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이 제 65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다른 나라에서>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도 같은 부문에 초청받았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오른쪽)가 <다른 나라에서> 중 두 번째 안느

                 로 변신, 불륜관계인 남자(문성근)를 반갑게 맞고 있다. 

홍상수 감독은 이번 초청으로 한국영화사에 남다른 기록을 세웠다.  이번 초청은 여덟 번째이다. 이로써 홍 감독은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이 진출한  감독 중 한 명이라는 명예를 얻게 됐다. 국내에서는 홍 감독에 이어 이창동 감독이 네 번, 신상옥·봉준호·김기덕·임상수 감독이 각 세 번 초청받았다.

 

홍 감독은 또 2009년(62회)<잘 알지도 못하면서>부터 4년 연속 초청받았다. 2010년(63회) <하하하>, 2011년(64회) <북촌방향>, 2012년(65회)<다른 나라에서>다. 4년 연속 초청받은 건 한국 감독 가운데 홍 감독이 유일하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감독주간’, <하하하>와 <북촌방향>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다른 나라>는 ‘경쟁’ 부문이다.

 

 

홍 감독은 두 번째 연출작 <강원도의 힘>으로 칸국제영화제에 입성했다. 1998년 제 51회 때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 부문은 최근 1년 동안 만든 세계 영화 가운데 주목할 만한 새로운 경향을 포착한 영화들을 대상으로 하는 섹션이다.

 

한국영화는 이 부문에 이제까지 열두 번 초청받았다. 이두용 감독이 <여인잔혹사:물레야 물레야>로 1984년(37회)에 처음으로 초청받았다. 그리고 배용균·전수일 감독이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42회)과 <내 안에 우는 바람>(50회)이 초청받았다. 홍 감독의 <강원도의 힘>과 <오! 수정>이 4·5번째로 입성했다. 이어 김의석 감독의 <청풍명월>(57회), 김기덕 감독의 <활>(58회),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59회), 봉준호 감독이 레오 카락스·미셸 공드리 등과 함께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도쿄>(61회), 봉준호 감독의 <마더>(62회),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63회),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64회) 등이 초청받았다.

 

홍 감독의 작품이 3편으로 가장 많다. 홍 감독은 또 <강원도의 힘>으로 ‘특별언급’을 받았다. 수상작 외 특별히 언급할 만한 작품에게 주는 상의 일종이다.  <하하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한국 감독 가운데 홍 감독이 최초로 수상했다. 홍 감독에 이어 2011년 제 64회 때 김기덕 감독이 <아리랑>으로 <스톱드 온 트랙>(Stopped on track)을 초청받은 독일의 안드레아스 드레센 감독과 함께 공동 수상했다.

 

홍 감독은 또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 가운데 최다이다. 2004년(57회)에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58회) <극장전>으로, 그리고 올해 <다른 나라에서>로 ‘경쟁’ 부문에 입성했다.

 

이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은 여섯 명이다. 임권택 감독이 <춘향뎐>(53회)과 <취화선>(55회), 이창동 감독이 <밀양>(60회)과 <시>(63회),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57회)와 <박쥐>(62회), 임상수 감독이 <하녀>(63회)와 <돈의 맛>(65회)으로 입성했다. 이밖에 김기덕 감독이 <숨>(60회)으로 초청받았다.

 

임권택 감독이 <춘향뎐>으로 최초로 초청받았고, <취화선>으로 최초로 수상(감독상)했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와 <박쥐>로 두 번 모두 수상하는(심사위원대상·심사위원상) 기염을 토했다. 이창동 감독은 <밀양>으로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시>로 각본상을 받았다.

 

<다른 나라에서>는 모항의 한 펜션으로 여름 휴가를 온 세 명의 안느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세 명의 안느로 등장, 1인 3역을 펼쳤다. 유준상·윤여정·문소리·정유미·문성근이 함께했고, 권해효와 도올 김용옥 등도 출연했다.  작년 여름 부안 모항에서 약 2주간 촬영했다. 제 65회 칸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홍 감독이 ‘경쟁’ 부문 세 번째 진출만에 수상, 임권택·박찬욱·이창동 감독의 뒤를 이을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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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43)은 ‘타짜’다. 연기 및 흥행에서. <완득이> <황해> <전우치> <거북이 달린다> <즐거운 인생> <추격자> <천하장사 마돈나> <타짜> 등에서 영화적 캐릭터를 현실적 인물로 체화, 관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윤석이 달린다’.

<완득이>가 달리고 있다. 26일 현재 464만2289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감상, 한국영화 역대 흥행 톱100에서 33위에 올라 있다. 톱100 작품은 <타짜>(684만7777명·14위) <전우치>(605만913명·20위) <추격자>(507만1619명·28위) <거북이 달린다>(301만1993명·67위) 등과 함께 다섯 편. 이 가운데 <완득이>와 <거북이 달린다>는 김윤석의, 김윤석에 의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완득이>는 역대 10월 개봉작 중 1위, <거북이 달린다>는 역대 6월 개봉작 가운데 <신라의 달밤> <강철중:공공의 적 1-1> <포화속으로> <장화, 홍련> 등에 이어 5위에 올라 있다.

-출연작 정할 때 흥행성도 염두에 두는지요.

“영화는 우리 삶을 다뤄요. ‘생존’과 ‘생활’을 그린 두 부류로 나뉘죠. 생존이든 생활이든, 이야기의 타당성, 땅에 발 붙이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인지가 중요해요. 등장인물의 몸에 피가 흐르는지, 그게 관객의 보편적 감성·정서를 건드리면 흥행이 된다고 봐요.”

-<완득이>에서 그것은 뭔가요.
“가장 온전한 사람관계는 부모와 자식 사이죠. ‘완득’(유아인)이는 17년 만에 엄마가 있고, 필리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돼요. 이 대목에 전율이 일었어요. 피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 완득이는 과연 어떻게 맞딱뜨려 나갈까? 이때 완득이 담임 ‘동주’(김윤석)는 완득이와 ‘엄마’(이자스민)를 보조하는 존재, 안내자예요. 이 점을 잘 소화하면 된다고 봤어요.”

-<거북이 달린다>에서는.
“수면 위로 드러난 건 형사(김윤석)가 탈주범(정경호)을 잡는 거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딸(김지나)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 실추된 아버지·가장의 위상을 되찾는 거예요. 저간에 깔려 있지만 놀아볼 수 있는 판이었죠. 레드카펫이냐 거적대기길이냐,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절실하게 지켜내야 하는 걸 공감가게 풀어내는 거예요. 드라마와 코미디의 접점, 바람도 막아주고 습도도 조절해주는 창호지(문풍지) 같은 코미디 드라마를 추구했어요.”

-얼마나 예상했는지요.

“이제까지 예상 관객을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어요. 편집본을 보고 70점 정도면 어필하겠다는 느낌을 받죠. <완득이>는 그 이상이었어요. 모니터 시사 점수는 굉장히 좋았고. 흥행에서 중요한 점은 감동과 그것을 끌어내는 구체적인 드라마예요. <완득이>는 살아있는 코미디, 웃기면서 공감을 끌어내는 실질적·구체적 드라마가 영화를 끌고 가요.”

-대본 리딩을 많이 했다고 들었습니다.
“신(scene)에 맞춰 그룹별 리딩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죠. 이 과정을 통해 리얼하게, 담백하게, 다큐에 가깝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톤을 찾아내고 통일시키자고 했어요. 대사를 바꾸기도 하고, 언제 어떻게 치고 나오고 어떻게 받아주고, 의논하면서 연습을 거듭했어요. 애드리브가 아닌가 하는 대사들도 사실은 다 사전에 연습한 거에요.”

김윤석은 부산의 동의대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송강호·오달수 등과 함께 부산 연극배우 출신 영화배우를 대표한다. 뮤지컬 <의형제>에서 함께한 배우 방주란과 2002년에 결혼, 두 아이(10·7살)를 두었다.


-강호씨와 부산에서도 함께 했나요.

“서울에서 만났어요. ‘연우무대’의 <국물 있사옵니다>(1993)에서. <여성반란> <지젤> <자전거>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도 함께 했죠. ‘학전’의 김민기 선생님이 멘토예요. 연기하면서 연출부였어요. 연극은 종합예술이죠. 노동이고. 전방위로 달리고 또 달리면서 완성을 추구하다 보면 정신적·육체적 거품이 빠지지요. 진정성을 갖게 돼요. 그것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근원이라고 생각해요. 연극밖에 모르는 저를 인정해준 부모님, 가족의 사랑 덕분에 외롭지 않았고 의지를 잃지 않을 수 있었죠.”

-영화계에서 동료들이 먼저 뛸 때 조바심이 나지 않았는지.

“바로 그 조바심이 사람을 망치죠. 관건은 내가 카메라 앞에서 온전히 잘 할 수 있느냐 없느냐예요. 조바심을 낸다고 될 일이 아니죠. 평생을 할 일인데 조금 빠르거나 늦게 시작하는 것이 뭔 대수겠습니까.”

휴대폰, 담배…. 김윤석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떠오른 두 가지다. 그의 휴대폰 앞자리 번호는 016이다. 그는 “처음부터 016이었다”고 했다. 2G 서비스가 조만간 종료된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바꿔야 한다는 말에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딸과 약속한 것 중에 지키지 않은 게 있는냐는 물음에 “담배요, 끊어야 하는데….”라며 멋쩍어 했다.

“우리 감독들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전체를 보는 시야도 갖춰야 하고. 솔직히 자신 없습니다. 무엇보다 감독은 하고 싶은,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해요. 연기든 연출이든, 중요한 건 기본에 충실하고 정면 돌파하는 거에요. 기본에서 삐끗하면 전체적으로 무너지는 건 순간이죠.”

-닮고 싶었던 배우는 누구였나요.

“예전과 달리 요즘은 우리 배우들이 더 흥미로워요. 특히 젊은 배우들에게 더 눈길이 가요. 나를 움직이게 해요. 정유미·심은경·유아인, 갱년기인가? 하하하….”

김윤석은 요즘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을 찍고 있다. 김혜수·이정재·전지현·김해숙·오달수 등과 함께. 김윤석은 “영화상의 생존과 생활은 곧 배우들의 삶”이라고 했다. “물든 물리든,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걸로 끝나선 안 된다”며 “한계점 이상의 끈기를 갖고 연기 아닌 연기로 생존과 생활을 보여줘야 하는 살얼음판”이라고 했다. “배우의 길은 그래서 힘들지만 그게 또한 달리고 싶은 매력”이라며 기지개를 켰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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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김한민·곽경택·이현승·이환경·황동혁·이한·이정향·강제규…. 최근 새 영화를 내놨거나 앞으로 선보일 유명 감독이다. 이들이 신작을 선보이는 데에는 길게는 11년, 짧게는 2년이 걸렸다.

                                    <푸른소금>의 이현승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11년이 걸린 이는 이현승 감독(50)이다. 새 영화는 <푸른소금>이다. 이전 장편은 이정재·전지현 주연 <시월애>(2000다. 두 작품 사이에 이 감독은 <여섯 개의 시선> <이공> <시선1318> 등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하고, <날아라 펭귄> 등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위원장 직무대행도 지냈다.

<푸른소금>은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은퇴한 조직 보스와 그의 감시를 의뢰받고 접근한 여자가 서로의 신분을 숨긴 채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위험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송강호·신세경 등이 호흡을 맞췄다. 지난 8월 31일 개봉, 22일 현재 75만5819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감상했다.

                                 이현승 감독이 <푸른소금>의 송강호ㆍ신세경과 제작보고회를 갖고 있다.

컴백 감독 중 눈길을 끄는 또다른 이는 이정향 감독(47)이다. 새 영화는 <오늘>이다. <집으로…>(2002) 이후 9년 만에 선보인다. <오늘>은 자신의 약혼자를 죽인 17세 소년을 용서한 다큐멘터리 PD가 그로 인해 1년 뒤에 겪는 혼란과 슬픔, 그 끝에서 찾아낸 찬란한 감동을 그렸다. 송혜교가 송창의·남지현·기태영 등과 호흡을 맞췄다. 오는 10월 27일 개봉된다. 이 감독은 <미술관 옆 동물원>(1998)으로 데뷔했다.

                                   <마이웨이>의 강제규 감독(오른쪽)이 장동건과 함께 촬영한 장면을 모니터 하고 있다.
 

강제규 감독(48)의 컴백도 주목된다. 강 감독은 장동건·오다기리 조·판빙빙 주연 <마이 웨이>를 오는 12월에 공개한다. ‘천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3) 이후 8년 만이다. <마이 웨이>는 일본·소련군을 거쳐 독일군이 돼 노르망디까지 온 한·일 두 청년의 파란만장한 역경을 담았다. 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앞서 <쉬리>(1999) <은행나무 침대>(1996) 등을 연출, 작품마다 빅히트를 기록한 흥행 감독으로 각광받았다.

                             <블라인드>의 안상훈 감독이 김하늘ㆍ유승호와 제작보고회를 갖고 있다.
 

안상훈·이환경 감독의 복귀도 오래 걸렸다. 안상훈 감독은 <블라인드>, 이환경 감독은 <챔프>를 각각 5년 만에 개봉했다. 안 감독의 전작은 송윤아·이동욱 주연 <아랑>(2006), 이 감독은 임수정 주연 <각설탕>(2006)이다. ‘오감 추적 스릴러’를 표방한 김하늘·유승호 주연 <블라인드>는 지난 8월 10일 개봉, 22일 현재 234만6764명이 관람하는 등 많은 관객에게 주목받고 있다. 차태현·유오성·박하선·김수정 주연 <챔프>는 지난 7일 추석영화로 개봉, 22일 현재 49만6338명이 관람했다.

                                 <도가니>의 황동혁 감독(왼쪽 사진 왼쪽)이 공지영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완득이>
                                  의 이안 감독(오른쪽 사진 가운데)이 제작보고회를 갖고 두 주연배우 김윤석ㆍ유아인과
                                  함께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황동혁·이안 감독은 4년 만이다. 황 감독은 <도가니>를 지난 22일 내놓았고, 이 감독은 <완득이>를 오는 10월 20일 내놓는다. 전작이 황 감독은 <마이 파더>(2007), 이 감독은 <내 사랑>(2007)이다.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 <완득이>는 김미령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도가니>는 공유·정유미 등이 주연을 맡았고, 유료 시사회 관객 포함해 22만7315명이 관람하는 등 호평받고 있다. <완득이>는 김윤석·유아인·김상호·박효주 등이 호흡을 맞췄다.

                             <통증>의 곽경택 감독이 주인공 권상우에게 촬영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곽경택 감독은 권상우·정려원 주연 <통증>을 <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8) 이후 3년 만에 선보였다. 지난 7일 추석영화로 개봉, 22일 현재 64만8733명이 관람했다.

이밖에 김한민 감독은 2년 만에 <최종병기 활>을 선보였다. 김상진·이성한 감독도 각각 2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김 감독(44)은 <투혼>, 이 감독(40)은 <히트>를 연출했다. <주유소 습격사건>(1999) <신라의 달밤>(2001) <광복절 특사>(2002) <귀신이 산다>(2004)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2007) 등 히트작 메이커인 김 감독의 전작은 <주유소 습격사건2>(2009)다. 이 감독은 <스페어>(2008) <바람>(2009) 등으로 주목받았다.

                                   <투혼>의 김상진 감독이 두 주인공 김주혁ㆍ김선아와 제작보고회를 갖고 있다.

<투혼>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철부지 천재 프로야구 선수의 생애 마지막 투혼을 그렸다. 김주혁·김선아가 주연을 맡았다. 오는 10월 6일 개봉된다. <히트>는 사설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무려 136억원에 달하는 한 탕을 놓고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담았다. 한재석·송영창·정성화·박성웅·이하늬·윤택·마르코 등이 함께했다. 오는 10월 13일 개봉된다.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 네 주연배우들과 제작보고회를 갖고 있다(사진 위). 
                             김한민 감독이 <최종병기 활> 촬영장에서 현장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김한민 감독은 <극락도 살인사건>(2007) <핸드폰>(2009) <최종병기 활>(2001) 등 2년 간격으로 신작을 내놓았다. <극락도 살인사건>은 225만9511명, <핸드폰>은 62만3011명이 관람했다. <최종병기 활>은 지난 8월 10일 개봉, 22일 현재 689만3327명이 관람하는 등 빅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2년 주기 연출은 많은 감독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2년 이상이 걸리는 건 감독들이 시나리오 작업 등을 병행하기 때문이다. 감독들이 연출에만 전념, 최소한 2년 주기로 새로운 새 영화를 연출, 관객과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본다.

배장수의 시네파일 / 왕과 실업자 사이 
[경향신문]|2003-07-25|43면 |45판 |문화 |기획,연재 |1190자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영화감독에 대해 "이 세상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받는 독재자"라고 했다. 감독의 권위를 짐작케 하는 말이다. 그러나 감독의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한지 올해에 작품을 내놓은 감독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김경형 감독(42)은 충무로에 나온 지 15년 만에 데뷔작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내놓았다. 주경중 감독(44)은 '동승'을 완성하는 데 7년을 쏟아부었다. 김문생 감독(42)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에서도 호평한 '원더풀데이즈'를 완성하는 데 7년여의 산고를 치렀다. 유명 CF감독 출신인 그는 대학교수도 그만두고 영화 완성에 매달렸다.

데뷔만 힘든 게 아니다. 이민용 감독(45)은 1996년 '인샬라'를 발표한 지 7년 만에 3번째 영화 '보리울의 여름'을 선보였다. 그는 또 13년 만의 데뷔기록을 갖고 있다. 82년 영화계에 뛰어들어 87년 영화아카데미(3기)를 졸업한 그는 95년에야 '개같은 날의 오후'로 데뷔했다.

송경식 감독(55)은 '사방지' 이후 15년 만에, 권칠인 감독(42)은 '사랑하기 좋은 날' 이후 8년 만에 각각 2번째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싱글즈'를 발표했다. '피막'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던 이두용 감독(61)은 53번째 영화 '아리랑'을 내놓은 게 '위대한 헌터GJ' 이후 8년 만이다. 91년 '결혼이야기'로 선풍을 일으켰던 김의석 감독은 6번째 연출작 '청풍명월'을 '북경반점' 이후 4년 만에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남기남 감독(62)이 '천년환생'에 이어 6년 만에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를 선보인다. '갈갈이…'는 그의 105번째 작품. 그는 김수용(109편).고영남 감독(107편)에 이어 최다 연출 3번째 감독이다.

한편 영화아카데미 2기 출신인 민병관씨는 데뷔도 못하고 40편의 시나리오를 남긴 채 오랜 투병 끝에 최근 타계했다. 94년 '너에게 나를 보낸다' 시나리오를 쓰고 97년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로 데뷔한 구성주 감독은 이후 택시기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른 길을 가는 감독 지망생과 감독은 부지기수다.

감독은 연출일선에선 '왕'이지만 그 전후에는 '실업자'나 다름없다. 이들은 현재 연출작이 마지막 영화가 아니기를 기원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상을 휩쓴 뒤 "나는 왕"이라고 외쳤다. 그의 자부심이 부럽다. 그런 우리 감독을 보고 싶다. /대중문화팀장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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