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파는 극장’. 이 극장 김은주 대표(38)는 2009년 1월 300석 규모의 ‘허리우드 실버영화관’(www.brabosilver.com)을 개관, 어르신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드리고 있다. 편당 2,000원에. 일자리도 창출, 2009년 11월 11일 고용노동부로부터 극장 가운데 최초로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았다. 그간 30만 명이 넘는 어르신이 실버영화관을 찾았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의 도움 아래 107명이 등록, 활동하고 있다. 김은주의 ‘문화로 소통하는 따뜻한 세상 만들기’.

-실버영화관 개관 동기는.
“지방과 서울의 극장에서 오랫동안 일했어요. 한 극장을 시사회 전용관으로 운영하면서 이따금 기획전을 가졌는데 실버영화관은 그간의 경험과 성공사례에서 착안한 거에요. <더티 댄싱>(1987)의 경우 관람료로 개봉 당시 가격인 3500원을 받았어요. 입장권도 옛날 것으로 만들고, 간판도 붓으로 그리고, 로비에선 LP판을 틀고, 당시 먹거리 시식회도 갖고.”

-반응이 어느 정도였나요.

“한마디로 폭발적이었죠. 600석 규모 단관에서 한 달 동안 1만명이 들었거든요. 관객은 대부분 어르신들이셨어요. 가족관객도 많았고. 부산에서 왔다는 노부부께서는 제게 2만원을 주셨어요. ‘우리 입맛에 맞는 영화를 보여줘서 고맙다’고. 광주에서 오신 할아버지는 ‘염치없지만 이런 자리를 자주 마련해 달라’고 하셨고. 서울의 한 중년부부는 ‘결혼하기 전에 본 영화’라며 ‘아이들과 함께 왔다’고 했어요.”

-그간 상영작은 몇 편인지요.

“140편이 넘어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43) <해저2만리>(54) <OK목장의 결투>(57) <벤허>(59) <하녀>(60) <의리의 사나이 외팔이>(67) <미워도 다시 한 번>(68) <대부>(72) <별들의 고향>(74) <바보들의 행진>(75) <지옥의 묵시록>(79) <만다라>(81) <영웅본색>(1986)…. 그리고 <러브 액츄얼리>(2003) <맘마미아>(08) <하모니>(09) <시>(10) 등 2000년대 화제작도 상영했어요.”

-모두 판권을 사서 트나요.
“그럼요. 50년이 지난 ‘퍼블릭’ 외 모든 작품을 판권료를 지불하고 라이센스를 획득한 뒤에 틀어요. <사운드 오브 뮤직>(65) <닥터 지바고>(65) <남과 여>(66) <스잔나>(67) <빠삐용>(73) <챔프>(79) <전망 좋은 방>(85) <미션>(86) <장미의 이름>(86)….”

-판권료는 어느 정도인지요.

“한국영화는 1백만원에서 2백만원, 외국영화는 1천만원에서 5천만원이에요. 계약기간은 2~3년이고. <미션>의 경우 3년에 4만달러를 준 뒤 연장했어요. 7년에 1만 달러를 주고. 판권 만료 후 재계약이 이뤄질 때까지 틀지 않았어요.”

김 대표는 이와 관련, 서울시와 송파구청 등 각 지자체가 저작권자에게 양도받은 상영 및 배포에 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DVD 등으로 무료 상영을 일삼는 바람에.

-공익을 위한 무료상영은 예외가 아닌가요.

“저작권법에 ‘청중이나 관중으로부터 당해 공연에 대한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경우’는 예외라고 돼 있죠. 하지만 지자체는 홍보를 통해 좋은 이미지를 얻고, 대행 업체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요. 저작권료를 지불한 저희는 피해를 입고. 법대로 라면 최근 한국영화도 DVD로 불특정다수에게 무료로 틀어주면 돼요. 주최측과 대행사가 어떤 이득을 얻든. 이렇게 되면 저작권 불법 침해에 시달리는 우리 영화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거예요.”

-법으로 시비를 가려보시죠.

“고소했는데 기각됐고, 이에 불복해 항고했어요. 기각 사유는 ‘저작권자’와 ‘사용허락을 받은 자’는 구별되며 사용권자는 저작권 침해를 주장, 고소할 권한이 없다는 거였어요. 사용권이 35㎜필름에 한하므로 고소권이 있다 하더라도 DVD를 상영한 경우에는 그 권한이 미치지 않는다면서.”

-항고 내용은 뭔지요.

“한 업체의 경우 1인당 2000원을 받고 저희가 사용권을 취득한 <닥터 지바고>를 6회 상영했어요. 그 이전에 <대탈주>(63) <석양의 무법자>(66) <졸업>(67)도 36회를 틀었고. 도심의 상설 극장에서 상습적으로 영리 행위를 한 거예요. 또한 DVD는 개인용이에요. DVD를 극장 등 공공장소에서 트는 건 불법이죠. 35㎜필름 사용권에 대한 침해에 해당되고.”

                               허리우드 실버영화관은 내년 2월 9일까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100일 영화제’를 갖는다.

-운영이 어렵나요.
“어려워요. 자본금 3억원은 다 까먹었고, 승용차와 집도 팔았어요. SK케미칼(연간 1억2천만원씩 3년)을 비롯해 영화진흥위원회·고용노동부·유한킴벌리 등의 지원을 받았거나 받고 있지만 극장 운영에 연 5억원이 넘게 들거든요.”

-서울시 지원을 받지 않나요.

“2010년에 3억원을 받았는데 올해에는 못 받았어요. 서울시가 작년 10월부터 위탁운영하는 한 극장(올해 12억3천만원 지원)과 예산 내역이 중복된다고.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1월 1일~10월30일) 유료관객이 실버영화관은 10만1244명, 그 극장은 6만5195명이에요. 그 극장은 1년 누적 관객이 15만명을 돌파했다고 하는데 상당수가 무료 관객이죠.”

영화 보고 쇼도 보고’. 허리우드 실버영화관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이와 관련, 7080 통기타 그룹 ‘세시봉사단’이 교복을 입고 갖는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예전 음악다방을 재현한 ‘추억 더하기’ 공간도 마련돼 있다. 어버이날·개관기념일 등 특별한 날에는 ‘각설이 품바쇼’와 ‘코미디쇼’를 비롯해 서커스 공연, 마술쇼, 트로트 리사이틀 등을 가졌다. 김은주 대표는 “내년 개관 4주년을 맞아 ‘배삼룡쇼’를 가질 계획”이라며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의 (02)3672-4232.

김 대표는 “실버영화관은 고용노동부가 인정한 사회적 기업으로 직원 16명 중 12명이 60세 이상이고 2명은 장애인”이라며 “서울시가 사회적 기업 육성은커녕 피해를 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판권(사용권·저작권) 문제는 계속 시비를 가릴 것”이라며. 이어 “박원순 시장님께 내년에는 지원을 해달라고 편지를 보냈다”며 “결과가 어떻든 공정 경쟁과 상생법에 의한 동반성장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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