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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28 김응수, 단역 10년에 처가살이 아픔도
  2. 2011.10.11 오인혜…진짜 프로, 레드카펫 종결자 (1)

■수입이 변변찮아 처가살이 3년
배우 김응수(52)는 충무로에 뒤늦게, 우연찮게 들어왔다. 영화 데뷔작이 서른여섯 살에 일본에서 찍은  김상진 감독의 <깡패 수업>(1996)이다. 사고를 친 뒤 일본으로 피신한 건달 ‘황성철’(박중훈)과 일류 바텐더의 꿈을 안고 일본에 온 ‘손해구’(박상민)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코미디다.

 

 

김응수는 해구의 여자친구 ‘삼순’(조은숙)이 일하는 한국인 술집의 웨이터로 출연했다. 촬영을 앞두고 한국인 웨이터 역이 설정됐고, 시간이 없어 스태프 가운데 누군가가 해야 했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간 끝에 유학을 오기 전 ‘극단 목화’에서 배우로 이름을 알린 김응수가 맡았다. 당시 김응수는 세계적인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1926~2006)의 일본영화학교에서 연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깡패 수업>에는 일본 촬영 진행을 돕기 위해,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연출부로 참여했다.

촬영은 도쿄에 있는 실제 한국인 클럽에서 했다. 그 술집에 있던 웨이터 의상이 마침 김응수에게 딱 맞았다. 웨이터는 원래 대사가 없었다. 술집 사장인 명계남이 공백을 메꾸느라 ‘너, 손님들에게 외상 주지 마’라고 애드리브를 했고 김응수가 ‘다 쳐마시고 나서 돈이 없다는데 어떡하냐’고 응수하면서 대사가 생겼다. 김응수는 “그렇게 출연한 걸 계기로 귀국 후 계속 배우로 활동하게 될 줄 그때는 몰랐다”며 “운명으로 여긴다”고 했다.

                                     <깡패수업>의 김응수. 일본 도쿄에 있는 한국인 술집의 웨이터로 출연

                                               했다. 사장(명계남)이 “너, 손님들에게 외상 주지 말라”는 애드리브에

                                               “다 쳐마시고 나서 돈이 없다는데 어떡하냐”고 말하고 있다. 사진/MBC

                                               섹션TV ‘스타 라이징’ 캡쳐.

 

7년 간의 유학생을 마치고 1997년에 귀국한 김응수는 2년여 동안 <투캅스3> <처녀들의 저녁식사> <유령> <주유소 습격사건> <눈물> 등에 출연했다. <투캅스3>에서 ‘수하2’, <처녀들의~ >에서 ‘껍데기집 사내’, <유령>에서 ‘찬석(정우성) 부’, <주유소~ >에서 ‘경찰1’ 등 단역을 맡았다. <투캅스3>와 <주유소~ >는 김상진 감독이 연출했고, <처녀들의~ >와 <유령>은 <깡패 수업>을 만든 우노필름의 차승재 대표(현 동국대 교수·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사장)가 제작했다. <처녀들의~ >와 <눈물>은 임상수 감독이 연출했다.

김응수는 이렇듯 한 번 인연을 맺은 감독·제작자들이 다시 찾는 배우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출연료가 적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극단 목화 시절에 만난, 잠시 배우를 하다가 그만두고 KBS 1TV의 인기 교양 프로그램 <사랑방중계>에서 보조작가로 활동했던 아내와 어린 딸에게 미안함을 금할 수 없었다. 김응수는 “수입이 변변찮아 처가에서 3년간 살았다”며 “그 후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얻었고 둘째 딸도 그런 다음에 낳았다”고 했다.

                                  영화 <선생 김봉두>(감독 장규성)의 김응수(가운데). 평범한 여학생 ‘남옥’의

                                           아버지로 출연했다. 장 감독은 <깡패수업> 연출부의 조감독이었다.

  

30대 중반을 넘긴 배우가 맡을 만한 비중 있는 배역은 그리 많지 않아 현재는 물론 미래가 불투명하다. 하지만 김응수는 다른 길을 찾지 않았다. 단역 출연이 감독으로 데뷔하기에 앞서 미리 충무로 현장을 경험하기 위한 일환이었지만 배우로 시작한 만큼 연기자로 성공한 뒤에 만들고 싶은 영화를 연출하자고 다짐했다. 3년 동안 <화산고> <신라의 달밤> <패밀리> <취화선> <광복절 특사> <싱글즈> <바람난 가족> <선생 김봉두> <여선생 vs 여제자> <안녕! 유에프오> 등 15편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김응수는 이 과정에 유학 가기 전 극단 시절에는 자신에게 말도 못 붙이던 후배들이 주연 배우로 거드름을 피우는 걸 감내했다. <화산고>의 경우 도입부에 ‘분필을 던지고 맞는 교사’로 나왔지만 엔딩크레디트에 소개되지 않는 난감함도 치렀다. 연극을 다시 하면 당당히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겠지만 이 상태로 돌아가는 건 자존심이 허락치 않아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풀을 뜯지 않는 호랑이처럼 당당하게 생활, 충무로에서 지평을 넓혀갔다.

■ “부자의 인연을 끊자”
김응수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어릴 때부터 한학과 고전을 탐독했다. 명문 군산 제일고 시절 부모의 기대와 달리 소설가가 되기 위해 문예창작학과에 가고 싶었다. 서울에서 재수를 하면서 종합예술에 매력을 느껴 연극영화과를 지망했다. 한학자로서 아들이 판검사가 되는 걸 기대했던 아버지는 ‘부자의 인연을 끊자’고 했고, 김응수는 안방을 나온 뒤 동국대 원서를 찢어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형이 서울예대에 원서를 내줘 합격했고, 재학생 때부터 극단 동랑레파토리와 목화에서 활동했다. <운상각> <오구> 등의 주인공으로 각광받았다.

영화에서 비중있는 배역을 맡은 첫 작품은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2004)이다. 김응수는 육사 출신으로 10·26 당시 ‘김 부장’(백윤식)의 수행비서였고, 그의 거사를 ‘주 과장’(한석규)과 함께 주도하는 ‘민 대령’ 역을 맡았다.

                                           영화 <그때 그 사람들>(감독 임상수)의 김응수(오른쪽). 그는 육사 출신으로

                                           중앙정보부장 ‘김 부장’(백윤식)의 수행비서로 ‘주 과장’(한석규)과 함께 거사

                                           를 일으키는 ‘민 대령’으로 출연했다. 실제 인물인 박흥주 대령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연구한 뒤 열연을 펼쳤다.

 

김응수는 출연에 앞서 민 대령의 실제 인물인 박흥주 대령 육사 졸업앨범을 구해 보고, 박 대령의 서울고 동창인 유가족 후원회장을 만나는 등 자료조사를 철저히 했다. 박 대령이 책을 많이 읽었고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중앙정보부장의 오른팔이었지만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지 않아 가난한 동생들에게 원망을 들었고, 그 역시 단간 셋방에서 살았다는 사실 등을 연기하는 데 반영해 <그때 그 사람들>을 꽃피웠다.

그럼에도 단역 생활은 계속됐다. <청연> <천군> <강력3반> <투사부일체> <나의 결혼 원정기> <역전의 명수> <한반도> <잔혹한 출근>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등 2년여 동안 13편에 출연했다. <타짜>에서 중학교도 못 나온, 밑바닥에서 시작해 한 조직을 거느리는 두목이 된 조연 ‘곽철용’으로 주목받았고, 임상수 감독의 <오래된 정원>(2007) 우정출연을 마지막으로 단역 행진을 10년 만에 마감했다.

김응수는 2006년 KBS 2TV 드라마 <인생이여 고마워요>를 필두로 안방극장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인생이여~ > 출연은 창작극만 올리는 극단 목화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던, 영화는 하고 있지만 TV드라마는 하지 않겠다던 그로서는 일생일대의 선회였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극계 선배들 표정이 밝지 않아 드라마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고향에 갔을 때, 전화로 안부를 여쭐 때에 ‘너는 언제 테레비에 나오냐’던 어머니가 눈에 밟혀 마음을 바꾼 것이다. 김응수는 “내가 TV드라마에 나오자 어머니가 어찌나 기뻐하시는지 효도가 따로 없었다”며 “진작 할 걸 후회했고 드라마를 계속 하는 건 솔직히 어머니에게 효도하기 위한 점도 있다”고 했다.

                                  드라마 <닥터 진>과 <해를 품은 달>, 영화 <가비>와 <코리아>(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의 김응수.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에 이어 <미스터 고>

                                          를 찍고 있고 <26>에 합류한다. 오는 가을이나 내년 봄에 연출 데뷔작 <미녀

                                          농장>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영화 <가비> <코리아> <돈의 맛>, TV드라마 <해를 품은 달> <각시탈> <닥터 진>. 김응수의 올해 출연작이다. 최근 장규성 감독의 <나는 왕이로소이다> 촬영을 마쳤고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를 찍고 있으며 조근현 감독의 광주민주화운동 소재 영화 <26년>에 출연한다. 고전과 인문학 서적을 두루 읽고 아침에 일어나면 시를 낭독하면서 발성연습을 한다는 김응수의 연기철학은 ‘정직하자, 거듭 연습하자, 인격을 갖추자’이다. 김응수는 연출 데뷔작으로 준비해온 일곱 여인의 산중생활을 그린 <미녀농장>을 오는 가을이나 내년 봄에 찍을 계획이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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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가 진짜 프로다”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저는 객석 정중앙 앞에서 세 번째 줄에서 봤습니다. 영화제작자 차승재씨, 이병훈 영상자료원장, 박선이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사단법인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및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자문위원 자격으로. 당시 첫째 줄에는 <마이웨이>의 강제규 감독과 장동건·오다기리 조 등이, 두 번째 줄에는 <마이웨이>와 <양귀비>의 판빙빙, <양귀비> 연출을 앞둔 곽재용 감독 등이, 네 번째 줄에는 배우 서갑숙·김혜선·박상민씨 등이, 다섯 번째 줄에는 홍상수 감독과 배우 강혜정·유준상·송선미·차승원씨 등이 앉아 있었습니다.

널리 알려졌듯이 개막식 때 가장 주목을 끈 배우는 신인 오인혜씨였습니다. 파격적인 의상 차림으로 단연 돋보였습니다. 그에 대한 말은 개막작 <오직 그대만>을 감상한 뒤 개막 리셉션 장에 갔을 때에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단번에 누르고 검색어 1위에 올랐다”는 말을 비롯해 “개막식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튀려고 했던 계획이 성공했다” “정도가 심해 솔직히 민망하더라” 등 많은 분들이 오인혜씨의 의상을 화제로 삼았습니다.

그때 개막식장에서 들은 말들이 떠올랐습니다. “팬서비스를 확실하게 한 니가 진짜 프로” “레드카펫이니까 가능한 패션” “레드카펫 종결자 탄생”  “내년 영화제 때 여배들 사이에 뭘 입어야할는지 고민이 많겠다” 등등입니다. 저는 이들의 말에 공감합니다. 오인혜씨가 자의든, 타의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프로의 일면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노출 정도에 대한 기준은 개인적으로 제각각인 만큼 그에 대한 갑론을박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다음날 아침 우연히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에서 오인혜씨 등과 함께한 배우이자 제작자인 조선묵씨를 만났고, 그의 초청으로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시사회를 앞두고 대기실에서 박철수·김태식 감독, 이진주·안지혜·오인혜씨,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효진씨, 김효정 프로듀서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효정 프로듀서는 한 연예 프로그램에 어제 입은 의상 차림으로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 말을 듣고 박철수 감독에게 작은 목소리로 반대 의사를 말씀드렸습니다. “노출 의상은 한 번으로 족하고 이제부터는 영화로 이야기해야 하지 않느냐”고. 박 감독은 제 의견에 동의, 프로듀서와 세 배우에게 개막식 때 입은 의상을 앞으로는 입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 자리에서 세 여배우의 간단한 신상과 약력을 들었습니다. 이진주씨는 34세이고, 안양예고와 경상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습니다. 드라마 <공룡선생> <소나기> 등에 출연했고. 안지혜씨는 32세이고, 안양예고와 국민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습니다. 연극배우로 활동하면서 <검은 갈매기> 등 여러 편의 독립영화에 출연했고 상업영화 출연작은 <여배우들> 등입니다. 오인혜씨는 26세로 동덕여대 방송연예과를 졸업했습니다.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이 데뷔작입니다. 오인혜씨는 개막식 의상에 대해 “메이크업 언니 소개로 협찬을 받았다”면서 “너무도 주목받아 얼떨떨하고 독이 될까봐 두렵다”고 토로했습니다. 박철수 감독은 “영화제 레드카펫이니까 가능한 이벤트를 한 것으로 예쁘게 봐주고 더이상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기원했습니다.

                         기자(오른쪽 사진 왼쪽)는 영화의 전당 대기실에서 김태식 감독, 오인혜ㆍ안지혜ㆍ이진주, 
                               그리고 박철수 감독(왼쪽 사진 왼쪽부터) 등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 “이미지 변신 꾀할 것”
박철수 감독은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에 대해 “한국의 스타시스템 아래에서는 결코 만들 수 없는 영화”라고 소개했습니다. “오인혜가 감독을 믿고 최선을 다해준 게 고맙다”면서.

이 영화는 이번 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받았습니다. 지난 5월말 작업에 들어가 프리 프로덕션을 15일, 포스트 프로덕션을 2개월 동안 가졌습니다. 프로덕션 기간은 20일 정도였습니다. 프로덕션 기간 중 이진주씨는 20일, 안지혜씨는 10일, 오인혜씨는 5일간 촬영에 임했습니다. 박철수 감독은 “부산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미완성”이라며 “영화제를 마친 뒤 보완 작업을 해서 선댄스영화제 등에 출품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선댄스영화제는 세계 최고최대의 독립영화축제로 손꼽힙니다. 박철수 감독과 김태식 감독은 이 영화제와 인연이 깊습니다. 박철수 감독은 이 영화제에 <301 302>(1996) <학생부군신위>(1997) <녹색의자>(2005) 등 세 편이 초청받았습니다. 한국 감독 가운데 김기덕 감독과 함께 가장 많습니다. 김태식 감독은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2007)로 초청받은 바 있습니다.

박철수 감독은 또 “오인혜가 두 편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인 여배우가 데뷔작의 노출 이미지에 갇혀 단명하는 걸 모른 채 하는 건 그녀를 데뷔시킨 감독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면서 “드라마까지 마친 뒤에는 독자적인 길을 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습니다.

박철수 감독에 따르면 한 편의 영화는 이미 완성,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였습니다. 이장호·이두용·정지영·박철수·변장호 감독이 함께한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입니다. 오인혜씨는 <마스터 클래스의 산책> 중 박철수 감독이 연출한 <미몽>에 주인공인 성형외과의사로 출연했습니다. 또 한 편은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는 대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인 <생생활활>(Eating Talking Faucking)입니다. 이 제목은 <301 302>에 참여한 설치미술가 최정화씨가 지었습니다. 박철수 감독이 연출하고 오인혜씨는 기자로 출연합니다. 드라마는 <어미>로 연말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방송사는 아직 미정입니다.

#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말말말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첫 시사회(월드 프리미어)는 ‘영화의 전당’ 내 중극장에서 열렸습니다. 영화는 두 이야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붉은 바캉스’(감독 김태식)는 피로 얼룩진 바캉스를 그렸습니다. 내연관계인 두 남녀(조선묵·안지혜)와 남자의 아내(이진주) 사이에 벌어지는 혈전을 다뤘습니다. ‘검은 웨딩’(감독 박철수)은 검게 얼룩지는 결혼 이야기입니다. 사제지간인 두 남녀(조선묵·오인혜)의 파격적인 정사가 영화의 기둥을 이룹니다.

시사회 분위기는 사뭇 진지했습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에는 영화평론가 최광희씨 사회 아래 GV(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됐습니다. 이 자리에서 오간 말들을 간추려 소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두 영화는 색깔이 대조적입니다. ‘붉은 바캉스’는 컬트적이고, ‘검은 웨딩’은 클래식해요. 전혀 다른 색깔로 이렇게 만들 수 있지 않느냐고 제안하는 영화예요.”(박철수) “영화의 색깔이 다르고 제 캐릭터도 다르죠. 캐릭터가 완전히 다른 게 연기를 할 때에 편했습니다. 고민할 것 없이 다르게 차별화를 꾀하면 되니까.”(조선묵) “남자주인공이 ‘붉은 바탕스’에서는 불쌍하고 ‘검은 웨딩’에서는 부러웠습니다.”(최광희) “시나리오를 보고 처음에는 감독님보고 출연하라고 했어요”(조선묵)

“노출이 부담스러웠지만 하루 만에 결정했어요. 감독님이 디렉팅을 섬세하게 해주고 조선묵 대표(활동사진)가 리드를 잘 해줘 연기할 때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오인혜) “카메라 울렁증 때문에 못 설 줄 알았어요. 저는 영화상에 있는 그대로예요. 극중인물은 바로 저예요. 욕도 저예요. 감독님이 다시 태어나게 해줬어요. 순간순간 힘들기는 했지만”(이진주) “긴장한 상태로 봤어요. ‘빌어먹을 바캉스’(원제)였는데 제목을 잘 바꾼 것 같아요”(안지혜)

“영화가 탄생한 지 130년인데 아직도 엄숙주의와 형식주의가 변하지 않아 짜증났어요. 형식·엄숙주의와 배우에 대한 고정관념, 스타시스템을 깨보자고 시도했어요”(박철수) “3년 동안 준비한 장편을 중편으로 만들었어요. 장편은 이번 영화와 달라요. 이 영화는 미완성이에요. 완성품 작업을 다시 할 거에요”(김태식) “불안한 현재는 흑백으로 행복한 과거는 컬러로 담은 ‘검은 웨딩’의 영상이 아름답고 인상적이에요”(관객) “자주 등장하는 캐리어에는 꿈이 담겨 있어요. 캐리어가 나뒹굴고 떨어지고, 여자가 그것을 다시 끌고가는 일련의 과정은 꿈이 깨지고 다시 꾸는 걸 뜻해요”(김태식)

“영화에 나오는 개는 제가 직접 키우는 강아지에요. 고생 많이 했는데 크레딧에 안 나와 속상해요”(이진주) “의상·소품·자가용 모두 본인들이 준비했어요. 시나리오에선 미친 캐릭터가 아닌데 배우들이 연기를 그렇게 했어요”(김태식) “여자로서 마지막 정사 장면이 이해가 돼요?”(최광희) “이해가 안돼 감독님에게 물어봤어요. 감독님 말을 듣고 받아들였죠”(오인혜) “영화가 논리적·윤리적이면 재미가 없어요. 영화상의 연애는 안티 모럴이에요. 지구상의 연애사에도 비논리적, 비윤리적인 게 많아요”(박철수) “사랑은 뭔가요? 그런 사랑은 있나요? 없나요?”(관객) “사랑은 욕망이에요. 불륜도 욕망이고, 욕망의 실체를 안다면 사랑도 알겠죠. 그걸 안다면 영화를 안 찍을 거에요”(박철수) “어쨌든 사랑은 있어요. 바람은 피해야 해요”(김태식) “어떤 불륜이든 사랑 안에서는 안 통하는 게 없어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은 다른 불륜, 불륜에 대한 다른 시각, 이게 부딪히면 재밌지 않겠느냐는 데에서 출발한 영화예요.”(박철수)

#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은?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는 같은 소재를 다룬 다른 영화입니다. 왜 ‘붉은 바캉스’이고 ‘검은 웨딩’인지를 보여줍니. 붉게 짖이겨지는 바캉스를, 까맣게 타버리는 결혼을 통해. 사람들은 불륜의 동아줄에 묶이고, 불륜의 침대에 파묻힙니다.

영화는 두 이야기로 구성돼 있습니다. ‘붉은 바캉스’와 ‘검은 웨딩’입니다. ‘붉은 바캉스’도 ‘검은 웨딩’도 본 이야기에 앞서 기획 동기 등 프리 프로덕션 과정을 짧막하게 소개합니다. 여느 극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이 영화의 새로움 가운데 하나죠.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은 잇따르는 드라마가 과연 픽션일 뿐이겠느냐고 묻는 기능을 지닌다고 보여집니다.

‘붉은 바캉스’에서 남자는 오랫 동안 만나온 연인과 해외로 바캉스를 떠나려다가 아내에게 붙잡혀 치도곤을 치릅니다. 혼자 배회하던 여자도 끌려들어 곤궁에 처합니다. ‘검은 웨딩’에서의 두 남녀는 사제지간입니다. 이들은 시시때때로 섹스를 합니다. 이들의 섹스는 거침이 없습니다. 결혼을 앞두었을 때는 물론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하거든요.

두 편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욕망의 파편을 제각각의 색깔로 보여줍니다. 주인공의 직업·개성은 물론 드라마, 그리고 섹스신 등이 사뭇 대조적입니다. ‘붉은 바캉스’가 갓 뜬 회라면, ‘검은 웨딩’은 웰던 스테이크입니다. ‘붉은 바캉스’는 손맛이, ‘검은 웨딩’은 양념맛이 납니다. 원초적인 언행과 원색 영상은 ‘붉은 바캉스’의 현장을 생생하게 드러냅니다.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검은 웨딩’의 영상은 불안한 현재와 느긋한 과거의 침대를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이렇듯 두 편은 드라마가 다르고 색깔도 상이한 다른 영화지만 따로 놀지 않습니다. 대사와 인물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붉은 바캉스’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여자를 사랑하느냐고 연신 고압적으로 캐묻습니다. 그때마다 남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검은 웨딩’에서 여자는 남자가 묻지도 않았는데 사랑한다고, 진심이라고 고백합니다. ‘붉은 바캉스’에서 남자는 연인에게 곧잘 사랑한다고 합니다. ‘검은 웨딩’에서 남자는 여자의 고백에도 화답하지 않습니다. ‘붉은 바캉스’에는 신혼여행지로 가던 중 신부가 그 남자에게 가겠다며 도망치는 장면이 나옵니다. ‘검은 웨딩’에서 여자는 신혼여행을 앞두고 남자를 찾아옵니다. ‘붉은 바캉스’에서 아내는 남편과 여자의 사랑에 극악하게 관여합니다. ‘검은 웨딩’에서 신랑은 망연자실할 뿐 개입하지 않습니다.

‘붉은 바캉스’의 세 남녀는 여하튼 불행합니다. 불쌍해 보입니다. ‘검은 웨딩’의 남녀는 어쨌든 행복합니다. 부러움을 삽니다. 중고참인 조선묵과 신인 이진주·안지혜·오인혜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혼신을 다하는 열정을 스크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영화제를 마친 뒤 다시 매만진 뒤에 선보일 완성작이 기대됩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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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13 03: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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