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지난 4일 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가운데 200만명 이상이 관람한 작품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처음이다. 6일 현재 201만793명이 관람, 올해 국내외 개봉작 중 흥행 15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영화 가운데에서 9위에 올라 있다.

2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는 7일 현재 121편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120위(이하 영화진흥위원회 기록 기준)다. 애니메이션 가운데 유일하고, ‘전체관람가’ 작품 중에서는 <말아톤>(514만8022명) <집으로…>(419만3826명)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404만4582명) <워낭소리>(292만9713명) <굿모닝 프레지던트>(253만3312명) <맨발의 기봉이>(234만7311명) 등에 이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 이전 최고 흥행작은 디지털 복원판 <로보트 태권V>(2007)였다. 2007년 1월 18일 개봉, 70만5207명(서울 14만3407명)이 감상했다. 2위는 <블루시걸>(1994)로 서울에서 20만2751명(전국 약 50만명 추산)이 관람했다. 3위는 <천년여우 여우비>(2007). 관객수는 서울 10만9866명, 전국 48만2988명이다. 4위는 <돌아온 영웅 홍길동>(1995)으로 서울에서 20만4240명(전국 약 40만명 추산)을 동원했다. 5위는 <아기공룡둘리-얼음별 대모험>(1996). 서울에서 20만4240명(전국 약 35만명 추산)이 봤다.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는 <홍길동>(1967)이다. 신동우 화백이 극본을 쓰고 신동헌 화백이 감독한 이 작품은 소년 조선일보 연재 만화를 영상화했다. 1967년 1월 21일 대한·세기 극장에서 개봉, 8만5천명(이하 서울 관객수·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기준)이 관람했다. 대종상 문화영화작품상을 수상했다. 일본에 수출도 됐다.

당시 주목받은 작품은 강태웅 감독의 <흥부와 놀부>(1967), 박영일 감독의 <손오공>(1968), 용유수 감독의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1971) 등이다. <흥부와 놀부>는 ‘한국 최초의 인형극 동화영화’를 표방한 작품으로 중앙극장에서 상영(개봉일 미기록), 1만6000명이 관람했다. 제5회 청룡영화상 비극영화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손오공>(일명 선화공주와 손오공)은 1968년 1월 1일 시민회관에서 개봉, 5030명이 봤다. 대종상 문화영화 작품상을 받았다. <왕자 호동과 낙랑공주>는 1971년 1월 7일 시민회관에서 개봉(관객수 미기록)됐다.

이처럼 당시 극장용 애니 제작은 나름 활발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수입 애니가 TV를 통해 방영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위축되기 시작했다.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 태권V>(1976)가 선보이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로보트 태권V>는 폭발적인 성공을 거뒀다. 1976년 7월 24일 대한·세기극장에서 개봉(관객수 미기록)됐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18만명이 관람했다. 이에 따라 <로보트태권V 제2탄-우주대작전>(76년 12월 13일 개봉, 관객수 미기록) <로보트태권V 제3탄-수중특공대>(77년 7월 20일 개봉, 관객수 미기록) <로보트태권V와 황금날개의 대결>(78년 7월 26일 세종문화회관 별관 개봉, 관객수 미기록) <슈퍼 태권V>(개봉관·관객수 미기록) <84태권V>(84년 8월 4일 뉴코아·예술 개봉, 2만1583명) <로보트태권V90>(90년 7월 17일 바다·신성·동양아트·신양·우신 개봉, 5399명) <로보트태권V>(2007) 등이 선보였다.

이와 함께 한하림 감독의 <철인 007>(1976), 임정규 감독의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 등도 선보였다. <철인 007>은 1976년 12월 13일 대한·세기극장에서 개봉(관객수 미집계)됐고,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는 1977년 7월 27일 중앙극장에서 개봉, 16만4143명이 감상했다.

극장용 장편 애니는 이후 오랜 침체기를 맞았다. 엄태평·오중일 감독의 <블루시걸>(1994)을 필두로 다시 활기를 띠었다. 성인용 애니를 표방한 <블루시걸>은 명보 등 11개 극장(서울 기준)에서 1994년 11월 5일 개봉, 20만2751명을 동원했다. 이어 신동헌 감독의 <돌아온 홍길동>(1995·20만4240명), 이규형 감독의 <헝그리 베스트5>(1995·1만 8098명), 임경원·김수정 감독의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1996·2만5495명), 김청기 감독의 <의적 임꺽정>(1997·154명), 변강문 감독의 <난중일기>(1997·1831명), 임병석 감독의 <전사 라이안>(1997·6381명) 등이 선보였다.

2000년대에 들어서도 침체기는 이어졌다. 지난 10여년 간 극장에서 선보인 애니메이션은 <마당을 나온 암탉> 외 총 30편.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2002)가 한국 애니 중 최초로 제24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최우수 장편 그랑프리를 수상, 화제를 낳았지만 흥행에서는 5만4404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거액의 제작비를 들인 권재웅 감독의 <엘리시움>(2003·이하 전국 4400명), 김문성 감독의 <원더풀 데이즈>(2003·22만4000명)도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극장용 성인용 애니를 표방한 <아치와 씨팍>(2006·10만7154명)도 고배를 마셨다. 2007년에는 김청기 감독의 <로보트태권V>, 이성강 감독의 <천년여우 여우비>, 임아론 감독의 <빼꼼의 머그잔 여행>(13만5261명) 등이 주목받았지만 초대형 베스트셀러 만화가 원작인 윤영기 감독의 <마법천자문>(2010·12만
1572명)은 고배를 들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2000년 5월 초판 발행 이후 100만부 넘게 팔린 황선미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초등학교 5학년 읽기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으로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 ‘잎싹’의 모험을 그렸다. 꿈을 향한 도전과 종(種)을 뛰어넘는 위대한 사랑을 담았다. 잎싹의 마지막 결행은 디즈니·픽사·드림웍스·지브리 스튜디오 등이 선보인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주제의식이 돋보인다. 국내 최초로 실사영화 명가(명필름)와 애니 전문제작사(오돌또기)가 6년간 공을 들인, 문소리ㆍ유승호ㆍ박철민ㆍ최민식 등이 목소리 배우로 참여한, 선녹음-후작화-본녹음 등 선진 시스템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앞으로 얼마나 더 주목받을는지 기대된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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