회 때 김기덕 감독이 <아리랑>으로 <스톱드 온 트랙>(Stopped on track)을 초청받은 독일의 안드레아스 드레센 감독과 함께 공동 수상했다.

 

홍 감독은 또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 가운데 최다이다. 2004년(57회)에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58회) <극장전>으로, 그리고 올해 <다른 나라에서>로 ‘경쟁’ 부문에 입성했다.

 

이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은 여섯 명이다. 임권택 감독이 <춘향뎐>(53회)과 <취화선>(55회), 이창동 감독이 <밀양>(60회)과 <시>(63회),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57회)와 <박쥐>(62회), 임상수 감독이 <하녀>(63회)와 <돈의 맛>(65회)으로 입성했다. 이밖에 김기덕 감독이 <숨>(60회)으로 초청받았다.

 

임권택 감독이 <춘향뎐>으로 최초로 초청받았고, <취화선>으로 최초로 수상(감독상)했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와 <박쥐>로 두 번 모두 수상하는(심사위원대상·심사위원상) 기염을 토했다. 이창동 감독은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시>로 각본상을 받았다.

 

<다른 나라에서>는 모항의 한 펜션으로 여름 휴가를 온 세 명의 안느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세 명의 안느로 등장, 1인 3역을 펼쳤다. 유준상·윤여정·문소리·정유미·문성근이 함께했고, 권해효와 도올 김용옥 등도 출연했다.  작년 여름 부안 모항에서 약 2주간 촬영했다. 제 65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홍 감독이 ‘경쟁’ 부문 세 번째 진출만에 수상, 임권택·박찬욱·이창동 감독의 뒤를 이을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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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겨울, 부산 거리에 벚꽃이 활짝피었다. 실제 상황이 아니다. 영화 <봄, 눈>(감독 김태균·제작 판씨네마)의 한 장면이다. 여주인공 ‘순옥’(윤석화)이 병원에서 퇴원하는 길에 남편(이경영)과 함께 벚꽃 휘날리는 거리를 바라보며 옛 추억에 잠기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11월 말, 쌀쌀한 초겨울의 찬바람이 제법 매서울 때 찍었다. 장소는 부산 대신동의 한 거리. 부산에서 으뜸으로 손꼽히는 벚꽃길이다. 전인한 미술감독은 <봄, 눈>의 한 장면 촬영을 위해 11월의 대신동 4차선 거리를 벚꽃이 만개한 4월의 꽃길로 만들어야 했다. 그러느라 ‘벚꽃 전쟁’을 치렀다(영화미술 전문제작사 ‘세발자전거 필름’ 대표인 전인한 미술감독은 일본 치오다 공업예술대학 건축인테리어학과 출신으로 영화의 경우 그간 <8월의 크리스마스> <시월애> <봄날은 간다> <태극기 휘날리며> <장화, 홍련> <태풍> <리턴> <식객> 등 40여 편의 미술이나 세트작업을 맡았다).

전투적 작업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종이로 꽃잎을 만들고, 구입한 실제 꽃 가지에 인조 꽃잎을 붙이고, 이 가지를 기존 나뭇가지에 부착하고, 꽃잎을 거리에 깔고 날리는 작업이다. 벚나무는 꽃이 진 뒤에 잎이 돋아 잎 작업은 하지 않았다.

꽃잎은 얇은 한지, 연등 등을 만드는 종이로 만들었다. 분홍색과 흰색 두 가지로. 20㎏짜리 자루로 서른 자루를 만들었다. 미술 담당 5명, 소품 담당 3명, 세트 담당 2명 등 모두 10명이 달려들어 1주일 동안 작업한 끝에. 열 자루의 꽃잎은 나뭇가지에 붙이는 데, 스무 자루의 꽃잎은 거리에 깔고 바람에 흩날리게 하는 데에 사용했다.

2.5~3m 길이의 나뭇가지는 한 조경업체에 의뢰해 구입했다. 마른 실제 벚꽃나무 가지는 잘 부러져 벚나무와 색깔이 유사한 버들나무 가지 등을 구입했다. 구입한 나뭇가지는 2.5t 분량. 제작진은 이 나뭇가지에 인조 꽃잎을 붙이고, 이를 기존 나뭇가지에 붙이는 작업을 했다. 1차 작업을 마친 날 밤에 비가 오고 바람까지 부는 바람에 다음날 1t 분량을 추가로 만들어 새벽부터 보완 작업을 했다. 인조 꽃잎을 구입한 나뭇가지에 붙이고 이 가지를 기존 나뭇가지에 부착하는 작업에는 총 보름이 걸렸다. 미술팀은 물론 연출·촬영·조명 등 제작진 70여명이 모두 참여했다.

이렇게 조성한 벚꽃 길 거리는 100m 정도. 이 길 끝에서 이어지는 영화상의 꽃길 장면은 CG로 구현했다. 거리를 비롯해 주변 건물, 아파트, 상가에서 꽃잎이 흩날리게 하는 데에는 강풍기를 동원했다.

벚꽃길 조성 작업에는 이렇듯 총 3주가 걸렸다. 경비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1000만원이 들었다. 촬영은 반 나절 만에 끝났다. 제작진은 공들인 시간이 긴 데 비해 촬영이 빨리 끝나 허무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서로를 부둥켜 안고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그간의 노고를 잊었다. 두 번 다시 목격하기 힘든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는, 남다른 추억을 아로새기는 동네 주민들 등과 함께 초겨울의 벚꽃길을 만끽했다.

제작진 가운데 전인한 미술감독은 벚꽃 전쟁을 치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정권 감독의 <동감>(2000)에서도 한겨울에 꽃이 피고 지는 봄의 캠퍼스를 구현해 낸 적이 있다. 전 감독은 “한겨울에 대구 계명대에서 캠퍼스의 봄을 조성했다”며 “당시 시기는 꽃이 지면서 잎이 나오는 때여서 벚꽃 등 두세 종류의 꽃과 잎도 만들어 붙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경험이 이번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태균 감독은 “남녀 주인공 등 사람들과 차량이 오가는 거리는 사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술작업을 강행했다”며 “작업을 하기에 앞서 미술감독 등과 CG로 시뮬레이션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차태현·김선아 주연의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감독 이건동)에서는 ‘트리 전쟁’을 치렀다. 2003년 12월17일에 개봉된 이 영화는 한여름에 찍었다. 여러 가지 여건상 한겨울까지 기다렸다가 촬영하는 게 가능하지 않았다. 설사 개봉을 한 해 뒤 크리마스 때로 미룬다 하더라도 촬영을 실제로 눈이 오는 날에 맞춰 하는 게 용이하지 않고, 극중 분위기에 맞게 눈이 온다는 보장도 없어 한여름에 촬영을 강행했다.

촬영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거리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것도 관건 가운데 하나였다. 제작진은 이를 위해 20일에 걸쳐 대전시의 협조를 받아 유성구 봉명동 온천거리에 11m 높이의 화려한 대형 트리를 세웠다. 그런데 이 트리 주변의 나무들이 문제가 됐다. 계절이 한여름이다 보니 나뭇잎이 무성했던 것이다.

카메라 앵글을 아무리 조정해도 잎이 무성한 나무를 피할 수 없었다. 잎을 모두 떼내는 수밖에 없었다. 제작진은 이를 위해 나무병원에 조언을 구했다. 잎을 모두 제거하더라도 생육증진제 등 수관주사를 놔주면 나무가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다는 소견을 듣고 유성구의 승인을 받아냈다. 카메라 앵글에 걸리는 5그루 나무의 입을 모두 일일이 떼어낸 뒤 촬영을 마쳤다. 현장 주변 팻말에 연유를 상세히 적어 고지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혀를 차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봄, 눈>은 우리네의 평범한 엄마가 가족들과 가슴 아픈 이별을 맞는 과정을 그렸다. 김태균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각본을 쓰고 연출도 맡았다. <레테의 연가> 이후 24년 만에 영화에 출연한 윤석화씨는 실제로 삭발을 감행하는 등 열연을 펼쳤다. 오는 26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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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월’(하정우)은 소설가다. 연애다운 연애 한 번 못해본 노총각이다.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갔던 ‘희진’(공효진)은 이혼녀다. 영화사에 근무하는 그녀는 대학생 때부터 사진 촬영을 즐겨 왔다. 매너리즘에 빠진 구주월은 그 돌파구를 완벽한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하는 것에서 찾는다. 독일 출장길에 만난 희진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희진의 누드모델이 되는 등 주월은 갖은 방법으로 희진의 마음을 얻는다. 마침내 희진과 잠자리를 갖게 되는데 그 순간부터 열정이 식어간다.


하정우·공효진의 <러브픽션>이 인기다.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이날 16만3382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6만3382명은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최고 오프닝 성적(2004년 이후 기준)이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 최고 흥행작인 <미녀는 괴로워>(661만9468명)는 2006년 12월 14일 개봉, 11만3530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개봉한 날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은 <러브픽션>과 <미녀는 괴로워>를 포함해 총 일곱 편이다. <위험한 상견례>(259만5625명) <광식이 동생 광태>(243만200명) <달콤, 살벌한 연인>(228만6745명) <쩨쩨한 로맨스>(2080574명) <청춘만화>(206만6354명) 등이다. <위험한 상견례>(개봉 2011년 3월 31일)는 6만4842명, <광식이 동생 광태>(〃 2005년 11월 23일)는 10만4745명, <달콤, 살벌한 연인>(〃 2006년 4월 6일)은 6만6776명, <쩨쩨한 로맨스>(〃 2010년 12월 1일)는 5만2709명, <청춘만화>(〃 2006년 3월 23일)는 9만6086명이 감상했다.


<러브픽션> 개봉일 성적은 최민식·하정우 주연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16만4680명)에 이어 올해 개봉작 가운데 2위이다. 두 영화에서 모두 주연을 맡은 하정우는 29일 박스오피스 1·2위를 동시에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러브픽션>은 개봉 이튿날인 3월 1일에는 26만9299명이 관람했다. 2위를 차지한 <디스 민즈 워>(8만7472명)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이날 관객 수는 한국영화 역대 삼일절 박스오피스 2위이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①추격자(2008년·토요일·27만442명·개봉 2월14일) ②러브픽션(2012·목·26만9299명·2월29일) ③의형제(2010·월·19만9430·2월4일) ④음란서생(2006·수·19만1304명·개봉 2월23일) ⑤블랙스완(2011·화·13만7059명·2월24일) ⑥워낭소리(2009·일·13만3675명·1월15일) ⑦말아톤(2005·화·12만3823명·1월27일) ⑧1번가의 기적(2007·목·12만2928명·2월14일) ⑨태극기 휘날리며(2004·7만4699명·2월5일).


<러브픽션>은 또 개봉 5일 만인 3월 4일에 100만명을 돌파(101만3728명)했다. 이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최단기간 100만 돌파이다. <미녀는 괴로워>보다 하루가 빠르다. <시라노;연애조작단>보다 나흘, <오싹한 연애>보다 닷새가 빠르다. <미녀는 괴로워>는 6일째인 19일(107만8606명), <시라노;연애조작단)은 9일째인 24일(104만4182명), <오싹한 연애>는 10일째인 10일(119만1770명)에 돌파했다.

<러브픽션>은 관객들에게 ‘겨털 블록버스터’ 등으로 손꼽힌다. “불타는 화산 속에도 뛰어들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던 주월이 희진의 겨드랑이의 털에 기겁을 하고 이후 과거사에 관한 소문에 연연하는 등 열정이 식어버리는 데 기인한다.


<러브픽션>은 이처럼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 구분된다. 달뜨는 사랑의 행로에 켜지는 첫 빨간불을 겨드랑이의 털로 삼은 것을 비롯해 남자들의 연애심리를 꼬집으면서 공감을 자아낸다. 두 남녀 사이에 제3자 등이 개입하지 않고, 엎치락뒤치락 끝에 해피엔딩으로 귀결되지 않는 점도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 대척되는 특징이다. 두 남녀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사그러들기까지 과정을 판타지를 걷어내고 신선하게 버무려 낸 것이다.


<러브픽션>은 로맨스와 코미디를 접목한, 로맨틱 코미디로 분류되는 영화 가운데 2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영화는 다음과 같다.

①미녀는 괴로워(661만9468명) ②엽기적이 그녀(488만2495명) ③오싹한 연애(300만6131명) ④시라노;연애대작전(273만1828명) ⑤위험한 상견례(259만5625명) ⑥광식이 동생 광태(243만200명) ⑦작업의 정석(234만2232명) ⑧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33만9410명) ⑨달콤,살벌한 연인(228만6745명) ⑩위대한 유산(225만1491명) ⑪싱글즈(220만3042명) ⑫쩨쩨한 로맨스(2080574명) ⑬청춘만화(206만6354명).


관람등급별로 ‘12세 관람가’ 작품이 6편으로 가장 많다. <미녀는 괴로워> <오싹한 연애> <시라노;연애조작단> <위험한 상견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청춘만화> 등이다. ‘15세’는 <엽기적이 그녀> <광식이 동생 광태> <작업의 정석> <위대한 유산> <싱글즈> 등 5편이다. ‘청소년 관람불가’는 <달콤, 살벌한 연인>과 <쩨쩨한 로맨스> 등 2편이다.


감독 중에는 김현석 감독이 <시라노;연애조작단>과 <광식이 동생 광태> 등 두 편을 연출했다. 배우 가운데에서는 손예진이 <오싹한 연애> <작업의 정석>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 세 편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최강희는 <달콤, 살벌한 연인>과 <쩨쩨한 로맨스> 등 각각 두 편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했다.


<러브픽션>은 12일 현재 150만1493명이 관람했다. 이 영화 배급사(NEW)는 지난 8일 “개봉 8일 만인 7일 밤 10시에 손익분기점인 120만 관객을 넘겼다”고 밝혔다. <러브픽션>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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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용 감독(사진 아래)이 새 영화 <꽃신을 신고>를 연출한다. <꽃신을 신고>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다룬 100억원 대 극영화다. 이같은 영화가 제작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제까지 극영화로 만들어진 작품이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1991·감독 지영호)가 고작인 데에서 알 수 있다. 2002년 한국의 이유진, 중국의 진위탐, 재일교포 김구미자가 참여한 가운데 <천황의 선물>(감독 임선)이 한 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졌지만 결국 찍지 못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조명한 극영화는 <에미 이름은 조센삐였다>(1991)에 지나지 않는다. 다큐멘터리는 일곱 편이 소개됐다. <낮은 목소리-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1995·감독 변영주) <낮은 목소리2>(1997·감독 변영주) <침묵의 소리>(1998·감독 김대실) <낮은 목소리3-숨결>(1999·감독 변영주) <침묵의 외침>(2003·감독 안해룡·박영임·김정민우)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2007·감독 안해룡) <끝나지 않은 전쟁>(2008·감독 김동원) 등이다. 이밖에 애니메이션 <붉은 나무>(2003·감독 한남식), 단편 <몸>(2002·감독 김남기) 등이 제작됐다.

<꽃신을 신고>는 한국의 쇼이스트 인터내셔널과 중국의 춘추홍이 공동제작한다. 쇼이스트 인터내셔널은 <올드보이> <사마리아> 등을, 춘추홍은 <적벽대전> <공자> 등을 만든 유명 영화사다. <꽃신을 신고>는 강제로 징용되었던 20만여 명의 할머니들 중 현재 30여명만 생존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그들마저 모두 잠들어 이 사실이 역사 속으로 조용히 묻히기 전에 이 이야기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획되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20만여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은 일본군의 성노예로 인권을 유린당했으며 전 후에도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힘겨운 생활을 영위했다. 1991년 김학순 할머니(1997년 12월 작고)의 용기 있는 공개 증언이 당시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꽃신을 신고>는 고 김학순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제 풀 스토리를 담을 예정이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정치적 문제와 흥행적 가치 판단 등으로 인해 영화로 만드는 게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꽃신을 신고> 홍보마케팅을 맡은 언니네홍보사 측은 “제작사와 함께 오랜 시간 기획을 함께 한 진주의 선문그린사이언스(주)의 결단력 있는 투자 결정으로 인해 제작이 가능하게 되었다”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종군 위안부들의 가슴 아픈 역사를 가진 중국의 영화사들 또한 높은 관심을 보여왔고 최근 춘추홍이 400만불 투자를 확정했다”고 고 11일 밝혔다.           

                             <낮은 목소리> <끝나지 않은 전쟁>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붉은 나무> <낮은
                                     목소리2>(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꽃신을 신고>는 시나리오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터전인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고증과 증언을 토대로 곽재용 감독이 썼다. 곽 감독은 1940년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아시아 곳곳에서 벌어진 전쟁 장면도 찍을 계획이다. 제작진은 현재 경남 진주에 대규모 세트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곽 감독은 현재 중국에서 판빙빙이 주인공을 맡은 <양귀비>를 찍고 있다. 이 영화에는 한국의 이경영과 온주완 등도 출연한다.

<클래식> <엽기적인 그녀> 등을 통해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곽 감독은 “평소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직간접적으로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역사적,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강한 영화일 뿐 아니라 정서적인 울림이 강한 사랑 이야기로 많은 관객과 폭넓게 조우하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의 진주와 중국의 상해 등에서 촬영이 진행 될 <꽃신을 신고>는 한국과 중국에서 캐스팅 작업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충무 파일> '십시일반 영화' - '나의 마음은…' 日시민670명 제작비쾌척
2009년 3월 20일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낮은 목소리'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제작비의 전액 혹은 일부를 관객들이 낸 돈으로 만든 영화다. 이를테면 '십시일반 영화', 또 하나의 '국민영화'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감독 안해룡) 엔딩 크레딧에는 670명의 이름이 나온다. 이 다큐멘터리 제작비를 댄 일본 시민들,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회원들이다.

이 모임은 1993년 1월23일 결성됐다. '3무(無) 원칙'에 따라 대표·사무실·상근 직원을 두지 않고 15년간 송신도 할머니의 강연·집회 등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이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회원들이 1년 동안 모금한 6000만원으로 제작됐다. 재판에 진 뒤 송신도 할머니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고 일갈한다. "재판 결과보다 더 소중한, 지원모임 회원들과 함께 한 세월을 통해 인간에 대한 신뢰를 되찾았다"고 역설한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엔딩 크레딧에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의 이름이 나온다. '당신도 영화제작자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광고 등을 보고 참여한 사람들로 무려 7648명이나 된다. 이들의 이름은 7분쯤 걸려 소개된다. 이들이 보내온 돈은 제작비의 25%에 달하는 2억5000여만원. 이밖에 숱한 노동조합이 바자회·일일찻집을 통해 마련한 수익금을 보내줬고, 문성근·홍경인 등은 출연료 전액을 제작비에 보탰다.

박광수 감독은 "종잣돈에 힘입어 영화를 제작·완성할 수 있었다"면서 "20만명(서울개봉관 기준)이 넘으면 원금을 돌려준다고 한 약속도 지켰다"고 밝혔다. 1995년 11월13일에 개봉, 서울에서 23만5935명이 관람한 것이다. 박 감독은 "돈 관리는 전태일기념사업회에서 맡았다"며 "상환을 통해 관객과 영화인 사이에 믿음이 생겼다는 게 무엇보다 기뻤다"고 털어놨다.

'낮은 목소리'(1995)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 앞서 제작비(2억원)를 모금했다. 영화 2분 길이에 해당하는 필름 구입비 10만원을 후원받는 '100피트 회원'을 공모했다. 5000원짜리 배지도 팔았다. 변영주 감독은 "제작진이 모교 은사 등을 찾아가 취지를 말씀드리고 학생들에게 배지를 팔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참여한 100피트 회원은 175명. 한국에선 5000여명이 관람하는 데 그쳤지만 일본에서는 150개 도시에서 상영돼 호응을 얻었다. 배지도 엄청 팔렸다.

'낮은 목소리2'(1997)에는 한국과 일본의 개인 375명과 56개 단체가 참여했다. '낮은 목소리'로 생긴 수익금과 '낮은 목소리2' 성과에 힘입어 '낮은 목소리3-숨결'(1999)은 100피트 회원을 모집하지 않고 만들었다. 변영주 감독은 "2·3편은 일본 시민들과 영화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제작하지 못했다"면서 "100피트 회원 모집에 국내 대기업과 유명 여성인사들이 외면한 것과 대조를 이룬 점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배장수 선임기자 cameo@kyunghyang.com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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