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현 감독(44)의 영화 <26년>이 오는 29일부터 관객과 만난다. ‘액션복수극’을 표방한 이 영화는 1980년 5월 18일에 일어난 광주민주화운동 26년 뒤의 가상 사건을 극화했다. 조 감독은 2008년 첫 기획 당시 미술감독을 맡기로 했다. 올해 초 각색·연출을 맡아 감독으로 데뷔했다. 지난 여름 “배우·스태프들과 함께 이름모를 수많은 이들의 염원을 담아 모든 것을 걸었다”는 조근현 감독과 <26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광주민주화운동은 한국전쟁(6·25)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2012년 현재 4122명)를 냈다. 영화 <26년>은 비감한 액션영화다. 지난 26년간 그날의 악몽을 잊을 수 없는 이들이 펼치는 학살의 주범 단죄 작전을 그렸다. 그날 이후 그들이 쓰고 싶은 오늘의 역사는 그날만큼 뜨겁고 그리고 비극적이다. 진구·한혜진·임슬옹·배수빈·이경영·장광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미술감독인데 각색·연출을 맡았다.
“미술감독 출신 영화감독이 더러 있다. 앨프리드 히치콕·제임스 카메론·리들리 스콧·팀 버튼 등이 대표적이다. <걸스카우트>(2008) <심야의 FM>(2010) 등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도 미술감독 출신이다.”

조근현 감독은 서울대 서양화과 출신으로 <장화, 홍련>(2003)으로 대한민국 영화대상, <형사Duelist>(2005)로 청룡영화상 미술상을 받았다. <음란서생>(2006)으로 대한민국 영화대상·청룡영화상·한국영화평론가상 미술상을 수상했다. 미술감독을 맡은 최근작으로는 <후궁: 제왕의 첩>(2012) <마이웨이>(2011) 등이 있다.

 

-연출을 맡은 경위는.
“널리 알려졌듯이 이 영화는 2008년에 크랭크인을 앞두고 (외압으로 추정되는) 투자자들의 변심으로 무산됐던 작품이다. 당시 이해영 감독이 연출이었고 나는 미술감독이었다. 영화 미술은 제작비하고 밀접한 관계에 있다. 지난 2월, 제작사(영화사 청어람)에서 예산을 줄여 다시 만드려고 할 때 미술적 아이디어를 냈다. 그 일환으로 시나리오를 수정하다가 아예 각색을 한 게 연출을 맡은 계기가 됐다.”

-연출 제안을 받은 건 언제인가.
“4월에 받았다. 각색한 걸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가 읽고 혹시 시나리오 쓴 게 있느냐고 해서 예전에 써놓은 세 편 가운데 한 편을 보여드렸다. 며칠 뒤 연출을 맡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틀을 고민하다가 결심했다.”

 

-왜 망설였나.
“나는 연출 쪽에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이 아니다. 언제든 전력투구할 만한 기질과 풍부한 경험을 지녔지만 원체 유명한 작품이어서 부담이 됐다. 그런데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아니, 누군가는 해야 했다. <26년>은 감독의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 연출자는 원작에서 시작된 수많은 사람들의 숙원과 갈등 등을 슬기롭게 헤아려 배치하고 혼합하여 관객과 소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제한된 비용과 시간,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 점에 내가 장점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제작두레를 포함하여 위에 열거한 입장들의 ‘관심’을 넘어선 ‘기대’가 최대의 부담이었다. ‘사회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조차 없다면 이 사회가 건강하지 못한 게 아니겠느냐’는 최 대표의 말에 단안을 내렸다.”

 

-원작은 얼마나 봤나.
“나에겐 원작이 두 개 있다. 하나는 강풀의 동명 웹툰이고, 또 하나는 이해영 감독의 시나리오다. 웹툰은 딱 한 번 봤다. 미술감독 때에는 안 봤다. 미술감독을 했다면 끝까지 안 봤을 것이다. 나는 미술적인 창작을 해야 하는 사람이니까. 예전 시나리오는 지금 작품보다 훨씬 상업적이다. 예산을 줄이면서 불거리를 빼야 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웹툰에서 가져올 만한 것을 찾았다. 면면히 흐르는 비장미가 대단했고 각 캐릭터의 끝없는 애정을 보았다. 그 걸 가져왔다.”

-각색·연출 작업 때 어디에 주안점을 뒀는지.
“조폭 ‘곽진배’(진구), 사격선수 ‘심미진’(한혜진), 경찰 ‘권정혁’(임슬옹), 사설 경호업체 실장 ‘김주안’(배수빈)의 역할과 비중을 고루 살려 배치하려고 노력했다. 이들은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를 상징한다. 당시 계엄군이었던 대기업 총수 ‘김갑세’(이경영)도, 심지어 ‘그 사람’(장광)의 충복 ‘마상열’(조덕제)도 피해자다.”

-김갑세는 끝까지 그 사람에게 사과를 받으려고 한다.
“죽이면 사과를 받을 수 없다. 그 사람이 죽기 전에 국민 앞에 사과를 했으면 한다.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는 한 광주민주화운동의 아픔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영화니까 상상으로라도 ‘그 사람을 죽였으면 어떨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을 아는 사람은 누구나 그런 상상을 한 번은 했을 것이다. 그 사람이 큰 절을 받는 연회장에서 김갑세가 총을 쏘는 장면을 찍기는 했다. 시나리오에 없었지만 CG로 마무리도 했다. 그런데 편집하면서 전후 장면과 도무지 맞물리지 않아 제외했다. 곽진배가 죽일 수 있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그때 진배는 수갑을 차고 있고 총도 맞은 상태여서 불가능하다. 게다가 사람이 살려고 발버둥치는데 그게 쉬울까?”

-촬영 당시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
“2009년 미술 작업을 위해 광주에 갔을 때에는 ‘죽여요? 못죽여요?’ 하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못 죽인다’고 하면 ‘쓸데 없는 짓 한다’고, ‘잘못하면 우리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했다. 협조는 커녕 푸대접 받았다. 그런데 올해에는 완전히 달랐다. 통제에 한마디 불평 않고 자비로 생수며 부식을 사다 주고 간 분도 있다. 대전에서 사흘간 대로를 통으로 막고 찍을 때에도 시민들의 전폭적인 협조 아래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광주민주화운동 장면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각색 작업을 시작한 뒤에 결정했다. 사실 처음에 원작자의 웹툰을 쓰는 것도 고려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 등으로 유명한 (주)오돌또기의 오성윤 감독이 고맙게도 투자 형식으로 참여해 주었다. 사실 애니메이션은 실사를 찍는 것보다 시간과 돈이 더 드는 작업인데 심혈을 기울여 취지와 효과가 백분 살아있는 작품을 만들어주었다.”

-김주안이 ‘살아도 살 수 없다’고 하는 대사·장면 등이 인상적이다.
“영화의 주옥 같은 대사는 강풀의 원작과 이해영 감독의 시나리오에서 가져 온 것이 일부 있다. 나이트클럽 사장(안석환)이 교도소에서 곽진배에게 ‘그거슬 생각조차 못한 나는 여 들어와 있어도 싸다’면서 ‘여태꺼정 아무 생각 없이 금남로를 싸댕긴 거시 죄스럽고 인생 쪽팔린다’고 하고, 권정혁이 ‘어른이, 경찰이 돼서도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하고, 김갑세가 전직 대통령인 ‘그 사람’에게 ‘다치셨네요. 발가락. 거기다가 밴드를 감으셨네. 그거 아프다고’ 비웃는 장면이 인상적이라고 꼽는 이들이 많다.”

<26년>이 완성되는 데에는 ‘제작두레’ 방식을 도입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제작두레에 가입한 회원은 1만5000여 명으로 모금된 금액은 7억여원에 이른다. 이는 세계적인 소셜 펀딩 사이트(kickstarter)에서 찰리 카우프만의 최신 프로젝트가 약정받은 금액(약 4억5천만원)보다 훨씬 많다. 조근현 감독은 “대기업 자본 없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모범 사례”라며 “관객과의 만남에서도 폭넓은 의미와 보람을 얻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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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왕>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연상호 감독(34)이 새 애니메이션 <창>(Window)을 내놨다. 군대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다룬 29분짜리 단편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반 극장에서 개봉해 상영 중이다.

 


단편영화는 그간 영화제 등을 통해 일회성으로 소개돼 왔다. 김조광수 감독의 단편 <소년, 소년을 만나다>(2008)가 메이킹필름과 함께 장편으로 편집돼 개봉된 적은 있다. 온전히 단편 한 편이 개봉된 것은 <창>이 처음이다.

“일본에서는 종종 일반 극장에서 개봉된대요. 2006년 단편 <지옥: 두 개의 삶>으로 극장 개봉을 시도했는데 결국 안됐어요. 그래서 <창>은 극장 개봉은 기대하지 않고 IPTV 상영과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를 추진했는데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프로젝트와 연이 닿아 오프·온라인 동시 개봉을 하게 됐습니다.”

인디스페이스는 지난 5월 개관과 함께 단편영화 개봉도 모색해 왔다. 독립영화 디지털 배급사 인디플러그와 함께 지난 9월 말 ‘독립영화 단편 개봉 프로젝트’를 수립, 첫 작품으로 <창>을 선정했다. 지난 1일 인디스페이스, IPTV SK브로드밴드TV와 홈초이스에서 개봉했고 다음·네이버·곰TV·인디플러그 등에서 온라인 다운로드 서비스도 시작했다. 관람료는 4000원(오프라인), 3000원(온라인)이다.

“극장 상영은 한 달을 기본으로 해요. 반응이 좋으면 연장되겠죠. 단편이니까 독립영화 단편 개봉 프로젝트에 따라 매월 새 작품도 개봉되고 함께 상영될 수도 있을 겁니다. 좋은 반응을 얻어 단편영화 개봉이 예술영화 전용관과 멀티플렉스 등으로 확장되었으면 해요.”

연 감독은 <창> 시나리오를 2000년 군에서 제대한 뒤에 썼다. 만화가 최규석과 함께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만화 프로젝트 ‘사이시옷’에 옴니버스 만화로 연재했다. 영상화 작업은 지난해 4월부터 7개월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단편 제작에 응모, 지원을 받아 완성했다.

“장편 <돼지의 왕> 작업을 마친 게 작년 3월이에요.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할 때까지 편집만 하면 되니까 그 기간에 <창>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후반부에 <돼지의 왕> 막바지 작업과 일정이 겹쳤어요. 개봉(2011년 11월3일)이 확정된 <돼지의 왕> 인터뷰·홍보도 하면서 <창>을 만들었습니다. 어쨌든 <돼지의 왕>을 만들면서 새로 하고 싶었던 제작기법을 <창>에서 다각도로 시도할 수 있어 좋았어요.”

<창>에는 3D 카툰 랜더링 기법을 도입했다. 이 기법은 내년 5월 개봉을 목표로 작업하고 있는 새 장편 <사이비>에서 활용하고 있다.

<돼지의 왕>은 올해 제63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을 비롯해 11월 현재 43개 유명 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았다. 캐나다 판타지아국제영화제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 미국 사일런트리버영화제 특별작품상 등 6개 상을 받았다.

<창>은 시네마디지털서울 2012·인디애니페스트2012·대단한 단편영화제에서 상영되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창>이 최초의 단편 개봉작으로 선정된 이유이다.

연 감독은 “첫 주자로서 좋은 성적을 내 단편영화도 항시 개봉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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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훈 감독(42)이 ‘한국 단편문학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EBS의 박정민 PD(40)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안 감독과 박 PD는 우선 세 편을 완성, 오는 겨울에 개봉할 예정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 김유정의 <봄봄>, 현진건의 <운수좋은 날> 등이다. 편당 러닝타임은 30분 안팎이다. 세 편을 묶어 상영한다. 이어 1년에 세 편씩 완성할 계획이다. 황순원의 <소나기> 등 고전을 위주로 하되 생존 작가의 작품도 소개할 계획이다. ‘한국 단편문학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으로 읽는 한국문학을 지향한다. 안 감독과 박 PD에게 한국 단편문학 애니메이션 만들기에 대해 들었다.

 

 

-원작에 충실하게 그리나.
“작품 고유의 언어와 감성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작가가 원고지에 담아내고 싶었던 글 이전의 그림도 담는다. 사료와 고증을 통해 시대적 배경과 지역적 특성 등도 세밀하게, 정성스레 묘사하고 있다. 고전을 위주로 하면서 나중에는 생존 작가의 작품도 다룰 계획이다.”

-어떤 계기로 시작했는지.
“원래는 예순 살이 넘었을 때 성숙한 시선으로 담아내려고 했다. 지난해 경북 왜관의 한 산골 문화회관에서 <소중한 날의 꿈>을 상영한 뒤 계획을 앞당겼다. 장편 애니메이션을 큰 화면으로 보신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영화가 끝난 뒤 ‘손주들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네’ 하시더라. 그때 약속 드렸다. 앞으로 애니메이션을 적어도 몇 편을 더 보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다고. 생활에 쫓겨 읽지 못했던 우리 문학을 그분들께, 기성세대에게 들려드리고 싶다. 그리고 우리의 청소년에게 우리의 기억을 이어가게 하고 싶다. <메밀꽃 필 무렵>의 허생원과 동이, <봄봄>의 데릴사위, <운수 좋은 날>의 김 첨지 등을 통해 밥상에서 가족간에 토론과 대화가 이뤄지는 가교가 되었으면 한다.”

-해외 반응은 어떻게 보는가.
“우리 문학과 한글의 우수함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들의 창작활동에 원형이 되기를 바란다. 그림 맛으로 글 맛도 느끼게 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데 단편문학 애니메이션이 뿌리가 되었으면 한다. 글이 부딪히는 장벽을 애니메이션은 뛰어넘을 수 있다.”

-박 PD는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안 감독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단편문학 애니메이션은 의미 있는 작업이고 돈도 벌 수 있는 프로젝트다. 지난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느낌이 왔다. 안 감독의 스튜디오 상호 ‘연필로 명상하기’에 맞는 톤으로 제작하면 완성도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본다. 투자 건을 논의하던 중 안 감독에게 첫 프로젝트 결과를 놓고 안정적으로 기획의도에 충실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보자고 했다.”

“박 PD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이번 작품은 연필로 명상하기와 EBS, 출판사 김영사가 함께 만든다. 다음 프로젝트는 훗날 논의하기로 했다. 방송국 PD와 철학을 공유하는 건 선례가 없다. 창작자에게 큰 힘이 된다. 박 PD는 <소중한 날의 꿈> 제작 막바지에 알았는데 엄상현 등 유명 성우분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목소리 연기를 하도록 도와주었다.”

-박 PD는 직장 일과 겸직이 가능한가.
“회사에 방영을 전제로 투자 제안을 했을 때 선뜻 수용됐다. 의미 있는 작업이고 시청률과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총괄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것도. 이 일을 잘 하는 게 회사에도 도움이 된다.”

-제작비가 얼마나 드나.
“편당 2억5000만 원 정도이다. 편당 제작비가 TV 미니시리즈 한 회분보다 더 들고, 캐릭터 상품 판매나 단기간에 성과를 보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돈도 벌 수 있다고 본다. 극장은 물론 공동체상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 PD 전망은 어떤지.
“단편문학 애니는 시류를 타지 않는다. 극장·공동체상영의 단체관람 외 DVD 등 부가판권시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일반 관객을 비롯해 학교·도서관·지자체 등이 소장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어서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동체상영은 특정 단체 등의 요청에 따라 현지에서 영화를 보여주는 방식을 말한다. 독립영화가 보다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방안으로 손꼽힌다. 다큐멘터리 <우리학교>의 경우 제작사(스튜디오 느림보)에 따르면 국내외 공동체상영에서 2007년에만 약 10만 명이 관람(극장 관객은 3만4439명·한국영화연감 기준)했다.

-<소중한 날의 꿈>은 얼마나 했나.
“이제까지 60회 넘게 했다. 요즘도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오는 9~10월에는 그간의 기록을 정리해 자료로 삼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공동체상영은 만드는 사람의 태도를 바꾸게 해준다. 잘 만들면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걸 확인하게 해주고.”

 

<소중한 날의 꿈>은 안 감독이 동료이자 아내인 한혜진 감독 등과 함께 무려 11년에 걸쳐 완성했다. 운동회에서 2등을 한 뒤 육상을 포기한 ‘이랑’. 서울에서 전학온 세련되고 조숙한 ‘수민’, 엉뚱한 과학실험을 즐기는 ‘철수’ 등 청소년의 꿈과 성장통을 그렸다. 제작비는 18억 원. EBS 등의 투자를 받았고,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등의 지원을 받았다. 안 감독은 제작비가 떨어지면 애니메이션판 <겨울연가>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등의 외주작업을 했다. 완성한 뒤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극장 개봉이 힘들었다고 했다.
“부산에서 두루 호평을 받았지만 배급사가 나타나지 않아 애먹었다. 결국 <아따맘마> <명탐정 코난> 등 일본 애니를 수입한 에이원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일본 애니를 수입한 곳에서 한국 애니를 도와줬다는 사실이 역설적이다.”

개봉은 지난해 6월 23일에 했다. 123개 스크린에서(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3>가 개봉되면서 7일째에 41개, 8일째에는 18개로 줄고 말았다. 이후 예술영화전용관을 중심으로 상영됐다. 이 가운데 부산의 국도가람예술관에서는 1년 동안 장기상영을 했다. 이같은 사례는 <소중한 날의 꿈>이 처음이다. 국도가람예술관 측은 요즘 단체관람 신청을 받아 월 2~3회를 상영하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상영 1주년 기념으로 감독판을 개봉할 예정이다.

안 감독의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에는 <소중한 날의 꿈>을 그리느라 짤막해진 연필 수백 자루를 모아 만든 액자가 있다. 안 감독은 “상영할 때 영화에 실제로 사용한 작화와 몽당 연필을 관객에게 선물로 드렸다”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돈이 떨어졌을 때가 아니라 우리 작업의 의미와 희망에 의문이 생길 때였다”고 했다.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단편문학 애니가 10년, 100년 이어지는 국민적·국가적 프로젝트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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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희 감독의 <파닥파닥>이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 무비꼴라쥬상을 받았다. <파닥파닥>은 3D 애니메이션으로 13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유일한 한국영화다.

 

CGV 무비꼴라쥬상은 한국 독립영화의 실질적인 배급·상영 기회를 주기 위해 CGV 다양성영화 브랜드 무비꼴라쥬에서 마련했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첫 선을 보인 한국 장편영화 중 1편을 선정했다. 3천만 원 상당의 배급·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무비꼴라쥬 전용관에서 최소 2주간의 상영 기회를 보장한다.

<파닥파닥>은 바다에 있다가 잡혀 횟집 수족관에 갇힌 고등어의 자유를 얻기 위한 집념과 투쟁을 그렸다. 사실적인 그림묘사와 우리 사회를 수족관에 응축한 주제의식이 뛰어나다. 기둥 줄거리는 3D로, 꿈과 환상을 담은 뮤지컬 장면은 2D로 표현한 구성도 돋보인다. 세종대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이대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CGV무비꼴라쥬 강기명 팀장은 “어려운 제작 여건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기법이 뛰어나고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매력적인 주제가 어우러진 작품”이라며 “<돼지의 왕>에 이어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의 빛나는 성과를 다시 한번 무비꼴라쥬 관객들과 만들고 싶다”고 수상작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돼지의 왕>(감독 연상호)은 학창시절을 배경으로 세 친구 사이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에 초청받은 뒤 영화진흥기구상(NETPAC)과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무비꼴라쥬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오는 16일 개막, 27일까지(현지시간) 열리는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받았다. 전 부문 시인감독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황금카메라상’ 후보에도 올랐다.

CGV 무비꼴라쥬는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주요한 파트너로서 새로운 한국영화를 관객에게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전주국제영화제 포함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아카데미, 시네마디지털인서울(Cindi) 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과 협약을 맺고 한국영화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제작·배급·상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폭넓은 관객과의 만남을 주선해 왔다. 2006년부터 매년 CGV 무비꼴라쥬상이 수여되고 있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사이에서>(2006), <우린 액션배우다>(2008), <반두비>(2009), <뽕똘>(2011) 등과 같은 작품을 발굴·소개해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파닥파닥>은 오는 여름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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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닥파닥>. 3D 애니메이션이다.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26일~5월 4일) ‘국제경쟁’ 부문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영화다. 어촌의 한 횟집 수족관에 갇힌 고등어가 펼치는 필사의 탈출기를 극화했다. ‘파닥파닥’은 그 고등어가 바다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 끊임없이 몸부림치면서 내는 소리를 말한다. 자유를 갈망하는 집념·투쟁을 상징한다. <파닥파닥> 각본·연출·제작자인 이대희 감독(35)을 전주에서 만났다.

 
<소중한 날의 꿈> <마당을 나온 암탉> <돼지의 왕>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 <은실이>…. <파닥파닥>은 <DINO TIME>(다이노 타임) 등과 함께 올해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양어장·바다 등 출신 성분과 아부·항거·방관형 사이의 갈등, 배를 드러내 죽은 체 해서 살아남으려는 처세술, 퀴즈 배틀…. 수족관 물고기들의 세상을 통해 우리 사회를 풍자한 재미와 묵직한 메시지가 퍼덕인다. 물고기들의 세밀한 동작과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 낸 3D 기술력이 재미와 의미를 더해준다.

 


-언제, 어떤 계기로 기획했나.
“졸업 후 애니메이션 회사에 다닐 때 구상했다. 직장생활이 좀 답답해 자유롭게 창작에 전념하고 싶었다. 감독 데뷔 제의를 받고 2004년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2007년 여름에 회사(이대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설립한 뒤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물고기 세상을 소재로 했다.
“구속과 자유, 두 낱말을 놓고 고심을 많이 했다. 수족관이 가장 적합한 장소였다. 바다나 양어장에 있다가 수족관에 갇힌 물고기들의 세상을 우리들 세계의 축소판으로 삼았다. 이는 애니메이션만 가능하다. 반면 물고기는 사람·동물보다 생김새가 단순해 표정·감정·심리 변화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눈물도 사용할 수 없다. 감정 변화의 초점을 찾아 이를 고조시키는 걸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기어 체인지’라고 한다. 이야기와 그림의 기어를 바꾸고 가속력을 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고등어를 암컷으로 설정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구속받는 걸 상징하나.
“그렇게 볼 수 있다. 그에 앞서 수족관 지배자인 ‘올드넙치’를 수컷으로 정하고 ‘고등어’는 상반되게 암컷으로 했다. 여성의 반란이 더 극적이고, 고등어의 꿈이나 환상을 뮤지컬로 보여주는 데 있어 여성의 목소리가 더 적합하다고 본 것도 요인이다. 뮤지컬 장면이 네 번 나오는데 원래는 일곱 번이었다. 올드넙치 등이 부른 건 다 편집했다.”

-뮤지컬 장면은 기둥 드라마와 그림이 다르다.
“기둥 드라마는 현실이고, 뮤지컬 장면은 판타지다. 그래서 그림·색감 등이 대비를 이루도록 했다. 기둥 드라마는 3D지만 뮤지컬은 2D다. 뮤지컬 가사도 직접 썼고 각본 작업 때 음악작업을 미리 의뢰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사전녹음인가 후시녹음인가.
“사전녹음이다. 3D는 선녹음을 하고 작화를 하는 게 맞다. 그렇지 않으면 실사영화에서 입모양과 소리가 안 맞는 것과 다름없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처음부터 싱크로율(정확도·완성도)을 고려해 전문 성우를 기용했다. 예산상의 문제도 있고. 모두 세 번 녹음했다.”

-각본은 얼마만에 썼나.
“그간 구상하고 메모한 걸 토대로 첫 각본은 1개월만에 썼지만 이후 1년 넘게 수정·본완을 했다.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자료조사와 현장답사를 1년 반 정도 했다. 극중 어촌과 횟집은 강원도 속초 동명항 갯배마을이다. 무경험자들은 위험하다고 태워주지 않으려고 해 각서를 쓰고 미술·기술감독과 함께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극심한 멀미에 시달리면서 죽는 줄 알았다. 6개월 정도 서울의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도 했다. 그때 횟집일기를 쓴 게 작품을 구상·완성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완성하는 데 오래 걸렸다.
“2년간 준비했고, 실 작업은 3년간 했다. 처음 계획보다 두 배가 걸렸다. 중간에 자금·인력 문제 등으로 무산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애니메이션은 2D든 3D든 실사영화보다 실제 작업기간이 매우 길다. 이 기간에 한 스태프가 계속 호흡을 맞춰야 톤 등을 유지할 수 있다. 회사를 설립한 건 이 때문이다. 기관의 지원을 받으려면 법인이어야 하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파닥파닥>의 경우 15명을 메인 스태프로 많을 때에는 약 70명이 참여했다. 회사를 유지하느라 어려움이 많았지만 덕분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현금·현물 지원이 많은 도움이 됐다. ‘인디스토리’(독립영화 전문 배급사)도 제작중에 만났다.”

이대희 감독은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 97학번이다. 재학생 때 단편 <THE PAPER BOY>(2002)로 자그레브(크로아티아) 히로시마(일본) 등과 함께 세계 4대 애니메이션영화제로 손꼽히는 안시(프랑스)와 오타와(캐나다) 등의 ‘경쟁’ 부문에 초청받으면서 해외에 먼저 알려졌다. 이후 제6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개막작 <신 암행어사>(2004), 안시 ‘교육’ 부문 수상작 <아이들이 사는 성>(2005), 미국 에미상 ‘TV애니메이션’ 부문 초청작 <양의 전설>(2007) 등에 참여했다.

-해외 유명 영화제를 우선 겨냥하지 않았는지.
“기획·제작 과정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잘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전주국제영화제로부터 출품을 권유받았다. 마침 영화 완성 시기와 영화제 개최 기간이 맞아 출품했고, 국제경쟁 부문 작품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

-애니메이션 연출은 언제부터 꿈꿨나.
“원래는 조각 전공이었다. 조금 다니다가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봤다. 애니메이션이 하고 싶어서. 학창시절 그림에 관심이 많았고, 소질도 있었고, 만화영화를 엄청 좋아했다. 그럼에도 처음에는 방황했다. 재능이 부족하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작업이어서. 어느날 내 마음대로 그린 물체를 통해 ‘애니메이션 매직’을 느꼈다. 애니메이션 매직은 애니 전공자들 사이에 그림상의 인물·동물이 살아나는, 무생물이 생물이 되는 느낌을 받는 걸 말한다. 애니메이션은 팀웍이 중요하다. 각자의 재능을 교집합, 최상을 추구한다. 단체활동, 공동작업을 좋아한다. 기타를 치면서 펑크록밴드 활동도 4년쯤 했다.”

이대희 감독은 “애니메이션 대명사인 월트 디즈니(1901~1966)와 안철수 교수를 존경한다”며 “삶을 개척하고 영유하는 방식과 개혁적 기업가 정신을 본받고 싶다”고 했다.  “<파닥파닥>을 통해 세 가지를 구현하려고심혈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물고기를 통해 섬세한 감정 표현을 해보자’ ‘우리나라 환경에서 최적화된 극장판 3D 애니메이션 프로세스를 구축하자’ ‘한국 공기가 물씬 나는 작품을 만들자’ 등이다. <파닥파닥>은 이같은 노력의 결과물로 온 가족이 함께 볼 만한 동화이자 우화로서 드라마와 뮤지컬의 조화, 허를 찌르는 결말 등이 흥미롭다. 전주국제영화제 수상 및 해외 유명 국제영화제의 잇단 초청이 기대된다. 오는 여름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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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가 ‘2011 여성영화인축제’에서 ‘올해의 여성영화인’ 연기상을 받는다. 주최측에 따르면 송혜교는 영화를 사랑하는 네티즌과 현장에서 활동 중인 여성영화인, 예비 여성영화인으로 구성된 (사)여성영화인모임 회원 및 이사진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15일(목) 소격동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린다.


이날 시상식에선 원로배우 최지희를 비롯해 이선미·한예진·안재훈·엄주영·지민·남나영과 시네드에피도 수상한다. 최지희는 공로상,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이선미 프로듀서는 최고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받는다. 한혜진·안재훈 감독은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으로 연출·시나리오 부문, <아이들>의 엄주영 프로듀서는 제작·프로듀서 부문, 다큐멘터리 <두 개의 선>을 만든 지민 감독은 단편·다큐멘터리 부문, <써니>의 남나영 편집기사는 기술 부문 상을 수상한다. 시네드에피는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홍보마케팅 부문 상을 받는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여성영화인축제는 이날 시상식에 앞서 오후4시부터 포럼을 갖는다. 여성영화인축제는 그간 한 해 동안 영화계의 화두나 경향에 대한 포럼을 가졌다. 올해 주제는 ‘SNS와 영화마케팅’이다. 새로운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핫 이슈로 떠오른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와 급변하는 미디어와 관객의 요구에 민감하게 변화하는 ‘영화마케팅’의 상관관계와 전망에 대한 분석과 의견을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나눈다.


포럼 사회는 김혜원 교수(청운대 영화과)가 맡고 박준경 NEW 팀장, 조수정 웹스프레드 팀장, 문창연 이노비즈 미디어 팀장이 각각 세 주제에 대해 발제한다. 제1주제(문제제기) ‘한국영화 마케팅 현황 및 매체 환경에 따른 변화 양상’은 박 팀장, 제2주제(현황분석) ‘상업영화의 온라인 영화마케팅-SNS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는 조 팀장, 제3주제(전망) ‘SNS마케팅 어떻게 할 것인가?-SNS 영화마케팅의 가능성과 미래’는 문 팀장이 맡는다. 이후 종합토론을 갖고 오후 7시30분부터 시상식을 개최한다. 시상식 사회는 배우 박철민이 맡고 가수 윤상이 축하공연이 마련된다.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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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앤프리(OFF AND FREE) 국제영화제는 ‘확장예술제’를 지향한다. 올해 제 3회(11월 17~23일)를 맞았다. 정재형 동국대 교수가 창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동양화가였던 황선숙 감독이 폐막작 <허공의 그늘>을 연출했다(개막작은 독일 감독 베르너 헤어조크의 <라 수프리에르>). 김남국 현대음악 작곡가 겸 아쟁 연주자가 <허공의 그늘> 음악을 맡았다. 정재형·황선숙·김남국의 ‘확장예술’에 관하여.

-오프앤프리는 어떤 영화제인가요.
“좋은 영화, 새로운 영화지만 일반 극장 상영이 어려운 비상업영화를 보여주는 영화제에요. 비상업영화 작가를 발굴하고 후원해요.”

-다른 영화제도 그렇지요.

“오프앤프리는 ‘확장예술’을 지향해요. 매체간 경계를 넘나들고 허문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짜요. 장르적 드라마보다 실험성·예술성을 추구한 작품을 선호하죠. 영화를 오락으로 즐기는 것보다 생각하고 사유하고 싶어하는 관객을 위한 영화제에요. 모든 작품을 무료로 보여줘요.”

-관객 반응은 어떤지요.

“다양해요. 좋은 작품을 많이 무료로 볼 수 있는 기쁨을 줘 고맙다는 분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분들…. 회를 거듭하면 이해와 참여의 폭이 넓혀질 거라고 봐요.”

-두 분은 이 영화제를 언제 알았나요.
“1회 때부터 알았고 참여도 했어요-저는 이번에 알았습니다. 제가 하는 음악작업과 공감대가 맞아 좋네요-유투브에 남국(namkuk)을 치면 작품 열 편 정도를 볼 수 있어요-<죽음에서 탄생까지>(2000) <화두>(2002) <마중>(2004) <부벽준>(2010)…. <화두>는 독일 다름슈타트 국제현대음악제 수상작이고 <부벽준>에선 국악기 다섯 개로만 연주했어요. 요즘 서양 작곡가들은 자기네 악기로는 한계를 느끼고 동양 악기를 많이 활용해요. 소음도 음악적 요소로 받아들이고.”

황 감독은 제 1회 때 <울음>과 <아버지의 아버지의>, 두 편을 초청받았다. 올해도 두 편이다. <망각 울림>과 <허공의 그늘>. <망각 울림>은 ‘오프인 포커스’ 부문에 선정됐다. <허공의 그늘>은 오프앤프리 측의 사전제작 지원을 받아 완성,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다른 영화제에도 초청받았지요.

“국내외 영화제 ‘경쟁’ 부문이 많아요. 기획전시를 포함해 <숨 꿈> <수묵산조> <아버지의 아버지의> <울음> <오하루의 일생을 보다> <시간의 침묵> 등이 40여 소개됐어요.”

이 가운데 <시간의 침묵>은 ‘갤러리 필름’(설치미술 작품)이다. 영상, 스크린 크기, 설치 위치 등을 달리한 세 채널로 선보였다. 올해 오프앤프리에서는 샹탈 애커먼의 <11월 앤트워프에서 온 여인들> 등 여섯 편의 갤러리 필름이 소개된다.

                                                   황선숙 감독은 홍익대에서 동양화, 서강대 영상대학원에서 영
                                                   상미디어를 전공했다. 5회의 개인전을 가진 그는 그만의 창작
                                                   성이 돋보이는 10여 편의 예술·실험영화를 내놓았다.

-두 분은 어떻게 알았나요.
“2009년 이지영 교수님(서울대)의 가야금 연주회 때 제가 음악극 <거울>을 발표했어요. 그때 황 감독께서 영상작업을 맡아줬죠-솔직히 2년 전에는 ‘이런 음악을 하시는구나’ 였어요. 그런데 이번 <허공의 그늘> 작업 때 다시 듣고 탄성을 질렀어요. 영상작업을 하면서 동양화를 간직하고 있는 마음이 소리로 팽팽하게 살아움직였던 거예요-2년 만에 다시 만났죠. 영상에 어울리는 곡을 추천해 달라고 작업실로 오셔서. 아이디어 확산 차원에서 악기들을 보여드리고 소리도 들려드렸죠-그때 아쟁이 마음에 들었어요-이야기 나누면서 술을 꽤 많이 마셨지요-전 거의 안 마셨어요-영화에 음악을 입히지 않고 상영할 때 즉흥 연주를 하기로 했죠-단순히 라이브 연주를 듣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허공의 그늘>은 단편(러닝타임 9분) 실사 실험영화다. 경주 남산의 목이 잘린 불상과 스마트폰으로 찍은 도시인의 뒷 모습 등을 담았다. 얼굴 없는, 그 허공의 그늘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이 어려있다.

                                                   김남국 작곡가는 경희대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음악대학을
                                                   졸업했다. 동양인 최초로 ‘크라니히슈타이너’ 상을 수상했다. 베
                                                   를린시립오레라극장 아쟁 독주가로 국제적 명성을 자랑한다.

-기획·연출 의도는 뭔가요.
“오래 전 답사 때 보았던 풍경을 찾아 경주 남산을 찾았어요. 목이 잘린, 얼굴 없는 불상을 보면서 내가 보고 싶었던 게 저 허공이었나…. 그렇게 해서 붙여진 제목이에요. 허공의 그늘, 그 사라진 허공을 찾듯이 표면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짙은 그림자를 들춰내고자 했어요-아쟁을 연주하고 심범즈도 치려고 해요-심벌즈요?-세게 치진 않을 거에요-한 마디로 내용도 형식도 새로운 영화예요. 답을 안 주고 화두를 줘요. 문제(사건)를 내고 답을 풀어주는 여느 영화와 달라요. 영화는 두 타이프로 나뉘죠. 위로(오락)를 주는 영화와 성찰을 하게 하는 영화. 오프앤프리는 후자의 영화를 보여줘요. 혹자는 관객이 영화를 편식하는 바람에 집단최면에 걸려 있대요. 오프앤프리 개최 의도가 여기에 있어요. 작가가 던진 화두를 관객이 제각각 자기 입장에서 체험하는 기회와 경험을 주자는 거에요.”

                                                    정재형 교수는 동국대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과 뉴욕시립대대
                                                    학원에서 석사, 중앙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뉴시
                                                    네마 감독론> <영화이해의 길잡이> <MT영화학> 등이 있다.

황선숙 감독은 그림을 그리다가 애니메이션을 했고, 실사 영화를 만들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하고 싶었던 작곡을 취미활동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 김남국 작곡가 겸 아쟁 연주가는 “작곡·연주를 연극으로 넓히고 영상작업도 하고 싶다”고 했다. “현재의 작업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장르 혼합, 멀티 작업으로 풀려고 한다”며. 정재형 교수는 “관객에게 신선한 체험을 안겨주고 고정관념을 깨게 내년 영화제에서는 확장예술 부문을 더욱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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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쓴 <마당을 나온 암탉>이 30일 중국에서 개봉됐다. 28~29일 교민 대상 시사회를 가진 데 이어 중국 전역 3000여 개 극장에서 관객 몰이에 나섰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의석) 국제사업센터에 따르면 영진위 중국 북경사무소(소장 김필정)는 이에 앞서 중국 측 배급사인 차이나필름과 협의, 기자회견과 시사회를 비롯한 전방위 홍보 지원에 나섰다. 중국판 트위터라 할 수 있는 SNS서비스인 웨이보 등을 통해 5000여 명의 팔로워들에게 개봉 소식을 알리는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오성윤 감독이 이은 명필름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 등과 함께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번 개봉은 특히 한국영화 최초로 한국어 더빙으로 중국지역에 개봉돼 주목된다. 중국에 외국영화가 상영되기 위해서는 중국어 더빙이 필수적인데 <마당을 나온 암탉>은 북경의 교민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어 버전을 개봉하기로 협의를 완료했다.


현재 북경 내 한국인은 13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로써 중국의 관객들도 문소리ㆍ최민식유승호ㆍ박철민의 목소리로 더빙돼 화제를 모은 한국어 버전을 관람 할 수 있게 됐다.

                             시사회에 참석한 관객들이 <마당을 나온 암탉>을 감상하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당초 한국과 동시에 개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경절 연휴가 있는 10월초가 흥행에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개봉 일을 옮겼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올 추석 연휴 국내에서 가족관객을 대상으로 큰 호응(29일 현재 217만9476명, 누적매출액 145억2675만4500원)을 얻은 것처럼 국경절 연휴에 중국의 가족관객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중국에서 개봉된 한국영화는 <마당을 나온 암탉>이 두 번째이다. 지난 16일 <아저씨>가
중국 3,000여개 극장에서 개봉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개봉 첫 주에 16만8818명(매출액 약 510만 위안)이 관람,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 2주차에는 박스오피스 10위(매출액 약 130만 위안)에 오르면서 누적관객 34만6965명을 기록했다. 

영진위 국제사업센터 측은 "아주 대박이라고 할 수 있을 성적은 아니지만 불법복제판 보급, 비교적 작았던 홍보 규모 등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성적으로 평가된다"고 풀이했다. "평가가 좋기 때문에 향후 롱런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업센터 측은 이와 관련, "극장 수가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8500여 극장 중 3000 극장에서 개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1000~2000여 극장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런데 중국은 상영회차로 통계를 매긴다. <아저씨>는 첫 주말 상영회차가 1만1089회였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 번째 주 상영회차 자료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3000여 개로 알려져 있지만 뚜껑을 열어봐야 정확한 데이터를 알 수 있다.

근래 중국에서 개봉된 한국영화 중 흥행 성적이 뛰어난 세 영화는 다음과 같다. <디워>(2008)-2960만 위안, <7급 공무원>(2010)-1850만 위안, <과속스캔들>(2009) 1362만 위안 등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국내에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완성도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극찬을 받았다. 중국 관객들에게는 얼마나 통할 수 있을는지, 나아가 중국 바람에 힘입어 국내에서 다시 상영될 수 있을는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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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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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조연’ 박철민(45)이 8월 극장가에서 두 영화의 주연배우로 각광받고 있다. 2D 애니메이션 화제작 <마당을 나온 암탉>(감독 오성윤)과 3D 액션 블록버스타 <7광구>(감독 김지훈)에서 맹활약, 주목을 끌고 있다. 박철민의 ‘연기는 즐거워! 인생은 아름다워!’

<마당을 나온 암탉>과 <7광구>는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작품이다. <…암탉>은 국내 최초로 실사영화 명가(명필름)와 애니 전문 제작사(오돌또기)가 협업, 6년간 공을 들여 완성한 2D 애니메이션이다. 양계장을 뛰쳐나온 암탉의 일생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미국의 디즈니·픽사·드림웍스,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에 비견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7광구>는 한국 최초의 IMAX DMR 3D로 개봉된 영화다. 한반도 남단 석유 시추선에서 벌어지는 대원들과 괴생명체의 사투를 그렸다. 박철민은 <…암탉>에서는 수다쟁이 야생 수달 ‘달수’, <7광구>에서는 탐사대원 ‘상구’ 역을 맡았다.

-두 편이 함께 상영중입니다.
“뜻밖이에요. <…암탉> 개봉은 원래 작년 5월이었죠. 공을 더욱 더 들이면서 개봉이 연기돼 불안감이 없지 않았는데 반응이 엄청 좋아요. 요즘 달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어요. 아이들은 물론 학부형께서 ‘잘봤다’ ‘많이 웃었고 울었다’ ‘달수짱’ ‘수달짱’…. 체감온도가 300~400만 명이 본 것처럼 느껴져요. 한 인터넷에는 ‘애니메이션 최고연기상 박철민’이라고 올랐더군요. 여러 의미로 정말 신나요.”

-여러 의미라면.
“작품도, 저도 인정받고 있다는 거에요. <…암탉>은 소박한 2D 애니에요. 암탉 ‘잎싹’(문소리)의 모험을 통해 자유의 가치와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그렸는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재밌게 보고 있어요. 영화가 호평받으면서 황선미 작가의 동명 원작이 다시 인기(2000년 초판 발매 이래 올해 100만부를 돌파함)래요. 달수는 원작에 없는 동물이에요. 달수가 만들어지고, 제가 맡고, 이렇게 주목받는 일련의 과정이 기적 같아요. 그리고 문소리씨가 건강한 딸을 낳아 기뻐요. 앞으로도 좋은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목소리 녹음은 며칠간 했나요.
“나흘간 했어요. 2009년에 선녹음 사흘, 그림이 90%쯤 완성된 올 2월에 본녹음 하루. 목소리 연기가 처음이어서 디테일과 생동감을 살리느라 애를 먹기는 했지만 총 나흘 작업하고 이렇게 환대받아 미안하고 고마워요. 제 연기인생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에요.”



-작업 특성상 애드리브는 힘들었겠네요.
“그럼에도 했어요. 청둥오리 ‘초록’(유승호)이가 파수꾼대회에서 우승할 때 달수는 동물들에게 축하의 박수를 부탁해요. 이 박수는 객석의 관객에게 하는 당부이기도 해요. 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제로 이 장면 때 객석에서도 박수가 터져 기뻐요.”

이뿐만이 아니다. 초록이가 무리들과 떠나는 걸 환송한 뒤 달수는 잎싹에게 ‘어깨에 손 얹어도 돼?’라고 묻고 그렇게 한다. 아들을 떠나보낸 잎싹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이 애드리브도 전격 반영돼 제작진은 그림을 수정했다.

-<7광구>에서도 박수가 화제예요.
“공교롭게 그렇네요. <…암탉>에서는 환희의 순간에 능동적으로 치고, <7광구>에서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얼떨결에 치고….”

<7광구>에서 괴물에게 총구를 겨눈 ‘정만’(안성기)은 ‘상구’(박철민)에게 시야를 가리는 박스를 치우라고 한다. 생사의 귀로에 놓인 상구는 영문을 모른 채 뜨문뜨문 박수를 친다. 박스를 박수로 잘못 알아듣고. 박철민에 따르면 이 장면은 김성수 감독의 <무사>(2001) 촬영 때 무전기로 카메라에 박스가 잡힌다고 치우라고 했는데 한 스태프가 잘못 알아듣고 박수를 쳤다는 일화에서 차용했다.

-<7광구>는 얼마 동안 찍었나요.
“4개월 넘게 찍었어요. 작년 6월부터 9월까지. 괴물의 공격을 받고 죽을 때 머리를 다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출연·제작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두 영화 상영 스크린이 대조적이에요.
“어느 한 쪽 편만 들 수 없고, 제도적으로 푸는 것도 어려운 문제이고…. 어쨌거나 <…암탉> 상영관이 더 늘었으면 해요. 이른바 ‘퐁당퐁당’(교차상영)이 개선되고 밤 시간 상영도 더욱 늘어나고. <…암탉>의 힘으로 풀어야죠. 관객 여러분의 호응에 힘입어 풀고 있고 앞으로 더 풀어갈 거라고 믿어요.”


박철민은 고등학교 때 연극반에서 활동했고 대학(중앙대 경영학과)에서도 연극에 심취했다. 졸업후 1988년 노동연극 전문극단 ‘현장’ 등에서 활동했다. 영화 데뷔작은 이정국 감독의 <부활의 노래>(1993). 임신한 아내를 잃은 뒤 시민군에 가담, 도청을 사수하다가 죽는 인물로 출연했다. 이제까지 100편 안팎의 연극·영화·드라마에 출연, 특유의 입담과 연기력으로 이름을 얻었다. 대표작으로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화려한 휴가> <시라노;연애조작단> 등이 있다.

-힘들 때 포기하고 싶지 않았나요.
“한번도 없었어요. 고등학생 때 교회에서 한 성극 ‘용감한 사형수’의 각색·연출·주연을 맡았는데 그때 받은 박수갈채가 지금도 생생해요. <부활의 노래> 때 2~3일 찍고 받은 8000원으로 소주 한 병에 삼겹살 2인분을 먹고 사우나를 했는데 그 기억도 뚜렷하고. 둘째 딸을 돌보면서 6시간 넘게 ‘삐삐’를 쳐다보며 캐스팅 소식을 기다린 적도 잊혀지지 않아요.”

박철민은 “과거는 지나갔을 뿐 죽지 않는다”면서 “오늘을 살아내는 힘”이라고 했다. “연기는 힘들지만 신나고, 삶은 어렵지만 아름답다”면서. “요즘같은 관심과 박수가 계속되면 좋겠지만 옅어지고 적어지더라도 신나게 연기하면서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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