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강도 아이들>이 연장 상영된다. 29일(목)부터 CGV·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의석)의 권고사항을 멀티플렉스 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처럼 종영이 임박한 상황에서 영진위의 권고로 특정 영화 상영관이 다시 늘어나는 것은 <량강도 아이들>이 처음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4월 ‘공정경쟁 환경조성 특별위원회’(이하 공정특위)를 구성, 영화 현장에서의 고질적인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교차상영(일명 퐁당퐁당)과 조기종영, 부금율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표준상영계약서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량강도 아이들>의 연장 상영이 이뤄진 것은 이에 따른 첫 집행사례로 손꼽힌다. 그 과정은 아래와 같다.

개봉(11월 17일) 이후 <량강도 아이들>은 멀티플렉스에서 교차상영되고, 잇따라 조기종영됐다. 이 과정에 멀티플렉스 측은 <량강도 아이들> 홍보물도 비치하지 않았다. 개봉한 날부터 수일간 무대인사 등을 위해 상영극장을 찾은 <량강도 아이들> 제작사(시네마샘) 측은 멀티플렉스 측의 불공정행위를 좌시하지 않았다. “멀티플랙스 측이 개봉 3일 전 상영극장 리스트를 통보하고 수천만 원에 해당하는 포스터·벤허·전단 등의 선재물조차 비치를 해놓지 않는다”고 27일 영진위에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을 촉구했다(아래 전문 참조). 공정특위는 심의를 거쳐 지난 16일 결정사항과 조치사항을 멀티플렉스 측에 서면으로 통보했다. 멀티플렉스 측은 영진위의 권고사항과 <량강도 아이들>이 7년에 걸쳐 완성된 데 따른 제작진의 고충을 감안, 재상영을 수용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선재물 등의 홍보물을 비치하도록 하겠다면서.

김동현 시네마샘 대표는 이에 대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밝혔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량강도 아이들>에게 남풍이 불고 있는 만큼 결코 개봉하기까지 걸린 8년이라는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량강도 아이들>은 북한 아이들의 동심을 그렸다. 서울에서 보낸 로봇 등 크리스마스 선물이 담긴 애드벌룬이 북한의 량강도 두메산골에 떨어지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미디·드라마로 엮었다. ‘기적의 크리스마스 찾기 대소동’이다.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돼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산타와 크리스마스를 모르는 북한의 실상을 잔잔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러시아 유학을 다녀온 북한 출신 정성산 감독과 미국 유학을 마친 한국의 김성훈 감독이 함께 연출했다.

<량강도 아이들> 상영관은 다음과 같다. 롯데시네마: 일산 라페스타관/ 부평관/ 대구관/ 청주관/ 부산센텀관/그외 서울(미정)=1일 4회차. CGV: 구로관/ 인천관/ 대구스타디움관/ 춘천관/ 서면관/ 그 외=1일 4회차.

한편 공정특위는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영화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공정 행위는 거래 거절, 차별적 취급, 경쟁사업자 배제, 부당한 고객 유인, 거래강제, 거래상 지위 남용, 사업 활동 방해, 부당한 지원 등 실로 다양하다. 불공정 행위 신고는 연중 수시로 접수하며, 신고인의 신고서가 접수되면 검토와 조사, 연구를 거쳐 공정특위에서 분쟁조정안을 도출하고 쌍방의 조정을 이끌어낸다.

공정특위는 또 불공정 거래행위 관련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와 표준투자계약서의 표준약관화 추진, 공정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연구활동(한국영화 투자제작 유형조사, 창작자 저작권 보호를 위한 기초조사, 불공정 유형 조사 등)을 펼치고 있다. 영진위 홈페이지(www.kofic.or.kr) 초기화면 바로가기에 ‘불공정 행위 신고 및 법률 상담’ 코너를 이용하면 된다. 공정특위 소위원장은 고정민 영진위 부위원장(창조산업연구소 소장)이며, 위원은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장,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 홍승기 한국엔터테인먼트법학회장, 신강영 CJ창업투자 대표, 권칠인 한국영화감독조합 대표, 양종곤 프로듀서 등 6인이다.

영진위는 지난 10월 스크린 독과점과 수직계열화 문제, 극장 부율, 스태프 처우 개선 등 난제를 풀기 위해 동반성장 협의회를 발족했다. 정부·영화계 대표 25명을 위원으로 구성했고, 위원장으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이 추대했다. 이와 함께 실무추진위원회를 17명으로 구성했으며 이들은 3개 분과(기반조성·표준계약서·창작인력)에서 활동하고 있다. 

<참조>
영화사샘이 지난달 27일 제기한  ‘불공정거래 계약’ 및 횡포와 관련된 내용 전문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십니까? 영화 <량강도아이들>을 제작한 영화사샘 김동현입니다. 현재 무소불위의 힘으로 국내 멀티플랙스 극장을 운영하는 대형그룹의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 및 고발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영화 <량강도아이들>에 대한 간략한 배경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량강도아이들>은 2004년 6월 크랭크인 하여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 2010년 12월 최종 후반 작업을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여러 차례의 시사회를 하면서 타 작품과 비교해 밀리지 않을 정도의 좋은 반응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배급 및 극장을 확보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10월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을 받게 되면서 다시 극장 문을 두드리게 되었고 그 결과, 지난 11월 17일 전국 개봉을 확정짓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대형 그룹사의 비도덕적인 행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대형그룹사에서 직접투자 및 배급을 하는 영화는 최소 개봉 2주~3주 전 상영극장에 포스터 부착을 비롯, 전단 등의 홍보물을 배치하여 극장을 찾는 고정 관객등에게 작품 홍보 및 티켓팅 영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만, 대형그룹사와 연관성이 없는 당사와 유사한 열악한 제작사에게는 개봉 하루에서 삼일 전 상영극장 리스트를 통보하고 있습니다.

(전국 상영극장을 제작사가 통보받은 후 해야 하는 일은 포스터, 전단, 배너 등의 홍보 선재물 배송 및 상영관 수에 맞게 해당 작품 디시피 카피 및 전송을 해야 하는 업무를 비롯해 마케팅 비용이 열악한 경우에는 상영극장 지역 홍보 업무를 해야 합니다.)

당사의 경우 주말을 제외한 개봉 3일전 대형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영화관으로부터 상영극장 리스트를 통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개봉관 수는 초기 협의내용의 절반 수준인 총 약 31개 영화관 이었습니다. 그 중 10여 개의 영화관은 ‘퐁당퐁당’ 이었습니다.

(선재물은 70개에서 80개의 분량으로 사전 준비를 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었고) 4~5일을 퇴근을 못하고 밤을 세워가며 업무를 볼 수밖에 없는 시간적 환경이었습니다.

예매 사이트는 개봉 하루 반나절 전에 열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이틀 전에 담당 과장으로부터 예매율이 저조하다는 연락을 받기도 하였으며, 개봉 당일 배우와 감독이 무대인사차 대형그룹 영화관을 찾았을 때는 <량강도아이들>의 포스터와 전단 배너는 그 어디에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극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량강도 아이들>이 그곳에서 상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심지어는 배우와 감독이 전단을 비치하였으며, 포스터 부착은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B사 건대점에서는 배우가 직접 포스터를 부착해야만 하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해야 했습니다. 토요일은 부산에 위치한 대형그룹 영화관의 무대인사 일정이 있었습니다. B사의 부산 동래 상영극장은 예매 사이트가 하루 전날부터 계속 다운되어 있었습니다. B사의 부산 동래 상영극장에서 ‘량강도아이들’의 초라한 무대인사를 마치고 A사의 서면 극장으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순간 놀라운 사실은 A사 관계자가 “개봉 예정 영화에 한하여 포스터를 2주 전 붙이고 개봉된 영화는 포스터를 부착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당사는 앞서 대형그룹 영화관에 발송한 수천만 원에 해당하는 포스터 선재물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는 관객들에게 철저하게 볼거리를 차단시키고, 형제사가 아닌 중소 영화제작사를 말살시키는 파렴치한 대형그룹 영화관의 전략적 프로그램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잔인한 말살 프라임 속에서는 그 어떤 작품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저는 지금 이 시간 이후 한국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인으로서 한국영화와 대한민국의 문화발전을 위하여 대형그룹을 상대로 대응할 것임을 선포합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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