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곽지민(27)이 다시 뛴다. 6일 개봉하는 영화 <웨딩스캔들>(감독 신동엽)에서 언니와 동생, 두 배역을 소화했다. 곽지민은 2004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사마리아>(감독 김기덕)의 여고생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에는 남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어느덧 데뷔 9년차. 곽지민의 오늘과 어제, 그리고 내일의 꿈을 들여다봤다.

 

<웨딩스캔들>은 동생 ‘정은’(곽지민)이 위장결혼 혐의로 체포된 언니 ‘소은’(곽지민) 구출작전을 담았다. 언니와 동생은 옌볜에서 온 쌍둥이 자매다. 동생이 서류상 형부인 ‘기석’(김민준)을 만나 부부 증명 자료를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확실한 증거 자료가 될만한, 베드신을 찍는 데에서 절정을 이룬다.

-시나리오는 언제 봤나.
“4월 중순에요. 콘셉트가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이고, 여고생인 아닌 제 나이 대 역할이고, 나아가 1인 2역이라는 점이 좋았어요.”

-노 개런티라고 했다.
“저뿐 아니라 김민준 선배 등 출연진과 스태프 모두 노 개런티에요. ‘독립영화’로 완성하자는 기획의도와 제작방식에 동참한 거예요. 영화를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언제부터 얼마나 찍었는지.
“5월 초부터 중순까지 9회 차 촬영을 했어요. 원래는 8회 차인데 달리는 장면 찍으면서 제 다리 근육이 부분 파열되는 바람에 한 회 더 찍은 거에요. 지하철·버스·모텔 등 장소이동이 많았는데 기적적으로 찍었고, 개봉도 전격적으로 이뤄졌어요. 유명 국제영화제를 다녀온 뒤에 가능할 거라고 봤는데 후반작업 때 재미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후속 투자를 받은 거예요.”

-두 인물을 해냈다.
“배우에게 1인 2역은 기회이자 도전이죠. 발음이 또박또박한 편인데 옌볜 사투리를 해야 해, 캐스팅이 안 될까봐 걱정했어요. 다행히 기회가 주어졌고 성공적으로 해내 기뻐요. ”

-사투리는 누구에게 배웠나.
“교포 친구에게 배웠어요. 감독님이 자매의 억양·음색 차이가 살짝 드러나는 정도로 하자고 한 점, 과장된 억양이 자칫 비하하는 느낌을 줘 옌볜 분들이 상처를 입기도 하는 점 등을 감안했어요. 동생이 언니를 면회할 때에는 주변에서 못 알아듣도록 할 것 같아 중국말로 했어요. 친구에게 빠르게, 좀 느리게, 두 가지 템포로 배웠죠. 촬영 당시 잘 안돼 애를 먹었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하는 기회를 얻은 끝에 해냈어요.”

 

 

-어릴 때부터 꿈이 아나운서라고 했다.
“공부를 꽤 했어요. 신문방송학과를 거쳐 아나운서가 되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진로상담 중 선생님이 ‘얼굴이 친근감을 주는 이미지가 아니다’며 반대하셨어요. 굉장히 단호하게. 속상해서 친한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는데 친구도 선생님 말씀에 동의하는 거에요. 그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런 뒤 아기 때 광고모델을 했고, 아르바이트로 보조출연을 한 게 생각나 엄마한테 ‘배우할까?’ 했죠. 선생님과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고. 그런데 엄마가 한 마디로 안 된대요. 당시 제가 좀 통통했거든요. 약이 올라 한 달 만에 12㎏을 뺐고, 그러자 연기학원에 보내주셨어요.”

보조출연은 용돈 벌이 삼아 했다. 영화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2003), 드라마 <내 인생의 콩깍지>(2003) 등에 출연했다. <서프라이즈> <좋은 아침> 등의 재현 코너에서 검댕이 분장을 하고 지하철역에 누워 있는 역할도 했다. <여고괴담>의 경우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몇 차례 더 출연, 엔드 크레딧에 무용반 후배로 이름을 올렸다.

-<사마리아>의 여주인공으로 데뷔했다.
“학원에 난 오디션 공고를 보고 또래들과 함께 응모했어요. ‘19금’ 영화, 김기덕 감독이 누구인지 등 아무 것도 모른 채. 다음 날, 그 다음 날…. 총 다섯 번을 보고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1주일 뒤에 촬영에 들어갔고.”

<사마리아>는 원조교제를 하는 두 여고생과 한 여고생의 아버지인 형사를 주인공으로 용서와 화해, 원죄와 구원을 담았다. 곽지민은 시나리오를 읽고 김 감독에게 못하겠다고 했다. 노출, 원조교제 등이 마음에 걸려. ‘노출은 최소화하고 시나리오도 대폭 바꾸겠다’는 김 감독의 말에 마음을 바꿨다.

-<사마리아>는 얼마나 찍었는지.
“보름 동안 10회차예요. 잠 안 자고,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찍느라 촬영을 마쳤을 때 7㎏쯤 빠졌어요. 그때 정말 힘들었죠. 소재, 포스터 등으로 인해 학교에서 당장 그만두라는 말도 들었거든요. 베드신이 없고, 노출도 친구 목욕시켜 줄 때 뒷모습만 나오고, 결코 야한 영화가 아닌데 그렇게 알려진 게 오해를 낳은 거예요.”

-베를린에서는 어땠나.
“베를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게 제가 아시아 최연소라고 했어요. 엄청난 카메라 플래시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줄리 델피 등 유명하신 분들과 악수를 했는데 그 분들이 얼마나 유명하신 분인지 엄마가 얘기해줘서 알았어요. 엄마는 한때 배우가 꿈이었고 영화광이셨어요. 배우가 된 뒤에 보라고 권유받은 영화들이 많았는데 예전에 엄마랑 다 본 영화였어요.”

-이후 활약이 미미했다.
“여고생 역할이 많았어요. 대학(중앙대 연극영화과)을 졸업했고 만으로 스물일곱 살인데 최근작인 <유령>에서도 교복을 입었으니까.”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방송된 SBS 수목 드라마 <유령>에 곽지민은 사이버 수사대 얼짱 경찰 ‘유강미’(이연희)의 고교시절 친구 ‘권은설’로 출연했다. <사마리아> 이후 드라마 <반올림#> <사랑을 할꺼야> <프라하의 연인> <소녀×소녀> <다세포소녀> <메리 대구 공방전> <아이 엠 샘> 등에서 교복을 입었다. <메리 대구 공방전>에는 중학생으로 출연했다. 실제 나이에 해당하는 배역은 영화 <청춘 그루브>(2010)와 <링크>(2011) 등에 불과하다. 인기리에 방송된 몇몇 드라마의 가상 캐스팅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는데 결국 탈락, 변신의 기회를 잡지 못 했다. 유명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한 작품의 경우 감독이 배급사의 반대에 뜻을 굽히는 바람에 여주인공을 놓쳤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내는 배우요. 얌전한 규수와 남장 무사 등 극과 극을 오가는 역할이 탐나요. 일본영화 <호타루의 빛>에서 유래한 ‘건어물녀’ 같은, 커리어우먼과 그렇지 않은 면면을 지닌 인물도 하고 싶고….”

<사마리아> 이미지가 강한 데에다 동안(童顔)이어서 여고생 역할을 많이 한 곽지민은 “한때는 <사마리아>를 지우고 싶고 얼굴이 동안인 것도 싫었다”고 했다. “지금은 둘 다 자랑스럽고 앞으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여긴다”며 “평생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살고 싶다”고 기원했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봉만대 감독(42)은 ‘에로영화 거장’ 혹은 ‘작가주의 에로감독’으로 손꼽힌다. <이천년> <연어> <아파바> <딴따라> 등 열다섯 편의 에로 비디오로 각광받은 뒤 극장 개봉작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2003)을 선보였다. 이어 공포영화 <신데렐라>(2006), 케이블TV 드라마 <동상이몽>(2005) <TV방자전>(2011) 등을 만들었다. 12일 ‘에로틱 불량 코미디’라고 명명한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를 내놓는다.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이하 맛섹사)에서 두 남녀는 둘만의 공간에서 서로의 몸을 탐닉한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이하 섹거비)에서 두 남녀는 카메라 앞에서 몸을 섞는다. ‘리허설이니까 살살하자’고 하고, 카메라를 든 감독의 ‘실제로 해보라’는 주문에 응하기도 한다. <맛섹사>의 베드신은 에로티시즘, <섹거비>의 정사신은 포르노그라피에 가깝다.

■“베드신 포인트는 배우와 관객의 정서 공유”
‘내숭떠는 대한민국 선남선녀를 향한 뻔뻔하고 발칙한 알몸 연애담’. <맛섹사>의 헤드카피다. 봉만대 감독은 <맛섹사> 연출 당시 데뷔작이 아니라 열여섯 번째 영화라고 했다. 전작의 연출 경험과 노하우, 자부심을 살려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양지로 도약하려고 했다. 그 과정은 지난했다. 2002년 봄부터 준비, 가을에 촬영에 들어갔지만 이듬해 초여름에야 개봉할 수 있었다.

시작은 좋았다. 제작비 예산이 8억원. 1000~2000만원으로 4박 5일 동안 90분짜리 한 편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됐다. 오디션을 통해 뽑은 배우들도 흡족했다. 노출과 체위에 대한 이해와 공감, 열정과 연기력이 돋보였다. 옷은 잘 벗지만 연기가 안 되는 예전 배우들이 아니었다.

 

그런데 에로 비디오와 극장용 상업영화는 달랐다. 100m 단거리와 42.195㎞ 마라톤의 차이처럼 그 간극은 현격했다. 비디오는 약속한 기일에 맞추는 게 우선, 현장 여건에 따라 촬영하는 게 자유로웠다. 반면 상업영화는 시나리오대로 완성도를 담보해내야 했다. 예전에는 대여섯 명을 이끌고 혼자 내달리면 됐지만 이번에는 50여명의 출연·제작진과 호흡을 맞춰가는 게 중요했다.

이 와중에 제작사의 투자 유치가 차질을 빚어지면서 촬영이 중단되고 말았다. 제작자가 백방으로 뛰는 동안 봉 감독은 출연·제작진 회의를 계속 가졌다. 하나 둘 불참하면서 나중에는 한 명도 오지 않게 되자 봉 감독은 최악의 경우에도 대비했다. 남은 촬영을 최소화해 영화를 완성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했다. 여관방에서 혼자 골몰하면서 너무나 외로워 메모지에다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끄적이기도 했다.

중단 기간이 3개월을 넘기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촬영감독 등이 <맛섹사> 이후에 하기로 한 작품 때문에 현장을 떠나야 했다. 광고를 하던 시절에 만나 의기투합했던 그들을 위해 봉 감독은 돌아올 때까지 자리를 비워두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봉 감독은 촬영이 재개된 뒤 직접 카메라를 잡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 개봉을 앞두었을 때에는 제목에서 ‘섹스’를 빼야 하는 문제에 시달렸다. 포스터 문구도 ‘유해광고선전물’이라는 이유로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에서 반려됐다. 네티즌 참여 홍보 이벤트를 펼칠 때에는 <맛있는 XY, 그리고 사랑>으로 바꾸는 소동을 빚었다. 시내에 붙인 포스터가 찢기고 지하철역에 붙인 건 시민들 항의로 떼어야 하는 일이 잇따랐다.

 

<맛섹사>는 2003년 6월 27일 개봉, ‘극장 에로영화의 새 지평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전국에서 22만3000명(한국영화연감 기준)이 관람하는 데 그쳤지만 요즘도 수익을 내고 있다. 봉 감독은 개봉한 지 1년이 지난 뒤에 한 포장마차에서 여섯 번을 봤다는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며 요즘도 잘 봤다는 말을 듣는다고 했다.

“말로 하는 사랑보다 몸으로 느끼는 사랑이 더 솔직하죠. 에로영화는 섹스로 눈길을 끌면서 스토리로 공감을 얻어야 해요. 섹스신도 정서를 자아내지 못하면 죽은 장면이에요. 섹스하는 사람의 정서를 보는 사람들이 공유해야 살아있는 장면이 돼요. 에로와 애로의 조화를 꾀하는 게 관건이죠.”


■“남녀가 손잡고 볼 수 있는 에로영화 만들겠다”
봉 감독은 배우 지망생이었다. 열여덟 살 때 진주 개천예술제에서 <방황하는 별들>로 연기상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우를 포기한 뒤에는 연출부에서 활동했다. <돌아온 손오공> <영웅 후레쉬> <휘파람 부는 여자> <언더 그라운드> 등에서 조감독을 맡았다.

 

감독 데뷔는 1999년 한·일 합작 에로 비디오 <테크니컬 파울>(일본 제목, 도쿄 섹스피아)로 했다. <이천년> <연어> <아파바> <모모> <스파링 파트너> <귀공녀> <딴따라> <터치> <디지털 비디오> 등을 연출, 선풍을 일으켰다. 이름만 보고 선택하게 하는, 영화과 학생들이 찾는 감독으로 주목받으면서 팬카페 ‘애로(愛路) 감독 마니아존’도 만들여졌다.

봉 감독은 여느 감독과 달리 별다른 내용 없이 성애 장면이 이어지는 에로영화를 지양했다. 과감한 노출과 다양한 체위를 보여주는 데 연연하지 않았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감각적 영상을 지향했다. 드라마 구성에 역점을 두면서 베드신은 양보다 질로 승부했다. 다른 위치·앵글에서 네 대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한 화면으로 구성하는 등 파격을 마다하지 않았다.

<맛섹사> 연출 당시 봉 감독은 배우들과 교감을 나누는 걸 우선했다. 베드신의 경우 직접 남녀 배우를 상대로 시연을 했고, 배우끼리 합을 맞춰 연습하도록 했다. 그런 뒤에도 배우들이 마음과 몸으로 베드신을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렸다. 낮 장면은 낮에, 밤 장면은 밤에 찍었다. 극중 인물이 처음 하는 섹스는 촬영 초반에, 익숙해진 다음에 하는 섹스는 후반에 찍었다. 러브신은 몰아서 촬영했다. 배우들이 벗는 데 따른 번거로움, 부담감 등을 덜어주었다.

 


봉 감독은 <섹거비>에서도 이 원칙을 고수했다. <섹거비>는 포르노 유통 1번지였던 1990년대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포르노 테이프 유통이 자주국방·부국강병을 위한 핵개발 비자금 마련의 일환이라는 소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무생이 에로영화 감독, 슈퍼모델 출신 티나와 심재균이 에로배우, 고수희가 유통업자, 이무영이 신분을 감추고 우동집을 하면서 비자금을 모으는 인물, 배한성이 안기부 팀장으로 출연했다. 극중 30%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스마트폰의 장점을 활용, 실험성을 꾀하면서 사실감을 높였다. 영화진흥위원회 심의에서 예술영화로 인정받았다.

봉 감독은 배우 복이 많다고 했다. 감독으로서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건 배우들 덕분이라고 했다.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이 세월이 흐른 뒤에 에로 이미지에 다시 엮이는 게 싫다면서 이전 영화의 배우들 이름을 사석에서도 거론하지 않는다고 했다.

“저는 ‘주말의 명화’ 세대에요. 에로영화가 아니라 에로명화를 만들고 싶어요. 솔직한 영화가 좋아요. 남자랑 여자랑 손잡고 볼 수 있는 솔직한 에로영화를 보고 싶어요. 보고 싶어서 만드는 거에요. 제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진정한 에로영화를 만들겠다는 제가 좋아요.”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후궁-제왕의 첩>. ‘에로틱 궁중사극’을 표방한 김대승 감독(45)의 작품이다. <번지점프를 하다>(2000) <혈의 누>(2005) <가을로>(2006) 등으로 각광받은 김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드라마와 에로티시즘의 조화를 꾀했다. 베드신 빈도가 높고, 강도도 셌다. 개봉은 6일. 김대승 감독에게 웰메이드 사극 에로영화 만들기를 들었다.

 

 

‘화연’(조여정)은 연인 ‘권유’(김민준)와 헤어져 ‘왕’(정찬)의 후궁이 된다. ‘성원대군’(김동욱)은 화연을 연모한다. 옥좌에 앉은 뒤에도 과부가 된 형수 화연을 잊지 못한다. 합궁까지 관여하는 ‘대비’(박지영)에게 반기를 든다. 화연을 잃고 거세까지 당한 뒤 내시로 입궁한 권유는 복수에 불탄다.

-에로틱 궁중사극을 표방했다.
“애욕의 정사(情事)와 광기의 정사(政事)를 그렸다. 화두는 ‘욕망’이다. 욕망이 우리를 가두고, 어렵게 만들고, 불행의 나락에 빠지게 만드는 점들을 관객들이 읽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화연과 권유, 성원과 ‘중전’(박민정), 성원과 ‘금옥’(조은지)…. 이들의 정사는 인과응보를 빚는다. 성원과 금옥의 베드신에는 화연이 등장하는 환상이 겹쳐지고, 화연과 성원의 정사에서 절정을 이룬다.

 

-베드신이 잇따른다.
“보여주기 위한 베드신은 없다. 드라마의 맥락상 여러 정사신은 각기 다른 기능을 한다. 진심·내심·흑심 등이 담겨 있다. 공통점은 욕망이다. 욕망의 색깔 또한 인물에 따라, 그들의 내적·외적 상황에 따라 다르다. 권력관계를 보여주고, 그것은 누가 더 사랑하느냐에 따라 전복되기도 한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가 된다. 서로 사랑하는 동등한 관계의 섹스는 화연과 권유의 것에 있다. 성원은 중전과 피동적, 금옥과 충동적으로 섹스를 한다. 시작과 과정, 끝이 각각 다르다. 화연과 성원의 정사도. 전후 상황과 밀접한 연결고리여서 제작각 달라야 했다.”

-노출 수위가 세다.
“노출 수위만 센 게 아니라 정사신 자체도 굉장히 강하다. 어느 하나 남녀 배우의 벗은 몸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찍지 않았다. 행위 자체보다 섹스를 하는 각 인물의 캐릭터와 상황의 현재와 변화를 보여주는 감정을 중시했다. 이에 따라 소품·미술·음악을 달리 사용했다. 촬영 당시 배우들이 굉장히 힘들어 했다. 정사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힘든데 감정의 변화까지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하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제각각의 욕망을 드러내는 장면이어서 정면돌파를 했다.”

-성원과 금옥·화연의 정사장면이 인상적이다.
“실제와 환상이 공존한다. 환상이 깨졌을 때 성원의 행위가 빨라진다. 따로 설명하지 않았는데 김동욱이 왕의 심리를 제대로 간파, 알아서 마무리를 해줘 대견했다.”

-노출 때문에 캐스팅이 힘들었겠다.
“투자사는 남녀 주인공에 우선 톱스타를 꼽는다. 감독의 의견·의지와 달리. 투자사측 입장을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르다. 조여정씨도 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방자전>을 했기 때문에. 그런데 ‘정말 배우가 되고 싶다.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면 노출은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하겠다고 했다. ‘배우로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작품’이라며. 고마웠다. 뭉클했고. 촬영에 들어간 뒤에는 더욱 감동을 줬다. 베드신 촬영 때 배우들은 예민해진다. 특히 여주인공이 툴툴거리고 불편해 하면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만족스러운 장면을 찍는 게 힘들다. 그런데 여정씨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여정씨가 중심을 잡아주니까 다른 배우들이 자연스레 동참했다. 현장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은지씨가 농담으로 긴장된 현장 분위기를 풀어주는 등 일조를 했다. 여정씨에게 그랬다. ‘여정씨! 참 어른이에요’라고. 진정한 프로, 진짜 배우로서 최선을 다해줬다.”

 

-오현경·이경영·안석환·박철민·오지혜 등 조연들도 돋보인다.
“주연들은 열심히 해주고 조연들은 안정적이고. 감독으로서 배부른 캐스팅을 했다. 오현경 선생님은 <혈의 누>와 결국 개봉이 불발로 그친(마무리 후반작업을 하고 있던 중 제작사가 느닷없이 문을 닫고 말았다) <연인>에 이어 <후궁>까지 세 편을 함께 했다. 이번 역은 선생님을 염두에 두고 썼다.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하겠다고 하셨다. 오 선생님은 서울 사투리를 구사하는 유일한 배우이시다. 돌아가시면 맥이 끊기게 된다. 화술을 가르칠 수 있는 배우가 없다. 이경영 선배와 박지영씨는 찾아가서 도와달라고 했다. 이경영 선배와 나는 스승이 같은 분이다. 임권택·정지영 감독님이다. 처음으로 함께한 건 <하얀전쟁>(1992)이다. 당시 이 선배는 주인공, 나는 연출부 막내였다. ‘저… ’라며 소개하는데 ‘알지, 새삼스레…’라며 반겨주셨고 응해주셨다. 오지혜는 대학(중앙대 연영과) 1년 후배다. 이른바 ‘병풍’(배경) 역으로 연기하는 건 어려운 단역이어서 제의하면서 미안했다. 그런데 ‘오빠, 주인공이네, 끝까지 살아남잖아. 당연히 해야지’ 하더라. 고맙게도. 사극은 준비하고 대기하는 시간이 길다. 듬직한 조연분들 덕분에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다.”


 

 

-사극 에로영화 연출 의뢰를 선뜻 받아들였는지.
“2010년 1월에 전화를 받았다. 둘째가 태어난 날이다. 황기성 사장이 <혈의 누>를 잘 봤다며 사극을 하자고 하셨다. 액션·멜로·에로 등 여러 장르를 놓고 시놉시스(줄거리·개요)를 썼다. 에로틱 궁중사극을 만들기로 결정한 뒤 사극과 에로에 대한 선입견을 깨면 성취감이 남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기획·제작사는 ‘황기성 사단’이다. 1984년 개정된 영화법에 따라 설립된 제1호 한국영화 제작사다. <고래사냥> <에미> <안개기둥> <성공시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닥터봉> <고스트 맘마> 등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으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해 왔다.

-시나리오 작업에 여러 분이 참여했다.
“연출을 맡은 뒤 <궁녀>(2007)의 김미정 감독을 작가로 영입, 함께 작업했다. 이후 각색·윤색을 했다. 참여한 인원이 모두 여섯 명이다. 김 감독은 <궁녀> 각본·연출을 했고 나는 <춘향뎐> 조감독, <혈의 누> 각본·연출로 사극을 만들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 동료 감독과의 작업이어서 호흡이 잘 맞았다. 시나리오는 촬영을 앞두고 20개월 간 했고, 4개월 간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보완했다. 감독님(임권택) 연출부·조감독 시절에 감독님께 배운 대로 했다. 감독님 시나리오 작업은 크랭크업을 해야 끝난다. 녹음을 하다가 바꾸신 적도 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셨다.”


 

 

<후궁-제왕의 첩>에서 각 인물의 욕망은 비극을 빚고 파국을 낳는다. 김대승 감독은 “현실 상황은 영화보다 훨씬 잔인하다”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욕망이 우리 사회를 멍들게 한다”고 했다. 일례로 대비가 성원의 신혼방을 들여다보고 상궁들에게 지시를 내리도록 하는 장면을 들었다. ‘고증에 따른 설정이냐’는 물음에 김 감독은 “상상을 가미한 의도적 연출”이라고 했다. “아이들을 잡는 부모의 욕망을 보여준다”며 “동시대 감독으로서 극중에 담은 이런 행간도 관객이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정지우 감독(44)이 <은교>를 내놓는다. 박범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상상화한 작품이다. 명망 높은 70대 시인 ‘이적요’(박해일)와 10대 여고생 ‘은교’(김고은), 이적요의 30대 제자 ‘서지우’(김무열)를 통해 매혹·질투·도발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 감독은 “이적요의 순정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정 감독에게 <은교> ‘재창작’에 대해 들었다.

 

 

-‘은교’와 ‘지우’의 정사로 파국이 인다.
“베드신 수위를 놓고 많은 생각을 했다. 은교가 (현재보다) 더 나서면 경험 많은 여자로 비춰지고, 지우가 거칠어지면 폭력적 정사가 된다. 그럴 경우에는 ‘적요’가 극도의 배신감이나, 은교를 보호하기 위해 훔쳐보는 데 그치지 않고 뛰어들 수 있다. 쳐다보는 게 고통스러워 벗어나고 싶은데 마음과 달리 몸은 꼼짝 못 하는, 정사가 끝난 뒤에 무엇을 감행하게 하는 수준의 베드신을 찍었다.”

 

-은교가 지우보다 적극적인 편이다.
“은교는 지우랑 (섹스)하러 간 게 아니다. 우발적 섹스다. 적요는 은교가 지우 랑 능동적으로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라스트신에서 납득하게 된다.”

-베드신이 <해피엔드>(1999)와 비견된다. 노하우가 뭔가.
“노하우라…. 정직하게 찍는다. 배우들과 충분히 대화를 나눠 목표를 공유한다. 베드신 수위는 야한 정도보다 감정의 문제가 중요하고 전후 흐름으로부터 자연스러워야 한다.”

-노출을 가리는 장치를 하지 않은 것 같다.
“한 걸로 안다. 했다. 기본적으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찍으면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데, 촬영감독이 앵글 잡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정 감독은 곽경택 감독의 처남이다. 정 감독의 아내, 곽 감독의 여동생은 ‘바른손’ 영화사업부의 곽신애 본부장이다.

-사위가 또 파격 성애를 그려 장인이 걱정한다고 들었다.
“아니다. 정반대다. <은교> 원작 구입부터 시나리오 작업 단계 단계마다 장인(피부과 전문의)에게 자문을 구했다. 노인의 심정, 언행에 대해 구체적으로 많은 말씀을 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난해 장모 칠순 잔치에서 술 드시고 흥이 오른 장인 친구께서 <해피엔드>의 베드신에 대해 물으셨다. 뜻밖의 GV(관객과의 대화)가 됐다. 내가 말씀 드린 뒤에 장인께서 새로 나올 <은교>를 보면 더 공감할 거라고 부연하셨다. 장인께선 모니터로서 프로다. 창작인의 정서를 지녔다. 시나리오도 몇 편 쓰셨다.”

 

-원작은 언제 읽었나.

“재작년 늦여름이다. 박(범신) 작가를 찾아갔을 때 이미 여러 번 영상화 제안을 받았는데(원작은 작가의 블로그에서 2010년 1월 8일부터 3월 4일까지 연재됐고 책은 2010년 4월 6일에 출간됨) 진전이 안 됐더라. 실제 70대 배우 캐스팅, 이적요 나이는 내리고 은교는 올리고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한 것 같더라. 우리 역시 관건은 이적요를 어떻게 만드느냐였다. 애초부터 해당 나이 안팎의 배우 캐우팅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올드보이> <미녀는 괴로워> <박쥐> 등의 송종희 분장감독과 협의, 특수분장을 하기로 했다. 박해일도 송 감독과 협의를 마친 상태에서 만났다.”

 


촬영 당시 박해일은 매일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8시간 동안 특수분장을 했다. 어느 날 박해일은 김고은과 함께 분장을 한 채로 홍대 앞을 걸었는데 알아보는 이가 한 명도 없었다. 김고은이 신인이어서 홍대 앞 젊은이들에게 박해일과 김고은은 여느 할아버지와 손녀였다.

 


 

-원작의 어떤 점에 가장 끌렸나.
“원작은 대단히 솔직한 소설이다. 죄송한데 나도 나이 먹는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은교>를 읽으면서 이적요와 동체가 됐다. 처음부터 ‘이적요의 순정에 관한 영화’로 구상했다.”

-타이틀롤이 은교인데 영화의 중심은 이적요다.
“시사회 후 ‘은교의 영화’라는 말도 들었다. ‘위태로운 10대의 성장을 그렸다’고 하더라. 원작은 (200자 원고지) 1500장 분량이다. 영화는 100여 장이다. 시나리오 작업을 7~8개월 했다. 원작과 많이 다르다. 원작상의 은교 성장과정을 많이 생략하면서 은교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은교>는 ‘은교는….’이 아니라 이적요가 ‘은교’라고 쓰고 말한 것으로 보면 된다.”

-삼각관계가 새롭다.
“삼각형의 두 꼭지점이 가까워지려면 한 점이 불안해 진다. 그렇듯 적요와 지우가 은교를 밀치면 은교가, 적요와 은교가 가까워지면 지우가, 은교와 지우가 밀착될 때에는 적요가 흔들린다. 밀려난 한 명은 질투심 등으로 둘 사이에 끼어들어 훼방을 놓는다. 영화는 그런 상황을 교차 반복한다.”

-<모던 보이>에 이어 박해일과 함께했다.
“한 마디로 박해일을 사랑한다. 그는 순수하고, 영민하고, 최선을 다해 소임을 완수하는 배우다. 그래서 그와 작업해본 감독들은 또 하고 싶어 한다. 그가 이적요를 해줘 연출 의도가 살아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박해일이 대사도 직접 했다.
“성우의 후시녹음, 성우와 박해일의 목소리를 교묘하게 합성하는 방안 등을 두루 검토했고 시뮬레이션도 했다. ‘박해일’이 아니라 ‘박해삼’인 경우가 많았다. 브래드 피트 주연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8) 등을 참조한 끝에 박해일에게 맏기로 했다. 그의 연기력을 믿고. 관객의 기대치가 제각각인 데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는 점은 감수하기로 했다.”

-엔딩 크레디트에 ‘박해일 대역’이 나온다.
“70대 이적요의 손이나 발, 몸 크로즈업 장면 등에 그 연배를 기용했다. 목소리 사전 테스트 작업 때 참여한 성우도 있다.”

-완전 신인 김고은 캐스팅은.
“김고은(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2년 휴학) 전에 300명을 만났다. 가능성을 두고 몇 차례 만난 배우도 있다. 김고은을 처음 봤을 때 ‘이 친구다!’라는 느낌이 왔다. 외모도, 독백 대사를 할 때 감정묘사도 마음에 들었다. 그 감정에 따라 얼굴이 다양하게 바뀌었다. 그 다음날 투자자들과 함께 오디션을 보고 결정했다. 김고은은 개봉 이후 스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건 안중에 없어 보였다. 배역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연기 열정이 돋보였다. 그 점은 은교가 할아버지 이적요를 만나고 생활할 때 드는 궁금증·동경 등과 닿아 있다. 기대한 대로 김고은은 은교를 제대로 투영해 냈다.”

-해외판을 만들면 달라지나.
“달라지더라도 베드신은 아니다. 이적요가 은교와 지우의 정사를 목격한 뒤 작업할 때 청년 이적요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직접 하기도 하는 걸 찍었다. 박해일의 눈빛·표정이 인상적이다. 불가피하게 편집했는데 나중에 DVD에는 넣고 싶다.”

이적요는 “젊음은 상이 아니고 늙음은 벌이 아닌데….”라고 읊조린다. 이적요의 회한처럼 순정은 나이를 초월한다. 은교의 싱그러움에 매혹된, 이적요의 그 순정은 그러나 나이의 울타리에 갇힌다. 정 감독은 사인(sign)을 하면서 “(사랑은) 늦기 전에, 늦어도…”라고 썼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반전 로맨스’ ‘에로틱 성장 드라마’ ‘트리플 액션’ ‘리얼저격액션’ ‘논스톱 액션 블록버스터’ ‘치명적 스릴러’ ‘통쾌 코믹극’…. 개봉을 앞둔 영화들의 장르다. 관객의 눈길을 끌려는 수입·제작사와 홍보마케팅회사의 고뇌를 읽을 수 있다.

‘반전 로맨스’-<릴라릴라>
 솔직하고 당당한 아름다운 문학도와 우연히 발견한 소설을 자신이 쓴 것처럼 발표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소심남의 우여곡절 러브스토리를 펼쳤다. 의문의 소설은 두 사람을 연결시켜주지만 반전이 잇따른다. <포미니츠>의 한나 헤르츠스프룽과 <굿바이 레닌>의 다니엘 브륄이 주연을 맡았다. 개봉 9월 22일.

‘에로틱 성장 드라마’-<스무살의 침대>(원제 Unmade Beds)
 런던의 한 창고에서 생활하는 공동체의 일원인 두 남녀의 사랑을 담았다. 영국의 인기스타 이도 골드버그와 실제로 갓 스무 살을 넘긴 데보라 프랑소와 등이 호흡을 맞췄다. 수입사 측은 “방황하는 청춘의 감성을 잔잔하고 감각적인 터치로 그렸다”며 “두 배우의 베드신은 서정적인 구도와 조명으로 촬영되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고 말한다. 개봉 9월 22일.

‘트리플 액션’-<킬러 엘리트>
 실패를 모르는 본능적 킬러, 영국 특수부대 비밀 조직의 엘리트 요원, 전설적인 현상금 헌터 등 프로들 간의 반전을 거듭하는 격돌을 그렸다. 킬러의 유일한 연인도 등장한다. 제이슨 스타뎀·클라이브 오웬·로버트 드 니로·이본드 스트라호브스키 등이 함께했다. 개봉 9월 22일.

‘리얼저격액션’-<컨트렉트 킬러>(Contract Killers)
 ‘새라’는 CIA의 첩보원이다. 여동생의 강간범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첩보원이 됐다. 자신의 고용한 요원의 명령에 복종, 킬러로 활동하던 그녀는 어느날 FBI의 수사 대상 범죄자로 지목돼 쫓기는 신세가 된다. CIA의 음모가 얽혀있는 걸 알아챈 뒤 치밀한 복수에 나선다. 프리다 패널 주연. 개봉 9월 22일.

‘논스톱 액션 블록버스터’-<어브덕션>(Abduction)
 지금까지의 자신의 모든 삶이 조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남자가 감행하는 거대한 음모에 대한 대반격을 담았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테일러 로트너가 주인공을 맡았다. 수입사 측은 “로트너가 고층 빌딩과 야구장을 비롯해 숲·강 등에서 온몸으로 거친 짐승액션을 펼쳐보인다”고 설명했다. 개봉 9월 29일.

‘치명적 스릴러’-<스톤>(Stone)
 수감자들에게 신과 다름없는 존재인 가석방 심사관이 아름다운 여인의 유혹에 실수를 하면서 맞는 삶의 위기를 그렸다. 고도의 심리전과 얽히고설킨 애정관계가 이야기의 기둥을 이룬다. 로버트 드니로와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 대결과 미녀 배우 밀라 요요비치의 매력이 기대를 갖게 한다. 개봉 10월 6일.

‘코믹 통쾌극’-<히트>
 사설 이종격투기 현장에서 판돈을 136억원으로 불리려는 게임 설계자와 고객 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엮었다. 한재석이 게임 설계자, 송영창이 욕심 많은 고객, 정성화가 변덕이 심한 고객, 이하늬가 팔등신 파이터 역을 맡았다. 박성웅·윤택·마르코 등이 함께했다. 개봉 10월 13일.

영화의 장르(genre)는 영화의 성격·형태 등을 말한다. 연간 개봉 영화가 500편 안팎에 이르면서 영화를 더욱 구체적으로 알리기 위해 만든 신종 하위 장르(sub genre)가 붐을 이루고 있다. 코미디만 해도 ‘하드보일드 로맨틱코미디’(싸움) ‘퓨전 역사코미디’(황산벌) ‘풍기문란 섹시코미디’(색즉시공) ‘후끈!발끈! 쌕쌕코미디’(몽정기) ‘복고불량 코미디’(품행제로) ‘프리미엄 코미디’(피아노 치는 대통령) ‘사생결단 코미디’(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운수대통 코믹액션’(광복절특사) ‘범우주적 코믹납치극’(지구를 지켜라) ‘스리 제이家의 못 말리는 인륜지대사’(가문의 영광) ‘2003 대국민 선동 코미디’(불어라 봄바람) ‘365일 빈둥빈둥 프로젝트’(위대한 유산) ‘2003 최강의 명랑과외 프로젝트’(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실로 다양하다.

지난달 10일 개봉, 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김하늘·유승호 주연 <블라인드>는 ‘오감 추적 스릴러’를 표방했다. 25일 개봉작 <어이그, 저 귓것>은 제주도 사람들과 자연의 청정무구한 속살을 그대로 담아낸 작품으로 ‘탐라감성뮤직드라마’라고 내걸었다. 신종 장르임을 내세운 영화들이 얼마나 관객의 사랑을 받을는지 주목된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카센터 사장 '김종찬'(송강호)의 동네 선배(왼쪽)로
                                          출연했다. 피아노 학원 강사 '이신애'(전도연)가 다니는 교회 인근에 불법주차
                                          를 한 뒤 주차관리를 하던 김종찬과 몇 마디를 나누고 황급히 떠나는 인물이다.

3년 전 전주국제영화제 취재를 갔을 때 경험이다. 한 가맥집(가게맥주집)에서 일본 영화인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각자 자기 소개를 마친 뒤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한 일본 영화인이 노우트북을 내밀었다. 화면에는 그간 출연한 기자의 필모그래피가 자세하게 떠있었다.

놀라웠다. 일본에서 단역배우에 불과한 기자의 필모그래피가 자세하게 기록돼 있는 것이다. 단역배우에 대해 이렇게 조사돼 있다면 주연ㆍ조연 배우들에 대해서는 어떨는지, 일본사람들이 무서웠다. 

당시 경험담은 지난해 한 공중파TV의 방송 내용과 대조를 이뤘다. 기자에 대해 '최고의'(프로그램을 보지 못하고 전해들어 정확하지 않다) 카메오라면서 출연작이 30여 편이라고 소개된 것이다. <이끼>가 개봉된 이후였으니 출연작이 51편인데 30여 편이라니. 전주국제영화제 때 만난 일본인이 떠오르면서 방송 제작진의 불성실한 점이 안타까웠다.

기자의 영화 데뷔작은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1993)다. 최근작은 <퀵>(2011)이다. <퀵>까지 54편에 출연했다. <퀵>은 현재 후반작업 중이다. 개봉된 최근작은 <이층의 악당>(2010)이다.

출연작 중 임권택ㆍ강우석 감독의 작품이 가장 많다. 각각 네 편이다. 임 감독의 작품은 <태백산맥>(1994) <축제>(1996) <취화선>(2002) <하류인생>(2004), 강 감독의 작품은 <마누라 죽이기>(1994)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1998) <강철중:공공의 적 1-1>(2008) <이끼>(2010) 등이다. 국제적 명성을 자랑하는 임 감독과 최고의 흥행성을 인정받는 강 감독의 작품이 가장 많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유명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이 많다. <태백산맥> <취화선> <하류인생> 외 <박하사탕>(2000) <밀양>(2007) <그때 그 사람들>92005) <산부인과>(1997) <장밋빛 인생>(1994) 등이 있다. 이 점을 놓고 한때 "아무도 안 알아주는 월드스타"라고 자화자찬을 하고는 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진태'(장동건) '이진석'(원빈) 형제의 엄마(이영란)
                                          가 하는 국수집에 손님으로 출연했다. 기자 뒤에서 연인 사이인 진태(장동건)
                                          와 '영신'(고 이은주)이 대화를 나누던 중 미소짓고 있다.

흥행작도 적지 않다. 최고의 흥행작은 <태극기 휘날리며>(2004)다. 이밖에 <조폭마누라>(2001) <엽기적인 그녀>(2001) <이끼>(2010) <두사부일체>(2001) <라디오스타>(2006) <접속>(1997) <은행나무 침대>(1996)  등의 흥행작에 출연했다.

'국민배우' 안성기와 함께 한 작품이 가장 많다.<태백산맥> <축제> <박봉곤 가출사건>(1996)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 <취화선> <라디오스타> 등 6편이다.

가장 많이 맡은 인물은 의사다. <조폭마누라> <DMZ비무장지대>(2003)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 <된장>(2010) 등 네 편이다. 의사협회 간부로 출연한 <은행나무 침대>까지 더하면 다섯 편이다.

대사가 없는 역할, 1인 2역도 했다. 대사가 없는 영화는 <접속> <챔피언>(2002) <남남북녀>(2003) <퀵> 등이다. 1인 2역을 한 작품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6)과 <까>(1998)이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에서 '장승업'(최민식) 등을 집으로 불러 신관 사또
                                          부임 축하연을 갖고 있다(왼쪽 위 사진 왼쪽) 강우석 감독의 <마누라 죽이기>
                                          에서 영화사의 실질적 대표인 '장소영'(최진실)과 극중 감독(조형기) 배우(엄
                                          정화)에게 숙소의 방 열쇠를 나눠주고 있다(오른쪽 위 사진 오른쪽). <천년학>
                                          을 내놓은 임권택 감독, <한반도>를 선보인 강우석 감독을 인터뷰하고 있다.     


두어 차례 리허설 후 촬영에 들어가 한 번에 끝낸 적이 있다. <두사부일체>다. 반면 <박하사탕>에서는 수 차례 리허설을 하고도 본 촬영을 10여 차례 한 뒤에야 마치느라 곤욕을 치렀다. <오버 더 레인보우>(2002)에서는 감독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지 못해 배역의 비중이 확 줄어들고 말았다.
 
베드신에 도전한 작품은 <파란대문>(1998) 등이다. '진아'(이지은)를 찾는 '손님1'과 '손님2'를 원했지만 김기덕 감독이 난색을 표명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제작사 대표를 통해 '손님3'을 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자존심이 상해 응하지 않았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