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41)는 27년차 배우다. 27년째 주연 배우다. 데뷔작 <깜보>부터 최근작 <도둑들>까지 25편의 영화에서 줄곧 여주인공을 맡았다. <어른들은 몰라요> <오세암> <첫사랑> <닥터봉> <영원한 제국> <신라의 달밤> <YMCA야구단> <얼굴없는 미녀> <타짜> <좋지 아니한가> <열한번째 엄마> <바람피기 좋은 날> <모던 보이> <이층의 악당> 등에서 소녀와 여인을 오가며 부침 없이 달려왔다. 각기 다른 여성의 다양한 삶을 밀도있게 소화,  대종상·청룡영화상 등의 여우주연상과 인기상을 10여 차례 수상했다.

 

 

팹시는 <도둑들>(감독 최동훈)에서 김혜수가 맡은 배역이다. 새내기 소녀와 톱스타가 된 여인의 매력을 읽을 수 있다. 1985년과 2012년, 한국영화의 어제와 오늘도 확인하게 해준다.

■ 삼고초려
5년 만에 출옥한 ‘깜보’(장두이)는 떠버리 소매치기 ‘제비’(박중훈)를 만난 뒤 살인사건에 휘말린다. 출감한 지 일주일 만에 살인사건 용의자로 쫓기는 신세가 된 깜보는 혐의를 벗기 위해 제비와 함께 나영을 찾는다. 밤무대에서 <울고 넘는 박달재>를 구성지게 부르는 나영을 만나 시계의 출처를 캐묻지만 나영은 영문을 모른다.

감옥에서 막 출소한 팹시는 ‘뽀빠이’(이정재) ‘예니콜’(전지현) 등과 인생 최고의 반전을 꿈꾸며 홍콩으로 향한다. 2천만 달러에 달하는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그 곳에서 몇 년 전 배신의 아픔을 안긴 ‘마카오박’(김윤석)을 만난다. 마카오박의 뒤통수를 치겠다는 의중과 달리 그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다.

‘우연’은 ‘필연’의 다른 말이라고 했다. 중학교 3학년, 열다섯 살 나이에 출연한 ‘연소자관람불가’ 영화 <깜보>로 단번에 주목받은 김혜수의 데뷔 과정은 이 말은 떠올리게 한다.

 

<깜보>로 데뷔할 당시 김혜수는 건강을 위해 익힌 태권도 솜씨 덕분에 출연한 음료·제과 CF로 주목받고 있었다. <깜보> 출연은 김혜수의 CF를 눈여겨 본 이황림 감독의 조감독이 추천하면서 이뤄졌다.

 제작진은 김혜수를 캐스팅하기 위해 삼고초려를 했다. 부모를 설득하는 과정에 시나리오를 수정, 나영의 비중을 늘리기도 했다. 후반작업 때 원래의 시나리오에 따라 편집, 나영의 분량은 현격하게 줄었지만 김혜수는 박중훈과 함께 1987년 제2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야간 촬영이 많았어요. 그런데 밤 10시만 되면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 했고, 잠이 들면 못 일어나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어요. 덩치만 성인이지 완전 애였죠. ‘보름달 하면 떠오르는 연예인 1위’에 뽑힌 데 상처받기도 했으니까.”

 

■ 지상 최대의 작전
<깜보>는 제작진이 1980년대 여느 영화의 두 배에 해당하는 5만 피트의 필름을 사용, 한국영화사상 최다 기록을 세울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깜보가 수감된 이후에 면회 한 번 오지 않은 아내를 찾아 제비와 함께 강원도의 한 목장에 간 장면을 찍을 때에는 눈이 많이 내린 데에다 카메라가 작동하지 않을 정도로 추웠다.

 

<도둑들>은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10인의 톱스타가 호흡을 맞춘 범아시아적인 프로젝트다. 서울·부산·홍콩·마카오를 오가는 6개월 간의 대규모 로케이션을 통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야기와 도심 액션을, 이국의 풍광을 담았다. 싱가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대만·브루나이·중국·홍콩·태국 등 8개 국에 선판매되는 쾌거를 이뤘다.

<깜보> 제작 당시 한국영화는 후시녹음 시대였다. 극중 대사는 대부분 촬영한 장면을 놓고 성우들이 더빙을 했다. <울고 넘는 박달재>도 립싱크를 했다. 개봉(1986년 3월 11일) 이후 ‘미스테리적 사건의 포물선 위에 희화적인 패러디를 가미함으로써 오락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성적은 저조했다. 서울극장에서 2주간 상영, 1만6224명(한국영화연감 기준)이 관람하는 데 그쳤다.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를 떠나 ‘연소자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게 치명적이었다. 당시 공연윤리위원회는 마지막에 깜보와 제비가 기찻길에서 헤어지는 장면을 문제 삼았다. ‘기차가 다녀야 할 기찻길에서 사람이 걸으면 안 된다’며 ‘두 주인공이 헤어지면서 끝나면 안 된다’고 했다. 태평성대에 두 사람의 이별은 ‘퇴폐’라고 했다. 어이없는 청천벽력이었다. 이현세의 인기 만화를 영상화한 <공포의 외인구단>도 ‘공포’라는 단어를 못 쓰게 해 이 영화는 <이장호의 외인구단>으로 바꿔 개봉됐다.

“<수렁에서 건진 내딸2>도 원래 제목은 <10대의 반란>이었어요. 심의에서 반란이 걸려 ‘반항’으로 고쳤는데 반항도 안 된다고 해 <수렁에서 건진 내딸>과 상관없는 영화인데 <수렁에서 건진 내딸2>가 된 거예요.”

■ 죽음의 공포
김혜수는 <도둑들>의 수중장면을 찍을 때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다. 지난 27년 동안 숱한 영화와 TV드라마를 찍으면서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는 감정에 휩싸여 몸서리를 쳤다. ‘왜 우리는 이 일에, 이 찰나에 이렇게 매달리는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관객을 위해서인가, 나 자신을 위해서인가, 영화를 위한 것인가. 영화가 뭐길래 이렇게 이 순간에 모든 걸 걸게 만들까….’

 

김혜수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만화처럼 작성된 콘티를 볼 때에도 수갑을 찬 한 손이 자동차에 매인 채 물에 빠지는 장면이 걸림돌이 될 거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부산 출신으로, 물을 좋아하고, 수영도 곧잘 해 뚝딱 해낼 거라고 여겼다. 4m 깊이의 수조에서 잠수 전문가 등이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곳에 연습을 하러 갈 때에도 가뿐한 마음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물속에서 머리가 어지럽고, 호흡이 가쁘고, 근육이 경직되는 걸 느꼈다. 두 번째 연습할 때에는 그 정도가 심했다. 컨디션이 안 좋은 걸로 여겼고, 공기박스 등 추가 안전 장치를 갖췄지만 촬영에 들어갔을 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가까스로 촬영을 마친 뒤 몹시 아팠다. ‘내일 한 컷만 더 찍자’는 최 감독의 문자를 받고 ‘못해요, 진짜로’라고 답했고 뜬 눈으로 밤을 샜다. 이렇게 은퇴를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촬영장에는 기다리는 제작진에게 못 하겠다고 말하려고 갔다.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말에 안 들어갈 수 없었고, 첫 촬영 후 모니터를 본 뒤 다시 뛰어들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어냈다.

최동훈 감독은 “혜수씨는 두 작품을 같이 했는데 정말 카리스마가 있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수중장면을 볼 때마다 가슴이 짠해지고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철수 감독은 “<오세암>(1990)은 모두들 주저하는데 김혜수가 키 만큼 쌓인 눈을 먼저 헤치고 간 데 힘입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두 감독의 말은 가녀린 여배우들이 득세하는 연예계에서 소녀시대에도 여인시절을 곧잘 해내는 등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이 없이 질주해온 김혜수의 오늘과 어제를 읽고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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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시스터>(SISTER) 각본·연출을 맡은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40)이 한국에 왔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메이에 감독은 “국제영화제 참석은 베를린 이후 전주가 두 번째”라며 “분단국가로 알고 있던 한국에 대해 홍상수 감독과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통해 더 많이 알게 됐다”고 했다.

 

<시스터>는 지난 2월 제6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특별은곰상 수상작이다. 알프스 자락의 한 스키장과 그 아랫마을의 성냥곽 같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소년 ‘시몽’(케이시 모텟 )의 척박한 삶을 다룬 성장영화다. 그는 스키장에서 훔친 물건을 팔아 번 돈으로 세상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채 하는 일 없이 지내는 누나 ‘루이’(레아 세이두)를 부양한다. 탄탄한 드라마와 밀도 있는 심리묘사 등이 흥미롭다. 비할리우드적이고 탈유럽적인 영화로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도 지녔다. 메이에 감독은 “지금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리스본·L.A·시카고·헝가리·홍콩영화제 등에 초청받았고 전 세계에 배급된다”며 “프랑스에서는 지난주에 개봉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데뷔작 <홈>(2008년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작)에서 함께한 케이시 모텟(12)과 다시 하고 싶었어요. 그에 맞는 영화를 구상하던 중 어릴 때 스키장에서 도둑질을 하다가 잡혀 혼이 나는 소년이 떠올라 그 아이의 삶을 상상해 본 영화에요.”

시나리오 작업에 걸린 기간은 1년 반 정도. 사전작업을 4개월 간 했고, 2개월 동안 찍은 뒤 오랫 동안 후반작업을 했고,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메이에 감독은 각본작업에 제작·투자자들이 얼마나 개입하느냐는 질문에 “프랑스에서는 작가주의 전통에 따라 감독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해 준다”고 했다. “작업 당시 제작자와 ‘의논’은 한다”면서 “(시스터) 작업 때 창작·예술성을 고양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참고할 만한 텍스트가 없어 모텟에게 상황을 주고 즉흥 연기를 하게 한 뒤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대사·장면을 구성하기도 했다”며 “모텟은 무엇을 능숙하게 훔치는 연기연습을 상당 기간 할 때에는 울 정도로 힘들어 했지만 이해력이 빨라 심리연기는 달리 지도를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원제는 <높은 곳의 아이들>이에요. 시몽이 고층 아파트에서 살고, 생계비를 버는 곳도 스키장이잖아요. <시스터>는 영어 제목이에요. 시몽의 시점에 관한 영화여서 <시스터>로 정한 거예요.”

남자에게 버림받아온 루이는 극중에서도 두 번이나 똑같은 경험을 한다. 두 번째는 시몽 때문이고 이를 통해 영화는 관객의 허를 찌른다. 세상을 떠난 엄마 품을 느끼고 싶던 스키장에서 만난 ‘얀센’ 부인(질리언 앤더슨) 등 모두가 떠난 뒤 시몽은 홀로 남는다. 루이밖에 없다. 화면에 꽉 차도록 여러 차례 보여준 시몽과 루이의 처연한 표정 등을 통해 우리 사회 주변인들의 아픔을 드러내는 영화는 둘의 남다른 엇갈림을 통해 희망을 말한다.

“빈익빈부익부 등 사회적 메시지가 없지 않지만 <시스터>를 통해 말하고 싶은 건 그런 점이 아니에요. 어린 시몽의 육체적·경제적·감정적 생존의 어려움을 그리면서 우리 사회의 복잡다단한 인간관계를 세밀하게 보여주려고 했어요.”

메이에 감독은 프랑스계 어머니와 스위스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벨기에 방송예술학교에서 영화 및 텔레비전을 전공했고 알랭 티네 감독의 <요나와 릴라>(1999) 등에서 조감독으로 연출수업을 받았다. 언제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을까. 메이에 감독은 “롱 스토리다. 일곱 살 때 엄마를 따라가 ‘러시안 룰렛’ 장면이 나오는 마이클 치미노 감독의 영화(디어 헌터)를 본 게 잊혀지지 않고, 열네 살 때 국립미술학교에 다니던 언니가 만든 영화에 배우로 출연한 적이 있고, <돈>(감독 로베로 브레송)을 본 뒤 이론공부를 많이 했고, 열여섯 살 때 홈비디오로 장편을 만들었고, 벨기에의 대학에 진학한 건 부모 품을 떠나 불어권 국가에서 자립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홍상수·박찬욱 감독 영화로 한국을 알게 됐듯 내 영화로 유럽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다음 영화로도 한국을 찾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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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현 감독이 새 영화 <가비>를 내놓는다. <황진이> 이후 5년 만이다. <황진이>에 이어 <가비>도 사극이다. 영화의 오락적·사회적 기능을 지녔다. 한양대 전기공학과 재학 중 독립영화 <오! 꿈의 나라>(1989)와 <파업전야>(1990) 공동연출로 영화와 깊은 인연을 맺은 그는 "격동기의 우리 역사를 다뤄보고 싶었다"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와 보여주고 싶은 영상이 잘 살았다"고 자평했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인데 그 길은 험난했다"면서. 장윤현 감독의 <가비> 만들기를 들었다.

 

가비(加比)는 커피의 영어발음을 딴 고어다. <가비>는 커피와 고종 독살 작전에 얽힌 비화를 극화했다. 실화에 상상력을 더했다. '고종'(박희순)과 일본의 고종 독살 작전에 끌려들어간 연인 '일리치'(주진모)와 '따냐'(김소연)의 이야기를 그렸다. 군왕으로서 나라를 다시 세우려고 모색하는 고종, 고종을 죽이고 연인을 지키려는 일리치, 두 남자의 꿈을 공유하는 따냐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영화적 의미 또한 남다르다.

-다시 사극이네요.

"격동기의 우리 역사를 다뤄보고 싶었어요. <황진이>를 끝내고 여러 영화를 구상했는데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솔직하고 진중하게 한 시대를 돌아보는 의미있는 작업을 하고 싶어 <가비>를 선택했죠. 역사적 이야기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데 <황진이>의 경험을 살려 경제적으로 접근하는 데에도 자신감이 있었어요."


-왜 <가비>였나요.

"커피를 워낙 좋아해요. 헝가리 유학시절부터 엄청 마셨죠. 편집 등 후반작업 때에는 하루에 열 잔 넘게 마셨어요. 아무튼 고종은 한국인 가운데 최초로 커피를 마시고 즐긴 분이에요. 왕으로서 지극히 보수적이었을 것 같은데 신문물을 먼저 즐겼다는 게 흥미로웠죠. 그와 관련해 벌어졌을 것 같은 사건들이 궁금했고. 김탁환 씨의 <노서아 가비>를 읽고 고종에 대해 공부하면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렬해졌어요. 고종에 대해 나도, 주변도 모르고 있는 흥미로운 사실이 정말 많았거든요."

-하지만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가 더 비중 있어 보입니다.

"고종과 커피 이야기에 부정적인 투자사 측의 의견을 감안, 다양한 인물을 배치시키고 아주 진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어요. 고종과 백척간두의 한반도와 커피, 고종 독살작전,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조율하느라 무진 애를 먹었죠. 덕분에 고종과 커피를 둘러싼 삶과 죽음, 애절하고 감동적인 사랑, 가슴 아픈 역사, 액션과 판타지가 고루 섞인 작품이 나왔어요."


원작 <노서아 가비>는 따냐라는 바리스타 개인의 이야기 비중이 높다. 장 감독은 고종과 커피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자본은 커피와 음모, 감동적인 러브스토리를 원했다. 이에 따라 장 감독은 2007년 말부터 2010년 말까지 무려 900여 일 동안 시나리오 수정을 자그만치 200회나 했다.


-어디까지가 실화인가요.

"1896년 아관파천부터 1897년 다시 경운궁으로 돌아오기까지 고종의 타임 스케줄에 따라 타냐와 일루치, '사다코'(유선) 등 가상의 인물 이야기를 폭넓게 가감했어요. '별입시'는 실제로 있었어요. 고종은 사조직 별입시를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무기구입도 시도하면서 중립국 선포 등을 모색했죠. 경운궁에서 대한제국을 선포한 뒤 지금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익문사'를 만들었는데 근간이 별립시에요. 독립문을 세우고, 우주만물의 원리를 형상화한 태극기 문양도 직접 고안하는 등 고종은 나약한 군주가 아니었어요."

 


-독살 음모는 픽션인지요.

"아니에요. 가비는 검고 쓴 맛이 강해 독을 타는 데 이용되기도 했대요. 실제로 러시아 공사관에서 통역관으로 근무한 '김홍륙'(박혁수)이 커피에 마약을 탔고, 고종은 냄새가 이상하다고 마시지 않았지만 세자는 마신 걸로 알려져 있어요. 러시아측 인물인 김홍륙이 왜 마약을 탔는지, 일본의 사주를 받지 않았나 싶어요."

-촬영은 얼마나 했나요.

"5개월 좀 넘게 찍었어요. 전국 16개 지역을 비롯해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찍었죠. 총 촬영회차는 61회예요. 아관파천 시기인 만큼 미술·세트·의상을 통해 다양한 영상을 담아내느라 배우·스태프들이 고생 많이 했어요. 러시아 공사관, 증기기관차 등 10여 개의 세트를 제작했고, 조선·러시아·일본의 문화적 특색을 담아낸 80여 종의 복식과 분장, 헤어스타일을 살려냈죠. 조선 최초의 커피문화도 표현해 냈고. 별도로 공개한 미니 다큐는 러시아 공사관 내의 커피실, 복도, 고종의 집무실과 거처 등의 3D 미술콘티를 완성된 영화의 세트와 비교해서 한 눈에 보여줘요."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나요.

"순제작비가 51억원이에요. 70~80억원쯤 든 걸로 보인다는 말을 들어요. 예산의 한계를 딛고 하고 싶은 이야기와 보여주고 싶은 영상을 잘 살려냈다고 봐요."

-영화가 묵직해요. 고전영화처럼.

"시대배경, 인물, 목숨을 바치는 사랑 등으로 인한 것 같아요. 복합장르적 유연성이 좀 떨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사극이 인기인데요.

"고마운 현상이라고 봐요. 한국이 많이 발전했는데 돌아봐야 앞으로 더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비>는 커피에서 시작한 영화인데 만드는 동안에 구한말 역사에 대해, 고난의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느낀 점이 많아요. 역사가, 나라가 아프면 사람도, 사랑도 아프죠. 역사가 힘들면 나도 힘들고. 국호 대한민국은 대한제국에서 시작됐어요. 고종의 구한말은 지우고 싶은 역사가 아녜요. 우리 역사인데 우리 기록은 빈약해 영화를 만들면서 일본 자료를 많이 참고해야 했어요. 더욱 돌아보고 연구하고 잊지 말고 가야 할 역사라고 생각해요."

<가비>는 영화 말미에 한국 최초의 커피숍에 해당하는 덕수궁의 정관헌(靜觀軒)에 대해 말한다. 정관헌이 만들어진 게 일루치와 따냐 등 어떤 인물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암시한다. 커피 마니아로 고종의 커피 이야기 등을 쓴 에세이집 <외로워서 완벽한>도 출간하는 정 감독은  "사랑이 행복해질 수 있는 이유가 두 사람에게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역사와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이라며 "<가비>(개봉 3월 15일)를 통해 영화적 재미를 맛보고 정관헌도 찾아가 보는 등 역사를 다시 읽는 시간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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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1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순제작비가 51원이에요. <<수정하셔야 할듯요.


강우석 감독이 <전설의 주먹>을 연출한다. 상반기 중으로 캐스팅을 완료한 뒤 오는 7월 중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설의 주먹>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만화속세상’에 연재된 지종규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시나리오는 <의형제>로 2010년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정민석 작가가 썼다.


강우석 감독은 “원작 자체보다는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한 것이 맞다”면서 “시나리오를 처음 받아보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그 자리에서 결정할 정도로 첫 느낌이 강렬했다”고 밝혔다. “시나리오가 초고 상태임에도 완성도가 높았고 오랜만에 만나는 가슴 뜨거운 드라마가 될 것 같아 스스로도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전설의 주먹>은 학창시절 ‘전설’로 불렸던 일반일들을 대상으로 매회 2천만원의 상금을 놓고 벌이는 리얼 액션 격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주인공의 가슴 뜨거운 파이팅을 그린다. 그간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리얼 액션 격투 프로그램이라는 흥미진진하고 강렬한 액션과 강우석 감독이 영화에 담아온 ‘소통의 힘’이 어울어진 작품으로 내년 극장가에 선보일 예정이다.


<전설의 주먹>은 강우석 감독의 열아홉 번째 연출작(옴니버스 영화 <맥주가 애인보다 좋은 일곱가지 이유> 제외)이다. <달콤한 신부들>(1988)로 데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 <나는 날마다 일어선다>(1990)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1991) <열아홉 절망 끝에 부르는 하나의 사랑노래>(1991)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어요>(1992) <미스터 맘마>(1992) <투캅스>(1993) <마누라 죽이기>(1994) <투캅스2>(1996) <생과부 위자료청구소송>(1998) <공공의 적>(2002) <실미도>(2003) <공공의 적2>(2005) <한반도>(2006) <강철중:공공의 적 1-1>(2008) <이끼>(2010) <글러브>(2011) 등을 연출했다.


이 가운데 <실미도>는 1108만1000명(이하 한국영화연감 전국 관객 수 기준)이 감상, 한국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5위에 올라 있다. <강철중:공공의 적 1-1>은 430만670명(역대 36위), <공공의 적2>는 391만1356명(〃 43위), <한반도>는 388만308명(〃 44위), <이끼>는 335만3897명(〃 52위), <공공의 적>은 303만438명(〃 67위)이 감상했다. 13일 현재 전국 관객 300만 명 이상인 한국영화 69편 가운데 6편(약 9%)을 연출, 감독 가운데 가장 많다. 이밖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5만5321명·이하 한국영화연감 서울 관객 수 기준), <미스터 맘마>(22만7294명), <투캅스>(86만433명), <마누라 죽이기>(34만4900명) <투캅스2>(63만6047명) 등 흥행작을 선보였다. <전설의 주먹>이 어떤 전설을 낳을는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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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dasd 2012.03.31 0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영화 안보지.. 뻔하고 진부하고 가학적인걸 가미해 억지웃음 강요하고
    별 시덥잖은 억지감동 강요하고

독립영화 <천사의 숨소리>를 내놓은 한지원 감독(29)은 전직이스트리트 댄서'다. 중학생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대회 팝핀·락킹 등의 부문에서 우승만 일곱 번을 차지·한 유명 댄서였다. 영화 현장 경험은 미개봉작 <오디션>(2009)에서 조연 및 안무를 맡은 게 고작이다.


<천사의 숨소리>는 그런 그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다. 그는 각본·연출·주연·제작과 배급도 맡았다. 이 영화는 1일 현재 9.30(네이버) 9.4(다음) 등 상영작 가운데 최고 평점을 얻고 있다. <아티스트> <신과 인간> <자전거 탄 소년> <움> <아멜리에> 등에 이어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6위(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를 달리고 있다.

"스크린이 다섯 개밖에 안 돼요. 입소문이 나면서 관객이 늘고 있어요. 스크린도 추가될 것 같아요. 더 지켜봐야죠."

<천사의 숨소리>는 배우 지망생들의 산전수전을 그렸다. 무명의 아들(한지원)과 이 아들의 유일한 열성팬인 엄마(김영선)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중심을 이룬다. 이를 통해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잊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에 대해 물었다. 상영 내내 웃음과 안타까움을 자아내던 영화는 막바지에 이르러 제목의 의미를 깨닫게 하면서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춤은 12년쯤 췄어요. 육체적·경제적 문제로 그만두고 2005년부터 쇼핑몰 등에 기획서를 내고 지원을 받아 크고 작은 공연을 연출·제작했어요. 이를 계기로 목포 MBC에서 주최한 해양문화축제(2007)에서 '비보이 올스타즈' 무대연출 등을 맡았고,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 영화와 무대를 엮은 키노드라마 <잔향>(2008)을 연출·제작했습니다. 연기 욕심이 나 여느 영화·뮤지컬 오디션을 열 번쯤 봤고 <오디션>에서 조연과 안무를 맡은 뒤 <천사의 숨소리>를 기획했어요."


이때가 2009년 5월이다. 첫 시나리오는 두 달 만에 썼다. 자신과 주위 배우 지망생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픽션을 가미했다. 이후 10개월 동안 시나리오를 보완했다. 6개월 간 투자를 받으러 다녔고,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8개월 동안 촬영 및 후반작업을 했다.

"순제작비가 4000만원이에요.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안 가본 데가 없어요. 경력이 일천하다보니 신뢰성이 떨어져 투자받는 게 정말 힘들었죠. 어느 단계까지 갈 수 있을지 예상할 수 없었지만 모든 걸 엄연한 현실로 받아들였어요. 그리고 최선을 다했어요."


제작 과정 또한 순탄하지 않았다. 예산이 적어 출연·제작진을 구성하는 것부터 힘겨웠다. 2개월여 동안 36회에 걸쳐 이뤄진 촬영도 시간과 경비 문제로 속전속결을 감행해야 했다. 주연 경험이 없고 조감독 수업 한 번 받은 적이 없어 현장에서 주연과 연출, 두 몫을 해내야 하는 게 녹록치 않았다.

"뒤돌아 보면 매일 천국과 지옥을 오간 것 같아요. 믿음과 열정으로 '현장의 기적'을 낳아준 배우·스태프들 덕분에 완성할 수 있었어요. 연기와 연출을 병행하면서 생기는 공백을 메워주신 김홍기 촬영감독님 등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준비하고 있는 다음 작품은 <팝콘>이다. 1998년 IMF로 더욱 어려움을 겪는 지방의 한 3류 스트리트 댄서팀의 우승 도전기를 그린다.

한지원 감독은 "이 영화에서는 연출만 할 계획"이라면서 "우선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훗날에는 대니 보일 같은 감독이 되고 싶고 <소셜 네트워크> <머니볼> 등을 쓴 아론 소킨 같은 작가도 꿈꾼다"고 밝혔다. "다른 작품에서 불러주면 배우도 할 것"이라며 "각본과 연출,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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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영화 <부러진 화살>은 비밀리에 제작됐다. 영화 출연진과 스태프들은 2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때까지 영화 제작에 대해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정지영 감독이 “쉬쉬” 하며 촬영하고 제작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소문나면 영화 못만든다
정지영 감독은 2010년 겨울 서울 도곡동의 한 피트니스 클럽에서 운동을 하는 안성기를 찾아갔다. 정 감독은 피트니스클럽 휴게실에서 안성기를 만나 대본을 건네며 <부러진 화살>에 출연해 달라고 요청했다. 영화 홍보를 전혀 하지 않겠다는 ‘과도한’ 조건까지 달아.

영화 흥행은 입소문이 좌우한다. 캐스팅 과정부터 제작현장까지 일일이 계획을 세워 홍보를 하는 게 상식이다. 성인으로 컴백한 뒤 78편의 장편 극영화를 찍은 안성기가 처음으로 받아본 제안이었다.


정 감독은 비밀 제작에 대해 “법원을 정면으로 비판한, 상식이 통하지 않은 재판의 문제성을 조명한 영화인데 미리 소문이 나면 제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국민배우 안성기의 경우도 아는 사람이 수없이 많은데 출연 사실이 알려지면 ‘왜 굳이 그런 영화를 하느냐’는 등 은근한 압력을 받아 연기하는 데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성기는 출연 소식을 지인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정 감독은 다른 관계자들에게도 영화가 완성돼 공개될 때까지 그 어떤 사안도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로소 처음으로 공개될 때까지 비밀이 유지됐다.


# 투자자도 공개 모집 안 한다
정 감독은 안성기에게 “돈이 없으니 러닝개런티(흥행실적에 따라 출연료 지급)로 같이 해보자”고 부탁했다. 투자자를 공공리에 모집할 수 없어 돈이 없기 때문이었다.

영화계에서 투자자 모집 및 캐스팅은 시나리오 초고가 나오면 시작된다. 수정을 전제로. 그러나 <부러진 화살>은 최종 시나리오가 완성될 때까지 투자를 받기 위해 시나리오를 돌리지 않았다. 소재가 소재인만큼 기간 투자자들이 좋아할 리 없고, 설사 투자를 하기로 했다가 압력을 받고 발을 빼버리면 촬영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안성기는 그날 밤 시나리오를 읽고 다음 날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시나리오 완성도와 메시지가 좋았고, 감독·주연으로 호흡을 맞췄던 <남부군>(1990)과 <하얀 전쟁>(1992)의 인연도 있고 “원활한 제작을 위해 사전 홍보를 일체 하지 않겠다”는 정감독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기 때문이다.


안성기와 함께 실력파인 김형구 촬영감독 등 제작진도 러닝 개런티 조건으로 제작에 합류했다. 이처럼 상업영화에 모든 유명 배우·스태프가 러닝개런티로 참여한 것은 <부러진 화살>이 처음이다.

정 감독은 당장 출연·제작진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됐다. 순 제작비는 5억원에 불과했다. ‘독립영화’로 기획했다가 ‘저예산 상업영화’가 됐다.


# 사법부가 가처분신청을 한다면?
2009년 가을, 정지영 감독은 배우 문성근(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의 전화를 받았다. 문성근은 정 감독에게 르포 <부러진 화살>을 읽어봤는지 묻고,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후 고등법원 판사로 출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정 감독은 곧잘 <부러진 화살>을 읽고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 1년여 동안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결론이 날 때까지 시나리오를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았다. 비밀 제작이다보니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이뤄진 촬영도 쉽지 않았다. 촬영 당시 소재를 문제삼아 장소 제공을 꺼리거나 소문이 날 만한 곳은 아예 섭외하지 않았다. 마치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것처럼 영화를 찍었다.


‘석궁사건’ 재판이 실제로 열렸던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정문은 유사한 곳을 물색한 끝에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찍었다. 서울영상위원회를 통해 공문을 보냈지만 보름 동안 회신조차 받지 못했는데 한 식당에서 우연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상황을 설명한 끝에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법정은 한국종합촬영소 양수리 세트, 교도소 안팎은 익산세트에서 찍었다.


정감독은 제작만 마치면 상영은 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일반적으로 제작정지나 상영정지 가처분 신청은 투자자 보호 원칙에 따라 대부분 기각되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자문 변호사를 통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저작권 침해 등에 따른 금전적 문제는 상영 후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통해 풀 수 있고, 가처분 신청이 홍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게 되면서 근례에는 제기된 사례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거짓말>(2000) 상영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그때 그 사람들>(2004)의 경우 일부 수용됐다. 영화 도입부의 다큐멘터리만 검게 처리한 뒤 상영됐다. <마이웨이>(2010)의 경우 제작정지가처분 신청이 들어왔으나 기각됐다. 영화인들은 “사회성 짙은 영화는 상영정지 가처분 신청이 수용되면 더욱 화제가 되고, 유명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상도 받게 되고, 그렇게 되면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된다”고 설명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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