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창석(42)은 남다른 개성·연기력·이력을 지녔다. 그는 탈출 동아리, 노래패 겸 극단, 마임극단을 거쳐 ‘충무로’에 입성했다. 부산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철공소 등에도 다녔으며, 뒤늦게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했다. 최근 400만 명이 넘게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비롯해 <퀵> <시체가 돌아왔다> <고지전> <맨발의 꿈> <헬로우 고스트> <혈투>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 <바르게 살자> <괴물> <친절한 금자씨> <마지막 늑대> 등 20여 편에 출연했다. 요즘 <협상종결자>(가제) <조선미녀 삼총사> 등을 찍고 있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머리를 양 갈래로 딴, 조조의 무덤을 통째로 털었다는 전설의 도굴 전문가 ‘석창’. 경찰 ‘최철곤’(양동근)과 ‘고정식’(황정민)이 기차에서 다툴 때 중간에 앉아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남자 ‘실눈’. 고창석이 최근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영화 데뷔작 <마지막 늑대>(2004)에서 맡은 배역이다. 석창은 주인공, 실눈은 단역이다.

<마지막 늑대>에서 고창석은 출연료로 100만원을 받았다. 그는 내심 얼마나 환호했는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그해에 세 달 넘게 연습하고 한 달 동안 공연한 동아연극상 수상작 <벚나무 동산>에서 받은 출연료는 35만원이었다.

고창석은 이후 열심히 오디션을 봤다. <친절한 금자씨>(2005)에 총기 기술자인 ‘우소영(김부선)의 남편’, <야수>(2006)에 ‘구룡파 어깨’, <예의 없는 것들>(2006)에 ‘피아노맨’, <괴물>(2006)에 ‘격리공간 조무사1’, <아이스케키>(2006)에 ‘경찰1’, <수>(2007)에 ‘야쿠자1’로 출연했다.

                                                    <친절한 금자씨>의 고창석(오른쪽)

<친절한 금자씨> 촬영은 사투리 억양이 남아 있어 힘들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겠다고 말할 처지가 아니었다. “원래 말투대로 하라”는 김부선의 조언에 힘입어 촬영을 마쳤다. <예의 없는 것들>에선 하루 촬영을 위해 피아노까지 배웠는데 편집 때 잘렸다. <야수>에서는 “야, 없어?” 등 대사가 짧았다. 10분 만에 끝냈다. 반면 <괴물>에서는 “원효대사가…” 등 대사가 두 줄에 불과했는데 쩔쩔맸다.

<괴물>은 1301만9740명이 관람한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다. 훗날 보너스가 100%씩 지급됐다. 후배들도 받았는데 고창석은 못 받았다. 함께한 친구가 봉 감독이나 제작사에 대신 말해주겠다고 했을 때 고창석은 “가만 있어라, 씨…” 했다. 소임을 원활하게 다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두 영화가 아니었다면…
일련의 출연작을 통해 고창석은 영화는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런 가운데 <바르게 살자>(2007) 시나리오를 받았다. 배역은 조연인 형사반장 ‘우종대’ 였다. 시나리오도, 캐릭터도 좋았다. 고창석은 이번 기회에 영화를 제대로 알아보자고 마음 먹었다. 3개월간 삼척 등 촬영장에 머물면서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고 습득했다.

                 <영화는 영화다>의 고창석. 고창석은 이 작품으로 제1회 KMDb 초이스어워도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이후 <영화는 영화다>(2008)에 출연했다. 고창석은 처음에 출연을 고사했다. 극단 일을 좀 봐야 했고, 저예산 작품이어서 출연료도 적을 것 같아. 그런 중 ‘봉 감독’ 역에 고창석을 놓고 각색했다는 장훈 감독의 말에 마음을 바꿨다. 배우로서 더할 수 없는 영광이었던 것이다.

봉 감독 캐릭터는 고창석과 닮은 구석이 많았다. 그런 데에다 청신호가 잇달았다. 첫 미팅 때 평소 차림으로 갔는데 “준비해 오셨네요”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이런 상황은 촬영을 할 때에도 잇달았다. “의상은?” “오늘 입고 오신 거 좋은데요”, “메이크업은?” “지금 그대로 노메이크업으로 하죠”…. 촬영 초반 회식 때 “찍기 전에 하다 못해 커피라도 같이 하면서 얘기하면 좋은 것 같다”고 했는데 그게 현실화되면서 현장 분위기가 한층 좋아졌다. 리허설인 줄 알고 연기했는데 그 촬영으로 “컷! 오케이!”라는 말을 곧잘 들었다. 모니터를 볼 새도 없이 속전속결로 자신의 분량 촬영을 마쳤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봉 감’의 모자ㆍ선글래스ㆍ의상 등은 고창석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것이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연기를 했다가 칭찬받은 연극 연습 때 생각이 났어요. 연기 아닌 연기가 진짜 연기라는 걸 알게 됐죠. 두 영화가 아니었으면 배우를 계속 하는 게 힘들었을 거예요. 두 작품을 계기로 영화와 연극, 일상과 연기를 넘나드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됐으니까요.”

■그때 그냥 포기했다면…
고창석은 부산외대 일문과 89학번이다. 신인생 환영회 때 고창석은 만취, 학우들이 데려다 준 탈춤 동아리방에서 잤다. 고창석은 그 인연으로 탈춤반에 들어갔다. 장구 소리가 좋았고, 장구 치고 탈춤 추는 게 재밌었다. 제대로 배우려고 겨울에는 주로 남원 전수관에서 지냈다. 집 생각이 날 때면 더욱 더 장구와 춤에 매달렸다.

운동권이었던 고창석은 1993년 3학년 때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민주화운동에 지친 데에다 나름 할 만큼 했다고 여긴 그는 이듬해 ‘희망새’라는 노래패 겸 극단에 들어갔다. 이전까지 연극이나 연기에 관심이 없었던 그는 1년간 해보려고 했다. 선후배의 무시와 빈정거림 등에 오기가 발동, 4년여 동안 땀을 흘렸다. 배우 장(長)으로 대접받았다.

 

당시 짬을 내 부산 옆의 양산에 있는 공장에 다녔다. 음료용으로 쓸 배를 깎고 갈았다. 철공소에도 다녔다. 이후 희망새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와 함께 공부를 하자고 상경, 1998년 서울예대 연극학과에 동반 입학했다. 스승·동문들과 함께 마임(mime)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를 창단, 선임배우로 활동했다. 연극 <시간의 사용> <벚나무 동산> <보이첵>, 뮤지컬 <가스펠> <사랑하면 춤을 춰라> 등에 출연했다. 공연기획사 ‘코아 프로덕션’을 창립, 가족 뮤지컬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 등을 올렸다.

■연극을 하지 않았다면…
고창석은 ‘폭풍 존재감의 씬 스틸러’로 인정받고 있다. 개성 있는 외모와 연기력으로 흥행에도 결정적 기여를 해왔다. 대표작으로 27일 현재 415만9841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비롯해 312만5069명(퀵), 294만5151명(고지전), 310만9780명(헬로우 고스트), 541만6829명(의형제), 118만7684명(인사동 스캔들), 131만1118명(영화는 영화다), 213만5606명(바르게 살자) 등이 있다.

                고창석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토굴 전문가 ‘석창’으로 출연, 차태현 등과 호흡을 맞췄다.

……

최근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또 다른 <도둑들>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아홉 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금보다 귀한 얼음을 훔쳐내는 과정을 그렸다. 고창석은 출연작을 정할 때 “시나리오보다 함께하는 동료들이 누구인지에 더 무게를 두는 편”이라고 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대해 “컨셉트가 신선하고 차태현·성동일·신정근·오지호·민효린 등과 재미있게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선뜻 출연한 작품”이라며 “촬영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아 매우 흡족하다”고 했다.

고창석은 변신에 대해 “조금씩 폭을 넓히고 있다”면서 제18회 이천춘사대상영화제 남우조연상 수상작인 <맨발의 꿈>(2010)과 <혈투>(2010) <부산>(2009) 등을 들었다. 이어 “심각한 역할 제안도 받고 있는데 그런 역할은 연극에서 많이 했고, 앞으로 더 들어올 것”이라며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하고, 연극·뮤지컬에 출연하면서 제작도 하고 싶다”고 했다.

“10여 년 동안 사물놀이·탈춤·노래·마임을 한 게 연기의 원동력이에요. 웃기고 울리고 감동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럴 수 있는 연기의 진정성은 현장은 물론 일상의 삶에서 축적된다고 봐요. 현장 안팎에서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고창석은 심각한 이야기도 무심하게 털어놓는 등 남다른 화술과 유머로 인터뷰 내내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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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택수 2012.09.07 2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장수라기에 나주 배를 파는 과일장사인 줄 알고 들어왔소..

영화 <추격자>의 전화번호 4885에 숨겨진 비밀은? 차태현이 <써니>에 판넬로 우정 출연하게 된 인연과 <오싹한 연애>에서 이민기가 손예진을 누나라고 부르지 못하는 사연은? <수상한 고객들>의 노숙자는 실제 노숙자?

 

영화 뒤에 숨겨진 이야기와 정보가 가득 담긴 <영화, 알고 보면 더 재밌다>가 최근 출간됐다. 국내 최대 영화예매사이트이자 영화 포탈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의 영화기자들이 지난 10년간 연재하고 있는 동명 기사들을 엮은 책이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소개한 500여 편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80여 편을 모았다. 영화에 얽힌 뒷이야기들이 영화에 대한 입맛을 돋운다.

<영화, 알고 보면 더 재밌다>는 이렇듯 영화 전공자나 마니아를 위한 교양서나 이론서가 아니다. ‘그저 영화 보는 게 좋은 일반 영화관객’을 위한 책이다. 맥스무비가 대중적인 관객을 위한 대중영화를 지지하는 만큼 관객의 입장과 눈높이에서 알려주고 싶은 정보들을 모아 놓았다. 흥행성적, 예매자 성비, 비하인드 스토리 등 영화 애호가들을 위한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뿐만 아니라 영화 전문가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 또한 그득하다. 예매자 성비와 연령비, 전체 평점과 성별·연령별 평점 등 기본 정보를 비롯해 영화 기획·제작에 참고할 만한 내용이 알차게 수록돼 있다.

목차에 수록된 영화는 80편이다. <살인의 추억>(2003)부터 <오싹한 연애>(2011)까지 한국영화는 48편이다. 외국영화는 외국영화는 <니모를 찾아서>(2003)부터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2011)까지 32편이다.

김형호 맥스무비 편집장은 <영화, 알고 보면 더 재밌다>에 대해 “개봉 당시 많이 관람하고 뜨거운 지지를 보냈던 영화들을 위주로 선정했다”며 “많은 독자들이 지난 영화를 함께 곱씹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저 영화 보는 게 좋은 우리 같은 일반 관객을 위해 엮은 책”이라고 덧붙였다.

추천사를 통해 이준익 감독은 “어려운 평이 아닌 관객이 알고자 하는 소소하지만 진짜 영화 이야기”라고, 윤제균 감독은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꼼꼼히 정보를 챙겨서 관객들의 영화 관람을 도와온 맥스무비의 지난 미담의 결과물”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이 감독의 작품은 <왕의 남자>(2005) <라디오 스타>(2006) <평양성>(2011) 등이 수록됐다. 윤 감독 작품은 <1번가의 기적>(2007) <해운대>(2009) 등이다.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신지혜 아나운서, 박효성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대표,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등의 추천사는 이 책의 특성을 한 눈에 읽게 해준다. 이춘연 씨네2000 이춘연 대표는 “우리 영화에 대한 맥스무비의 사랑 고백서”라고, <CBS FM 신지혜의 영화음악>을 진행하는 신지혜 아나운서는 “무겁지 앟게 많은 정보를 주고 가볍지 않게 영화를 논하여 산뜻한 이벤트로 즐거움을 준다”고, 박효성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대표는 “난해한 비판이 아닌 흥미로운 정보를 통해 관객과 영화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준 고맙고 반가운 책”이라고,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는 “영화와 더 가까워지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영화와 친구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 아는 것이 힘”이라고 추천했다.

이와 함께 박혜은 영화주간지 무비위크 편집장은 “영화의 진짜 재미는 ‘디테일’에 있다”며 “은근슬쩍 흘러가는 장면 속에 콕 박혀 있는 영화의 깨알 같은 재미를 정성스레 채집한 책이다. 이 ‘디테일의 백과사전’ 한 권이면 영화가 두 배 더 재미있어질 거다. 장담한다”고 추천했다.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는 “쉽고 신뢰할 수 있는 영화의 또 다른 세계! 영화보기만 국한하지 않는 영화 읽기의 재미를 만난다”고, 신유경 영화인 대표는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 기획에서 캐스팅, 촬영 그리고 상영까지의 비하인드가 생생하게 담겨 있어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세계로 당신을 안내할 것”이라고 문석 씨네21 편집장은 “예매율을 통해 보는 흥행작의 비밀이 흥미롭다”고 밝혔다.

일반 관객의 추천사도 영화인들과 다르지 않다. 이상현(꼬미아빠)님은 “재미난 영화 속 뒷 이야기들. 재미와 감동으로 묶어 놓은 이 책은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의 필독서가 될 것”이라고, 유병열(용산꼬마)님은 “맥스무비를 마치 운명처럼 아끼는 열혈회원으로서 이 책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추천했다. 맥스무비 콘텐츠팀 엮음, 푸른물고기 펴냄, 가격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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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월’(하정우)은 소설가다. 연애다운 연애 한 번 못해본 노총각이다. 어릴 때 미국으로 이민갔던 ‘희진’(공효진)은 이혼녀다. 영화사에 근무하는 그녀는 대학생 때부터 사진 촬영을 즐겨 왔다. 매너리즘에 빠진 구주월은 그 돌파구를 완벽한 여자를 만나 사랑을 하는 것에서 찾는다. 독일 출장길에 만난 희진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희진의 누드모델이 되는 등 주월은 갖은 방법으로 희진의 마음을 얻는다. 마침내 희진과 잠자리를 갖게 되는데 그 순간부터 열정이 식어간다.


하정우·공효진의 <러브픽션>이 인기다. 한국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이날 16만3382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6만3382명은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최고 오프닝 성적(2004년 이후 기준)이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 최고 흥행작인 <미녀는 괴로워>(661만9468명)는 2006년 12월 14일 개봉, 11만3530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개봉한 날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작품은 <러브픽션>과 <미녀는 괴로워>를 포함해 총 일곱 편이다. <위험한 상견례>(259만5625명) <광식이 동생 광태>(243만200명) <달콤, 살벌한 연인>(228만6745명) <쩨쩨한 로맨스>(2080574명) <청춘만화>(206만6354명) 등이다. <위험한 상견례>(개봉 2011년 3월 31일)는 6만4842명, <광식이 동생 광태>(〃 2005년 11월 23일)는 10만4745명, <달콤, 살벌한 연인>(〃 2006년 4월 6일)은 6만6776명, <쩨쩨한 로맨스>(〃 2010년 12월 1일)는 5만2709명, <청춘만화>(〃 2006년 3월 23일)는 9만6086명이 감상했다.


<러브픽션> 개봉일 성적은 최민식·하정우 주연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16만4680명)에 이어 올해 개봉작 가운데 2위이다. 두 영화에서 모두 주연을 맡은 하정우는 29일 박스오피스 1·2위를 동시에 차지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러브픽션>은 개봉 이튿날인 3월 1일에는 26만9299명이 관람했다. 2위를 차지한 <디스 민즈 워>(8만7472명)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이날 관객 수는 한국영화 역대 삼일절 박스오피스 2위이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①추격자(2008년·토요일·27만442명·개봉 2월14일) ②러브픽션(2012·목·26만9299명·2월29일) ③의형제(2010·월·19만9430·2월4일) ④음란서생(2006·수·19만1304명·개봉 2월23일) ⑤블랙스완(2011·화·13만7059명·2월24일) ⑥워낭소리(2009·일·13만3675명·1월15일) ⑦말아톤(2005·화·12만3823명·1월27일) ⑧1번가의 기적(2007·목·12만2928명·2월14일) ⑨태극기 휘날리며(2004·7만4699명·2월5일).


<러브픽션>은 또 개봉 5일 만인 3월 4일에 100만명을 돌파(101만3728명)했다. 이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가운데 최단기간 100만 돌파이다. <미녀는 괴로워>보다 하루가 빠르다. <시라노;연애조작단>보다 나흘, <오싹한 연애>보다 닷새가 빠르다. <미녀는 괴로워>는 6일째인 19일(107만8606명), <시라노;연애조작단)은 9일째인 24일(104만4182명), <오싹한 연애>는 10일째인 10일(119만1770명)에 돌파했다.

<러브픽션>은 관객들에게 ‘겨털 블록버스터’ 등으로 손꼽힌다. “불타는 화산 속에도 뛰어들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던 주월이 희진의 겨드랑이의 털에 기겁을 하고 이후 과거사에 관한 소문에 연연하는 등 열정이 식어버리는 데 기인한다.


<러브픽션>은 이처럼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 구분된다. 달뜨는 사랑의 행로에 켜지는 첫 빨간불을 겨드랑이의 털로 삼은 것을 비롯해 남자들의 연애심리를 꼬집으면서 공감을 자아낸다. 두 남녀 사이에 제3자 등이 개입하지 않고, 엎치락뒤치락 끝에 해피엔딩으로 귀결되지 않는 점도 여느 로맨틱 코미디와 대척되는 특징이다. 두 남녀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사그러들기까지 과정을 판타지를 걷어내고 신선하게 버무려 낸 것이다.


<러브픽션>은 로맨스와 코미디를 접목한, 로맨틱 코미디로 분류되는 영화 가운데 2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영화는 다음과 같다.

①미녀는 괴로워(661만9468명) ②엽기적이 그녀(488만2495명) ③오싹한 연애(300만6131명) ④시라노;연애대작전(273만1828명) ⑤위험한 상견례(259만5625명) ⑥광식이 동생 광태(243만200명) ⑦작업의 정석(234만2232명) ⑧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33만9410명) ⑨달콤,살벌한 연인(228만6745명) ⑩위대한 유산(225만1491명) ⑪싱글즈(220만3042명) ⑫쩨쩨한 로맨스(2080574명) ⑬청춘만화(206만6354명).


관람등급별로 ‘12세 관람가’ 작품이 6편으로 가장 많다. <미녀는 괴로워> <오싹한 연애> <시라노;연애조작단> <위험한 상견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청춘만화> 등이다. ‘15세’는 <엽기적이 그녀> <광식이 동생 광태> <작업의 정석> <위대한 유산> <싱글즈> 등 5편이다. ‘청소년 관람불가’는 <달콤, 살벌한 연인>과 <쩨쩨한 로맨스> 등 2편이다.


감독 중에는 김현석 감독이 <시라노;연애조작단>과 <광식이 동생 광태> 등 두 편을 연출했다. 배우 가운데에서는 손예진이 <오싹한 연애> <작업의 정석>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 세 편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최강희는 <달콤, 살벌한 연인>과 <쩨쩨한 로맨스> 등 각각 두 편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했다.


<러브픽션>은 12일 현재 150만1493명이 관람했다. 이 영화 배급사(NEW)는 지난 8일 “개봉 8일 만인 7일 밤 10시에 손익분기점인 120만 관객을 넘겼다”고 밝혔다. <러브픽션>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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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영화 전쟁이 벌어진다. 지난 31일 <푸른 소금> <콜롬비아나> 등이 포문을 열었다. 오는 7~8일부터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 <북촌방향> <워리어스 무에타이 리얼 옹박> <쥴리의 육지 대모험> <챔프> <통증> <파이널 데스티네이션5> <파퍼씨네 펭귄들> 등이 나선다. <최종병기 활> 등 기존 개봉작도 수성에 나선다. 추석극장가 흥행전 Now & Before.

# 장르 vs 장르
추석 극장가 개봉작은 10여 편.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동시에 개봉, 관객 동원에 나선다.


<푸른 소금>(감독 이현승)은 액션과 멜로를 접목했다. 사랑에 빠진 조폭의 이야기를 그렸다. 송강호가 평범한 삶을 위해 은퇴한 조폭 두목, 신세경이 그를 제거하라는 임무를 맡은 사격선수 출신 킬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15세 이상 관람가’.

<콜롬비아나>(감독 올리비에 메가턴)와 <워리어스 무에타이 리얼 옹박>(감독 마리완 타나폰)은 액션물이다. <콜롬비아나>는 부모의 원수를 갚기 위해 킬러가 된 여인의 복수극, <워리어스 무에타이 리얼 옹박>은 황실의 보물을 사수하려는 남자의 활약상을을 담았다. <콜롬비아나>의 여주인공은 <아바타>의 조 샐다나가 맡아 암흑조직과 FBI, 모두의 표적이 된 섹시 여전사로 활약했다. <워리어스 무에타이 리얼 옹박>의 남자주인공은 <옹박>에서 토니 자의 스턴트맨으로 활약했던 마이클 B가 맡아 실감나는 ‘맨몸액션’을 펼쳤다. <콜롬비아나>는 ‘15세 이상 관람가’ <워리어스 무에타이 리얼 옹박>은 ‘청소년관람불가’ 작품이다.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도 액션영화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조선의 신궁(박해일)과 청의 명궁(류승용) 사이에 펼쳐지는 긴장감 넘치는 활싸움을 영상화했다. 지난 8월 10일 개봉, 31일 현재 464만476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하는 등 폭발적 주목을 받고 있다.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감독 정태원)와 <파퍼씨네 펭귄들>(감독 마크 워터스)은 코미디다.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은 출국금지 조치가 풀린 ‘홍회장’ 일가(김수미·신현준·탁재훈·임형준)가 첫 해외여행을 일본으로 떠나면서 겪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다뤘다. 정준하·정웅인·현영·김지우·정만식 등이 함께 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파퍼씨네 펭귄들>은 가정에 무관심한 성공한 남자(짐 케리)의 집으로 남극의 펭귄 여섯 마리가 배달되면서 벌어지는 동거생활 우여곡절을 극화했다. ‘천체 관람가’.


<북촌 방향>(감독 홍상수)은 드라마다. 지방 대학 교수인 영화감독과 그의 선배 등을 중심으로 기묘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엮었다. 올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은 작품으로 홍 감독 영화의 재미와 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유준상·김상중·송선미·김보경·김의성 등이 함께 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쥴리의 육지 대모험>은 상어 등 바다 친구들의 육지 상륙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육지를 발칵 뒤업어 놓은 모험과 훈훈한 우정, 환경오염에 대한 교훈 등을 담았다. 김병만·류담·이영아 등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전체 관람가’.

<챔프>(감독 이환경)는 실화 소재 휴먼 드라마다.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의 교감, 무모한 도전을 그렸다. 불가능을 뛰어넘는 희망가를 감동적으로 묘사했다. 차태현·유오성·박하선·김수정·박원상·김상호·김광규 등이 호흡을 맞췄다. ‘전체 관람가’.

<통증>(감독 곽경택)은 멜로영화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와 유전으로 작은 통증조차 치명적인 여자의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담았다. 인기 웹툰 작가 강풀의 원작을 영상화했다. 권상우·정려원·마동석 주연. ‘15세 이상 관람가’.

<파이널 데스티네이션5>(감독 스티븐 쿼일)은 공포영화다. 초대형 다리 붕괴 때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닥치는 죽음과의 운명적인 대결을 극화했다. 달라진 죽음의 규칙이 전작들과 또다른 공포감을 자아낸다. 2D와 3D 버전, 3D 아이맥스 등으로 볼 수 있다. ‘청소년 관람불가’.

# 한국 vs 외국


예년의 경우 추석 극장가 정상은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2000~2010년 추석 극장가에서 외국영화가 흥행 톱을 기록한 건 <본 얼티메이텀>(2007)과 <맘마미아>(2008), 두 편에 불과하다. 두 해 외에는 <공동경비구역JSA>(2000) <조폭마누라>(2001) <가문의 영광>(2002) <오! 브라더스>(2003) <귀신이 산다>(2004)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2005) <타짜>(2006) <내 사랑 내 곁에>(2009) <시라노;연애조작단>(2010) 등이 정상을 거머쥐었다.


추석영화 흥행작 중 가장 성적이 뛰어난 작품은 <타짜>다. 684만7777명이 관람,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13위(2011년 9월 1일 현재)에 올라 있다. 이어 <공동경비구역JSA>(583만228명)이 20위,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563만5266명)가 21위, <조폭마누라>(526만451명)가 23위, <가문의 영광>(508만9966명)이 26위, <오! 브라더스>(314만8748명)가 52위, <귀신이 산다>(289만명)가 70위, <시나로;연애조작단>(268만8346명)이 74위, <내 사랑 내 곁에>(212만4608명)가 109위에 올라 있다.


장르는 코미디가 가장 많다.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조폭마누라> <가문의 영광> <귀신이 산다> <시라노;연애조작단> 등 다섯 편이다. 이 가운데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모두 각광받았다.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와 <가문의 영광>은 정상을 차지했고,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2006)은 <타짜>에 밀리기는 했지만 346민4516명이 관람해 역대 순위 46위에 올라 있다.

흥행대결이 가장 치열했던 해는 2006년이다. 이 해 추석 연휴는 장장 9일이나 됐다. 9월 30일부터 10월 8일까지 토·일요일(30·31일)과 개천절(3일), 이른바 샌드위치 데이(2일 월요일, 4일 수요일)와 추석 연휴(5~8일) 등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구미호 가족> <라디오 스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잘 살아보세> <타짜> 등 한국영화 여섯 편이 격돌했다. 여섯 편은 모두 9월 28일에 개봉할 계획이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2주,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2>가 1주일을 앞당겨 개봉, 선점 전략을 펼치면서 달라졌다.


당시 흥행대결에는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김정은(가문의 영광) 이범수(오! 브라더스) 김수미·신현준(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 등의 2승 도전, 이준익·최동훈·송해성 등 유명 감독과 안성기·박중훈·백윤식·주현·김혜수·조승우·강동원·이나영·박시은 등 스타 배우들의 한판 승부가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축배는 앞서 밝힌 대로 <타짜>가 마셨다.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313만2320명) <라디오 스타>(187만9501명)도 재미를 봤다. <잘 살아보세>(27만5759명)와 <구미호 가족>(20만2990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외국영화는 청룽(성룡) 주연 <BB 프로젝트>가 명함을 내밀었지만 외면받았다. 40만6558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청룽은 <폴리스 스토리3>(1992) <성룡의 선더볼트>(1995) <러시아워>(1998) <러시아워2>(2001) 등을 추석 극장가에 선보인 바 있다. <폴리스 스토리3>은 27만5057명(서울 관객·한국영화연감 기준) <성룡의 선더볼트>는 17만3107명, <러시아워>는 23만1324명, <러시아워2>는 42만4351명이 관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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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엽기적인 그녀>에서 원조교제를 하기 위해 어린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던
                                          나(오른쪽)는 ‘그녀
’(전지현)의 느닷없는, 따끔한 지적에 당황한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견우’(차태현)는 ‘그녀’(전지현)에게 충고한다. “난 괜찮지만”이라는 전제를 단 뒤  “잘 모르는 남자에게 성질 좀 죽여라, 남자들은 여자다운 걸 좋아한다”고, “남자에게 뭐든 한번 져줘봐, 이길려고 하지 말고”고 조언한다. ‘견우’는 이어 ‘그녀’가 엄마 등쌀에 밀려 선본 남자(임호)에게 지켜야 할 수칙을 10가지 정도 알려준다. 신승훈의 ‘I Believe’가 흐르는 가운데 소개되는 사랑의 고백은 다음과 같다. 

‘여자다운 거 요구하지 말아라’ ‘술은 절대로 세 잔 이상 먹이면 안 돼요’ ‘카페 가면 콜라나 주스 마시지 말고 커피 드세요’ ‘가끔 때리면 안 아파도 아픈 척 하거나 아파도 안 아픈 척 하는 거 좋아해요’ ‘만난 지 백일 되면 강의실 찾아가서 장미꽃 한 송이 내밀어보세요’ ‘검도 하고 스쿼시는 꼭 배우세요’ ‘가끔 유치장 가는 거 감수할 수 있어야 해요’ ‘가끔 죽인다고 협박하면 진짜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세요’ ‘가끔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신발 도 바꿔 신어주세요’ ‘글 쓰는 거 좋아하거든요, 칭찬 많이 해주세요’


                                  ‘견우’는 이 장면 이후 ‘그녀’가 선본 남자에게 10가지 수칙을 들려준다. 

<조폭 마누라>에서 다소 덜 떨어져 보이는 ‘수일’(박상면)은 ‘은진’(신은경)에게 청혼한다. “청혼할 때 쓰려고 늘 외우고 다녔다”면서 영화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에 나오는 대사를 인용해 나름 진지하게 프로포즈를 한다.

“한 가지 할 이야기가 있오.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을 거요, 누구에게도. 당신이 들어줬으면 좋겠소. 애매함으로 둘러쌓인 이 우주에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만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말이오. 은진씨 당신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이 꽃을 받아주십시오”    

                                  ‘수일’의 어수룩하지만 진지한 프로포즈에 ‘은진’은 마침내 꽃을 받아든다.

’‘견우’의 고백은 <엽기적인 그녀>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으로 손꼽힌다. ‘그녀’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견우’를 찾아나섰듯 떠나려는 연인의 마음을 돌이켜놓고 싶을 때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조폭마누라>에서 ‘수일’처럼 유명 영화 중에서 자기의 경우에 적용할 만한 명대사를 외워뒀다가 인용하는 것도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전지현ㆍ차태현 주연 <엽기적인 그녀>(감독 곽재용)는 2001년 7월 27일에 개봉, 488만2495명(이하 배급사 자료 기준)이 감상했다. 신은경 주연 <조폭마누라>(감독 조진규)는 2001년 9월 28일에 개봉, 526만451명이 관람했다. 2011년 2월 현재 한국영화 역대 흥행 톱100에서 <조폭마누라>는 22위, <엽기적인 그녀>는 28위에 올라 있다.  



<엽기적인 그녀>는 <조폭마누라>와 달리 속편이 제작되지 않았다. 기자는 이 영화 속편을 준비한 바 있다. “그간 속편 제의를 얼마나 받았겠느냐”며 “독창성과 완성도가 어지간히 뛰어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전언에 오기를 발동했지만 결국 제풀에 포기하고 말았다. 전편에 버금가는 웃음 코드를 이어가는 게 어려울 뿐더러 무엇보다 ‘견우’의 고백을 능가하는 멜로 코드를 만드는 데 힘이 턱없이 딸렸기 때문이다.

‘견우’의 고백은 또 문성근ㆍ김희애 주연 <101번째 프로포즈>(1993)를 떠올리게 한다. <엽기적인 그녀>에 앞서 신씨네에서 만든 이 영화는 기획 당시 내가 남자 주인공 후보였다. 김희애보다 황신혜가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기까지 했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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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새해 극장가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1년 1월 한국영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한국영화는 1월에 797만 명을 동원, 65.1%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외국영화 관객 428만 명(34.9%)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한국영화는 <심장이 뛴다>부터 <평양성>까지 8편, 외국영화는 <잃어버린 마법의 섬 홋타라케>부터 <환상의 그대>까지 23편이 개봉됐다. 한국영화는 335만8676명(2010년 12월 개봉작 포함시 796만6884명), 외국영화는 288만4132명(〃 427만8166명)이 관람했다.

올해 1월 관객 수는 지난해 1월(648만여 명)보다 149만여 명(23.0%)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2월 말 개봉작 <라스트 갓파더>와 <헬로우 고스트>가 흥행을 이어간 데다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글러브>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등이 순조롭게 관객을 모은 덕이다. 그 결과, 1월 흥행영화 순위 중 5위까지의 자리를 한국영화가 차지했다. 


한국영화 강세 속에 외화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와 <러브&드럭스>가 각기 79만여 명, 50만여 명의 관객을 모았으나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 이후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만 한 작품이 없었다. 1월에 61만여 명을 모은 <걸리버 여행기>가 2월 설 연휴를 지나 총 156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면서 주목받았다.


2011년 1월 극장가 총 관객 수는 1227만296명이다. 1656만8271명을 모았던 2010년 1월보다 약 430만명이  줄어 25.9%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2010년의 관객 수 감소 추세가 올 1월까지 계속되고 있다. 작년의 <아바타> 열풍을 대신할 만한 대형 화제작이 없었던 탓이다. 총 매출액도 같은 기간 대비 28.3% 감소한 963억 원에 그쳤다.


한편 2월 첫 주의 극장가는 설 연휴와 더불어 1일~6일 동안 총 468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이며 크게 붐볐다. 명절 연휴 가운데에도 한국영화의 선전은 특히 두드러졌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총 272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명절의 흥행 승자로 자리매김했다. <글러브>(161만여 명)와 <평양성>(135만여 명)도 연휴 기간 많은 관객을 모으며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다. 할리우드 영화 <걸리버 여행기>(156만여 명)는 가족 관객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었다.


1월 극장가 흥행 톱10(2월 성적 제외)은 다음과 같다. ①라스트 갓파더(198만4514명) ②헬로우 고스트(162만4483명) ③글러브(104만4688명) ④심장이 뛴다(101만8837명) ⑤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84만6017명) ⑥메가마인드(78만5988명) ⑦황해(76만852명) ⑧걸리버 여행기(61만769명) ⑨러브 & 드럭스(50만2937명) ⑩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44만207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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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누라 죽이기>에 영화사 상무(왼쪽)로 출연했다. 영화사의 실질적 사장인
                                          '소영'(최진실)은 남편 '봉수'(박중훈)가 제작중인 영화의 여주인공(엄정화)과 
                                          불륜 관계인 걸 모른 채 청부살인업자(최종원)의 살해 위험에 시달린다. 

"베드신 해봤어?"
 단역 출연이 알려지면서 주위 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베드신 찍는 거 현장에서 본 적 있냐"도 심심찮게 듣는 물음이다. 심지어 "강간하는 단역 필요하다고 하면 나 소개시켜줘" 하는 이들도 있었다. "잘 할 자신 있다"고 하던 그들의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본인의 진의가 어떻든 출연을 유희로 여기고, 한때의 추억으로 삼으려는 것 같아, 나아가 기자의 출연도 진정성을 의심받는 듯해 심기가 불편했다.

초기에는 "영화기자가 영화에 출연하면 돼?" 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출연한 영화에 대해 객관적으로 리뷰를 쓸 수 있겠느냐"는 게 출연불가론을 펴는 이들의 요지였다. 일리가 없지 않아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그런데 출연불가론을 주장하던 이들 가운데 한 기자는 훗날 자신의 말을 스스로 뒤집었다. 자기도 출연을 감행했다. 한 편에 그치지 않고 몇 편을 더 했다. 그런 데에다 어느 날 자기가 나보다 출연작 편수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지만 흥행성적은 앞선다고 자랑하기까지 했다.

그때 떠오른 말이 있다. "내가 하는 건 로맨스고 남이 하는 건 불륜"이란 말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도 떠올랐다. 비난을 하지 말던지, 출연을 하지 말던지, 그런 데에다 흥행성적이 나보다 낫다고...?

어쨌든 기자의 첫 흥행 성공작은 강우석 감독의 <마누라 죽이기>(1994ㆍ서울관객 34만4900명-한국영화연감 기준)다. 400만명 이상이 관람할 정도로 크게 성공한 첫 작품은 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2001ㆍ전국관객 488만2495명-배급사 집계 기준)다.

<마누라 죽이기>와 <엽기적인 그녀>는 출연장면을 소개할 때 가장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작품이다. 두 작품의 소재는 대조적이다. <마누라 죽이기>는 불륜, <엽기적인 그녀>는 지고지순한 사랑에 따른 갖가지 에피소드가 영화를 관통한다.

<마누라 죽이기>에는 '박봉수'(박중훈) '장소영'(최진실) 부부가 운영하는 영화사의 상무로 출연했다. 극 초반 박봉수 사장에게 달려가 장소영 실장이 쓰러졌다고 알리는 장면을 비롯해 영화사 사무실, 강원도 속초 로케, 시사실 등 여러 장면에 나왔다. 이 가운데 속초에서 가진 극중 영화 로케이션 때 출연ㆍ제작진에게 숙소의 방을 배정하고 열쇠를 나눠주는 장면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이 영화는 기자의 네 번째 출연작이다. 앞서 세 작품의 흥행성적이 기대 이하에 그친 뒤 흥행을 염두에 두고 물색한 끝에 출연을 청탁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청탁은 
박중훈의 집들이에 초청받아 그 곳에서 만난 강우석 감독에게 직접 했다. 박중훈이 대마초 사건에 연루되는 등 촬영 중 우여곡절을 겪은 이 영화는 예상한 대로 큰 성공을 거뒀다. 1994년 12월 17에 개봉, 34만4900명(서울 개봉관 기준)이 관람했다. <다이하드3> <포레스트 검프> 등에 이어 1995년 흥행순위 10위를 기록했다. 한국영화로는 37만6443명이 관람한 <닥터 봉>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영화사 '신씨네'의 신철 사장의 소개로 출연했다. 신철 사장은 기자와 동갑으로 그가 김의석 감독의 <결혼이야기>(1992)를 기획할 때부터 친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이정학(오른쪽)과 함께 원조교제를 하
                                                     기 위해 어린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엽기적인 그녀>에는 '그녀'(전지현)와 '견우'(차태현)가 실랑이를 벌일 때 옆 테이블에서 원조교제를 하려고 여린 여성들을 유혹하는 중년남자로 나왔다. '그녀'의 간섭에 황급히 자리를 뜨는 두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등장했다.

                                  전지현과 <타이타닉>의 유명 장면 흉내를 냈다. 전지현이 누군가의 말을 듣
                                          느라 엉성한 장면에 그치고 말았다. 훗날 '일본의 전지현'으로 손꼽히는 아오이 
                                          유우가 <하나와 앨리스>를 선보일 때 인터뷰를 했다. <엽기적인 그녀>에 원조
                                          교제에 실패하는 중년남자로 출연했다는 말을 하면서 이런 표정을 지은 듯하다.
                                         
함께한 카메오는 이정학이다. 훗날 <각설탕> <그랑프리> 등을 제작한 그는 감독의 꿈을 접고 제작부를 거쳐 정선경ㆍ이태란 등의 매니저와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60여 편에 출연했고 조연까지 한 베테랑이다.

원조교제 실패 장면은 동숭동의 한 카페에서 찍었다. 촬영 당시 난 시나리오에 적혀 있는 조사 하나까지 틀리지 않기 위해 대사 암기에 전념했다. 반면 이정학은 대사는 다 외웠다면서 빈둥거렸다. 그런 그는 촬영이 시작된 뒤 멋지게 한 방을 날렸다. '그녀'가 “아저씨는 저 같은 딸도 없어요”라고 문책하자 그는 촬영용 콘티에 적혀 있는 “없다, 왜?”에 그치지 않고 “니가 하나 낳아주라”는 애드리브를 날린 것이다. 


그의 애드리브에 촬영장은 폭소가 만발했다. 그로 인해 엔지가 났지만 그의 애드리브는 즉각 수용됐다. 그런데 그가 날린 '니가 하나 낳아주라'는 애드리가 아니었다. 며칠 동안, 촬영장에서 와서까지 고민한 데 따른 산물이었다. 후배지만 주어진 역할 이상의 활약상을 보여준 그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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