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일(34)이 사극액션 <최종병기 활>로 질주하고 있다. 개봉 18일 만에 400만명(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 올해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속 흥행가도를 달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올해 최고 흥행작 <써니>(27일 현재 745만47명)는 32일 만에 400만명을 넘어섰다. 박해일이 <최종병기 활>로 해일을 일으킬는지 기대된다. 박해일의 <최종 병기 활>과 ‘최종병기’.

 
<최종병기 활>은 이를테면 ‘전투 스릴러’다. 조선 신궁 ‘남이’(박해일)와 청나라 명궁 ‘쥬신타’(류승용) 사이의 긴박감 넘치는 활싸움이 시종 긴장감을 자아낸다. 박해일은 청나라로 끌려가는 여동생 ‘자인’(문채원)을 사력을 다해 구해내는 용감무쌍하고 매력적인 ‘국민 오빠’로 변신, 최고속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좋은 평을 듣고 있습니다.

“몸도 힘들었고 마음 고생도 심했는데 싹 가셨어요. 칭찬해주시는 진심어린 표정·눈빛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자극도 받아요.”

-기술시사 등 시사회 때에는 어땠나요.

“대부분 그렇듯 기술시사 때에는 제것만 보였어요. 구멍들만 보여 착잡했죠. VIP·일반시사회를 가지면서 점점 가셨고. VIP시사 때에는 오신 분들이 엄청 많아 자리를 내주고 저는 바닥에 앉아서 봤는데 다들 편안하게 즐기시고, 주위에서들 ‘대박’ 운운하시더군요.”

-촬영할 때에는 어땠는지요.

“예정대로 여름에 개봉할 수 있을는지 불안했어요. 일정이 빠듯해 3~4주를 요하는 부상을 입으면 연기가 불가피했거든요. 중후반부로 가면서 쫓고 쫓기는 상황이 고조돼 더욱 전력투구해야 하는데 그럴수록 다칠까봐 조심해야 하고…. 그런데 그런 상황이 일촉즉발의 극중 상황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어요.”

-시나리오를 봤을 때에는요.

“활이 가장 와닿았어요. 주요하고 상징적인 서브 텍스트인데 시대상황을 바탕으로 전면에 동적으로 묘사돼 있었거든요. 활과 활의 전투를 그린, 기존 사극과 차별화된 사극이어서 낯설었지만 그 점이 오히려 매력적이었죠. 배우로서 감독님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

 



박해일은 <최종병기 활>의 대본보다 활을 먼저 받았다. 김한민 감독에게. 1년 반 동안 시나리오를 쓰면서 배웠다는 김 감독은 박해일에게 심신을 단련하는 데 좋고 배우로서도 좋을 거라며 국궁세트를 선물, 배워보라고 했다. 박해일은 김 감독의 말대로 국궁을 배우면서 원초적인 매력을 느꼈다. 훗날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더욱 활에 꽂혔다.

“활은 총·검과 다른 명백하고 특출난 차이가 있어요. 피아간에 겨누고 당기고 쏘고…. 이 과정에 은폐·엄폐물이 중요해요. 놓여진 상황, 사거리 등에 따라 다른 카메라 움직임과 앵글, 화살의 역동성 등이 달라져요. 이 영화 주인공은 활이에요.”

-사극 출연은 처음인데요.

“다들 한 번씩은 해 저도 언젠가는 하겠지 했어요. 그게 <최종병기 활>이 된 거죠. 촬영에 앞서 활·승마·만주어 등 배워야 할 게 많았어요. 3~4개월 동안 많은 걸 배우고 시작한 것도 처음이고, 두세 시간 분장을 하고, 들과 산을 달리면서 몸을 많이 쓴 연기를 한 것도 처음이고…. 그런 만큼 힘들었고 그 이상으로 느끼고 배운 게 많았어요.”

-첫 촬영 때 다쳤는데요.

“부상 위험이 많은 영화인데 처음부터 다쳐 아찔했어요. 기생집 장면인데 첫 촬영 때 캐릭터를 잘 잡아야 해 고심하면서 여러 톤으로 치열하게 찍었어요. 사냥 후 술을 마시고, 그와 연결된 장면이어서 취기가 있어야 했죠. 그래서 미리 좀 마셨는데 그게 과했었나 봐요. 술잔을 내려놓을 때 잔이 깨지는 바람에 일곱 바늘을 꿰매야 했어요. 꿰매고 와서 다시 찍었죠.”

불 때문에 흥분한 말(馬)에서 떨어졌을 때에도 마찬가지. 메트리스에 누워있을 때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다. ‘얼마 안 남았는데 나 때문에 종 치면 안 되는데….’ 무조건 일어나야 했다. 박해일은 병원에 가 물리치료를 받고 다시 촬영에 임했다.



-두 편을 함께한 것도 김한민 감독이 처음인데요.

“감독과 배우는 서로를 잘 알아야 해요. 촬영하기 전에 그런 시간이 필요해요. 이미 아는 사이면 효율적으로 본질로 빨리 들어갈 수 있죠. 자연인으로도 알고 있으니까 서로 배려해주는 것도 충분히 원활하고. <극락도 살인사건> 때보다 훨씬 좋았어요.”

박해일은 1998년 동화극단 ‘동아예술단’에서 아동 뮤지컬로 데뷔했다. 극단 ‘동숭무대’의 <청춘예찬>(2000)으로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남자신인상을 수상하고, <와이키키 브라더스>(01)에 이어 <질투는 나의 힘>(02)으로 영평상·대한민국영화대상 등의 신인상을 휩쓸면서 충무로에 안착했다. <살인의 추억>(03) <인어공주>(04) <연애의 목적>(05) <괴물>(06) <극락도 살인사건>(07) <모던 보이>(08) <10억>(09) <이끼>(10) <짐승의 끝>(10) 등을 통해 변신을 거듭, ‘연기파 흥행배우’로 각광받아 왔다.


                                  박해일은 남서울대학교 영어과 1학년 때 소일거리나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한 PC통신에
                                  난 구인·구직광고를 보고 ‘동아예술단’을 찾아간 걸 계기로 배우가 됐다. 1년여 승합차로 
                                  전국을 순회, 아이들을 상대로 뮤지컬을 하면서 연기에 매력을 느꼈다. 연극배우를 거쳐
                                  인기 영화배우가 됐다. <최종병기 활> 다음 작품은 <은교>. 박범신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박해일은 70대 노인 역을 맡아 <모던 보이>에 이어 정지우 감독과 함께 한다. 
                                  오는 9월 중순 촬영에 들어간다. 그의 변신과 열연이 기대된다.


-박해일의 최종병기는 뭔가요.

“흐음~ 동화극단 시절부터 보고 느낀 선배·동료들의 기운·열정, 그 분들과 저의 기억, 직감과 경험, 그에 따른 결과…. 사람을 좋아하고 칭찬받거나 외면받은 게 모두 병기가 돼 난관을 헤쳐온 자양분이 됐다고 봐요.”

박해일은 이와 관련, “남이 아역(이다윗)의 연기가 캐릭터를 잡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남이는 <무사>(01)의 안성기 선배에 대한 오마주”라고도 했다. 이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들었다. “매니저 아버님이 가화만사성을 조각해 액자로 선물해주신 걸 현관 벽에 걸어두고 돼새기고 있다”면서. 아들 돌찬치와 제작보고회가 겹치자 단촐하게 온 가족이 식사를 한 뒤 급히 현장으로 달려간 박해일. 그의 최종 병기는 사람과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여겨졌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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