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32·사진)이 배우로 돌아왔다. 영화 <범죄소년>(감독 강이관)의 이른바 ‘문제적 엄마’로 복귀, 22일부터 관객과 만난다. “이정현의 재발견”(감독 이현승) “폭발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연기가 놀랍다. 영화 역사상 전례가 없는 어머니상”(토론토국제영화제) 등 벌써부터 데뷔작 <꽃잎>(1996)의 ‘소녀’처럼 주목받고 있다.

“박찬욱 감독님에게 감사드려요. 단편 <파란만장>(2011) 덕분에 출연제의를 많이 받았거든요. <범죄소년>도 그 가운데 하나예요. 조만간 공식 발표될 예정인 새 영화도 <파란만장>을 보고 연락주신 작품이에요.”

<범죄소년>은 사회에서 소외받는 ‘범죄소년’과 미혼모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소년원을 드나들던 범죄소년이 13년 만에 찾아온 엄마와 재회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냉혹한 현실과 진실을 조명했다. 공포영화 <하피> 이후 12년 만에 출연한 장편영화에서 이정현은 엄마 같지 않은 엄마, 모정은 절절하지만 표정은 천진난만한 엄마를 실감나게 펼쳐냈다.

“작품은 좋지만 오랜만에 촬영하는 영화에서 맡을 배역이 미혼모여서 처음에는 출연을 꺼렸어요. 내면 연기와 가끔씩 터지는 폭발적인 연기를 해낼 수 있을지도 부담스러웠고…. 강이관 감독님을 만난 뒤 마음을 바꿨는데 안 바꿨으면 후회했을 거예요.”

이정현이 해낸 ‘문제적 엄마’는 미혼모 ‘효승’이다. 효승은 17세에 아들 ‘지구’(서영주)를 낳고 도망쳤다. 가출한 뒤 자살을 기도하는 등 심상찮은 삶을 살아온 효승은 13세가 된 아들을 소년원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효승은 아들에게 애절하게 용서를 구하지도, 부여안고 통곡하지도 않고 조심스레 친아들인지를 확인한다. 경제적 기반이 전혀 없어 주변의 도움을 구할 때에는 애교가 넘친다. 궁지에 몰리는 순간에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 된다. 훗날 아들에게 출산 연유를 남 이야기하듯 털어놓을 때 눈가에는 얼핏 눈물이 어린다. 미혼모와 범죄소년에게 따뜻한 관심과 배려심을 갖게 한다.

“촬영하기 전에 미혼모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어요. 시나리오도 수없이 되풀이해 읽었고…. 어떤 미혼모를 연기해야 할지 고심했죠. 많이 본 인물들처럼 어둡게 하면 캐릭터가 식상해 보일 것 같고 이야기도 일반적으로 치부될 것 같더군요. 새롭게 설정하고 그 범주 안에서 변화를 꾀했는데 평이한 패턴대로 했으면 쉬웠을 것 같아요. 달리하면서 설득력을 불어넣느라 힘은 들었지만 의미있는 작업을 잘 끝내 보람을 느껴요.”

이정현은 <범죄소년> 제작 취지에 동의, 노개런티(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한 차례의 중국 공연 외 해외의 모든 콘서트를 취소하거나 미루고 <범죄소년>에만 전념했다. 잇단 밤샘 촬영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랜만의 영화여서 솔직히 여배우로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포기했다. 세파에 시달려온 삶을 상징하는 다크서클을 그려넣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범죄소년>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제작했고, 부산·토론토·도쿄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받았다. 도쿄에서는 심사위원특별상과 최우수남우상을 받았다. 대만 금마장영화제 등 해외 나들이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제작 방식이 체계적으로 바뀌고 현장편집 등 기술발전도 놀라울 정도였어요. 좋은 작품을 통해 다시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데 감사해요. 앞으로 한국영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배우로서 일조하고 싶어요.”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강이관 감독(사진 아래)의 신작 <범죄소년>이 주·조연 배우를 공개 모집한다. (주)영화사남원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주최하고 맥스무비가 후원하는 이번 <범죄소년>의 주·조연 공개오디션은 14세에서 19세 이하의 남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응모하려면 오는 11월 3일까지 맥스무비 홈페이지(www.maxmovie.com)에서 ‘범죄소년오디션’을 검색, 온라인 신청서를 접수하면 된다. 모집 캐릭터로는 주인공 ‘장지구’와 그의 여자친구 ‘새롬’ 등 주·조연배우 6명이다. 영화에 출연 할 청소년 단역들도 포함한다.



‘범죄소년’은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죄를 범한 자 중 벌금형 이하 또는 보호처분 대상 소년을 일컫는 법률용어다. 영화 <범죄소년>은 피해자는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는 범죄의 순환 고리 안에 태어난 소년의 외로움과 성장을 심도 있게 다룬다. 그간 수많은 소년·소녀들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진술된 삶의 이야기가 청소년 특유의 유쾌하고 발랄한 정서로 수놓을 계획이다.



강이관 감독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문소리·김태우·이선균이 주연한 데뷔작 <사과>로 토론토 국제영화제 평론가상과 산세바스찬 영화제 신인 시나리오상을 받는 등 유수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바 있다. <범죄소년>은 그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판타지 도시소년 장지구와 그가 사랑하는 소녀 새롬, 그리고 지구를 버린 엄마가 만나 펼쳐지는 하드보일드 휴먼스토리이다.


                                         강이관 감독이 인권영화 <시선너머> 개봉을 앞두고 부지영·신
                                                   동일·김대승·윤성현 감독(왼쪽부터)과 자리를 함께 했다.

<범죄소년>은 <여섯 개의 시선>을 필두로 <다섯 개의 시선> <세 번째 시선> <별별이야기1> <별별이야기2> <시선너머> 등 인권영화를 제작 보급해 온 국가 인권위원회의 아홉 번째 프로젝트다. 오는 11월 말 촬영을 시작, 내년 1월에 작업을 마친 뒤 상반기 중에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문의 영화사남원 (02)3141-1840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