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창석(42)은 남다른 개성·연기력·이력을 지녔다. 그는 탈출 동아리, 노래패 겸 극단, 마임극단을 거쳐 ‘충무로’에 입성했다. 부산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철공소 등에도 다녔으며, 뒤늦게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했다. 최근 400만 명이 넘게 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비롯해 <퀵> <시체가 돌아왔다> <고지전> <맨발의 꿈> <헬로우 고스트> <혈투>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 <바르게 살자> <괴물> <친절한 금자씨> <마지막 늑대> 등 20여 편에 출연했다. 요즘 <협상종결자>(가제) <조선미녀 삼총사> 등을 찍고 있다. 

 

 

■시작은 미미했으나…
머리를 양 갈래로 딴, 조조의 무덤을 통째로 털었다는 전설의 도굴 전문가 ‘석창’. 경찰 ‘최철곤’(양동근)과 ‘고정식’(황정민)이 기차에서 다툴 때 중간에 앉아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남자 ‘실눈’. 고창석이 최근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영화 데뷔작 <마지막 늑대>(2004)에서 맡은 배역이다. 석창은 주인공, 실눈은 단역이다.

<마지막 늑대>에서 고창석은 출연료로 100만원을 받았다. 그는 내심 얼마나 환호했는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그해에 세 달 넘게 연습하고 한 달 동안 공연한 동아연극상 수상작 <벚나무 동산>에서 받은 출연료는 35만원이었다.

고창석은 이후 열심히 오디션을 봤다. <친절한 금자씨>(2005)에 총기 기술자인 ‘우소영(김부선)의 남편’, <야수>(2006)에 ‘구룡파 어깨’, <예의 없는 것들>(2006)에 ‘피아노맨’, <괴물>(2006)에 ‘격리공간 조무사1’, <아이스케키>(2006)에 ‘경찰1’, <수>(2007)에 ‘야쿠자1’로 출연했다.

                                                    <친절한 금자씨>의 고창석(오른쪽)

<친절한 금자씨> 촬영은 사투리 억양이 남아 있어 힘들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겠다고 말할 처지가 아니었다. “원래 말투대로 하라”는 김부선의 조언에 힘입어 촬영을 마쳤다. <예의 없는 것들>에선 하루 촬영을 위해 피아노까지 배웠는데 편집 때 잘렸다. <야수>에서는 “야, 없어?” 등 대사가 짧았다. 10분 만에 끝냈다. 반면 <괴물>에서는 “원효대사가…” 등 대사가 두 줄에 불과했는데 쩔쩔맸다.

<괴물>은 1301만9740명이 관람한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다. 훗날 보너스가 100%씩 지급됐다. 후배들도 받았는데 고창석은 못 받았다. 함께한 친구가 봉 감독이나 제작사에 대신 말해주겠다고 했을 때 고창석은 “가만 있어라, 씨…” 했다. 소임을 원활하게 다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두 영화가 아니었다면…
일련의 출연작을 통해 고창석은 영화는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런 가운데 <바르게 살자>(2007) 시나리오를 받았다. 배역은 조연인 형사반장 ‘우종대’ 였다. 시나리오도, 캐릭터도 좋았다. 고창석은 이번 기회에 영화를 제대로 알아보자고 마음 먹었다. 3개월간 삼척 등 촬영장에 머물면서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보고 습득했다.

                 <영화는 영화다>의 고창석. 고창석은 이 작품으로 제1회 KMDb 초이스어워도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이후 <영화는 영화다>(2008)에 출연했다. 고창석은 처음에 출연을 고사했다. 극단 일을 좀 봐야 했고, 저예산 작품이어서 출연료도 적을 것 같아. 그런 중 ‘봉 감독’ 역에 고창석을 놓고 각색했다는 장훈 감독의 말에 마음을 바꿨다. 배우로서 더할 수 없는 영광이었던 것이다.

봉 감독 캐릭터는 고창석과 닮은 구석이 많았다. 그런 데에다 청신호가 잇달았다. 첫 미팅 때 평소 차림으로 갔는데 “준비해 오셨네요”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이런 상황은 촬영을 할 때에도 잇달았다. “의상은?” “오늘 입고 오신 거 좋은데요”, “메이크업은?” “지금 그대로 노메이크업으로 하죠”…. 촬영 초반 회식 때 “찍기 전에 하다 못해 커피라도 같이 하면서 얘기하면 좋은 것 같다”고 했는데 그게 현실화되면서 현장 분위기가 한층 좋아졌다. 리허설인 줄 알고 연기했는데 그 촬영으로 “컷! 오케이!”라는 말을 곧잘 들었다. 모니터를 볼 새도 없이 속전속결로 자신의 분량 촬영을 마쳤다.

                <영화는 영화다>에서 ‘봉 감’의 모자ㆍ선글래스ㆍ의상 등은 고창석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것이다.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연기를 했다가 칭찬받은 연극 연습 때 생각이 났어요. 연기 아닌 연기가 진짜 연기라는 걸 알게 됐죠. 두 영화가 아니었으면 배우를 계속 하는 게 힘들었을 거예요. 두 작품을 계기로 영화와 연극, 일상과 연기를 넘나드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됐으니까요.”

■그때 그냥 포기했다면…
고창석은 부산외대 일문과 89학번이다. 신인생 환영회 때 고창석은 만취, 학우들이 데려다 준 탈춤 동아리방에서 잤다. 고창석은 그 인연으로 탈춤반에 들어갔다. 장구 소리가 좋았고, 장구 치고 탈춤 추는 게 재밌었다. 제대로 배우려고 겨울에는 주로 남원 전수관에서 지냈다. 집 생각이 날 때면 더욱 더 장구와 춤에 매달렸다.

운동권이었던 고창석은 1993년 3학년 때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민주화운동에 지친 데에다 나름 할 만큼 했다고 여긴 그는 이듬해 ‘희망새’라는 노래패 겸 극단에 들어갔다. 이전까지 연극이나 연기에 관심이 없었던 그는 1년간 해보려고 했다. 선후배의 무시와 빈정거림 등에 오기가 발동, 4년여 동안 땀을 흘렸다. 배우 장(長)으로 대접받았다.

 

당시 짬을 내 부산 옆의 양산에 있는 공장에 다녔다. 음료용으로 쓸 배를 깎고 갈았다. 철공소에도 다녔다. 이후 희망새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와 함께 공부를 하자고 상경, 1998년 서울예대 연극학과에 동반 입학했다. 스승·동문들과 함께 마임(mime)을 전문으로 하는 극단 ‘사다리 움직임 연구소’를 창단, 선임배우로 활동했다. 연극 <시간의 사용> <벚나무 동산> <보이첵>, 뮤지컬 <가스펠> <사랑하면 춤을 춰라> 등에 출연했다. 공연기획사 ‘코아 프로덕션’을 창립, 가족 뮤지컬 <반 고흐와 해바라기 소년> 등을 올렸다.

■연극을 하지 않았다면…
고창석은 ‘폭풍 존재감의 씬 스틸러’로 인정받고 있다. 개성 있는 외모와 연기력으로 흥행에도 결정적 기여를 해왔다. 대표작으로 27일 현재 415만9841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관람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비롯해 312만5069명(퀵), 294만5151명(고지전), 310만9780명(헬로우 고스트), 541만6829명(의형제), 118만7684명(인사동 스캔들), 131만1118명(영화는 영화다), 213만5606명(바르게 살자) 등이 있다.

                고창석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토굴 전문가 ‘석창’으로 출연, 차태현 등과 호흡을 맞췄다.

……

최근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또 다른 <도둑들>이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아홉 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금보다 귀한 얼음을 훔쳐내는 과정을 그렸다. 고창석은 출연작을 정할 때 “시나리오보다 함께하는 동료들이 누구인지에 더 무게를 두는 편”이라고 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대해 “컨셉트가 신선하고 차태현·성동일·신정근·오지호·민효린 등과 재미있게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선뜻 출연한 작품”이라며 “촬영 과정과 결과가 모두 좋아 매우 흡족하다”고 했다.

고창석은 변신에 대해 “조금씩 폭을 넓히고 있다”면서 제18회 이천춘사대상영화제 남우조연상 수상작인 <맨발의 꿈>(2010)과 <혈투>(2010) <부산>(2009) 등을 들었다. 이어 “심각한 역할 제안도 받고 있는데 그런 역할은 연극에서 많이 했고, 앞으로 더 들어올 것”이라며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영화를 하고, 연극·뮤지컬에 출연하면서 제작도 하고 싶다”고 했다.

“10여 년 동안 사물놀이·탈춤·노래·마임을 한 게 연기의 원동력이에요. 웃기고 울리고 감동을 주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럴 수 있는 연기의 진정성은 현장은 물론 일상의 삶에서 축적된다고 봐요. 현장 안팎에서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고창석은 심각한 이야기도 무심하게 털어놓는 등 남다른 화술과 유머로 인터뷰 내내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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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택수 2012.09.07 2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장수라기에 나주 배를 파는 과일장사인 줄 알고 들어왔소..


고현정의 셀카 사진이 화제다. 고현정이 최근 영화 <미쓰 GO> 촬영을 마치는 과정에 63명의 스태프에게 각각 전한 사진이다.


<미쓰 GO> 홍보마케팅을 맡은 퍼스트룩에 따르면 고현정은 영화 촬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아쉬움이 남달랐다. 63명의 스태프와 일일이 기념 셀카를 찍었다. 틈틈이 이 사진을 인화, 스태프들에게 선물해 특별한 추억을 안겼다.


27일 공개된 사진 속 고현정은 ‘민낯’으로 소탈하고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촬영장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준다. 고현정은 “극중 ‘천수로’가 내 마음에 들어온 거 같다. 그녀를 만나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다”는 촬영소감을 밝혔다.



<미쓰 GO>는 액션코미디다. 국내 최대 범죄 조직과 이들을 쫓는 형사들, 그리고 이들의 마약거래에 우연히 휘말리게 된 공황장애 환자 ‘천수로’가 펼치는 일생일대의 불가능한 미션을 그렸다. 이문식이 범죄 조직의 보스 ‘사영철’, 박신양이 또다른 조직의 보스인 ‘백호랑이’ 역으로 특별출연했다. 박신양의 영화 출연은 <눈부신 날에> 이후 4년 만이다.


두 배우의 출연은 박철관 감독이 이 영화 연출을 맡은 데 있다. 두 배우와 박 감독은 <달마야 놀자>에서 호흡을 맞췄다. 박 감독의 데뷔작 <달마야 놀자>는 2001년 11월 8일 개봉, 전국에서 376만6689명이 관람했다.



<미쓰 GO>는 고현정·이문식·박신양 외 유해진·성동일·고창석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내년 상반기에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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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990000N 2012.05.09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시물이 정말 이것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되었습니다. 그것 정말 좋은 소식입니다. 여기에이 정보를 확산 주셔서 감사합니다 ..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은 2월 한국영화 강세를 이끌었다.
 
2월에도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였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1년 2월 한국영화산업 통계’에 따르면 한국영화는 847만5428명을 동원, 관객 점유율을 63.0%를 기록했다. 497만6122명(37.0%)을 동원한 외국영화를 크게 앞섰다.

한국영화는 설 명절 연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 1월(796만6884명)보다 52만명을 더 동원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90만명이 많다. 1월에 이은 2월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0만명(17.1%) 늘었고 관객 점유율은 64.0%를 기록했다. 총 매출액도 1218억원(60.0%)을 기록, 전년 동기(1027억원)에 비해 18.6%가 늘었다.

한국영화는 18편이 개봉됐고 34편이 상영됐다. 이 가운데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등이 한국영화 강세를 이끌었다. 김명민ㆍ오달수ㆍ한지민 주연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지난 1월 27일 개봉, 3월 6일 현재까지 약 47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박용우ㆍ류승룡ㆍ성동일ㆍ성지루ㆍ김여진 주연 <아이들…>과 정진영ㆍ이문식ㆍ류승룡ㆍ윤제문ㆍ선우선 주연<평양성>도 각각 145만명, 125만명의 관객을 모으면서 2월 흥행 순위 2·3위에 올랐다.

외국영화는 65편이 개봉됐고 112이 상영됐다. 개봉작 26편(42.1%), 상영작 36편(36.3%)으로 미국영화 가장 많다. 유럽영화가 10편(개봉작) 21편(상영작)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일본영화가 8·13편, 중국영화가 0·2편, 기타 3·6편이다.

외국영화는 화제작이 한국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지난 1월(428만명)보다 관객 수는 70만명 정도가 늘었지만 한국영화 강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설 연휴 개봉한 <걸리버 여행기>가 누적관객 173만명을 기록했을 뿐 100만명 이상 동원한 흥행작이 없었다. 1월에 이어 2월에도 부진, <아바타>가 역주한 전년 대비 41.2% 줄었고 총 매출액 또한 전년 대비 40.2% 감소한 811억 원에 그쳤다.

2011년 1월부터 2월까지 극장가 총 관객 수는 2570만명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 관객 수인 2977만 명보다 407만 명 줄었다. <아바타> <전우치> <의형제> 등의 동반 흥행으로 시장을 이끌었던 지난해와는 판도가 달랐다. 외화들이 맥을 못 추면서 총 매출액도 14.9% 감소한 2029억원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

비수기로 꼽히는 3월, 한국영화는 로맨틱 코미디가 대세다. <사랑이 무서워>(3/10 개봉)를 시작으로,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3/24), <위험한 상견례>(3/31)가 차례로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임권택 감독의 새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3/17)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외국영화는 <파이터>(3/10) <킹스 스피치>(3/17) 등 아카데미상 수상작을 비롯해 SF 블록버스터 <월드 인베이젼>(3/10)이 개봉된다.

올 2월 흥행영화 톱10은 다음과 같다. ①조선명탐점(관객 수363만2228명·매출액 272억4461만2500원) ②아이들…(145만6879명·105억8423만4000원) ③평양성(125만3656명·93억2457만6500원) ④걸리버 여행기(112만2790명·105억1750만7000원 ⑤라푼젤(85만8640명·85억8616만4400원) ⑥글러브(82만9765명·60억8526만1000원) ⑦만추(75만821명·56억1297만9000원) ⑧생텀(46만3687명·48억1843만5500원) ⑨언노운(42만3029명·31억9396만8000원) ⑩그대를 사랑합니다(40만6193명·29억9237만3500원)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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