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를 하면서 좀 더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2006년 파주출판도시에 땅을 마련했을 때부터 명필름 문화재단을 구상하고 영화학교를 생각해왔죠. 영화현장에서의 제작 경험을 알려주면서 좋은 영화인들 키워보고 싶어요.”

                영화사 명필름의 공동대표인 심재명(왼쪽)·이은 씨 부부가 최근 서울 종로구 필운동에 위치명필름 사옥에서

                     “좋은 선생님을 모시고 유능한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것이 명필름 영화학교의 목표”라며 ”영화 명문이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했다.

 

<접속>, <조용한 가족>, <공동경비구역 JSA>, <와이키키 브라더스>, <바람난가족>, <그때 그 사람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 <건축학개론>….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낸 이은(52), 심재명(50) 명필름 공동대표가 요즘 가장 몰두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명필름 영화학교’다.

이 영화학교는 국내 초유의 무상 기숙학교다. 2년 과정으로 학생들은 학비와 기숙사비는 물론 졸업작품 제작비까지 일절 부담하지 않는다. 극영화 연출(2명), 다큐멘터리 연출, 제작·미술·촬영·편집·사운드(이상 각 1명), 연기(남녀 각 1명) 등에 걸쳐 매년 10명씩 뽑게 된다. 학교는 명필름 설립 20돌을 맞는 오는 2015년 2월에 개교한다.

이 대표는 “먹고 자고 영화를 배우고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학생들에게 일절 요구하지 않고 졸업생이라고 명필름이나 문화재단에 소속되는 일 등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5월 5억원을 들여 명필름 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에서 영화학교를 비롯해 예술영화 전용관과 미술관, 다목적 공연장을 운영한다. 그리고 <건축학개론>을 찍은 제주 서귀포시 위미리의 집도 카페와 갤러리로 개조해 공개한다. 올해 30억원 상당의 사재를 출연, 재단 운영 초기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영화학교는 극장·미술관·공연장 등과 함께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건물 두 동에 마련된다. 건축가 승효상씨가 설계를 맡았다. 두 사람은 “내년 하반기에 시설을 오픈하고 제1기 신인생도 선발할 것”이라며 “이 시기에 다른 영화사와 영화업체들이 인근에 입주해 영화 제작 공동체 마을을 형성하게 된다”고 밝혔다.

“문화재단 사업 가운데 영화학교가 가장 중요해요. 학생들은 첫해에 수업을 받으면서 졸업작품을 준비하고 둘째 해에 영화를 만들 거예요. 단편이 아니라 장편입니다. 연출 전공자들은 데뷔작을 만들어 나가고, 촬영·편집·사운드 등 전공자도 졸업하면서 영화계에 곧바로 투입되는 인재로 키우는 게 저희 학교의 목표예요.”

두 사람은 영화학교 교수로 “영화인들에게 존경받는 멘토를 모실 계획”이라며 “영화학교가 영화 명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임교수와 조교는 상근을 하고 영화계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각 전공별 겸임교수로 참여한다”면서 “교수진은 15~20명 정도”라고 했다.

영화학교를 운영한다면 뭔가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을까. 이 대표는 <무산일기>(감독 박정범), <파수꾼>(윤성현) 등을 예로 들었다.

“기성 영화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영화를 체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감독들을 발굴하고 도와주자는 게 명필름 영화학교의 핵심 취지입니다.”

이런 사업을 하는 건 국내에서 명필름이 처음이다. 심 대표는 “재원이 많아서 재단을 설립하고 학교를 운영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영화사업과 공공사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 도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명필름은 올해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애정만세> 등을 선보인 부지영 감독의 새 영화와 지난해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 수상작 <관능의 법칙>을 제작, 개봉한다. <YMCA야구단>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연애조작단> 등으로 유명한 김현석 감독의 차기작도 준비하고 있다. 이·심 대표는 “올해에도 적극적·공격적으로 영화를 만들 것”이라며 “명필름과 현장 영화인으로 구성되는 교수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학문적으로 체계화하는 것도 명필름 문화재단에서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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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ㅎㅎ 2013.02.02 04: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부가 저렇게 멋진일을 함께 해 나가다니 정말 멋지고 존경스럽네요.

영화 <건축학개론>(감독 이용주·제작 명필름)이 한국 멜로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0일 309만973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 <너는 내운명> 흥행기록(305만1134명)을 뛰어넘었다.

 


4월 24일 현재 전국 관객 200만명 이상(한국영화연감 기준)이 작품은 130편. 이 가운데 멜로영화는 멜로·로맨스 영화는 3편(2%) 지나지 않는다. <너는 내 운명> 외 <내 머리 속의 지우개>(256만5078명)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53만3312명) 등이다. 멜로영화(멜로·로맨스)가 흥행하기가 힘들다는 걸 방증한다. <건축학개론> 성공이 남다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멜로영화에 비해 로맨틱 코미디(멜로·로맨스·코미디) 영화는 흥행성이 뛰어나다. <미녀는 괴로워>(661만9496명) <엽기적인 그녀>(488만2495명) <오싹한 연애>(300만6131명) <시라노;연애조작단>(273만1828명) <위험한 상견례>(259만5625명) <광식이 동생 광태>(243만200명) <작업의 정석>(234만2232명)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33만9410명) <달콤,살벌한 연인>(228만6745명) <위대한 유산>(225만1491명) <싱글즈>(220만3042명) <쩨쩨한 로맨스>(2080574명) <청춘만화>206만6354명) 등 13편(10%)이 흥행에 성공했다.

<건축학개론>은 지난 3월 22일(목) 첫선을 보였다. 25일(일)까지 71만6973명이 관람, <화차> 등을 누르고 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 열기는 개봉 둘째 주로 이어졌다. 26일(월)부터 4월 1일(일)까지 89만2042명이 관람,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시체가 돌아왔다> <타이탄의 분노> 등 새 개봉작에 관계없이 첫째 주보다 17만5069명이 더 관람, 누적 관객 수 160만9015명을 기록했다. 참고로 올해 1/4분기 최고 흥행작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468만585명)은 개봉 둘째 주말까지 248만7090명이 관람했다. <댄싱퀸>(400만9966명)은 208만6838명, <부러진 화살>은 185만7544명이었다.

이같은 행보는 개봉 3주차에도 계속됐다. 4월 2일(월)부터 8일(일)까지 72만3657명이 관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 233만2672명을 기록했다.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코난:암흑의 시대> 등 새 개봉작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런데 4주차에는 밀렸다. 4월 11일 개봉작 <배틀쉽>에 밀려 58만4858명이 관람,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 수는 291만7528명을 기록했다. 5주차 주말을 앞둔 20일(금) 309만9732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했다. 23일(월) 현재 335만3834명(누적매출액 248억5328만9000원)이 관람, <이끼>에 이어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53위에 올라 있다.

멜로영화는 한국 관객이 선호하는 장르였다. 1990년대 후반에도 멜로영화가 흥행을 주도했다. 이정국 감독의 <편지>가 72만4741명, 장윤현 감독의 <접속>이 67만4933명이 관람해 1997년도 흥행 1·2위를 차지했다. 김유진 감독의 <약속>이 70만4600명,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가 42만2930명이 관람해 1998년도 흥행 1·3위(2위는 <여고괴담>)를 차지했다.

<건축학개론> 제작사인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2000년대에 들어 트렌드가 바뀌면서 멜로영화는 황혼화되었다”며 “멜로영화 감성이 있는, 중년에 진입한 90년대 학번을 대상으로 ‘첫사랑’을 잘 다루면 20~30대 여성은 물론 30~40대 남성 관객에게도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흥행 요인에 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추억하게 하면서 그들의 보편적 감성을 건드리면서 관객층이 확대됐다”고 풀이했다. “낯익은, 진부하게 여겨지는 소재여서 잘 다뤄지지 않은 첫사랑과 멜로영화의 희소성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건축학개론> 흥행은 <써니>의 연장선에 있다. <써니>는 1980년대를 다뤄 40~50대 여성관객을, <건축학개론>은 1990년대를 다뤄 30~40대 남성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건축학개론>을 통해 ‘추억코드’ 활용이 90년대까지 확충됐다. <기억의 습작> <신 인류의 사랑> <칵테일 사랑> 등 90년대 가요를 비롯해, 삐삐·CD플레이어·공중전화·필름 카메라 등 어느새 잊혀졌거나 사라지는 것들을 통해 아날로그 감성을 극대화했다. 앞으로 1990년대 소재 영화 제작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축학개론> 수강 관객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주목된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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