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수(47)는 CF모델을 거쳐 영화배우·탤런트로 각광받아 왔다. 영화 데뷔작은 이규형 감독의 <청 (블루 스케치)>(1986)다. 이후 <신의 아들>(1986) <난 깜짝 놀랄 짓을 할거야>(1990) <맨?>(1995) <소년, 천국에 가다>(2005) 등에 출연했다. <맨?> 이후 17년 만에 주연을 맡은 영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피에타>(감독 김기덕)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 아시아태평양영화상(APSA) 심사위원대상, 대중문화예술상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친구 따라 갔다가
조민수는 연예인을 동경하지 않았다. 군의관이던 아버지가 전역 후 의술을 버리고 한 사업이 잘 안돼 경복여상에 진학한 조민수는 무용반 활동을 했다. 3학년 때 짝의 권유로 무용반을 그만두고 연극반에서 활동했다. 데뷔작 <장산곶매>에서 형사 역을 맡았다. 한 달 남짓한 연습 당시에는 지도교사의 칭찬을 한몸에 받았지만 정작 공연 때에는 대사를 잊어먹는 곤욕을 치렀다.

조민수의 꿈은 유치원 교사였다. 고3 때에도 집안 형편이 나아지지 않자 취업을 해서 돈을 번 다음에 대학에 진학, 유아교육을 전공하려고 했다.

그런 그에게 행운의 여신이 찾아왔다. 고3 막바지 어느 날, 한 친구가 생경한 제안을 했다. 언니가 다니는 삼성물산에서 학생 모델을 찾는다며 함께 가보자는 것이었다. 어린 마음에 호기심이 발동, 친구와 동행했다. 사진을 찍고 돌아왔고, 며칠 뒤 제일기획에서 온 전화를 받았다. 삼성물산에서 찍은 사진을 봤다면서 한 번 보자는 전화였다. 다시 사진을 찍고 동영상 카메라 테스트도 받고 함께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출연할 수 없었다. 재학 중에는 활동할 수 없다는 학교 측 방침에 따라야 했다.

1983년 2월에 졸업한 졸업한 조민수는 카세트 ‘마이마이’ 광고를 필두로 본격 활동에 나섰다. 취업한 친구들 월급보다 모델료가 훨씬 많은 게 좋았다. 열심히 하면 대학 등록금은 물론 가계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신이 났다. 다소 이국적이고 참신한 마스크로 선풍을 일으키면서 3년여 활동하는 동안 300여 편의 지면광고와 CF를 찍었다.

 

CF모델의 꽃인 드봉 화장품 전속 모델로 활동하면서 운명의 여신을 만났다. 영화 <청 블루 스케치> 출연 요청을 받았다. 조민수는 영화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CF모델로서 신선함이 떨어져 가는 걸 보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다. 영화 촬영이 늦어지는 동안에 제의 받은 KBS <TV문학관-불>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였다.

<불>에서는 15살에 시집 와 매일 밤 남편에게 시달리는 ‘순희’ 역을 맡았다. 연기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고, 기본적인 방송 용어도 모르는 조민수는 선배들에게 배운 대로, PD가 시키는 대로 연기했다. 시각장애인으로 출연한 <TV문학관-광화사>에서는 눈 먼 연기에 몰입하다가 다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대하드라마 <노다지>에선 무당 딸 역을 맡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몸을 마구 떨면 된다”는 선배의 가르침대로 신 내린 연기를 하던 중 “간질병 환자냐?”는 지적을 받았다. 일일극 <욕망의 문>에서는 재벌 총수의 아내 역을 맡아 20대에서 60대까지 변신했다. 60대 노역 분장을 하고 첫 대사를 할 때 “지금 학예회 하냐”는 핀잔을 들었다. 얼굴은 노파인데 음성은 20대 아가씨였던 것이다.

이대로 무너지느냐, 분연히 일어서느냐. 조민수는 이를 악물었다. CF를 마다하고 연습벌레가 됐다. 주어진 역에 최선을 다했다. 자신의 이름에 책임을 지고 나아가 이름이 빛나도록 하는 데 만전을 기했다. <욕망의 문>(1987)과 빨치산으로 출연한 <지리산>(1989)을 통해 KBS 연기대상 우수연기상, <달빛가족>(1990)으로 백상연기대상 인기상을 받았다.

 

■연기 아닌 연기로
지난 9월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때 일이다. <피에타> 공식 시사회 후 조민수는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거명됐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조민수는 마음을 비웠다. “여기까지 온 것으로, 후보자로 거론되는 데 만족하자”고 다짐했다. 그럼에도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이스라엘의 하다스 야론이 호명됐을 때 다소 아쉽기는 했지만  이내 온 마음으로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수상을 기원했다. 바람대로 <피에타>가 최고의 상을 받자 누구보다 기뻤다. 시상식 후 ‘황금사자상 수상작은 다른 부문상을 받을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만장일치였던 여우주연상 수상에서 제외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도 아쉬움보다 <피에타>가 한국영화사상 최초로 이른바 3대 국제영화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게 기뻤다.

지난달 23일 호주 브리스번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태평양영화상 시상식 때에는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기대가 컸던 여우주연상을 필리핀 여배우가 받자 조민수는 당황했다. 그리고 의당 받을 거라고 여긴 자신이 부끄러웠다. 돌아보는 시간을 주는 데 감사했다. 낙심한 기력이 역력한 동료들을 격려하며 최민식의 남우주연상 수상을 한껏 축하했다. 잠시 후 심사위원대상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걸 듣고 반전의 기쁨을 누렸다. 의심의 여지가 없던 <피에타>가 최우수작품상을 받지 못하자 자신의 심사위원대상 수상을 물리고 싶을 정도로 아쉬웠다.

<피에타>는 조민수가 <맨?>(감독 여균동) 이후 17년 만에 여주인공을 맡은 영화다. 조민수는 사채 때문에 자살한 아들의 원혼을 달래주기 위해 ‘이강도’(이정진)의 엄마를 자처한 여인 역을 맡았다. 생모임을 인정받으려고 이강도가 자신의 다리에서 떼낸 살을 씹어 삼키고, 모정을 느끼게 하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 쇼를 하고, 이강도가 보는 데에서 자살하고, 이강도로 하여금 자살로 지난 삶을 뉘우치게 만드는 인물을 인상 깊게 펼쳐냈다.

조민수는 출연에 앞서 김기덕 감독을 만나 그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읽고, 기획·연출 의도를 확인하고, 마음이 동하지 않는 거친 표현의 수정·보완을 요구했다. 김 감독은 예닐곱 번 시나리오를 수정했고, 조민수는 6회 만에 끝난 자신의 분량 촬영에 온몸을 던졌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 아시아태평양영화상(APSA) 심사위원대상, 그리고 대중문화예술상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영화 데뷔작 <청>은 원래 제목이 <블루 스케치>였다. 외래어라는 이유로 반려돼 <청>으로 소개됐다. <맨?>은 원래 <포르노 맨>이었다.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반려, <맨?>이 됐다. 조민수는 강제로 제목을 바꾸게 하는 관계 기관의 검열에 화가 났다. <청>에서는 작가를 꿈꾸는 여대생 ‘유미’ 역을 맡아 야구부 특기생 ‘지훈’(천호진)과 키스신도 찍었다. 첫 키스를 실제 연인이 아닌 배우와 하는 게 내키지 않아 6번이나 NG를 냈다. 결국 ‘포르노 걸’로 전락하는 ‘미아’ 역을 맡은 <맨?>에서는 베드신이 있으면 무조건 거절했던 예전과 달리 노출을 기피하지 않았다.

조민수가 생각하는 배우는 ‘혼의 조련사’다. 조민수는 혼을 조련할 때 깊고 넓은 사실성을 우선하고 ‘연기 아닌 연기’를 중시한다.  유쾌하지 않은 경험 등으로 인해 영화보다 TV드라마를 선호했던 조민수는 이제부터 다시 달릴 참이다. <피에타>는 그 신호탄이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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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감독 2012.12.11 07: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민수 선생님.피아타 잘 봤습니다.영화 줄거리와 완성도 좋았지만 여배우의 가라앉은 연기력과 반전을 엿보이지 않는 집중도에 정말 놀랐습니다.놀랐습니다.지리산 쫑파티로 리버사이드호텔 나이트에서 옆에서 잠간 뵐때 첨 뵜는데 이렇게 세상을 깜짝 놀라게 나타나시다니.당신은 한국 영화계를 빛낸 여배우 입니다.사랑합니다.전 애인 있어요.ㅋㅋㅋ^^

  2. 랑선 2012.12.12 2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분후에..영화를 봅니다..바로 글 올리겠습니다... ^^

임진순 감독(39·사진 왼쪽)은 배우 김정태(39)와 함께 6년 전 자비로 제 1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다녀왔다. 지난 7일부터 상영중인 <슈퍼스타>는 당시  무명이었던 두 영화인이 2박 3일간 부산국제영화제를 오가면서 겪는 일화를 그렸다. 영화인의 축제에서도 주변부를 겉도는 영화인들의 아픔과 희망을 코미디와 다큐멘터리 기법을 가미한 로드무비로 엮었다. <낮술>(2009) 등으로 알려진 배우 송삼동(31·오른쪽)이 감독 역을 맡아 본인역을 연기한 김정태 등과 함께했다.

 
■임진순 “김정태와 인연 남달라 ”
“꿈을 향해 묵묵히 달려가는 이들에게 보내는 응원가에요.”

<슈퍼스타> 시나리오는 2007년에 썼다. 촬영은 2010년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했다. 임진순 감독은 “투자를 받는 게 힘들었다”며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지원으로 선정된 뒤 받은 지원금(800만원)을 근간으로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아 제작비(3000만원)를 마련했다”고 털어놨다. “김정태씨를 비롯해 모든 배우·스태프들이 러닝개런티로 참여한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고 영진위의 개봉 지원작(지원금 2000만원)으로 선정된 덕분에 상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 감독은 김정태와 <해적, 디스코왕 되다>(2002)에서 조감독과 배우로 인연을 맺었다. <친구>(2001)에서 ‘도루코’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김정태를 임 감독이 <해적~ >의 김동원 감독에게 추천, 김정태가 ‘오른팔’로 출연한 것이다.

 

“<해적~ > 이후 친하게 지냈어요. 함께 부산에 가고, 아이디어 내고, 출연도 하고…. 인연이 참 남달라요.”
<슈퍼스타>에는 ‘국민배우’ 안성기를 비롯해 이준익·정윤철·장항준 감독,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등도 나온다. 안성기는 다가와서 인사하는 ‘김태욱’(예명 김정태)이 누군지 몰라 당황하다가 “태욱이도 이젠 입봉(연출 데뷔)해야지”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낸다. 임 감독은 “시나리오를 드렸을 때 ‘종종 이런 실수를 한다’며 흔쾌히 승락하셨고 파티장에서 이준익 감독을 일부러 불러 함께 촬영에 응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또 “극의 흐름을 고려해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의 인터뷰 장면 등은 편집해야 했다”고 미안함을 표했다.

 

임 감독은 요즘 액션영화 <콘서트>(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 받지 못한 <그남자 흉폭하다>도 다시 살려볼 참이다. 그는 “영화주제곡인 가수 이한철의 ‘슈퍼스타’에 나오는 ‘괜찮아 잘 될 거야~ 나는 널 믿어 의심치 않아~’는 나의 믿음”이라며 미소지었다.

■송삼동 “운명이란 게 있는 것 같다”
“힘들지만 좌절하지 않고 달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희망가예요.”

송삼동은 김정태와 한 소속사 식구가 되면서 <슈퍼스타>와 인연을 맺었다. 송삼동은 “정태형 소속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됐을 때 2010년 월드컵 경기 응원을 함께했는데 거기에서 임 감독을 만났다”며 “그 회사에 소속하지 않았거나 응원전을 함께하지 않았으면 이번 배역을 못 맡았을 것 같다”고 했다. “운명이란 게 있는 것 같다”면서….

 

노영석 감독의 <낮술>도 빼놓을 수 없다. 임 감독은 감독 역에 캐스팅이 안 되면 본인이 직접 출연하려고 했다. 그러다 우연히 <낮술>을 보고 송삼동이 마음에 들어 후보로 꼽았는데 김정태를 보러 갔다가 송삼동을 만났고, 캐스팅을 확정한 것이다.

“지금까지 <낮술> 전후로 오디션에서 떨어진 게 150번쯤 돼요. 숱하게 떨어져 임 감독님 심정이 어땠는지 충분히 공감이 됐어요. 감독 역할을 하면서 그 심경을 담아냈어요”

송삼동은 오디션에서 많이 떨어졌지만 출연한 작품도 많다. 장ㆍ단편 영화와 공연 출연작이 80여 편이다. 송삼동은 “출연작 가운데 언제 개봉될지 알 수 없는 작품이 많다”며 “<낮술>은 2007년에 찍었는데 2009년에 개봉됐고, 그런 점에서 <슈퍼스타>는 굉장히 빨리 개봉된 것이고 이 자체가 희망가”라고 했다.

 

송삼동은 <개똥이>(감독 김병준) <선샤인 러브>(감독 조은성) 등의 촬영을 마쳤고, <남쪽으로 튀어>(감독 임순례)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송삼동은 <슈퍼스타>에서 ‘진수’가 ‘레디~ 액션!’을 외친 뒤 달려가고 넘어지는 걸 반복하는 장면을 들면서 “우리들의 자화상”이라며 활짝 웃었다.

 

■임진순·송삼동 “슈퍼스타 밀어주세요”

임진순 감독은 <슈퍼스타>를 만들면서 여러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임 감독은 우선 ‘슈퍼스타 제작위원회’를 꼽았다. 이 위원회에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등의 이재용 감독, MBC프로덕션의 김윤대 부장과 안훈찬 PD 등이 포함돼 있다. 임 감독이 제작비를 마련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이들이다. 

 

 

<슈퍼스타>에 참여한 스태프는 총 13명이다. 여느 상업영화 스태프 100명 안팎에 턱없이 못미친다. 임 감독은 “제작여건이 열악해 스태프를 구성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참여해주신 분들이 역량의 120%, 150%를 발휘해 주셨다”며 “이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임감독은 이와 함께 고 이창만 특수분장 감독의 명복을 빌었다. “고 이 감독님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처음으로 밝힌다”며.  

 

“영화 후반부에 고 이창만 감독임이 출연해요. 회식중 소동이 빚어질 때 진수 등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두 분 가운데 한 분이세요. 감독님께 제가 데뷔작을 준비할 때마다 특수분장을 맡아달라고 말씀드렸고 감독님은 그렇게 하겠다고 하셨는데 결국 한 편도 함께하지 못했어요. 최근에 암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슈퍼스타>를 볼 때마다 죄송해요. 엔딩크레디트(끝맺음 자막)에 특수분장으로 존함을 올린 작품을 만들지 못해….”

 

송삼동은 “다양한 소재의 독립영화와 상업영화가 공존하는 시장 환경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독립영화 와 관객이 소통할 수 있는 장소가 많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우선 슈퍼스타가 성공해서 감독님과 스태프분들이 다음 작품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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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원재 2012.09.06 00: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개똥이> 김병준 감독입니다.
    수정 바랍니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