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은 신정(新正)이자 ‘국민배우’ 안성기의 생일이다. 이순(耳順)을 맞은 안성기가 2012년을 두 영화로 연다. <부러진 화살>과 <페이스 메이커>다. <부러진 화살>은 법정 실화극, <페이스 메이커>는 마라톤 소재 휴먼 드라마다. 두 영화 모두 오는 19일, 설·구정(舊正)에 개봉된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안성기가 두 영화로 전하는 2012년의 ‘꿈’.


-생일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신정이자 생일이지만 다른 날과 특별히 다르지 않아요. 부모님 찾아뵙고 식사 함께하고, 그러면서 모두들 평안하기를 기원하죠. 마음가짐도 새로 하고.”

-‘생일기부 캠페인’을 갖고 있는데요.

“유니세프에서 하고 있어요. 작년 6월부터. 각자의 생일을 기부, 전세계 어린이를 위하는 의미있는 날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죠. 지인들로부터 구호품을 생일선물로 받거나 본인이 직접 구입하면 그걸 유니세프에서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전달해 줘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따르면 한 해에 800만 명의 어린이가 다섯 번째 생일을 맞지 못하고 생명을 잃는다. ‘생일기부 캠페인’에는 유니세프 홍보대사(친선대사)인 안성기를 비롯해 홍보대사(특별대표) 아나운서 손범수와 배우 이보영, 그리고 유승호·김규리·김범·손호영·2PM·원더걸스·성유리·유진·미스에이·산이·주·송중기·박민영·이청하·이광수·존 박, 서경덕 독도홍보대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2011년 12월 현재 1만2000명이 선물을 주고받았다. 참여하려면 유니세프 생일기부 사이트(
www.birthday.or.kr)에 등록하면 된다.

-유니세프와 인연이 깊습니다.

“1988년에 인연을 맺었죠.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다가 92년에 특별대표, 93년에 친선대사가 됐어요.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어 영광이에요. 관객 여러분들 덕분이죠.”


-오는 19일에 두 영화가 함께 개봉됩니다.

“당혹스러워요. 이런 경우는 처음이어서. 촬영은 물론 홍보도 한 작품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으니까, 답답하고 안타까워요.”

-1984년 9월에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와 <무릎과 무릎사이>가 하루 차이로 개봉된 적이 있는데요.

“그때는 단관 개봉 시절이어서 지금처럼 쫓기지 않았어요. 개봉하는 날 출연·제작진이 개봉관에 가서 관객이 얼마나 오는지, 반응이 어떤지 지켜보는 게 전부였죠. 지금처럼 제작보고회·시사회·무대인사 등 잇단 홍보를 하지 않았거든요.”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감독 배창호)는 9월 29일 명보극장, <무릎과 무릎사이>(감독 이장호)는 9월 30일 단성사에서 개봉됐다. 한국영화연감에 따르면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는 12만8450명(서울 관객 기준), <무릎과 무릎사이>는 26만3334명 관람했다. 두 영화에 앞서 <고래사냥>(감독 배창호)이 3월 31일 피카디리에서 개봉, 42만6221명이 감상했다. 세 영화는 1984년 한국영화 흥행 1·2·4위를 기록했다. 3위는 <애마부인2>(감독 정인엽>로 15만6767명이다.


-두 영화는 언제 찍었나요.

“3월부터 4월 중순까지 <부러진 화살>, 4월 말부터 10월까지 <페이스 메이커>를 찍었어요. 예산·장르·소재·의미 등이 다 달라요.”

<부러진 화살>(감독 정지영)은 법정 실화극, <페이스 메이커>(감독 김달중)는 마라톤 소재 휴먼드라마다. 안성기는 <부러진 화살>에선 사법부를 상대로 싸우는 교수, <페이스 메이커>에서는 마라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출연했다. 두 영화에서 ‘국민배우’다운 존재감을 보여준다. <부러진 화살>에서 원칙을 중시하는, 타협을 모르는 인물로 등장해 영화의 재미와 의미를 만끽하게 해준다. <페이스 메이커>에서는 기록과 메달을 우선하는 차가운 외면과 자신이 기용한 페이스 메이커 ‘주만호’(김명민)를 응원하는 인간적인 내면을 동시에 선보인다.

 


-<부러진 화살>은.

“법정에서 법이 안 통한, 무시된 사건을 그렸어요. 무척 무거운 이야기인데 아주 재미있게 풀었어요. 시나리오 읽고 그 다음 날 결정했죠. 아무 조건 없이. 법정 실화극에 대해 이런저런 선입견을 갖기 쉬운데 <부러진 화살>은 그걸 완전히 불식시켜 줘요.”

-<페이스 메이커>는.

“정말 따뜻한 영화예요. 다른 선수의 우승을 위해 30㎞까지만 달리는 마라토너의 이야기에요. 드라마가 뻔하거나 구태의연하지 않아요. 마음을 맡기고 보면 극 전반에 걸쳐 박진감과 기분 좋은 슬픔, 편안하고 따뜻한 감동, 그리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줘요.”


-기억에 남는 일화는.

“<페이스 메이커> 때 김명민·고아라처럼 달리고 뛰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 안타까웠어요. 두 후배가 배역 소화를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걸 보면서 내가 저들 나이 때 그들처럼 노력했는지 느끼는 게 많았고. <페이스 메이커> 원래 시나리오 초반에는 박 감독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그걸 다 빼자고 했어요. 박 감독은 <페이스 메이커>의 페이스 메이커이고 재미와 감동을 자아내는 대표주자는 ‘주만호’거든요.”

<부러진 화살>에서 ‘김경호’ 교수는 “이게 재판입니까? 개판이지!”라고 일갈한다. <페이스 메이커>에서 ‘박성일’ 감독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희생이 따른다”고 역설한다. 안성기는 “올해에는 총선에 대선이 있고, 경기전망은 어둡고, 모든 게 안갯속”이라며 “<부러진 화살>을 통해 불의에 맞서는 용기를 지니고 <페이스 메이커>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돕는 페이스 메이커가 되는 자극을 받았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새해엔 더욱 더 행복하시길 기원한다”면서.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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