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곽지민(27)이 다시 뛴다. 6일 개봉하는 영화 <웨딩스캔들>(감독 신동엽)에서 언니와 동생, 두 배역을 소화했다. 곽지민은 2004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사마리아>(감독 김기덕)의 여고생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에는 남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어느덧 데뷔 9년차. 곽지민의 오늘과 어제, 그리고 내일의 꿈을 들여다봤다.

 

<웨딩스캔들>은 동생 ‘정은’(곽지민)이 위장결혼 혐의로 체포된 언니 ‘소은’(곽지민) 구출작전을 담았다. 언니와 동생은 옌볜에서 온 쌍둥이 자매다. 동생이 서류상 형부인 ‘기석’(김민준)을 만나 부부 증명 자료를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확실한 증거 자료가 될만한, 베드신을 찍는 데에서 절정을 이룬다.

-시나리오는 언제 봤나.
“4월 중순에요. 콘셉트가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이고, 여고생인 아닌 제 나이 대 역할이고, 나아가 1인 2역이라는 점이 좋았어요.”

-노 개런티라고 했다.
“저뿐 아니라 김민준 선배 등 출연진과 스태프 모두 노 개런티에요. ‘독립영화’로 완성하자는 기획의도와 제작방식에 동참한 거예요. 영화를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언제부터 얼마나 찍었는지.
“5월 초부터 중순까지 9회 차 촬영을 했어요. 원래는 8회 차인데 달리는 장면 찍으면서 제 다리 근육이 부분 파열되는 바람에 한 회 더 찍은 거에요. 지하철·버스·모텔 등 장소이동이 많았는데 기적적으로 찍었고, 개봉도 전격적으로 이뤄졌어요. 유명 국제영화제를 다녀온 뒤에 가능할 거라고 봤는데 후반작업 때 재미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후속 투자를 받은 거예요.”

-두 인물을 해냈다.
“배우에게 1인 2역은 기회이자 도전이죠. 발음이 또박또박한 편인데 옌볜 사투리를 해야 해, 캐스팅이 안 될까봐 걱정했어요. 다행히 기회가 주어졌고 성공적으로 해내 기뻐요. ”

-사투리는 누구에게 배웠나.
“교포 친구에게 배웠어요. 감독님이 자매의 억양·음색 차이가 살짝 드러나는 정도로 하자고 한 점, 과장된 억양이 자칫 비하하는 느낌을 줘 옌볜 분들이 상처를 입기도 하는 점 등을 감안했어요. 동생이 언니를 면회할 때에는 주변에서 못 알아듣도록 할 것 같아 중국말로 했어요. 친구에게 빠르게, 좀 느리게, 두 가지 템포로 배웠죠. 촬영 당시 잘 안돼 애를 먹었는데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하는 기회를 얻은 끝에 해냈어요.”

 

 

-어릴 때부터 꿈이 아나운서라고 했다.
“공부를 꽤 했어요. 신문방송학과를 거쳐 아나운서가 되는 엘리트 코스를 밟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진로상담 중 선생님이 ‘얼굴이 친근감을 주는 이미지가 아니다’며 반대하셨어요. 굉장히 단호하게. 속상해서 친한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는데 친구도 선생님 말씀에 동의하는 거에요. 그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런 뒤 아기 때 광고모델을 했고, 아르바이트로 보조출연을 한 게 생각나 엄마한테 ‘배우할까?’ 했죠. 선생님과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를 하고. 그런데 엄마가 한 마디로 안 된대요. 당시 제가 좀 통통했거든요. 약이 올라 한 달 만에 12㎏을 뺐고, 그러자 연기학원에 보내주셨어요.”

보조출연은 용돈 벌이 삼아 했다. 영화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2003), 드라마 <내 인생의 콩깍지>(2003) 등에 출연했다. <서프라이즈> <좋은 아침> 등의 재현 코너에서 검댕이 분장을 하고 지하철역에 누워 있는 역할도 했다. <여고괴담>의 경우 연기력을 인정받으면서 몇 차례 더 출연, 엔드 크레딧에 무용반 후배로 이름을 올렸다.

-<사마리아>의 여주인공으로 데뷔했다.
“학원에 난 오디션 공고를 보고 또래들과 함께 응모했어요. ‘19금’ 영화, 김기덕 감독이 누구인지 등 아무 것도 모른 채. 다음 날, 그 다음 날…. 총 다섯 번을 보고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1주일 뒤에 촬영에 들어갔고.”

<사마리아>는 원조교제를 하는 두 여고생과 한 여고생의 아버지인 형사를 주인공으로 용서와 화해, 원죄와 구원을 담았다. 곽지민은 시나리오를 읽고 김 감독에게 못하겠다고 했다. 노출, 원조교제 등이 마음에 걸려. ‘노출은 최소화하고 시나리오도 대폭 바꾸겠다’는 김 감독의 말에 마음을 바꿨다.

-<사마리아>는 얼마나 찍었는지.
“보름 동안 10회차예요. 잠 안 자고,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찍느라 촬영을 마쳤을 때 7㎏쯤 빠졌어요. 그때 정말 힘들었죠. 소재, 포스터 등으로 인해 학교에서 당장 그만두라는 말도 들었거든요. 베드신이 없고, 노출도 친구 목욕시켜 줄 때 뒷모습만 나오고, 결코 야한 영화가 아닌데 그렇게 알려진 게 오해를 낳은 거예요.”

-베를린에서는 어땠나.
“베를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게 제가 아시아 최연소라고 했어요. 엄청난 카메라 플래시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죠. 줄리 델피 등 유명하신 분들과 악수를 했는데 그 분들이 얼마나 유명하신 분인지 엄마가 얘기해줘서 알았어요. 엄마는 한때 배우가 꿈이었고 영화광이셨어요. 배우가 된 뒤에 보라고 권유받은 영화들이 많았는데 예전에 엄마랑 다 본 영화였어요.”

-이후 활약이 미미했다.
“여고생 역할이 많았어요. 대학(중앙대 연극영화과)을 졸업했고 만으로 스물일곱 살인데 최근작인 <유령>에서도 교복을 입었으니까.”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방송된 SBS 수목 드라마 <유령>에 곽지민은 사이버 수사대 얼짱 경찰 ‘유강미’(이연희)의 고교시절 친구 ‘권은설’로 출연했다. <사마리아> 이후 드라마 <반올림#> <사랑을 할꺼야> <프라하의 연인> <소녀×소녀> <다세포소녀> <메리 대구 공방전> <아이 엠 샘> 등에서 교복을 입었다. <메리 대구 공방전>에는 중학생으로 출연했다. 실제 나이에 해당하는 배역은 영화 <청춘 그루브>(2010)와 <링크>(2011) 등에 불과하다. 인기리에 방송된 몇몇 드라마의 가상 캐스팅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는데 결국 탈락, 변신의 기회를 잡지 못 했다. 유명 국제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한 작품의 경우 감독이 배급사의 반대에 뜻을 굽히는 바람에 여주인공을 놓쳤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내는 배우요. 얌전한 규수와 남장 무사 등 극과 극을 오가는 역할이 탐나요. 일본영화 <호타루의 빛>에서 유래한 ‘건어물녀’ 같은, 커리어우먼과 그렇지 않은 면면을 지닌 인물도 하고 싶고….”

<사마리아> 이미지가 강한 데에다 동안(童顔)이어서 여고생 역할을 많이 한 곽지민은 “한때는 <사마리아>를 지우고 싶고 얼굴이 동안인 것도 싫었다”고 했다. “지금은 둘 다 자랑스럽고 앞으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여긴다”며 “평생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살고 싶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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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해숙(56)이 <도둑들>(감독 최동훈)로 ‘천만영화’ 주인공 대열에 합류했다. <박쥐>(감독 박찬욱)로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레드카펫을 밟고 <도둑들>로 ‘천만배우’ 이력도 겸비한 배우가 됐다. 송강호·이정재 등에 이어 여배우 가운데에서는 처음으로. 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주변에서 천만을 기대할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천만을 돌파해 얼마나 기쁜 줄 몰라요. 함께한 배우·스태프와 관객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칸의 여인’과 ‘천만 여인’을 모두 이룬 최초의 여배우가 됐습니다.
“그런가요? 세상에, 내가 그런 배우가 되다니, 50대에….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도둑들> 시나리오 받고 떨렸다고 했는데요.
“최동훈 감독의 작품이고 매력적인 캐릭터여서 떨렸어요. 언제 버려질지 모르는 황혼의 여도둑에게 딱 맞는 ‘씹던 껌’이라는 서글픈 별명과 ‘이제는 세금 막 내면서 살고 싶다’는 등등의 대사,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마카오에 갔다가 다른 꿈을 찾지만 오래지 않아 잃는 삶…. 한국영화에 없던 캐릭터를 내가 맡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흥분됐어요.”

-극중 인물이 되기 위해 사전에 한 게 있나요.
“살을 뺐어요. 이 나이·경력에 떨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이어서 의욕이 넘쳤죠. 미팅을 하면서 많은 걸 준비하고 싶어서 감독에게 물어봤는데 ‘너무 하실 것 없고 아무래도 날렵한 도둑이 좋겠죠’ 하더군요. 중년의 사랑도 보여줘야 해 다이어트에 돌입했는데 정말 힘들더군요.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그래서 나이가 들면서 더 멋있어진 ‘첸’(임달화)의 얼굴·전신 사진을 화장실에 붙여놓고 저를 채찍질 했죠. 이대로는 자격이 없다고. 이제까지 연기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10개월 간 그렇게 노력한 덕분에 살을 빼고, 얼굴에 익숙해지면서 사랑하는 마음도 키울 수 있었어요.”

 

-(섹스를)안 한 지 10년 됐다고 첸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압권입니다.
“대사 연습할 때 안 웃은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캐릭터와 한 몸이 되면서 몹시 떨렸고,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질 것 같았고, 수많은 감정이 교차되는 걸 느꼈어요. 안 해도 되는 말인데 생명 같은 사랑을 느낀 거에요. 도둑이 아닌 50대 중반의 여자로서. 키스를 먼저 하고 불쑥 고백도 했지만 그러고는 더 다가가지 못 해요. 소녀처럼. 50대지만 마음은 10인 거죠. 각 커플들의 사랑을 각각의 영화로 만들어도 풍성할 것 같아요.”

-대사를 하면서 애드리브도 곁들였는지요.
“대본 대로예요. 감독은 굉장히 정확해요. 세세한 시간까지 계산하는 완벽주의자예요. 짧은 대사에 여자의 인생역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적재적소에서 여인의 짙은 회한과 간절한 바람을 읽게 해주는 대사가 예술이에요. 완벽한 대사여서 어떤 말을 더하는 건 그것에 흠집을 내는 거였어요.”

 

-‘팹시’(김혜수)에게 ‘세상과 한 판 붙은 인생’이라고 하죠.
“슬프고 치열했던 여자의 삶을 묻어냈어요. 어느 기자가 <도둑들>의 씹던 껌과 <박쥐>의 ‘라 여사’가 같은 배우인가 싶었다고 하더군요. 라 여사의 움직이지 않는 눈 연기가 기억난다면서.”

-영화 시작을 여는 전과자라는 점이 닮아서인지 <무방비 도시>(2007)가 떠오르더군요.
“<무방비 도시>에서 ‘강만옥’은 전설적인 소매치기의 대모지만 형사인 아들(김명민)에게는 엄마에요. 아들을 위해 죽음을 택하는. 손가락질 받는 엄마지만 그런 엄마에게도 모정이 있다는 걸 보여줬어요. 저는 제가 맡은 극중 인물의 이름을 다 기억해요. 모두 저 자신과, 세상과도 싸워온 저의 분신이거든요.”

-<도둑들>에서는 어떤 점에 역점을 뒀는지요.
“저는 욕도 한 마디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정했는데 감독은 달랐어요. 도둑질에는 전문가지만 평소에는 인간적이고 우아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첫 촬영이 부산 창고장면이었는데 무진 애를 먹었죠. 밤새도록 대사의 감정·템포를 연습했어요. 덕분에 두 번째 박물관 장면 때에는 감독의 웃음과 박수를 받았죠. 상상하지 못 했던 캐릭터여서 더 매력을 느꼈고, 도전 의욕이 샘솟았고, 덕분에 저의 최대치가 뽑아져 나온 것 같아요.”

1974년 MBC 7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해숙은 ‘국민엄마’로, ‘엄마연기 달인’으로 손꼽힌다. 엄마로 출연해 주목을 끈 대표적인 영화로 <우리 형>(2004) <해바라기>(2006) <무방비 도시>(2007) <경축! 우리사랑>(2008) <박쥐>(2009) <친정엄마>(2010) <마마>(2011) 등이 있다.

                <마마> <친정엄마> <경축! 우리사랑> <무방비 도시> <해바라기> <박쥐>(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각각의 엄마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하나로 뭉뚱그리면 엄마인데 캐릭터가 다 달라요. 다른 사연을 지닌 다른 엄마예요. 그래서 병적일 정도로 집념을 갖고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죠. 그런 게 쌓이고 쌓여 캐릭터와 닮은 인물이 되고, 끊임없이 변신하는 모습을 보고 박찬욱·최동훈 감독이 ‘라 여사’와 ‘씹던 껌’을 제게 준 것 같아요. 훌륭한 두 분과 작업하면서 제 나이에 가지고 있는 저의 모습과 숨겨진 매력을 끄집어 내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배우가 된 데 감사해요.”

-캐릭터에 다가가나요, 캐릭터를 끌어오나요.
“캐릭터 속으로 무식하게 들어가는 쪽이에요. 그 인물 속으로 헤집고 들어가서 파고 또 파요. 좀 심하게 제 인생을 던져요. 백지처럼 비우고 있다가 채워요. 채운 뒤에는 다시 버리고. 저의 연기 인생은 진행중이에요. 엄마이든 아니든 다양한 역할을, 배우 김해숙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세상에서 제일 나쁜 여자 악역도 해보고 싶고, <도둑들>을 계기로 우리 나이 배우들도 사랑을 하는 좋은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해요.”

-<도둑들>의 씹던 껌이 원래는 남자였다고 하더군요.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여자로 바꿨대요. 덕분에 제게 행운이 주어진 거에요. <무방비 도시>의 강만옥도 처음에는 남자(아버지)였어요. <해바라기>를 찍을 때 이 영화사의 다음 작품이라고 해서 읽었는데 ‘여자(엄마)여야 더 절절할텐데 왜 남자’냐며 화까지 냈어요. 신인 감독이 오랫 동안 준비한 작품이어서 엄마로 바뀔 거라고 조금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한 달쯤 뒤에 바뀐 대본과 함께 출연제의를 받고 얼마나 짜릿했는지 몰라요. 감독이 드라마 <장밋빛 인생>을 봤고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면서 울었다고 하더군요. 돌이켜보면 연유 없이 오는 건 없는 것 같아요.”

김해숙은 <공동경비구역JSA>를 보고 박찬욱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고 기원했다. 그 바람을 <박쥐>로 이뤘다. <박쥐>를 마친 뒤에는 최동훈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고 했는데 <도둑들>로 이뤘고. 연기력을 인정받은 데에다 행운도 뒤따랐다. <도둑들> 제작사(케이퍼필름)의 안수현 대표는 <박쥐> 프로듀서고, 최동훈 감독의 아내이다.

“좋은 영화에 대한 갈망과 꿈꾸던 일이 속속 이뤄진 데 감사해요. 내가 한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격이 없는데 이렇게 큰 선물과 사랑을 주신 분께 두 손 모아 감사드려요.”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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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빈(57)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감독 출신이다. 국내 유명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가운데 유일하게. 그는 국가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30대 초반에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고, 임권택 감독의 조감독을 거쳐 <김의 전쟁> <테러리스트> <나에게 오라> <불새> 등을 연출했다. 2008년부터 인하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0년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와 영화·영화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16회 영화제(PiFan2012)가 다가왔다.
“오는 19일(목)부터 29일(일)까지 열린다. 전세계 47개 나라 장·단편 231편을 상영한다. 52편이 월드 프리미어(전세계 최초 공개), 19편이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제작국 외 최초 공개), 57편이 아시아 프리미어(아시아 최초 공개)다. 라인업이 막강하다.”

-개·폐막작은 어떤 작품인가.
“개막작은 옴니버스 공포영화 <무서운 이야기>(감독 정범식·김곡·김선·홍지영·임대웅·민규동)다. 호러영화의 전형적 캐릭터를 내세워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불안, 노동현실 등을 다뤘다. 장르영화의 발전과 장르영화제의 전통을 잇고자 하는 여망을 담아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폐막작은 <아이와 마코토>(감독 미이케 다카시)다. 성장영화로 탄탄한 드라마와 비장하고 우아한 액션, 코믹한 뮤지컬의 조화가 흥미롭다. 드라마·게임·만화를 극장판으로 만들어내는 근래 일본영화의 흐름과 새로운 장르모델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점에 역점을 뒀나.
“영화축제로서의 본연의 즐거움을 제공해 드리려고 한다. 이를 위해 축제성과 관객 편의,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각종 시설물 등에 QR코드를 설정해서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축제성 강화를 우선한 점이 눈길을 끈다.
“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시민과 함께하는 영화제를 지향해 왔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프리머스소풍-CGV부천-부천시청-롯데시네마를 잇는 거리의 중심인 부천시청과 잔디광장을 페스티벌 센터로 지정, 영화제 핵심 시설을 집중시켰다. 원 스톱 멀티 펀(One-stop Multi-fun)이 구현되는 기능을 할 것이다. 그리고 CGV부천과 부천시청 사이 거리를 ‘PiFan 스트리트’로 선정, 관객·영화인·게스트가 하나 되어 축제를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
“매일 저녁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갈라 나이트’를 갖는다. 영화 상영에 앞서 공식 상영작 감독·배우들의 레드카펫 행사를 갖는다. 역대 PiFan 홍보대사들의 대형 사진전, 시민 참여 퍼레이드·콘서트 ‘PiFan 홀릭’, 인디밴드 공연 ‘PiFan 무브먼트’, 다문화 체험 ‘헤로어스’ 등도 준비했다.”

이밖에 자원활동가들의 깜짝 이벤트 ‘황당무개 푸로젝트’, 영화 속 영웅들의 재탄생을 주제로 한 ‘PiFan 영웅 오마주’, 호러 분장 서비스를 받고 즐기는 관객파티 ‘PiFan 홀릭스 나잇’ 등이 마련된다. 콘서트와 무료상영으로 엮는 ‘PiFan 러시’, 장르문학 북페어 등도 열린다.

-영화제 때 비가 자주 오는 게 걸림돌이다.
“그래서 작년에 ‘PiFan 우중영화산책’을 가졌다. 계절 환경을 수용, 능동적으로 대처하자는 프로그램이다. 영화 감상, 바베큐 파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올해에는 두 번의 주말에 부천영상문화단지 내 야인시대 캠핑장에서 도심 속 영화 힐링캠프를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QR코드에는 어떤 정보를 담나.
“상영작을 비롯해 부천의 다양한 먹을거리, 볼거리, 놀거리까지 알찬 정보와 재미를 담았다.”

-초청작 선정 당시 어떤 점에 초점을 맞췄나.
“그간 대중성을 염두에 두는 바람에 장르영화제의 정통성이 약화된 측면이 없지 않다. 올해에는 이를 보완하려고 했다. 장르영화제 PiFan의 정신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하는 데 주력했다. 경쟁 부문 ‘부천 초이스’를 비롯해 ‘월드 판타스틱’ ‘애니 판타’ ‘금지구역’ 등의 섹션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 및 아시아 영화는 어떤가.
“장르영화의 새로운 교본을 제시하며 탄탄한 구성을 자랑하는 작품이 많다. 특히 인도네시아 작품은 그 정통성에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제작배급사 특별전-한국영화의 해와 달, 명明필름’(조용한 가족·해피엔드·섬·공동경비구역 JSA·와이키키 브라더스·바람난 가족·사생결단·시라노;연애 조작단 등 8편 상영)과 ‘한국영화 회고전’(남자와 기생·염통에 털난 사나이·팔도 가시나이·당나귀 무법자·애교로 봐주세요·맹물로 가는 자동차 등 6편 상영)에선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아시아판타스틱영화제작네트워크(NAFF)는 성과를 거두고 있나.
“아시아 장르영화계에 실직적 교두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에는 13개국 20편의 ‘잇프로젝트’ 선정작과 5편의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스포트라이트’ 선정작을 선보인다. 프로젝트 발굴과 더불어 ‘환상영화학교’와 ‘NAFF포럼’으로 장르영화산업의 발전적 미래를 전망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피판청소년영화아카데미는 어떤가.
“2011년부터 의욕적으로 갖고 있다. 국제영화제 초청, 영화학과 진학 등 예상을 뛰어 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PiFan은 영화아카데미, 출판, 상시 상영(PiFan 로드쇼), 포스트 페스티벌 주간(PiFan Rush)의 확대 운영을 통해 교육·생산·향유가 지속적으로 순환되는 영상문화 장으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수행할 것이다.”

-영화와 뒤늦게 인연을 맺었다.
“집안이 무척 가난해 고등학교를 3개월만에 자퇴하고 방황했다. 학력 제한이 없는 5급(현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 체신청(현 우정사업본부)에서 4년간 일했다.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건 영화 보기를 워낙 좋아한 데에다 나이 때문에 졸업후 취직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 자유직업 가운데 영화감독을 떠올린 게 계기가 됐다. 대학 다닐 때 태권도장을 했고 갖가지 알바를 했다.”

-임권택 감독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2학년 때 <만다라>를 보고 결심했다. 반드시 임권택 감독님 연출부에 들어가겠다고 주변에 공언도 했다. 열심히 공부했고 덕분에 정용탁 교수님 추천으로 임권택 감독님 연출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여덟 편(티켓·씨받이·연산일기·아다다·아제아제바라아제·장군의 아들)을 하면서 많은 걸 배우고 익힐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재일교포 김희로의 실화를 다룬 <김의 전쟁>으로 데뷔, 영화평론가협회상·청룡상·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후 <테러리스트> <비상구가 없다> <나에게 오라> <불새> <도시의 풍년> 등을 연출했다. 남도영상위원회 운영위원회 위원장, 고려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강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 인하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영화 연출을 잊은 적이 없어요. 요즘 액션이 강한 초저예산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외국에 많이 팔렸으면 좋겠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받고 싶습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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