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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14 손예진 “몰래 카메라로 감독 속일 만큼 팀워크 대단했다”

손예진(30)이 재난영화 <타워>(감독 김지훈)로 주목받고 있다. 개봉 7일 만에 200만, 12일 만에 300만, 18일 만에 4백만 명이 넘는 관객이 봤다. 흥행속도(400만 돌파 기준)로 보면 1000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보다 이틀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700만 명이 넘게  본 <늑대소년>과 같다. <타워>는 손예진이 데뷔한 지 13년 만에 처음으로 출연한 블록버스터다. <타워>의 홍일점 손예진에게 재난영화 촬영 현장 이야기를 들었다.

 

 

손예진이 <타워>에서 맡은 인물은 ‘서윤희’다. 108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의 푸드몰 매니저다. 눈부신 미모와 미소로 푸드몰 식구는 물론 주변 사람들도 살갑게 챙기던 그녀는 타워스카이가 최악의 화염에 휩싸인 뒤 더욱 빛난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아름다운 여인상을 보여준다. 구출되어야 하는 객체로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면서 구출에 나서는 주체로서의 감동도 자아낸다. “투혼이 느껴진다. 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라 연기에 있어서도 완전 프로다!” 등의 찬사를 받고 있다.

 

-물·불과의 촬영이 어땠는지.
“모두들 힘들었다. 뛰고 넘어지고 휩쓸리고…. 뜨거운 열기와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연기·먼지에 시달리고. 다른 분들이 워낙 힘든 촬영이 많아서 나는 상대적으로 덜 힘들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불보다 물이 더 힘들고 무서웠다. 어마어마한 양으로 쏟아지는 강력한 물줄기에 휩쓸리며 떠내려가지 않으려고 애쓰고, 매우 추운 날씨에 납덩이를 들고 수조 세트에서 잠수도 해야 했다. 정말 힘들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촬영장 가는 게 소풍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선배·오빠들이 항상 챙겨주고, 이쁨 많이 받고,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에서 위험한 상황도 즐겁게 찍었다. 그런 현장은 처음이었다. 재난영화여서 그런 점이 없지 않았겠지만 의리와 동지애 같은 걸 느꼈다. 정말 감사하고 뭉클한 적이 많았다. 자연히 현장 가는 게 소풍가는 것처럼 설레곤 했다. 촬영이 끝날 때에는 너무 아쉬워서 주변에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하지 않으려 했다고 들었다.
“시나리오는 좋았지만 굳이 내가 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캐릭터의 깊이보다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죽느냐 사느냐가 관건인 영화였다. <오싹한 연애> 찍을 때 제안받았다. 감독님이 <오싹한 연애> 현장에 자주 오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겠다고 했다. 많은 분들이 <타워>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들려줘 정말 흔쾌히 결정했다.”

-블록버스터 출연은 처음이다.
“데뷔한 지 13년 만이다. 개인적으로 블록버스터에 욕심이 없었다. 언젠가는 자연스레 하게 되려니 했는데 <타워>로 연을 맺었다. 두 남녀 주인공으로서 오롯이 책임을 져야 하는 데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주변 도움을 받으면서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영화 속에 내가 어떻게 자리하는지 궁금했다. 필모그래피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궁금했고, 여러 배우들과 작업하는 데 대한 호기심도 발동했다.”

 

-서윤희 캐릭터는 어땠나.
“마음이 따뜻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인물이다. 다들 포기하려는 순간에 좋은 에너지를 전한다. ‘실제로도 내가 과연 이럴 수 있을까?’라고 물었을 때 ‘그럴 것 같다’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하지만 자칫 교과서적인, 전형적인 인물로 비쳐질 수 있는 캐릭터여서 그 점을 경계했다. 아이와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고, 차분하게 인도하는 인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설경구·김상경과의 작업이 어땠는지.
“친동생처럼 편하게 대해줬다. 경구 선배는 언니(송윤아) 보러 집에 놀러 갈만큼 편하고 친분이 있지만 작품을 하는 건 처음이다. 연인 관계로 나오는 상경 선배는 친분이 거의 없었는데 촬영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도맡아 줬다. 정말 감사했다. 김인권·도지환 등 함께 하는 게 처음인 배우들이 많았다. 박철민 선배는 <오싹한 연애>, 정인기 선배는 <무방비도시>에서 함께 한 적이 있다.”

-화물 엘리베이터로 탈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 장면을 찍으면서 죽음의 공포도 처음으로 느꼈다. 밀폐된 공간에서 극한의 공포를 느끼는 걸 상상하고 최면도 걸면서 연기를 했다. 18시간을 찍으면서 에너지 소모가 컸다. 9·11 테러, 대구지하철 참사,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처럼 실제로 이런 일이 내게 느닷없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가슴이 먹먹해지고 머리끝이 주뼛 서면서 오싹해지는 걸 느꼈다. 대형참사에 대해 남 얘기로 여겼고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에 촬영하면서 참혹함과 고통을 절감했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고 ‘컷’ 소리를 들은 뒤에도 눈물이 계속 났다.”

-의상이 단벌이다.
“이야기가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 동안에 벌어진 일이다. 촬영기간 내내 흰색 정장 한 벌만 입고 나온다. 세탁을 하고, 앞서 찍은 장면과의 연결을 위해 다시 더럽게 만든 뒤에 입고 촬영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세탁소 아저씨가 ‘이 옷을 입고 도대체 뭘 하느냐?’고 물은 기억이 난다. 유독 가스를 많이 마셔 잠시 바람을 쐬러 나왔을 때 주민들이 재에 덮인 우리를 보고 실제로 119에 신고를 한 적도 있다.”

-몰래 카메라 사건은 어떻게 발생했나.
“촬영 초반에 내가 하자고 했다. 예전에 화보 촬영 때 간간히 한 적이 있는데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했다. 외계인의 존재를 놓고 설왕설래하다가 편이 나뉘면서 인신공격까지 하는 걸로 설정했고 실제로 실감나게 언쟁을 했다. 김지훈 감독님은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고 예사로 넘기려고 했는데 우리들 연기가 출중해 믿게 되었다고 했다. 더구나 경구 선배가 쓰레기통까지 던지면서 내게 화를 내고 나도 지지 않으려고 하자 <타워> 촬영은 오늘로 끝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하더라. 감독을 감쪽같이 속일 정도로 팀워크가 대단했다. 이 팀워크로 촬영을 마쳤다.”

-보충 촬영도 길게 했다.
드라마 부문 보완을 위해 보충 촬영을 했다. 관객의 가슴을 쥐락펴락 하는 드라마, 화려한 볼거리, 빠른 전개…. 이 모두를 만족시켜 주는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타워>는 블록버스터로서 볼거리는 물론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희노애락이 담겨 있다. 가족·연인·이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잘 되고 있지만 더 잘 되었으면 한다.”

 

손예진은 <타워> 이후 <공범>(감독 국동석) 촬영을 마쳤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엄청난 비밀을 감춘 범죄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게 된 딸이 진실 추적에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손예진의 13번째 영화다. 손예진은 “여러 작품을 하는 것보다 좋은 영화에서 완벽하게 책임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며칠 뒤면 만 30살이 되는 손예진은 “우리 모두에게 한층 따뜻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하게 보내겠다”고 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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