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진 감독(47)이 새 영화 <용의자X>로 돌아왔다. 이 영화는 지난 18일 개봉, 6주 동안 정상에 올라 있던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끌어내리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면서 3일 동안 44만1429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했다. <오로라 공주>(2005) 이후 다시 달리는 방은진 감독의 개선 행진곡을 들었다.

 


<용의자X>는 살인사건을 다루면서 사랑 이야기를 녹여놓았다.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용의자 X의 헌신>을 각색, 영상화했다. 제목 앞에 명기, 영화가 어떤 작품인지를 짐작하게 해주는 태그라인(Tagline)이 ‘천재 수학자의 완벽한 알리바이’다. <용의자X>는 이 알리바이의 전모를 보여준다. 완벽한 알리바이로 인해 미궁에 빠지던 사건은 석고의 사랑이 단서가 되면서 새 국면을 맞는다. 천재 수학자 ‘석고’는 류승범, 이웃집 여인 ‘화선’은 이요원, 형사 ‘민범’은 조진웅이 맡아 열연을 펼쳤다.

-원작 소설은 언제 읽었나.
“국내에 출간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오로라 공주> 촬영감독 권유로 읽었다. ‘죽인다’는 그의 말대로 흥미로웠다. 어떻게 하면 판권을 살 수 있을는지, 고심만 하다가 다른 작품을 준비하느라 잊었다. 일본에서 소설과 같은 제목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국내에 배급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쉬웠다. 기회가 없어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일본영화 <용의자X의 헌신>은 2009년 4월 9일 개봉됐다. 9만4790명(한국영화연감 기준)이 관람했다.

-결국은 만들었다.
“판권은 케이앤엔터테인먼트가 갖고 있었다. CJ엔터테인먼트가 개발, 케이앤과 공동제작했다. 나는 CJ에 한 작품의 기획안을 내놓고 개발을 하고 있고, CJ는 어느 정도 시나리오를 끝내고 감독을 찾고 있던 시점에 만났다. 연출 제안을 받고 내가 심리를 다루는 데 장점이 있다고 보나 보다 했다.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5년여 만에 내 손에 들어온 데에서 운명이란 느낌을 받았다. 앞서 두 영화사에서 준비했던 작품이 다 무산됐고, CJ에 내놓은 새 기획 작품은 해외로케 등 일정 시간이 필요했다. <용의자X>는 잘 할 수 있는 소재였고, 하고 싶은 작품이어서 달려들었다. 잘 만들어서 앞으로 연출을 하는 데 탄력을 받고 싶었다.”

 

-각색 작업은 얼마나 했나.
“각본 작업은 이공주·이정화·김태윤 작가가 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3개월 간 감독고(監督稿) 작업을 10고(稿)까지 했다.”

-각색·연출작업 때 어디에 주안점을 뒀는지.
“소설에서 사랑은 숨겨져 있다. 수면 아래에 있는 사랑을 영화에서는 위로 올렸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품은 진심과 사랑을 담는 데 무게를 뒀다. 사랑이 사람을 구원하는 이야기를 풀어넣어 울림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감성 미스터리를 지향했다.”

-촬영작업은 어땠는지.
“촬영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개월까지 60회에 걸쳐 찍었다. 빛으로 감정을 다루는 이철오 조명감독, 핸드헬드 촬영(들고찍기)의 천재라고 했을 만큼 역동적인 순간의 감정을 포착해 내는 최찬민 촬영감독-이 영화에서는 외려 정적인 카메라이긴 하다-, 감정을 소리로 증폭하는 신이경 음악감독 등 최강의 스태프와 최고의 배우들과의 합작품이다.”

촬영할 최적의 장소를 찾는 게 힘들었다. 계단과 마당을 갖춘 복도식 아파트는 전국을 헤맨 끝에 찾은 대구의 오래된 맨션이다. 살인사건, 장르적 특성 때문에 주민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 석고가 지나다니는 길목의 낡고 오래된 굴다리는 전국을 헤매다가 신촌의 외진 곳에서 기적적으로 발견했다. 중요한 단서가 되는 저수지는 강원도 화천의 오지에서 찾았다.

-일본영화 <용의자X의 헌신>은 봤나.
“각색 작업을 마친 뒤에 딱 한 번 봤다. 그 전에는 일부러 보지 않았다. 작업 후에 보니까 주요 인물(물리학자)이 없어졌고, 나이를 낮췄고, 멜로에 중점을 둬 그 영화와의 차별화 등은 굳이 고려하지 않아도 됐다.”

소설 등을 각색·영상화한 작품은 곧잘 원작과 비교된다. 문자언어와 영상언어, 표현의 무한성과 한계성, 단독 작업과 공동 작업, 작업비용 등에 걸쳐 현격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원작에 비해 이러저러하다는 평가를 받고는 한다.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그린 영화에 비해 평가에서 불리한 실정이다.

-원작에 비해 어떻다는 감상평이 잇따른다.
“소설과 영화는 엄연히 장르가 다르고 그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다. 비교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맞닥뜨리니까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미스터리에 심리·멜로를 가미해 호·불호가 있겠지만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영화의 재미를 더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먼저 읽었든 아니든, 원작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한다. 영화 자체의 재미와 의미를 느꼈으면 한다.”

 

-석고의 사랑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성별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대체로 남자들은 ‘미친 사랑’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울컥해 한다. 여자들은 ‘완전한 사랑’이라며 ‘받고 싶다’고 한다. ‘(그런 사랑) 있으면 좋겠다’ ‘희망을 얻어간다’는 분들도 있다. 영화상의 이야기지만 가능한 사랑이라고 본다.”

심리학자 장근영 박사는 관객과의 대화에서 석고의 사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석고가 화선에게 보여주는 것은 헌신밖에 없고, 화선은 석고에 대해 전혀 모르고, 석고에 대해 감정이 생기려 하지만 석고 혼자 다하고 있다”며 “이런 사랑을 스턴버그는 ‘공허한 사랑’이라고 하고 색채이론에서는 ‘아가페적 사랑’이라고 한다”고 했다. “아가페적 사랑이라는 건 신의 사랑”이라며 “가장 큰 사랑을 한 인간(석고)이 가져가고 있다는 것에 있어 굉장히 경외로웠다”고 했다.

-원작자는 영화를 봤나.
“보셨다. 격조가 있고 좋다고 했다. 과장되지 않고 차분한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라며 캐릭터들의 갈등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각색을 할 때 작가가 몇 가지 조건을 걸었다. 화선과 ‘윤아’(김보라)의 관계, 화선의 행보, 제목 등등에 대해. 이를 좀 배반했는데 모두 용인해 주셨다. 범인과 형사 사이에서 고뇌하는 물리학자가 그려지지 않은 데 대해 ‘약간 아쉬울 수 있으나 신념에 근거를 둔 과감한 각색’이라고 했다.”

방 감독은 초등학생 때 KBS 어린이합창단에서 활동했다. 아역배우도 했다.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중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1994)으로 데뷔했다. 박철수 감독의 <301, 302)(1995)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연기상 등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2000)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 등을 받았다. 감독 데뷔작 <오로라 공주>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황금촬영상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용의자X>는 멜로가 살아있는 미스터리다. 방 감독은 “세상이 각박하고 사랑도 일회적·조건적인 데 익숙해지고 있다”면서 “<용의자X>를 보고 나서 우리가 염원하는 사랑의 절대 가치를 되찾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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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제작 명필름)이 한국 멜로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0일 309만973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 <너는 내운명> 흥행기록(305만1134명)을 뛰어넘었다.

 


4월 24일 현재 전국 관객 200만명 이상(한국영화연감 기준)이 작품은 130편. 이 가운데 멜로영화는 멜로·로맨스 영화는 3편(2%) 지나지 않는다. <너는 내 운명> 외 <내 머리 속의 지우개>(256만5078명)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53만3312명) 등이다. 멜로영화(멜로·로맨스)가 흥행하기가 힘들다는 걸 방증한다. <건축학개론> 성공이 남다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멜로영화에 비해 로맨틱 코미디(멜로·로맨스·코미디) 영화는 흥행성이 뛰어나다. <미녀는 괴로워>(661만9496명) <엽기적인 그녀>(488만2495명) <오싹한 연애>(300만6131명) <시라노;연애조작단>(273만1828명) <위험한 상견례>(259만5625명) <광식이 동생 광태>(243만200명) <작업의 정석>(234만2232명)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33만9410명) <달콤,살벌한 연인>(228만6745명) <위대한 유산>(225만1491명) <싱글즈>(220만3042명) <쩨쩨한 로맨스>(2080574명) <청춘만화>206만6354명) 등 13편(10%)이 흥행에 성공했다.

<건축학개론>은 지난 3월 22일(목) 첫선을 보였다. 25일(일)까지 71만6973명이 관람, <화차> 등을 누르고 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 열기는 개봉 둘째 주로 이어졌다. 26일(월)부터 4월 1일(일)까지 89만2042명이 관람,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시체가 돌아왔다> <타이탄의 분노> 등 새 개봉작에 관계없이 첫째 주보다 17만5069명이 더 관람, 누적 관객 수 160만9015명을 기록했다. 참고로 올해 1/4분기 최고 흥행작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468만585명)은 개봉 둘째 주말까지 248만7090명이 관람했다. <댄싱퀸>(400만9966명)은 208만6838명, <부러진 화살>은 185만7544명이었다.

이같은 행보는 개봉 3주차에도 계속됐다. 4월 2일(월)부터 8일(일)까지 72만3657명이 관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 233만2672명을 기록했다.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코난:암흑의 시대> 등 새 개봉작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4주차에는 밀렸다. 4월 11일 개봉작 <배틀쉽>에 밀려 58만4858명이 관람,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 수는 291만7528명을 기록했다. 5주차 주말을 앞둔 20일(금) 309만973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했다. 23일(월) 현재 335만3834명(누적매출액 248억5328만9000원)이 관람, <이끼>에 이어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53위에 올라 있다.

멜로영화는 한국 관객이 선호하는 장르였다. 1990년대 후반에도 멜로영화가 흥행을 주도했다. 이정국 감독의 <편지>가 72만4741명, 장윤현 감독의 <접속>이 67만4933명이 관람해 1997년도 흥행 1·2위를 차지했다. 김유진 감독의 <약속>이 70만4600명,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가 42만2930명이 관람해 1998년도 흥행 1·3위(2위는 <여고괴담>)를 차지했다.

<건축학개론> 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2000년대에 들어 트렌드가 바뀌면서 멜로영화는 황혼화되었다”며 “멜로영화 감성이 있는, 중년에 진입한 90년대 학번을 대상으로 ‘첫사랑’을 잘 다루면 20~30대 여성은 물론 30~40대 남성 관객에게도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흥행 요인에 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추억하게 하면서 그들의 보편적 감성을 건드리면서 관객층이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낯익은, 진부하게 여겨지는 소재여서 잘 다뤄지지 않은 첫사랑과 멜로영화의 희소성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건축학개론> 흥행은 <써니>의 연장선에 있다. <써니>는 1980년대를 다뤄 40~50대 여성관객을, <건축학개론>은 1990년대를 다뤄 30~40대 남성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건축학개론>을 통해 ‘추억코드’ 활용이 90년대까지 확충됐다. <기억의 습작> <신 인류의 사랑> <칵테일 사랑> 등 90년대 가요를 비롯해, 삐삐·CD플레이어·공중전화·필름 카메라 등 어느새 잊혀졌거나 사라지는 것들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극대화했다. 앞으로 1990년대 소재 영화 제작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축학개론> 수강 관객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주목된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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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월’(하정우)은 소설가다. 연애다운 연애 한 번 못해본 노총각이다.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갔던 ‘희진’(공효진)은 이혼녀다. 영화사에 근무하는 그녀는 대학생 때부터 사진 촬영을 즐겨 왔다. 매너리즘에 빠진 구주월은 그 돌파구를 완벽한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하는 것에서 찾는다. 독일 출장길에 만난 희진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희진의 누드모델이 되는 등 주월은 갖은 방법으로 희진의 마음을 얻는다. 마침내 희진과 잠자리를 갖게 되는데 그 순간부터 열정이 식어간다.


하정우·공효진의 <러브픽션>이 인기다.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이날 16만3382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6만3382명은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최고 오프닝 성적(2004년 이후 기준)이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 최고 흥행작인 <미녀는 괴로워>(661만9468명)는 2006년 12월 14일 개봉, 11만3530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개봉한 날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은 <러브픽션>과 <미녀는 괴로워>를 포함해 총 일곱 편이다. <위험한 상견례>(259만5625명) <광식이 동생 광태>(243만200명) <달콤, 살벌한 연인>(228만6745명) <쩨쩨한 로맨스>(2080574명) <청춘만화>(206만6354명) 등이다. <위험한 상견례>(개봉 2011년 3월 31일)는 6만4842명, <광식이 동생 광태>(〃 2005년 11월 23일)는 10만4745명, <달콤, 살벌한 연인>(〃 2006년 4월 6일)은 6만6776명, <쩨쩨한 로맨스>(〃 2010년 12월 1일)는 5만2709명, <청춘만화>(〃 2006년 3월 23일)는 9만6086명이 감상했다.


<러브픽션> 개봉일 성적은 최민식·하정우 주연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16만4680명)에 이어 올해 개봉작 가운데 2위이다. 두 영화에서 모두 주연을 맡은 하정우는 29일 박스오피스 1·2위를 동시에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러브픽션>은 개봉 이튿날인 3월 1일에는 26만9299명이 관람했다. 2위를 차지한 <디스 민즈 워>(8만7472명)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이날 관객 수는 한국영화 역대 삼일절 박스오피스 2위이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①추격자(2008년·토요일·27만442명·개봉 2월14일) ②러브픽션(2012·목·26만9299명·2월29일) ③의형제(2010·월·19만9430·2월4일) ④음란서생(2006·수·19만1304명·개봉 2월23일) ⑤블랙스완(2011·화·13만7059명·2월24일) ⑥워낭소리(2009·일·13만3675명·1월15일) ⑦말아톤(2005·화·12만3823명·1월27일) ⑧1번가의 기적(2007·목·12만2928명·2월14일) ⑨태극기 휘날리며(2004·7만4699명·2월5일).


<러브픽션>은 또 개봉 5일 만인 3월 4일에 100만명을 돌파(101만3728명)했다. 이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최단기간 100만 돌파이다. <미녀는 괴로워>보다 하루가 빠르다. <시라노;연애조작단>보다 나흘, <오싹한 연애>보다 닷새가 빠르다. <미녀는 괴로워>는 6일째인 19일(107만8606명), <시라노;연애조작단)은 9일째인 24일(104만4182명), <오싹한 연애>는 10일째인 10일(119만1770명)에 돌파했다.

<러브픽션>은 관객들에게 ‘겨털 블록버스터’ 등으로 손꼽힌다. “불타는 화산 속에도 뛰어들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던 주월이 희진의 겨드랑이의 털에 기겁을 하고 이후 과거사에 관한 소문에 연연하는 등 열정이 식어버리는 데 기인한다.


<러브픽션>은 이처럼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 구분된다. 달뜨는 사랑의 행로에 켜지는 첫 빨간불을 겨드랑이의 털로 삼은 것을 비롯해 남자들의 연애심리를 꼬집으면서 공감을 자아낸다. 두 남녀 사이에 제3자 등이 개입하지 않고, 엎치락뒤치락 끝에 해피엔딩으로 귀결되지 않는 점도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 대척되는 특징이다. 두 남녀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사그러들기까지 과정을 판타지를 걷어내고 신선하게 버무려 낸 것이다.


<러브픽션>은 로맨스와 코미디를 접목한, 로맨틱 코미디로 분류되는 영화 가운데 2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영화는 다음과 같다.

①미녀는 괴로워(661만9468명) ②엽기적이 그녀(488만2495명) ③오싹한 연애(300만6131명) ④시라노;연애대작전(273만1828명) ⑤위험한 상견례(259만5625명) ⑥광식이 동생 광태(243만200명) ⑦작업의 정석(234만2232명) ⑧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33만9410명) ⑨달콤,살벌한 연인(228만6745명) ⑩위대한 유산(225만1491명) ⑪싱글즈(220만3042명) ⑫쩨쩨한 로맨스(2080574명) ⑬청춘만화(206만6354명).


관람등급별로 ‘12세 관람가’ 작품이 6편으로 가장 많다. <미녀는 괴로워> <오싹한 연애> <시라노;연애조작단> <위험한 상견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청춘만화> 등이다. ‘15세’는 <엽기적이 그녀> <광식이 동생 광태> <작업의 정석> <위대한 유산> <싱글즈> 등 5편이다. ‘청소년 관람불가’는 <달콤, 살벌한 연인>과 <쩨쩨한 로맨스> 등 2편이다.


감독 중에는 김현석 감독이 <시라노;연애조작단>과 <광식이 동생 광태> 등 두 편을 연출했다. 배우 가운데에서는 손예진이 <오싹한 연애> <작업의 정석>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 세 편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최강희는 <달콤, 살벌한 연인>과 <쩨쩨한 로맨스> 등 각각 두 편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했다.


<러브픽션>은 12일 현재 150만1493명이 관람했다. 이 영화 배급사(NEW)는 지난 8일 “개봉 8일 만인 7일 밤 10시에 손익분기점인 120만 관객을 넘겼다”고 밝혔다. <러브픽션>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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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화 감독 회고전’이 오는 22일까지 열린다. 상암동 DMC단지 내 시네마테크 KOFA 1관(한국영상자료원 지하 1층)에서 ‘한국 액션영화 대부’로 손꼽히는 정창화 감독(82)의 대표작 12편을 상영한다.

상영작 12편은 <노다지>(1961) <장희빈>(1961) <사르빈 강에 노을이 진다>(1965) <예라이샹>(1966) <위험한 청춘>(1966) <황혼의 검객>(1967) <나그네 검객 황금>(1968) <천면마녀>(1969) <아랑곡의 혈투>(1970) <7인의 협객>(1971) <래여풍>(1971) <죽음의 다섯 손가락>(1972) 등이다. 12편 모두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참조 시네마테크KOFA 홈페이지(www.koreafilm.or.kr/cinema). 문의 (02)3153-2076~77.

12편 중 <죽음의 다섯 손가락>은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 따르면 한국의 안양필름과 홍콩의 쇼브라더스가 합작했다. 1972년 5월 26일 홍콩에서 <천하제일권>(영문명 KING BOXER)으로 먼저 개봉됐다. 한국에서는 같은 해 12월 2일에 <鐵人>(철인)으로 개봉, 스카라 극장에서 6만263명이 감상했다. 73년 3월 21일 미국에서 <FIVE FINGERS OF DEATH)로 개봉,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5주 동안 박스오피스 5위권에 머물렀다. 미국에서 이 시기의 개봉영화는 <대부>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이었다.


자료출처/네이버

정창화 감독은 훗날 한국영상자료원 측에 “<철인>은 내 영화가 아니다”면서 “(감독명에서) 내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KMDb에 <철인>은 감독 이름이 없다. 한국영화고 극영화며, 러닝타임 85분에 중학생 관람가 작품으로 기록돼 있다. 반면 미국의 IMDb에는 홍콩영화고, 액션·드라마·로맨스며, 러닝타임이 104분이고, 관람등급은 R(17세 미만 부모나 성인 보호자 동반 요망)이다.

KMDb에 따르면 정창화 감독은 해방 이듬해 최인규 감독의 <자유만세>를 보고 감명을 받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최인규 감독 밑에서 영화연출 수업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운이 따랐는지 부친과 최 감독의 형이 친분이 있어 그분의 소개로 최인규 감독을 만나 연출수업을 받았다.

정창화 감독은 1950년대와 60년대 초까지 한국 장르영화를 주도했다. 데뷔작은 <최후의 유혹>(1953)이고 마지막 작품은 <파계>(1977)다. 총 51편을 연출했다. 51편 중 <유혹의 거리>(1954)는 제작, <대지여 말해다오>(1962) <래여풍>(1972) <흑야괴객>(1973) 등은 각본도 썼다. 임권택·강대진·정진우 감독 등이 정 감독에게 연출 수업을 받았다. 감독 일선에서 물러난 뒤 <어느 여대생의 고백>(1979)을 비롯해 <수렁에서 건진 내딸2>(1986)까지 29편을 제작했다.

정창화 감독은 액션영화뿐만 아니라 멜로·사극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고 노력했다. 액션영화에도 잔인한 장면을 피하고 철학이 담긴 따뜻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50년대 한국영화의 많은 대사와 느린 템포를 탈피하고자 액션영화에 전념했다. 이 장르를 통해 현실에서는 이룰 수없는 어른들의 꿈을 그리고자 했다.

정창화 감독은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햇빛 쏟아지는 벌판>(1960)을 꼽았다. 미국의 대형영화들이 영화계를 석권할 때 우리 관객들을 모으기 위해 정 감독은 중국벌판을 무대로 한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지평선>(1961)과 같은 대륙영화를 만들었다. 홍콩에서 <아랑곡>(한국제목-아랑곡의 혈투>이란 무협영화를 만들었는데 당시 홍콩은 장철·호금전 등의 무협영화가 각광받았다. <아랑곡>은 이방인인 한국 사람도 무협영화를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

정창화 감독은 이 때부터 무협과 현대 액션영화 장르에 정진했다. 그는 <죽음의 다섯 손가락>에 대해 “그간 정립한 연출력의 정점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면서 “나름대로 색다른 영화를 만들어보고자 중국역사서를 뒤져 신비한 이야기를 찾아 자료를 구해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정창화 감독은 영화 속 명소로 <사르빈강에 노을이 지다>의 밀림지대를 꼽았다. 이 장면 촬영은 버마 로케이션을 필요로 했지만 당시 제작여건은 이것을 허용하지 않아 광릉에 열대수를 심어 밀림지대를 재현했다. 또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자비를 들여 인천 월미도 옆 무인도에서 촬영했다. <장희빈>에서 귀향가는 행렬은 잠실에서 촬영했다. 당시 잠실은 아무 것도 없는 벌판이었다. <햇빛 쏟아지는 벌판>(1960)의 중국거리를 재현한 오픈세트는 돈암동에 지어서 촬영했다.

1960년대 후반 홍콩으로 건너가 70년대 후반에 은퇴했고, 미국에서 거주하는 등 오랜 공백기를 가진 정 감독은 소수의 팬들에게 한국 액션영화의 거장 혹은 전설로 회자됐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2002년 영국의 영화비평지 ‘사이트 앤 사운드’를 통해 <죽음의 다섯 손가락>을 ‘세계영화사 걸작 베스트 10’ 가운데 한 편으로 손꼽으면서 다시 주목을 끌었다. 2003년 10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회고전을 갖고 핸드프린팅에 초대했으며, 2003년 11월 홍콩영상자료원과 2004년 6~7월 필름페스티발 ‘파리시네마’가 회고전을 갖고, 2005년 칸국제영화제가 클래식 부문에 <죽음의 다섯 손가락>을 초청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정창화 감독은 이와 관련해 “난 한국영화 초창기의 척박한 터전에서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모색한 한국 영화감독이었지만 늘 이방인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준 또 다른 이방인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51편의 연출작 중 한국영상자료원에 필름이 보존돼 있는 작품은 19편에 불과하다. 자긍심 부재, 자료 결핍…. 한국영화계의 일면이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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