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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25 김수진 영화사 비단길 대표, 감독 데뷔작 흥행 제조기

김수진 (주)영화사 비단길 대표(45)가 또 홈런을 날렸다. 16일 700만 명을 돌파한 <늑대소년>을 제작, 비단길을 다시 깔았다. <음란서생>(2006) <추격자>(2008)에 이어 세 번째다. <작전>(2009)과 <혈투>(2010)도 제작, 5편 가운데 4편이 성공을 거두면서 충무로 대표주자 군단에 합류했다. 김수진 대표의 성공 노하우는 무엇일까?

 


<음란서생>(감독 김대우)은 257만6022명(이하 한국영화연감 기준), <추격자>(〃 나홍진)는 507만1619명, <작전>(〃 이호재)은 153만4407명, <혈투>(〃 박훈정)는 4만3947명이 관람했다. <늑대소년>(〃 조성희)은 16일 오후 5시 현재 701만2145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했다.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16위에 올라 있다. <추격자>는 32위이다.

-<늑대소년>을 처음에는 얼마나 기대했나.
“손익분기점이 200만 명 정도이다. 1차 바람은 200만 명을 넘는 거였고, 나아가 500만 명 넘기기를 희망했는데 그 이상이어서 감개무량하다. 이 자리를 빌어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인터넷에 올라왔는데 한 여성 관객은 45번을 봤다. 관람 티켓을 찍어 공개했다. 개봉(10월 31일)후 한 달쯤이니까 하루에 두 번도 본 거다. 이처럼 여러 번 봤다는 분들이 많다. 처음에는 20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30~50대 주부들이 가세했다. 남성들도 많아졌고. 전체 성비는 6 대 4로 여성이 많다.”

-흥행 요인을 요약한다면.
“카피 문구가 ‘세상에 없는 사랑’이다. 관객들이 꿈꾸는 사랑, 영원한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인스턴트 사랑이 넘쳐나는 시대여서 관객들은 평생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철수’(송중기)의 일편단심에 감동하고 대리만족도 느끼는 게 가장 크다고 본다. 멜로에 판타지와 액션을 가미, 독창적이고 따뜻하고 재미있는 영화로 여러 층의 관객에게 공감을 얻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늑대소년>은 철수와 순이의 러브스토리다. 황순원의 <소나기>를 떠올리게 한다. 철수는 변종 인간이다. 한국전쟁 후 강한 인간을 만들려는 국군의 실험 중 부작용으로 태어났다. 그는 몸이 아파 시골로 이사온 문학소녀 ‘순이’(박보영)에 의해 세상에 나온다. 순이와 철수는 가족 혹은 친구 관계에서 가르침을 주고받는 사이로, 그리고 남녀 관계에 이른다. 순이의 “기다려”라는 한 마디에 철수는 평생을 기다린다.

-언제 기획했나.
“조성희 감독(33)이 영화학교 재학 당시 쓴 장편 트리트먼트(시나리오와 시놉시스의 중간 단계)에서 출발했다. 할리우드 영화 속 늑대인간의 이야기와 다른 판타지 멜로 드라마로 멜로영화의 확장을 꾀했다. 작업 과정에 한국적인 요소를 넣었다. 6·25, 전쟁고아, 낯선 아이를 집에 데려와 먹여주고 재워주고 목욕도 시켜주는 인심 등이다. 조 감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에 중점을 두고 보다 넓고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조 감독은 서울대 산업디자인과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25기)했다. 첫 단편 <남매의 집>(2009)으로 칸국제영화제 학생 단편 경쟁 ‘시네파운데이션’ 부문 3등상,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 등을 수상했다. 중편 <짐승의 끝>(2010)으로 밴쿠버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등에 초청받았다. <늑대소년>은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남매의 집>을 보고 손을 잡은 건가.
“대단한 연출적 재능을 읽었다. 특히 대사나 장면 사이 침묵과 정적을 잘 활용하는 독창성이 눈에 띄었다.”

 

-김대우 감독도 <음란서생>으로 데뷔했다.
“김 감독은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할 때부터 알고 지냈다. 2004년 11월에 귀국, 영화사 비단길을 차렸을 때에는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 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는 유명 작가였다. <음란서생>은 김 감독이 <스캔들> 전에 구상한 작품이다. 조선시대 사대부가 음란소설을 쓰면서 맞는 행복과 역경을 그렸다. 사극인데 댓글·동영상·폐인 등 현대의 낱말을 접목했다. 시대를 교차했을 때 발생하는 재미와 의미 등 내가 만들고 싶은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영화여서 창립작으로 선택했다.”

 

-<추격자>도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이다.
“<추격자>는 모든 투자사로부터 외면받았던 작품이다. 전직이 형사인 출장안마소 사장과 연쇄살인마가 주인공이고, 90% 정도가 밤 장면인데 그중 절반 이상은 비가 오고, 신인 감독에 연기력은 뛰어나지만 톱스타가 아닌 배우…. 투자사의 구미에 맞는 조건이 없었던 거다. 하지만 한 여자를 구하기 위해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잡는 플롯이 새롭고 좋았다. 긴장감이 관객들은 여자가 어디 있는 줄 알지만 주인공은 모르는 데에서 나온다. 그런데 그 당시엔 스릴러 장르에 대한 산업적 이해도나 시장에 대한 예상 자체가 없었고 투자환경은 아주 좋지 않았다.  그럴수록 더 고민하고 노력한 것이 더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됐다. 감독과 의논해서 시나리오를 1년 넘게 30번 이상 수정했고 신생투자사를 만나 제작에 들어간 뒤 추가된 비용은 제작사가 책임지고 완성했다. 다행히 5백만이 넘는 관객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이후 충무로에 스릴러 붐이 일고 안정된 스릴러 시장이 형성된 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전>과 <혈투>는 성적이 미흡했다.
“<작전>은 본전을 넘겼다. 개봉했을 때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을 쳐 영화 외적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 <혈투>는 <악마를 보았다>(감독 김지운) <부당거래>(〃 류승완)를 쓴 박 감독의 연출 데뷔작인데 내·외부적으로 문제가 좀 많았다. 결과도 안 좋아 못내 안타까웠다.”

김 대표는 1985년 이화여대 독문과에 입학,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영화 동아리(누에)를 만들어 8·16㎜ 영화를 만들었다. 여성문제를 다룬 페이퍼 다큐멘터리로 1000만원 상당을 벌기도 했다. 89년 졸업, 하명중영화제작소에 입사해 기획·제작·홍보·극장업무 등을 두루 익혔다. 2년 뒤 영화사(영화센터)를 설립해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 이석기) <꽃잎>(〃 장선우) 등을 기획했고 외화 <퐁네프의 연인들> <레옹> 등을 수입했다. 외화 수익금을 고스란히 사기를 당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99년 전셋집을 처분해 미국영화연구소(AFI)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재학 중 <다이하드> <매트릭스>로 유명한 워너브라더스의 자회사(조엘실버 프로덕션)에서 4개월여 인턴을 했고, 졸업 후 워너브라더스 본사에서 1년 6개월 동안 공동 제작 및 판권 구매 업무를 봤다.

-미국 유학·근무 때 배운 첫 번째를 꼽는다면.
“영화적인 이야기를 완결하는 거다. 재능있는 감독을 찾고 함께 일하는 방법이다. 관객들은 늘 새로운 이야기를 원한다. 새롭고, 내가 보고 싶고, 감독이 만들고 싶은 영화가 의도한 대로 나오도록 물심 양면으로 돕는 게 제작자의 역할이다.”

-여성 제작자로 힘든 점은.
“여자여서 딱히 힘든 점은 없다. 제작자들 모두가 겪는 기본적인 고난을 극복하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완성도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끈기와 집념을 갖고 노력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갈수록 제작자의 입지나 역할이 영화산업 시스템과 투자환경의 변화로 인해 점점 축소되고 경시되는 현상들이 있어 더 어렵다.”

비단길은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를 한글로 옮긴 것이다. 김 대표가 만들고 싶은 영화, 가고 싶은 길을 뜻한다. 김 대표는 “기획·제작자로서 오랫동안 좋은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는 게 꿈”이라고 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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