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영화제가 열린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100일 영화제’다. 오는 28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서울 종로3가 낙원상가 4층 실버영화관(허리우드극장)에서 마련된다. <사운드 오브 뮤직> <닥터 지바고> <빠삐용> <남과 여> 등 외국의 고전 명작과 <고교얄개> <길소뜸> <오싱> 등 국내 명작 15편을 상영한다. 이 가운데 <남과 여> <사운드 오브 뮤직> <닥터 지바고> <미션> 등은 무삭제 필름으로 선보인다.

개막작은 <남과 여>(1966)다. 가을의 로맨틱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프랑스 멜로영화다. 아들을 둔 홀아비 자동차 경주 선수와 딸을 둔 과부 영화 스크립터의 사랑을 그렸다. 장 루이 트랭티낭과 아누크 에메가 남녀 주연, 클로드 를르슈 감독이 각본·연출을 맡았다. 1967년 제24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과 주제가상, 제39회 아카데미상 최우수외국어영화상과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상영된다.

<남과 여>에 이어 상영되는 작품은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 <고교얄개>(1976) <모감보>(1953) <오싱>(1985) <미션>(1986) <길소뜸>(1985) <러뷰 액츄얼리>(2003) 등이다. 이어 <사운드 오브 뮤직><1965) <오즈의 마법사>(1939) <9월이 오면>(1961) <초원의 빛>(1961) <닥터 지바고>(1965) <빠삐용>(1973) <사랑의 스잔나>(1976) 등이 상영된다.

<타파니에서 아침을>(상영 11월 4~10일)은 오드리 헵번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다. 뉴욕 맨하튼을 배경으로 말괄량이 아가씨와 가난한 작가의 사랑을 그렸다. 제34회 아카데미상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받았다.

<고교얄개>(11월 11~17일)는 1970년대에 유행한 하이틴 영화다. 여학생 위주의 전작들과 달리 남학생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서울에서 26만여 명을 동원하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하이틴 영화의 정점을 이뤘다. 이승현·진유영·김정훈·강주희 등과 정윤희·하명중 등이 함께했고 석래명 감독이 연출했다.

<모감보>(11월 18~24일)는 아프리카 정글을 배경으로 사랑과 모험을 그렸다. 클락 케이블·에바 가드너·그레이스 켈리가 주연, 존 포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11회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그레이스 켈리) 수상작이다.

<오싱>(11월 25일~12월 1일)은 실화 소재 일본 소설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일곱 살에 더부살이로 팔려간 여자 아이의 눈물겨운 성공기를 담았다. 김민희·안해숙·임혁·한은진 등이 이상언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제24회 대종상에서 여우조연상(한은진)을 받았다.

<미션>(12월 2~8일)은 1700년대 남미의 오지에서 벌어진 실화를 영상화했다. 포르투갈의 압제에 저항하는 원주민들을 돕는 두 가톨릭 신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냉혈한 노예상인이었다가 신부가 된 ‘멘도자’(로버트 드 니로)는 무력으로, 그를 종교에 귀의하게 한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은 비폭력 선교로 원주민들을 돕는다. 롤랑 조페 감독이 연출했다. 제44회 골든글로브 각본상과 음악상(엔니오 모리코네), 제59회 아카데미상 촬영상을 수상했다. 모리코네의 음악은 <남자의 자격> 합창곡으로 널리 소개되기도 했다.

<길소뜸>(12월 9~15일)은 좌우익의 대립으로 비롯된 한국사의 상처를 이산가족 상봉을 소재로 다뤘다. 임권택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제3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김지미·신성일·전무송·이상아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제24회 대종상 여우주연·음악·미술상, 제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감독·각본·음악상 등을 받았다.

<러브 액추얼리>(12월 16~22일)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다. 많은 아류 영화를 양산시킨, 숱한 프로포즈 패러디를 낳은 세계적인 히트작이다. 휴 그랜트·리암 니슨·콜린 퍼스·엠마 톰슨 등 쟁쟁한 영국 배우들이 작은 역에 아랑곳 않고 대거 출연, 영화의 완성도를 드높였다.

<사운드 오브 뮤직>(12월 23~29일)과 <오즈의 마법사>(12월 30일~1월 5일)는 뮤지컬 영화 걸작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나치 지배를 피해 조국을 떠나 오스트리아로 망명한 군인 가족과 이 집에 가정교사로 들어온 견습 수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도레미’ ‘에델바이스’ 등 주옥같은 음악이 영화의 감동을 더해준다. 제23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줄리 앤드류스)을 비롯해 제38회 아카데미상 작품·감독·편집·음악편집·음향상 등을 수상했다. <오즈의 마법사>는 회오리 바람에 휩쓸려 오즈의 나라로 내던져진 ‘도로시’의 모험을 그렸다. 여주인공 주디 갈란드가 무지개 저편 마술의 나라를 동경하며 부른 주제가(Over the Rainbow)로도 유명하다. 제12회 아카데미상 작곡·주제가상을 받았다.

<9월이 오면>(1월 6~12일)은 록 허드슨·지나 롤로브리지다 주연 로맨틱 코미디 영화, <초원의 빛>(1월 13~19일)은 워렌 비티·나탈리 우드 주연 청춘영화 수작이다. <9월이 오면>은 <앵무새 죽이기> 등으로 유명한 로버트 멀리건, <초원은 빛>은 <워터프론트> <에덴의 동쪽> 등으로 유명한 엘리아 카잔 감독이 연출했다. <초원의 빛>은 제34회 아카데미상 각본상을 받았다.

<닥터 지바고>(1월 20~26일)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소설을 영상화한 대작이다. 러시아 혁명을 배경으로 의사 유리 지바고의 삶과 사랑을 그렸다. 주연 오마 샤리프·줄리 크리스티·제랄딘 채플린, 감독 데이비드 린. 주제곡 ‘라라의 테마’로도 유명하다. 제23회 골든 글로브 감독·남우주연·각본·음악상, 제38회 아카데미상 촬영·미술·의상·음악·각색상 등을 수상했다.

<빠삐용>(1월 27일~2월 2일)은 실화를 소재로 한 세기의 명작이다. 악명높은 형무소에서 마침내 탈옥에 성공한 한 종신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지 않는 ‘빠삐용’(스티브 맥귄)과 대조적인 선택을 하는 위조지폐범 ‘드가’(더스틴 호프만) 등의 삶을 대비,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물었다.

<사랑의 스잔나>(2월 3~9일)는 한 남자를 두고 벌어지는 이복자매의 갈등과 사랑을 담았다. 숱한 아류작을 낳은 화제작이다. 홍콩의 가수 겸 배우 진추하는 청순한 외모와 함께 주제가 <원 섬머 나이트>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실버영화관 측은 이 영화제에 대해 ‘국내 최초로 관객을 배려한 장기 영화제’라고 말한다. 여느 영화제가 극장 대관 등의 문제로 좋은 영화 상영을 1~2회로 한정한 것과 달리 고전 명작을 일주일씩 상영하는 것이다. 또한 레드카펫도 관객을 위해 마련한다.

 한편 실버영화관은 2009년 개관 이래 최근 3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300석 단관 극장으로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김은주(38) 실버영화관 대표는 “어르신들의 성원과 3년간 변함없이 3억6천만원을 후원해준 SK케미컬 덕분”이라며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상영작 중 <남과 여> <사운드 오브 뮤직> <닥터 지바고> <미션> 등을 무삭제 필름판으로 상영하고 영화제 종료 후 전국 순회 상영도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제 1일 상영횟수는 3~5회이다. 입장료는 55세 이상은 2천원, 55세 이하는 5천원이다. 영화제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실버영화관 홈페이지(www.bravosilver.org)에 수록돼 있다. 문의 (02) 3672- 4232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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