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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2.01 <남영동1985> 명계남 “꼭 보아야만 하는 놀라운 영화예요”

명계남(60)은 배우다. ‘한국영화는 명계남이 나오는 영화와 안 나오는 영화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활약했던 개성파 배우다. 그가 6년 만에 영화배우로 돌아왔다. <남영동1985>(감독 정지영)에 민주화운동가 ‘김종태’(박원상)를 고문하는 ‘박전무’로 등장해 비열한 고문전문가 ‘이두한’(이경영)과 함께 관객들을 경악하게 한다.

 

 

명계남은 <남영동1985>에서 자신의 실제와 상반되는 ‘수구 꼴통’ 역할을 맡은 데 대해 “배우가 자신의 신념과 딱 맞아 떨어지는 인물만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영화를 보면서 ‘좀 더 악랄하게 하면서 즐겼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면서 “악역 연기를 할 때에는 우리나라의 어떤 신문을 떠올린다”고 털어놨다.


“고춧가루 고문, 물 고문 등을 실제로 했어요. (박)원상이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낼 때까지. 고문을 받는 원상이도, 하는 우리들도 힘들었죠. 연기에 몰입하다가 자칫 사고가 날까봐 걱정도 됐고.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 틈틈이 가벼운 농담을 던진 건 그 때문이에요. 쉴 때 긴장감을 덜어내고 풀어내면 다시 찍을 때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거든요.”

<남영동1985>는 명계남이 <손님은 왕이다> 이후 6년 만에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영화다. 명계남은 <남영동1985>에 대해 “우리 영화계나 세계 영화사를 둘러보아도 만들 엄두를 못낸, 만들기 힘들고 연기하기도 힘든 영화”라며 “보기가 힘들지만 꼭 보아야만 하는 놀라운 영화”라고 했다.

 

“영화를 다시 하면서 기뻤어요. 오랜만에 출연해서가 아니에요. 우리 현대사의 한 쪽에 가려진 진실을 드러내 우리의 가슴을 열게 해주는 영화에서 일정 역할을 하게 된 게 좋았어요. 그런데 출연했다고 자랑하기가 쑥스럽고 부끄러워요.”

명계남은 그 이유로 “창작극을 하다가 망해 뒤늦게 직장생활을 하느라 1985년 당시의 정치·사회 문제에 무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야만의 시대에 맞서느라 지독한 고문을 받아야 했던 김근태 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했다. “내가 배우랍시고 이나마 살고 있고 눈을 부릅뜰 수 있고, 분노할 수 있고, 즐거워하고 웃을 수 있는 것이 다 그분들의 희생 덕분”이라며 “배우로서는 물론 이 엄중한 시대를 사는 한 시민으로서 바라건데 <남영동1985>를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우는 감독의 부름을 받아야 한다. 명계남은 “그 동안 강원도 시골 집에서 기획·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며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 길어 영화잡지에 ‘나 배우해요’라는 광고를 내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어느날 <베를린>을 준비하는 류승완 감독에게 전화를 했더니 ‘형, 배우해요? 다른 중요한 일을 하는 줄 알았어요’라고 하더군요. 많은 분들이 그렇게 알고 있었던 거예요. 그렇지 않은 분들은 직·간접적 외압을 받았고.”


 

명계남은 “이번 대선에선 어떤 직함도 없는 한 사람의 유권자일 뿐”이라고 했다. <초록물고기>(1997)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 등의 제작자인 그는 “다시 열심히 연기를 하고 영화를 만들면서 사는 게 꿈”이라고 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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