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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2.25 <학생부군신위>, 고 박철수 감독 영화 중 최고

<학생부군신위>(1996)가 네티즌이 뽑은 고(故) 박철수 감독의 영화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꼽혔다. <301, 302>(1995)와 <녹색의자>(2003)가 그 뒤를 이었다.

                <학생부군신위>의 각본과 연출은 맡은 박철수 감독은 맏상주로 출연해 남다른 연기력도 보여주었다.

국내 최대 영화포털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가 지난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2월 19일 별세한 故 박철수 감독 최고의 작품은?”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펼쳤다. 이번 설문에는 실명 네티즌 892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학생부군신위>(아래 박철수 감독 인터뷰 기사 참조)가 1위를 차지했다. <학생부군신위>은 67.4%(601명)라는 과반수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301, 302>는 5.9%(53명), <녹색의자>는 4,8%(43명)를 차지했다. 이어 <베드>(2012)와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일곱가지 이유>(1996)가 3.4%(30명), <눈꽃>(1992)이 2.8%(25명), <어미>(1985)가 2.7%(24명), <산부인과>(1997)가 2.5%(22명),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2011)이 1.9%(17명),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2011)과 <봉자>(2000)가 1.8%(16명), <가족시네마>(1998)가 1.7%(15명)의 지지를 얻었다.

투표자 남녀 성비를 보면 1위를 차지한 <학생부군신위>는 남성 50%, 여성 50%로 남녀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나타났다. <301, 302>와 <눈꽃>을 제외하고는 여성보다 남성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았다. 네티즌들은 <학생부군신위>를 고 박철수 감독의 영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선택한 데 대해 “어렸을 때는 뭘 뜻하는지 정확히 몰랐는데 커서 보니 참 괜찮았다”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영화” “다른 영화는 생각이 안 날 정도” 등의 한 줄을 남겼다.

고 박철수 감독은 홍상수·김기덕 감독에 앞서 독립영화로 한국영화의 기치를 드높인 감독이다. 네티즌이 1~3위로 꼽은 <학생부군신위> <301, 302> <녹색의자>는 모두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제로 인정받고 있는 선댄스영화제에 초청받은 작품이다.

 

가장 먼저 초청받은 작품은 <301, 302>다. 1996년 ‘월드 시네마’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듬해 <학생부군신위>가 같은 부문에 초청받았고, <녹색의자>는 ‘월드 시네마 드라마틱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참고로 한국영화는 1985년 창립된 선댄스영화제와 1995년에 인연을 맺었다.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감독 정지영)가 ‘월드 시네마’ 부문에 초청받았다. 네이버 등에 <301, 302>가 처음으로 초청받은 작품이라고 기술돼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한국영화연감 및 선댄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한국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선댄스에 입성한 작품은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이다.

세 작품은 또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도 초청받았다. <학생부군신위>는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뒤 예술공헌상을 수상했다. <학생부군신위>는 또

고 박철수 감독은 19일 오전 0시 30분경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윤모 씨가 운전하던 승합차에 치여 사망했다. 향년 65세에 세상을 떠난 고 박철수 감독은 신작 <러브 컨셉츄얼리>를 준비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학생부군신위> 감독 박철수 
[경향신문]|1996-03-09|34면 |기획,연재 |1664자

“일상적 삶을 소재로한 작품연출은 75년 영화를 시작하면서 늘상 생각해 왔지만 영화환경 관객성향등과 맞지 않아 미뤄왔습니다. <학생부군신위> 의 경우 보다 많은 인생경험을 갖고 죽음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난뒤 연출하게 돼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부군신위>는 상가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그린 토속색 짙은 코미디. 죽음과 연계돼 떠오르는 비극성과 엄숙함에서 탈피, 죽음도 삶의 한 과정이라는 시각에서 그로인한 삶의 현상과 그속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상주의 눈으로 스케치하듯 그려냈다.

박감독이 이 작품을 기획한 건 85년. 이윤택씨의 마당극 <오구>를 접한뒤 시나리오 작업, 그 이후 한 작품을 끝내고 다음 영화를 기획할 때마다 0순위에 올리곤 했다. 그리고 황지우씨의 시 <여정>을 읽고 시나리오를 개작, 다시 매달렸고 원로 유현목 감독에게 작품을 추천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제작자와의 의견차이로 무산됐음은 물론이다.

“3년 전 부친상을 당했을 때였어요. 상주로서 상을 치르면서 문상객이었을 때와는 꽤 다른 차이를 보고 느꼈어요. 이게 바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고 밤을 새면서 틈틈이 메모, 영화로 만들 것을 결심했어요.”

작품의 맏상주를 영화감독으로 설정, 직접 출연한 것도 그 때문. 문상객이 바뀌면서 영정을 모셔놓은 주변상황이 변하고 상주도 거기에 대처해야 했다. 그와 관계없이 주변 문상객들은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고…. 그들에게 죽음은 삶의 한 현상이었고 또 하나의 배설현상 같았다. 박 감독은 이같은 모습이 신문 사회면 기사보다, 어떤 소설보다 재밌다는 생각에 다시 시나리오작업과 연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학생부군신위>에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특징은 제작방식의 변화로 한국영화의 체질개선을 유도한 점. 거액의 제작비와 스타시스템에서 탈피,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된 연극배우를 대거 기용해 20여일만에 작품을 완성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스모크>는 15일,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네이키드」>는 7일, <중경삼림>은 10일만에 완성된 작품이라며 제작비와 촬영기간은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라고 주장한다.

“새로운 한국영화에 대한 갈망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우리가 사는 공간을 토대로 욕심없이 진솔하게 만들어내는 게 그중 하나일 것입니다. 거대 자본으로 돌진해오는 할리우드영화와의 대적은 자본·기술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와는 다른, 우리 것이면서 세계적인 소재를 극화한 작품으로 한국영화 체질을 개선해 나간다면 우리 영화에 대한 세계시장의 인식도 변할 거라고 믿습니다.”

<301, 202>의 미국내 75개 극장 상영으로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는 박철수 감독. <301·302>에 이어 <학생부군신위>도 미국의 배급전문회사 애로 릴리싱사를 통해 세계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는 박감독은 앞으로도 「일상으로의 회기」 「일상 다시 보기」로 우리네 삶과 사람을 담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한다. <배장수 기자>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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