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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03 조여정 “에로배우요? 언젠가 알아주겠죠”
  2. 2011.09.24 11년 만의 귀환

조여정(31)은 ‘작품과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를 꿈꿨다. 이 꿈을 데뷔한 지 10여 년이 지난 뒤에야 이룰 수 있었다. 그를 눈여겨 보게 만든 작품은 김대우 감독의 <방자전>(2010)이었다. 최근 김대승 감독의 <후궁:제왕의 첩>(2012)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는 그의 새 출연작은 KBS 2TV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이다. 조여정은 전직 조폭의 딸 역을 맡아 김강우·정석원·강민경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배우는 맛이 제각각인 열매를 맺는 나무다. 조여정은 데뷔 이래 10여 년 동안 자타가 인정하는 찰진 과실 하나를 영글지 못 했다. <방자전>과 <후궁:제왕의 첩>으로 ‘섹시한 나무’가 됐다. 사랑하니까, 살아 남으려고 ‘벗어야’ 했던 두 여인의 판이한 삶을 담은 실과를 빚어냈다. 절치부심의 결과물에 많은 이들이 환호했다. 더러 ‘에로’가 부각되기도 했지만.


■가슴이 콩닥콩닥….
조여정은 <방자전> 시나리오를 읽고 쾌재를 불렀다. 춘향과 몽룡·변학도·방자 사이의 4각 관계 드라마가 흥미진진했다. 네 인물은 기존의 그들이 아니었다. 자신에게 주어질 춘향은 예의 정절을 지키는 요조숙녀가 아니라 ‘여자 속은 알 수 없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여인이었다. 춘향이 몽룡과, 그리고 방자와 섹스하는 장면을 읽을 때에는 부끄러웠다.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도 했다.

 

조여정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마냥 도닥였다. 침착하자고. 그리고 차분한 마음으로 김대우 감독을 만났다. 낮은 목소리로 하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이 노출 때문에 싫다는 걸 소속사에서 억지로 데리고 온 줄 알았을 정도로.

생애 첫 베드신이지만 조여정은 노출은 신경 쓰지 않았다. 김 감독의 전작 <음란서생>의 ‘정빈’(김민정) 등을 보고 감독이 여자의 아름다움을, 배우의 자존감을 살리는 걸 생명으로 여긴다는 걸 확신했기 때문에 각 베드신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각각의 감정 연기에 혼신을 다했다. 앵글을 달리 한 두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찍어 베드신은 예상보다 훨씬 수월하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


 

웃음을 버무려 놓은 <방자전>과 달리 <후궁>은 피눈물이 진득했다. 드라마·캐릭터·노출이 강렬했다. ‘또 사극에 노출’이라는 우려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중요한 고려 요건으로 삼지 않았다. 주변 요소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맡을 인물의 기구한 인생역정, 그 개릭터와 넓이와 깊이를 우선했다. ‘무조건 하겠다, 그래야 한뼘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조여정은 두 작품·캐릭터의 선택에 대해 위험한 그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자신보다 더 용기 있게 뛰는 배우들이 많다면서 두 감독과의 만남은 행운이라고 했다. 20대에 못 만난, 앞으로도 연이 닿아야 해낼 수 있는, 몇 편에 지나지 않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흥행 희소식보다 기다리던 영화의 출연이 확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가 더 기뻤다고 했다.

■20대가 빨리 지나갔으면….
살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싶을 때가 있다. 과거로 되돌아가 새 출발 하고, 미래로 날아가 달라진 모습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조여정은 고 2 때 학생지 모델, 고3 때 <뽀뽀뽀> 제15대 ‘뽀미언니’로 활동했다. 배우 데뷔작은 SBS 청춘시트콤 <나어때>(1998)이다. 송은이·송혜교와 한 하숙집에서 사는 여고생으로 호흡을 맞췄다. 조여정은 공주병 환자, 진짜 공주도 울고 갈 정도의 예쁘고 귀여운 중증 공주병 환자로 나와 주목을 받았다.

                          <뽀뽀뽀> 제15대 ‘뽀미언니’ 조여정(왼쪽)

 

조여정은 수능 보는 날 <나어때> 첫 촬영이 잡혀 시험을 마치자마자 일산 촬영장으로 달려갔다. 동국대 연극과에 합격하고, <나어때> 시청률도 좋아 이후에도 승승장구할 줄 알았다. 그러나 시작이 좋다고 과정이 순탄하고 결과도 좋은 게 아니다. 조여정은 공중파 3사의 <남의 속도 모르고> <마지막 전쟁> <덕이> <소문난 여자> <야인시대> <장희빈> <흥부네 박터졌네> <태양의 남쪽> 등에서 조연을 맡는 데 머물러야 했다. 신인으로서 의당 감내해야 하는 배역이고 통과의례라고 여겼고, 이만한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연기자들이 수두룩하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못내 아쉬웠다. 연기를 하는 게 마냥 신나지만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관계자·시청자의 눈길을 끌지 못 했다. 도약할 수 있는 작품이 좀체 주어지지 않았다.

 

학교생활도 순탄하지 않았다. 올망졸망에 배역에 매여 수업에 충실할 수 없었다. 학과 실습 작품에서 비중 있는 역을 맡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외 활동이 없는 학우들의 텃세·견제 등에 마음을 다치고는 했다. 전공 수업이 있는 날 소속사에서 시킨 어린이 프로 MC를 보러 가야 할 때면 속이 까맣게 탔다.

 

                                           <나어때>(왼쪽)와 <조선에서 왔소이다>의 조여정

 

조여정은 <애정의 조건>에서 개성 있는 악녀 연기를 펼친 끝에 데뷔 이래 처음으로 MBC 시트콤 <조선에서 왔소이다>(2004)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출장요리사 보조로 일하는 소녀 가장으로, 조선시대에서 서울로 오게 된 두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인물이었다. 조여정은 모처럼 신이 났다. 하지만 시청률 저조로 7회 만에 조기 종영되면서 적잖이 낙담했다.

이렇듯 기울인 노력과 상반되는 결과를 맞는 나날이 계속됐다. 새 작품이 거론될 때면 늘 장전 상태에 돌입해 있었지만 불발로 그치는 나날이 잇따랐다. 시간을 유예시켜도 달라지는 게 없을 것 같아서 20대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내 길이 아닌가?
‘낙타가 주저앉는 건 짐 위에 얹어진 지푸라기 하나 때문’이라고 한다. 조여정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일에도 상처를 받고는 했다. 20대 후반에는 갈등이 고조됐다. ‘해야 하나, 그만둬야 하나?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데, 일단 기회를 가져야 보여줄 수 있는데, 내 길이 아닌가? 그렇다면 더 상처받기 전에 내가 먼저 끈을 놓을까….’ 아침에 눈을 뜨는 게 싫기까지 했다. ‘일복이 없으면 다른 복은? 남편복, 자식복? 그런 복은 있을까?’ 스물 일곱~여덟 살에는 그런 생각이 꽤 들었다.

이런 가운데 공부를 더하고 현장경험을 살려 연기과 교수가 되는 길도 염두에 두고 동국대 영상대학원에 진학했다. 강의를 열심히 들으면서 연극 <프루프> 연습에도 몰두했다. 매일 똑같은 대사를 수없이 반복했다. 자신의 장단점을 살폈다. 쉬는 시간에 문득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이렇게 연습하고 있지만 영화·드라마에 써먹을 기회가 있을까?’ 라는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그럴 때면 ‘내가 뭘 할 때 가장 행복했나?’라고 물었다. 대답은 ‘연기’였다. 연기 때문에 괴로워하면서 연기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연기를 하지 않으면 나는 의미가 없는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해 ‘엄살 그만 부리자, 부족한 게 많고 배울 게 천지다’라며 다시 일어섰다.

조여정은 배우의 좋은 점은 일상의 직간접 경험을 모두 직업(연기)에 접목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안타까운 점은 일단 선택을 받아야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감독·동료·스태프의 도움 없이 혼자서는 성과를 낼 수 없는 거라고 했다. ‘감독들이 욕심을 내는 배우, 동료들이 함께 하고 싶은 배우, 관객들이 대화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가장 두려운 존재는 관객이라고 했다. 관객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멀고도 어려운 이웃이라고 했다. 에로 이미지가 부각된 데 대해 숲을 안 보고 나무만 보면 그렇게 여길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만큼 그들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달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뒷걸음을 치더라도 옆길은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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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김한민·곽경택·이현승·이환경·황동혁·이한·이정향·강제규…. 최근 새 영화를 내놨거나 앞으로 선보일 유명 감독이다. 이들이 신작을 선보이는 데에는 길게는 11년, 짧게는 2년이 걸렸다.

                                    <푸른소금>의 이현승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11년이 걸린 이는 이현승 감독(50)이다. 새 영화는 <푸른소금>이다. 이전 장편은 이정재·전지현 주연 <시월애>(2000다. 두 작품 사이에 이 감독은 <여섯 개의 시선> <이공> <시선1318> 등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하고, <날아라 펭귄> 등의 프로듀서를 맡았다.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위원장 직무대행도 지냈다.

<푸른소금>은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은퇴한 조직 보스와 그의 감시를 의뢰받고 접근한 여자가 서로의 신분을 숨긴 채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위험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송강호·신세경 등이 호흡을 맞췄다. 지난 8월 31일 개봉, 22일 현재 75만5819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감상했다.

                                 이현승 감독이 <푸른소금>의 송강호ㆍ신세경과 제작보고회를 갖고 있다.

컴백 감독 중 눈길을 끄는 또다른 이는 이정향 감독(47)이다. 새 영화는 <오늘>이다. <집으로…>(2002) 이후 9년 만에 선보인다. <오늘>은 자신의 약혼자를 죽인 17세 소년을 용서한 다큐멘터리 PD가 그로 인해 1년 뒤에 겪는 혼란과 슬픔, 그 끝에서 찾아낸 찬란한 감동을 그렸다. 송혜교가 송창의·남지현·기태영 등과 호흡을 맞췄다. 오는 10월 27일 개봉된다. 이 감독은 <미술관 옆 동물원>(1998)으로 데뷔했다.

                                   <마이웨이>의 강제규 감독(오른쪽)이 장동건과 함께 촬영한 장면을 모니터 하고 있다.
 

강제규 감독(48)의 컴백도 주목된다. 강 감독은 장동건·오다기리 조·판빙빙 주연 <마이 웨이>를 오는 12월에 공개한다. ‘천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3) 이후 8년 만이다. <마이 웨이>는 일본·소련군을 거쳐 독일군이 돼 노르망디까지 온 한·일 두 청년의 파란만장한 역경을 담았다. 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에 앞서 <쉬리>(1999) <은행나무 침대>(1996) 등을 연출, 작품마다 빅히트를 기록한 흥행 감독으로 각광받았다.

                             <블라인드>의 안상훈 감독이 김하늘ㆍ유승호와 제작보고회를 갖고 있다.
 

안상훈·이환경 감독의 복귀도 오래 걸렸다. 안상훈 감독은 <블라인드>, 이환경 감독은 <챔프>를 각각 5년 만에 개봉했다. 안 감독의 전작은 송윤아·이동욱 주연 <아랑>(2006), 이 감독은 임수정 주연 <각설탕>(2006)이다. ‘오감 추적 스릴러’를 표방한 김하늘·유승호 주연 <블라인드>는 지난 8월 10일 개봉, 22일 현재 234만6764명이 관람하는 등 많은 관객에게 주목받고 있다. 차태현·유오성·박하선·김수정 주연 <챔프>는 지난 7일 추석영화로 개봉, 22일 현재 49만6338명이 관람했다.

                                 <도가니>의 황동혁 감독(왼쪽 사진 왼쪽)이 공지영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완득이>
                                  의 이안 감독(오른쪽 사진 가운데)이 제작보고회를 갖고 두 주연배우 김윤석ㆍ유아인과
                                  함께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황동혁·이안 감독은 4년 만이다. 황 감독은 <도가니>를 지난 22일 내놓았고, 이 감독은 <완득이>를 오는 10월 20일 내놓는다. 전작이 황 감독은 <마이 파더>(2007), 이 감독은 <내 사랑>(2007)이다. <도가니>는 공지영 작가, <완득이>는 김미령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도가니>는 공유·정유미 등이 주연을 맡았고, 유료 시사회 관객 포함해 22만7315명이 관람하는 등 호평받고 있다. <완득이>는 김윤석·유아인·김상호·박효주 등이 호흡을 맞췄다.

                             <통증>의 곽경택 감독이 주인공 권상우에게 촬영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곽경택 감독은 권상우·정려원 주연 <통증>을 <눈에는 눈, 이에는 이>(2008) 이후 3년 만에 선보였다. 지난 7일 추석영화로 개봉, 22일 현재 64만8733명이 관람했다.

이밖에 김한민 감독은 2년 만에 <최종병기 활>을 선보였다. 김상진·이성한 감독도 각각 2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다. 김 감독(44)은 <투혼>, 이 감독(40)은 <히트>를 연출했다. <주유소 습격사건>(1999) <신라의 달밤>(2001) <광복절 특사>(2002) <귀신이 산다>(2004)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2007) 등 히트작 메이커인 김 감독의 전작은 <주유소 습격사건2>(2009)다. 이 감독은 <스페어>(2008) <바람>(2009) 등으로 주목받았다.

                                   <투혼>의 김상진 감독이 두 주인공 김주혁ㆍ김선아와 제작보고회를 갖고 있다.

<투혼>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철부지 천재 프로야구 선수의 생애 마지막 투혼을 그렸다. 김주혁·김선아가 주연을 맡았다. 오는 10월 6일 개봉된다. <히트>는 사설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무려 136억원에 달하는 한 탕을 놓고 벌어지는 우여곡절을 담았다. 한재석·송영창·정성화·박성웅·이하늬·윤택·마르코 등이 함께했다. 오는 10월 13일 개봉된다.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이 네 주연배우들과 제작보고회를 갖고 있다(사진 위). 
                             김한민 감독이 <최종병기 활> 촬영장에서 현장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김한민 감독은 <극락도 살인사건>(2007) <핸드폰>(2009) <최종병기 활>(2001) 등 2년 간격으로 신작을 내놓았다. <극락도 살인사건>은 225만9511명, <핸드폰>은 62만3011명이 관람했다. <최종병기 활>은 지난 8월 10일 개봉, 22일 현재 689만3327명이 관람하는 등 빅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2년 주기 연출은 많은 감독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2년 이상이 걸리는 건 감독들이 시나리오 작업 등을 병행하기 때문이다. 감독들이 연출에만 전념, 최소한 2년 주기로 새로운 새 영화를 연출, 관객과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본다.

배장수의 시네파일 / 왕과 실업자 사이 
[경향신문]|2003-07-25|43면 |45판 |문화 |기획,연재 |1190자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영화감독에 대해 "이 세상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받는 독재자"라고 했다. 감독의 권위를 짐작케 하는 말이다. 그러나 감독의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한지 올해에 작품을 내놓은 감독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김경형 감독(42)은 충무로에 나온 지 15년 만에 데뷔작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내놓았다. 주경중 감독(44)은 '동승'을 완성하는 데 7년을 쏟아부었다. 김문생 감독(42)은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에서도 호평한 '원더풀데이즈'를 완성하는 데 7년여의 산고를 치렀다. 유명 CF감독 출신인 그는 대학교수도 그만두고 영화 완성에 매달렸다.

데뷔만 힘든 게 아니다. 이민용 감독(45)은 1996년 '인샬라'를 발표한 지 7년 만에 3번째 영화 '보리울의 여름'을 선보였다. 그는 또 13년 만의 데뷔기록을 갖고 있다. 82년 영화계에 뛰어들어 87년 영화아카데미(3기)를 졸업한 그는 95년에야 '개같은 날의 오후'로 데뷔했다.

송경식 감독(55)은 '사방지' 이후 15년 만에, 권칠인 감독(42)은 '사랑하기 좋은 날' 이후 8년 만에 각각 2번째 영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싱글즈'를 발표했다. '피막' 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던 이두용 감독(61)은 53번째 영화 '아리랑'을 내놓은 게 '위대한 헌터GJ' 이후 8년 만이다. 91년 '결혼이야기'로 선풍을 일으켰던 김의석 감독은 6번째 연출작 '청풍명월'을 '북경반점' 이후 4년 만에 선보였다.

그런가 하면 남기남 감독(62)이 '천년환생'에 이어 6년 만에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를 선보인다. '갈갈이…'는 그의 105번째 작품. 그는 김수용(109편).고영남 감독(107편)에 이어 최다 연출 3번째 감독이다.

한편 영화아카데미 2기 출신인 민병관씨는 데뷔도 못하고 40편의 시나리오를 남긴 채 오랜 투병 끝에 최근 타계했다. 94년 '너에게 나를 보낸다' 시나리오를 쓰고 97년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로 데뷔한 구성주 감독은 이후 택시기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른 길을 가는 감독 지망생과 감독은 부지기수다.

감독은 연출일선에선 '왕'이지만 그 전후에는 '실업자'나 다름없다. 이들은 현재 연출작이 마지막 영화가 아니기를 기원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상을 휩쓴 뒤 "나는 왕"이라고 외쳤다. 그의 자부심이 부럽다. 그런 우리 감독을 보고 싶다. /대중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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