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30)이 재난영화 <타워>(감독 김지훈)로 주목받고 있다. 개봉 7일 만에 200만, 12일 만에 300만, 18일 만에 4백만 명이 넘는 관객이 봤다. 흥행속도(400만 돌파 기준)로 보면 1000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보다 이틀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700만 명이 넘게  본 <늑대소년>과 같다. <타워>는 손예진이 데뷔한 지 13년 만에 처음으로 출연한 블록버스터다. <타워>의 홍일점 손예진에게 재난영화 촬영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

 

 

손예진이 <타워>에서 맡은 인물은 ‘서윤희’다. 108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의 푸드몰 매니저다. 눈부신 미모와 미소로 푸드몰 식구는 물론 주변 사람들도 살갑게 챙기던 그녀는 타워스카이가 최악의 화염에 휩싸인 뒤 더욱 빛난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아름다운 여인상을 보여준다. 구출되어야 하는 객체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면서 구출에 나서는 주체로서의 감동도 자아낸다. “투혼이 느껴진다. 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라 연기에 있어서도 완전 프로다!” 등의 찬사를 받고 있다.

 

-물·불과의 촬영이 어땠는지.
“모두들 힘들었다. 뛰고 넘어지고 휩쓸리고…. 뜨거운 열기와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연기·먼지에 시달리고. 다른 분들이 워낙 힘든 촬영이 많아서 나는 상대적으로 덜 힘들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불보다 물이 더 힘들고 무서웠다. 어마어마한 양으로 쏟아지는 강력한 물줄기에 휩쓸리며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애쓰고, 매우 추운 날씨에 납덩이를 들고 수조 세트에서 잠수도 해야 했다. 정말 힘들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촬영장 가는 게 소풍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선배·오빠들이 항상 챙겨주고, 이쁨 많이 받고,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에서 위험한 상황도 즐겁게 찍었다. 그런 현장은 처음이었다. 재난영화여서 그런 점이 없지 않았겠지만 의리와 동지애 같은 걸 느꼈다. 정말 감사하고 뭉클한 적이 많았다. 자연히 현장 가는 게 소풍가는 것처럼 설레곤 했다. 촬영이 끝날 때에는 너무 아쉬워서 주변에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하지 않으려 했다고 들었다.
“시나리오는 좋았지만 굳이 내가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캐릭터의 깊이보다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죽느냐 사느냐가 관건인 영화였다. <오싹한 연애> 찍을 때 제안받았다. 감독님이 <오싹한 연애> 현장에 자주 오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겠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타워>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들려줘 정말 흔쾌히 결정했다.”

-블록버스터 출연은 처음이다.
“데뷔한 지 13년 만이다. 개인적으로 블록버스터에 욕심이 없었다. 언젠가는 자연스레 하게 되려니 했는데 <타워>로 연을 맺었다. 두 남녀 주인공으로서 오롯이 책임을 져야 하는 데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주변 도움을 받으면서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영화 속에 내가 어떻게 자리하는지 궁금했다.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궁금했고, 여러 배우들과 작업하는 데 대한 호기심도 발동했다.”

 

-서윤희 캐릭터는 어땠나.
“마음이 따뜻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다들 포기하려는 순간에 좋은 에너지를 전한다. ‘실제로도 내가 과연 이럴 수 있을까?’라고 물었을 때 ‘그럴 것 같다’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하지만 자칫 교과서적인, 전형적인 인물로 비쳐질 수 있는 캐릭터여서 그 점을 경계했다. 아이와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고, 차분하게 인도하는 인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설경구·김상경과의 작업이 어땠는지.
“친동생처럼 편하게 대해줬다. 경구 선배는 언니(송윤아) 보러 집에 놀러 갈만큼 편하고 친분이 있지만 작품을 하는 건 처음이다. 연인 관계로 나오는 상경 선배는 친분이 거의 없었는데 촬영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도맡아 줬다. 정말 감사했다. 김인권·도지환 등 함께 하는 게 처음인 배우들이 많았다. 박철민 선배는 <오싹한 연애>, 정인기 선배는 <무방비도시>에서 함께 한 적이 있다.”

-화물 엘리베이터로 탈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 장면을 찍으면서 죽음의 공포도 처음으로 느꼈다. 밀폐된 공간에서 극한의 공포를 느끼는 걸 상상하고 최면도 걸면서 연기를 했다. 18시간을 찍으면서 에너지 소모가 컸다. 9·11 테러, 대구지하철 참사,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처럼 실제로 이런 일이 내게 느닷없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먹먹해지고 머리끝이 주뼛 서면서 오싹해지는 걸 느꼈다. 대형참사에 대해 남 얘기로 여겼고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촬영하면서 참혹함과 고통을 절감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고 ‘컷’ 소리를 들은 뒤에도 눈물이 계속 났다.”

-의상이 단벌이다.
“이야기가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 동안에 벌어진 일이다. 촬영기간 내내 흰색 정장 한 벌만 입고 나온다. 세탁을 하고, 앞서 찍은 장면과의 연결을 위해 다시 더럽게 만든 뒤에 입고 촬영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세탁소 아저씨가 ‘이 옷을 입고 도대체 뭘 하느냐?’고 물은 기억이 난다. 유독 가스를 많이 마셔 잠시 바람을 쐬러 나왔을 때 주민들이 재에 덮인 우리를 보고 실제로 119에 신고를 한 적도 있다.”

-몰래 카메라 사건은 어떻게 발생했나.
“촬영 초반에 내가 하자고 했다. 예전에 화보 촬영 때 간간히 한 적이 있는데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했다. 외계인의 존재를 놓고 설왕설래하다가 편이 나뉘면서 인신공격까지 하는 걸로 설정했고 실제로 실감나게 언쟁을 했다. 김지훈 감독님은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고 예사로 넘기려고 했는데 우리들 연기가 출중해 믿게 되었다고 했다. 더구나 경구 선배가 쓰레기통까지 던지면서 내게 화를 내고 나도 지지 않으려고 하자 <타워> 촬영은 오늘로 끝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하더라. 감독을 감쪽같이 속일 정도로 팀워크가 대단했다. 이 팀워크로 촬영을 마쳤다.”

-보충 촬영도 길게 했다.
드라마 부문 보완을 위해 보충 촬영을 했다. 관객의 가슴을 쥐락펴락 하는 드라마, 화려한 볼거리, 빠른 전개…. 이 모두를 만족시켜 주는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타워>는 블록버스터로서 볼거리는 물론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희노애락이 담겨 있다. 가족·연인·이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잘 되고 있지만 더 잘 되었으면 한다.”

 

손예진은 <타워> 이후 <공범>(감독 국동석) 촬영을 마쳤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엄청난 비밀을 감춘 범죄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게 된 딸이 진실 추적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손예진의 13번째 영화다. 손예진은 “여러 작품을 하는 것보다 좋은 영화에서 완벽하게 책임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며칠 뒤면 만 30살이 되는 손예진은 “우리 모두에게 한층 따뜻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하게 보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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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쓴 <마당을 나온 암탉>이 30일 중국에서 개봉됐다. 28~29일 교민 대상 시사회를 가진 데 이어 중국 전역 3000여 개 극장에서 관객 몰이에 나섰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의석) 국제사업센터에 따르면 영진위 중국 북경사무소(소장 김필정)는 이에 앞서 중국 측 배급사인 차이나필름과 협의, 기자회견과 시사회를 비롯한 전방위 홍보 지원에 나섰다. 중국판 트위터라 할 수 있는 SNS서비스인 웨이보 등을 통해 5000여 명의 팔로워들에게 개봉 소식을 알리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오성윤 감독이 이은 명필름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등과 함께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번 개봉은 특히 한국영화 최초로 한국어 더빙으로 중국지역에 개봉돼 주목된다. 중국에 외국영화가 상영되기 위해서는 중국어 더빙이 필수적인데 <마당을 나온 암탉>은 북경의 교민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어 버전을 개봉하기로 협의를 완료했다.


현재 북경 내 한국인은 1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써 중국의 관객들도 문소리ㆍ최민식유승호ㆍ박철민의 목소리로 더빙돼 화제를 모은 한국어 버전을 관람 할 수 있게 됐다.

                             시사회에 참석한 관객들이 <마당을 나온 암탉>을 감상하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당초 한국과 동시에 개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경절 연휴가 있는 10월초가 흥행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개봉 일을 옮겼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올 추석 연휴 국내에서 가족관객을 대상으로 큰 호응(29일 현재 217만9476명, 누적매출액 145억2675만4500원)을 얻은 것처럼 국경절 연휴에 중국의 가족관객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중국에서 개봉된 한국영화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두 번째이다. 지난 16일 <아저씨>가
중국 3,000여개 극장에서 개봉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개봉 첫 주에 16만8818명(매출액 약 510만 위안)이 관람,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2주차에는 박스오피스 10위(매출액 약 130만 위안)에 오르면서 누적관객 34만6965명을 기록했다. 

영진위 국제사업센터 측은 "아주 대박이라고 할 수 있을 성적은 아니지만 불법복제판 보급, 비교적 작았던 홍보 규모 등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성적으로 평가된다"고 풀이했다. "평가가 좋기 때문에 향후 롱런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업센터 측은 이와 관련, "극장 수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8500여 극장 중 3000 극장에서 개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1000~2000여 극장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런데 중국은 상영회차로 통계를 매긴다. <아저씨>는 첫 주말 상영회차가 1만1089회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 번째 주 상영회차 자료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3000여 개로 알려져 있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정확한 데이터를 알 수 있다.

근래 중국에서 개봉된 한국영화 중 흥행 성적이 뛰어난 세 영화는 다음과 같다. <디워>(2008)-2960만 위안, <7급 공무원>(2010)-1850만 위안, <과속스캔들>(2009) 1362만 위안 등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국내에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완성도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극찬을 받았다. 중국 관객들에게는 얼마나 통할 수 있을는지, 나아가 중국 바람에 힘입어 국내에서 다시 상영될 수 있을는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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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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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은 심재명 대표의 서른 번째 작품이자 첫 애니메이션이다. 오성윤 감독의 첫 번째 장편이다. 심 대표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고, 오 감독은 ‘마당을 나온 수탉’이라고 할 수 있다. 협업은 하늘의 계시가 있은 듯 운명적으로 이뤄졌다.

 


-원작을 언제 읽었나요.
“2000년 초판이 나오기 전이에요. 오돌또기 멤버였던 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복사물을 보여주더군요-2005년에 이하나 PD 소개로 읽었어요.”

-5년 차이가 나는데요.

“다른 프로젝트를 3년쯤 진행했는데 엎어졌어요. 그런 뒤 <…암탉>을 다시 잡았죠. 2004년 영화진흥위원회 ‘초기개발 프로젝트’로 작업하고 있었는데 그때 이 PD가 오돌또기에 왔다가 우리가 <…암탉>을 하는 걸 알게 됐죠-당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찾고 있었어요. 초등학교 4학년인 딸과 함께 애니메이션 보는 게 큰 즐거움이었는데 외국 작품만 접하게 되면서 딸에게 엄마가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이 PD 소개로 <…암탉>을 읽은 뒤 곧장 제안했죠. 같이 하자고.”

-제안받고 어땠나요.

“기획 초기부터 투자·배급 등을 고려, 충무로 영화사와 손을 잡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족영화를 많이 만든 명필름이 0순위였는데 먼저 제안을 해와 저로서는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느낌이었어요-명필름도 마찬가지였죠. 하고 싶은 작품을 이미 준비해온 최고의 감독 및 전문 제작사와 함께하게 됐으니까-천생연분인 셈이죠. 암탉 ‘잎싹’을 품고 있는 엄마 오돌또기와 그 아이를 함께 잘 키워보자는 아빠 명필름이 운명적으로 만났으니까(웃음).”


-원작 판권 계약은.
“저희는 황선미 작가와 양해각서만 체결했어요. 졸라서 어렵게 받았죠. ‘초기개발 프로젝트‘를 신청하려면 그게 있어야 했거든요-1년  넘게 걸렸어요. 3D로 하자는 데 등 관심을 보인 곳이 많았거든요. 한 방송국에선 장편 스페셜을 기획하고 있었고. 그런 게 정리돼야 해 생각보다 오래 걸렸어요.”

시나리오 작업도 오래 걸렸다. 2005년 5월에 시작, 2008년 9월에야 최종본을 완료했다. <접속> <안녕, 형아> 등의 김은정 작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가> <화려한 휴가> 등을 쓴 나현 작가가 참여했다.


-프로덕션 과정이 다르지요.

“극영화는 시나리오를 놓고 배우를 캐스팅하면 돼요. 반면 애니메이션은 캐릭터를 만들어야 해요-저랑 감독이랑 작가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제각각 달라 그 점부터 일치를 봐야 했어요.”

이를테면 프리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가졌다. 이후 프리·메인·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을 거쳤다. 메인·포스트 프로덕션에 3년, 총 6년이 걸렸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왼쪽)와 ‘오돌또기’의 오성윤 감독(오른쪽)은
                                                   이번의 ‘아름다운 도전’에 이어 다시 의기투합해 ‘웅대한 비행’을
                                                   일궈낼 계획이다.

-오 감독은 이를테면 6년 만의 전시회네요.
“엄밀하게 말하면 22년 만이에요. 대학(서울대 회화과) 졸업하고 군대 갔다와서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게 1989년인데 2011년에야 첫 장편을 내놨으니. 대중 예술가로서 이건 미덕이 아니라고 봐요. 만들고 대중과 소통하는 걸 자주 가져야 하는데, 그게 꿈인데….”

-충돌한 적은 없었나요

“의견차이는 많았지만 끊임없이 토론, 윈윈할 수 있었어요-계획한 대로, 동영상 콘티(8개월 작업)대로 가자, 완성도를 높이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어요-절제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더러 욕심을 내기는 했죠-공력을 더 들이느라 개봉을 두 번 연기했지만 다행히 잘 마무리됐어요.”


-성공 요인은, 아쉬운 점은.
“원작의 힘을 그림의 힘으로 더 살리려고 했어요. 우포늪·레이싱 장면 등을 통해 동력이 실렸다고 봐요-할리우드·일본 애니메이션이 다루지 못한 주제와 이야기가 공감을 얻었다고 생각해요-여러 여건상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고, 그로 인한 내용·기술적 측면을 보완하지 못한 점이 아쉬워요-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이 보는 것이라는 편견이 강해 오후·밤 시간 상영 스크린이 적었어요. 영화의 힘으로 다소 극복했지만 오후 5시 이후에 더 많은 스크린에서 상영했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거에요.”

-제작비 마련 측면은.

“기대보다 잘 안돼 좀 놀랐어요. 100만부나 팔린 원작에 명필름이 붙어 잘 될 줄 알았거든요-다 좋다면서 흥행 성공작이 없는데 비해 예산이 벅차다는 반응이었어요. 2009년에 다 한 번씩 거절당했고, 1년 뒤 완성물을 들고 다시 접촉했죠-심대표가 고군분투하는 동안 전 알면서도 모른척 했어요. 대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매진했죠.”

총 50억원(순제 30억원)이 들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경기디지털콘텐츠진흥원의 초반 참여, 롯데의 후반 참여가 큰 도움이 됐다.

                                  오성윤 감독이 유승호ㆍ문소리ㆍ최민식ㆍ박철민 등 목소리 연기를 맡은 배우
                                          들과 함께 제작보고회를 마친 뒤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편견과 싸웠어요.” “희망을 그렸어요.”
심재명 대표와 오성윤 감독은 제작기간 중 ‘한국 애니메이션이 되겠느냐’는 부정론에 맞서 배수의 진을 쳐야 했다. <…암탉>이 실패하면 한국 애니는 이제는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위기를 기회로 일궈낸 이들은 “어머니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다”며 미소지었다. 두 영화인은 성공의 의미를 “한국 애니메이션의 희망을 쐈다”는 데 두었다. “창투사의 마인드가 바뀌었고, 콘진의 투자·지원 인식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면서. 흥행·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암탉>은 이제 해외의 마당으로 나간다. 오는 30일 중국 개봉을 필두로 터키·인도네시아 등에서 선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런던한국영화제를 비롯해 밀라노·아메리칸필름마켓 등에도 나간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해외 나들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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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지난 4일 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가운데 200만명 이상이 관람한 작품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처음이다. 6일 현재 201만793명이 관람, 올해 국내외 개봉작 중 흥행 15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영화 가운데에서 9위에 올라 있다.

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7일 현재 121편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120위(이하 영화진흥위원회 기록 기준)다. 애니메이션 가운데 유일하고, ‘전체관람가’ 작품 중에서는 <말아톤>(514만8022명) <집으로…>(419만3826명)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404만4582명) <워낭소리>(292만9713명) <굿모닝 프레지던트>(253만3312명) <맨발의 기봉이>(234만7311명) 등에 이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 이전 최고 흥행작은 디지털 복원판 <로보트 태권V>(2007)였다. 2007년 1월 18일 개봉, 70만5207명(서울 14만3407명)이 감상했다. 2위는 <블루시걸>(1994)로 서울에서 20만2751명(전국 약 50만명 추산)이 관람했다. 3위는 <천년여우 여우비>(2007). 관객수는 서울 10만9866명, 전국 48만2988명이다. 4위는 <돌아온 영웅 홍길동>(1995)으로 서울에서 20만4240명(전국 약 40만명 추산)을 동원했다. 5위는 <아기공룡둘리-얼음별 대모험>(1996). 서울에서 20만4240명(전국 약 35만명 추산)이 봤다.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는 <홍길동>(1967)이다. 신동우 화백이 극본을 쓰고 신동헌 화백이 감독한 이 작품은 소년 조선일보 연재 만화를 영상화했다. 1967년 1월 21일 대한·세기 극장에서 개봉, 8만5천명(이하 서울 관객수·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기준)이 관람했다. 대종상 문화영화작품상을 수상했다. 일본에 수출도 됐다.

당시 주목받은 작품은 강태웅 감독의 <흥부와 놀부>(1967), 박영일 감독의 <손오공>(1968), 용유수 감독의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1971) 등이다. <흥부와 놀부>는 ‘한국 최초의 인형극 동화영화’를 표방한 작품으로 중앙극장에서 상영(개봉일 미기록), 1만6000명이 관람했다. 제5회 청룡영화상 비극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손오공>(일명 선화공주와 손오공)은 1968년 1월 1일 시민회관에서 개봉, 5030명이 봤다. 대종상 문화영화 작품상을 받았다.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는 1971년 1월 7일 시민회관에서 개봉(관객수 미기록)됐다.

이처럼 당시 극장용 애니 제작은 나름 활발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수입 애니가 TV를 통해 방영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1976)가 선보이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로보트 태권V>는 폭발적인 성공을 거뒀다. 1976년 7월 24일 대한·세기극장에서 개봉(관객수 미기록)됐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18만명이 관람했다. 이에 따라 <로보트태권V 제2탄-우주대작전>(76년 12월 13일 개봉, 관객수 미기록) <로보트태권V 제3탄-수중특공대>(77년 7월 20일 개봉, 관객수 미기록) <로보트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78년 7월 26일 세종문화회관 별관 개봉, 관객수 미기록) <슈퍼 태권V>(개봉관·관객수 미기록) <84태권V>(84년 8월 4일 뉴코아·예술 개봉, 2만1583명) <로보트태권V90>(90년 7월 17일 바다·신성·동양아트·신양·우신 개봉, 5399명) <로보트태권V>(2007) 등이 선보였다.

이와 함께 한하림 감독의 <철인 007>(1976), 임정규 감독의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 등도 선보였다. <철인 007>은 1976년 12월 13일 대한·세기극장에서 개봉(관객수 미집계)됐고,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는 1977년 7월 27일 중앙극장에서 개봉, 16만4143명이 감상했다.

극장용 장편 애니는 이후 오랜 침체기를 맞았다. 엄태평·오중일 감독의 <블루시걸>(1994)을 필두로 다시 활기를 띠었다. 성인용 애니를 표방한 <블루시걸>은 명보 등 11개 극장(서울 기준)에서 1994년 11월 5일 개봉, 20만2751명을 동원했다. 이어 신동헌 감독의 <돌아온 홍길동>(1995·20만4240명), 이규형 감독의 <헝그리 베스트5>(1995·1만 8098명), 임경원·김수정 감독의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1996·2만5495명), 김청기 감독의 <의적 임꺽정>(1997·154명), 변강문 감독의 <난중일기>(1997·1831명), 임병석 감독의 <전사 라이안>(1997·6381명) 등이 선보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침체기는 이어졌다. 지난 10여년 간 극장에서 선보인 애니메이션은 <마당을 나온 암탉> 외 총 30편.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2002)가 한국 애니 중 최초로 제24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최우수 장편 그랑프리를 수상, 화제를 낳았지만 흥행에서는 5만4404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거액의 제작비를 들인 권재웅 감독의 <엘리시움>(2003·이하 전국 4400명), 김문성 감독의 <원더풀 데이즈>(2003·22만4000명)도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극장용 성인용 애니를 표방한 <아치와 씨팍>(2006·10만7154명)도 고배를 마셨다. 2007년에는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태권V>, 이성강 감독의 <천년여우 여우비>, 임아론 감독의 <빼꼼의 머그잔 여행>(13만5261명) 등이 주목받았지만 초대형 베스트셀러 만화가 원작인 윤영기 감독의 <마법천자문>(2010·12만
1572명)은 고배를 들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00년 5월 초판 발행 이후 100만부 넘게 팔린 황선미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초등학교 5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으로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 ‘잎싹’의 모험을 그렸다. 꿈을 향한 도전과 종(種)을 뛰어넘는 위대한 사랑을 담았다. 잎싹의 마지막 결행은 디즈니·픽사·드림웍스·지브리 스튜디오 등이 선보인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국내 최초로 실사영화 명가(명필름)와 애니 전문제작사(오돌또기)가 6년간 공을 들인, 문소리ㆍ유승호ㆍ박철민ㆍ최민식 등이 목소리 배우로 참여한, 선녹음-후작화-본녹음 등 선진 시스템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앞으로 얼마나 더 주목받을는지 기대된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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