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은 연극배우 출신 영화배우를 대표한다. 최근 <도둑들>로 ‘1000만 영화’ 주인공 대열에 합류했다. <타짜>의 조연으로 주목받기 시작, 첫 주연작 <즐거운 인생>을 필두로 <추격자> <거북이 달린다> <전우치> <황해> <완득이> 등을 통해 남다른 연기력과 흥행력을 인정받아 왔다. 요즘 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를 찍고 있다.

 

배우의 길은 연기력과 흥행성적에 좌우된다. 김윤석(44)은 연기력은 물론 남다른 흥행성적을 낸 최고의 배우로 손꼽힌다. <즐거운 인생>(2007)으로 126만3835명, <추격자>(2008)로 507만1619명, <거북이 달린다>(2009)로 305만9812명, <전우치>(2009)로 613만6928명, <황해>(2010)로 216만7426명, <완득이>(2011)로 531만502명, <도둑들>로 1112만7671명(8월 19일 현재) 등 이제까지 3413만7793명을 동원했다. 최근 5년 동안 이같은 성적을 거둔 배우는 김윤석이 유일하다.

 

■부산으로 돌아가 라이브 카페 등 운영
살다보면 인생의 전부나 다름없던 것에 회의를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이 개인이 아니라 구조적인 데 있다고, 시간을 유예시킨다고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여겨질 때 용기있는 사람들은 모험을 감행한다. 김윤석이 그랬다. 30대 초반에 배우생활을 접고 부산으로 돌아가 이때부터 5년간 연극·영화와 인연을 맺지 않았다.


김윤석은 “연극이라는 것 자체가 가지는 속성에 대해 회의가 생겼다”고 했다. “공연은 필름으로 남지 않고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회의가 짙게 밀려왔고, 내가 추구하는 것 때문에 부모·형제와 주변 사람들이 받는 고통도 무시하기 힘들더라”고 했다. “한번 생각을 바꾸니까 연기를 하지 않아도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싶어 배우 생활을 접었다”고 털어놨다.

경제적인 문제도 적지 않았다. 연극 한 편 올리는 데 걸리는 기간은 3개월 정도인데 수입은 50만 원에 불과했다. 한 달에 50만 원이 아니라 세 달에 50만 원이어서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무대에서 느끼는 희열로 심신의 고단함을 달래는 데에도 한계가 있었다.

다시 부산에 둥지를 튼 김윤석은 지인의 부탁으로 라이브 재즈카페를 봐주기도 했다. 음악과 술에 취해 살면서 처음에는 좋았다. 사람들에 치이는 것도 참을만 했다. 그런데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었다. 장사를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문제를 떠나 매일 밤 술을 마셔 얼굴은 늘 붉었고 살이 퉁퉁하게 쪘다. 몸도 풍선처럼 부풀었다. 옷 사이즈가 어마어마하게 늘 정도로. 김윤석은 “30대 초반인데 거의 반평생 산 사람의 모습이었고, 청바지 뒷주머니에 현금이 가득 든 지갑을 넣었을 때 뒤태가 가관이었다”며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가차 없이 접었다”고 털어놨다.

 

 

■“배우가 뭐해, 배우는 연기해야 돼”
자신의 꿈을 격려해 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 건 복이다. 부산에 있는 동안 김윤석은 종종 김해가 고향인 송강호의 전화를 받았다. “배우가 연기 안 하고 뭐 하고 있느냐?” “서울로 와서 다시 연기를 하라….”

김윤석은 송강호의 말처럼 다시 연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배우로 생존하면서 생활도 해야 하는, 그 고난한 삶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게 망설여졌다. 낙향할 때보다 더 뜨거운 용기를 필요로 했다. 한 가닥 남아있는 자존심도 걸림돌이었다.


 

자신과의 싸움이 계속 됐다. 현재의 삶에 드리운 빨간불을 목격하는 나날이 계속되면서 달라져야 한다는 절박감에 휩싸였다. ‘네 젊음을 어디에 던지고 싶은가?’

 

대답은 연기였다. 묻고 또 물어도 정녕 하고 싶은 건 연기였다. 다시 한 번 가보자, 미련 없이 달려들어 보자고 마음먹고 새 세기가 시작될 즈음 짐을 쌌다. 친분이 있는 극단 ‘학전’을 찾아가 뮤지컬 <의형제> 등에 출연했다.

                     <범죄의 재구성>(왼쪽)과 <타짜>(오른쪽)의 김윤석.

 

<의형제>는 한국전쟁부터 1970년대 말을 배경으로 쌍둥이 형제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렸다. ‘꼴통’ 역을 맡은 김윤석은 이 작품으로 전윤수·최동훈 감독, 배우 조승우·방주란 등과 남다른 인연을 얻었다. <의형제>를 관람한 전윤수 감독의 <베사메무초>(2001)에 ‘집달관1’로 출연해 영화와 인연을 맺었고 최동훈 감독의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과 빅히트작 <타짜>(2006)에 각각 ‘이 형사’와 ‘아귀’로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의형제>에서 해설자이자 걸인으로 출연한 조승우와 <타짜>에서 호흡을 맞췄고, ‘어머니’ 역을 맡아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방주란과 2002년 결혼해 두 아이를 두고 있다.

 

■평생 갈 길, 거북이 걸음으로 정진

필연은 우연에서 출발한다. 충북 단양이 고향인 김윤석은 1986년 부산 동의대학교 독어독문학과 1학년 2학기 때 연극과 우연히 인연을 맺었다. 민주화 투쟁으로 휴교·휴강이 잇따라 입대를 염두에 뒀던 그는 어느 날 야외에서 극예술동호회 소속 교우 몇 명이 모여 연극 연습을 하는 걸 보고, 그 모습과 열정에 매료됐다. 곧바로 입회,  <색시공> 등에 출연했다.  2학년 때에는 기성 극단 무대에도 뛰어들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등에도 출연했다. 전공 수업은 아랑곳 않고 연극에 몰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혈혈단신으로 상경, 소극장 연극의 메카로 손꼽히는 ‘연우무대’를 찾아갔다. 여느 극단과 달리 연우무대는 단원제가 아니고, 워크숍 공연도 갖지 않아 입단이 불가능했다. 김윤석은 그럼에도 무작장 청소부터 시작했다. 언젠가는 받아주겠거니 하고.

 

이때 같은 처지의 송강호를 만났다. 부산에서 연우무대의 <최선생> 공연을 보고 무작정 상경한 송강호를 만나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 연우무대의 <국물 있사옵니다>(1993)를 필두로 <여성반란> <지젤> <자전거>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 등에 함께 출연했다. 장현성·설경구·황정민·조승우와 함께  극단 학전의 ‘독수리 5형제’로 불리면서 배우와 스태프로 땀을 흘렸다. 대개 그러하듯 포스터를 붙이러 다니고 입장권도 팔았다.

김윤석은 “학전의 김민기 선생님이 멘토”라며 “학전에서 3년간 연기를 하면서 연출부로도 뛰었다”고 했다. “연극은 종합예술이자 노동”이라며 “전방위로 달리고 또 달리면서 완성을 추구하다 보면 정신적·육체적 거품이 빠지면서 진정성을 갖게 되고 그것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근원으로 본다”고 했다.

 

송강호·설경구·황정민·조승우 등이 영화계에서 먼저 인정을 받을 때 ‘조바심이 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바로 그 조바심이 사람을 망치게 한다”고 답했다. “평생을 할 일인데 조금 빠르거나 늦는 게 무슨 대수겠느냐”며 “관건은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온전히 잘 할 수 있느냐 없느냐”라고 했다.

연기력이 힘이다. 인내로 정진. 김윤석이 그랬다. 김윤석이 달린다. 거북이 걸음으로.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사장 안성기)은 제4회 필름게이트 공모전을 갖는다. 필름게이트(일명 映畵門)는 연출·시나리오·촬영 등 제작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단편영화 제작지원 공모전이다. 선정되면 제작비(500만원 한도)를 비롯해 영화진흥위원회의 현물 지원과 국내외 유수 단편영화제 출품지원 및 장편 극영화 기획개발 기회를 제공(우수 작품에 한함)받는다.

 


공모 부분는 단편 영화(20분 이내)로 규격·형식 등에 제한이 없다. 응모하려면 지원신청서를 신영균예술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작성한 뒤 기획안(기획의도·시놉시스·스태프)과 함께 이메일(filmgate@shinyoungkyun.com)로 오는 6월 15일 자정까지 접수하면 된다. 1차 예심 통과자(15~20편)는 7월 9일(월)에 발표한다. 2차 지원자는 시나리오 및 제작 예산서, 포트폴리오를 7월 30일(월) 자정까지 제출해야 한다. 최종 제작지원작(5편 선정)은 8월 24일(금)에 발표한다. 심사결과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홈페이지(www.shinyoungkyun.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 신영균예술문화재단 홈페이지(shinyoungkyun.com)를 참조. (02)2272-2131.

 

○…제3회 서울메트로 국제지하철영화제(Going Underground 2012 Seoul & Berlin)가 서울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서울에서는 오는 9월 6일부터 18일까지, 베를린에서는 9월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지하철’이라는 일상의 공간을 중심으로 모바일과 SNS에서의 자유로운 공유와 소통이 어우러진 90초 이하 초단편영화를 상영한다. 지난해부터 베를린 지하철과 작품 공모와 시상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SESIFF)가 공동 개최한다.

 


주최측은 이에 앞서 오는 6월 30일까지 상영될 영화를 공모한다. 출품은 온라인을 통해 가능하다. 공모대상은 90초 이하 초단편 영화로, 지하철에서 상영되는 만큼 주제나 표현방법에 있어 공개된 장소에서의 상영에 적합한 내용이어야 한다. 대사를 포함해 소리가 배제된 상영이 가능한 작품이어야 한다. 출품규정 및 영화제 진행 관련 내용은 영화제 공모 홈페이지 (www.sesiff.org/metrofilmfest) 에서 안내 받을 수 있다.

영화제 측은 6월말까지 작품 공모가 끝나면, 심사를 거쳐 7월 31일까지 지하철에서 상영할 작품을 선정, 발표한다. 베를린과 공동 상영하는 국제경쟁 부문 20작품과 국내경쟁 부문 6작품 등 총 26작품을 선정한다. 26편은 모두 수상후보가 되며, 최종 수상작은 지하철 이용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온라인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작품 상영은 영화제 기간인 9월 6일~18일까지 서울메트로 지하철 2·3호선 전동차 및 전 역사 내 IPTV, 2호선 종합운동장역 등 지하철 역사 내 공간에서 진행된다. 온라인에서는 서울메트로 국제지하철영화제 전용 홈페이지, 페이스북, 모바일 웹 및 기타 SNS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제12회 서울LGBT영화제 공식 포스터가 공개됐다. 12회를 맞아 재정비한 서울LGBT영화제의 로고 아래로 발랄하게 뻗은 손들은 LGBT를 상징하는 여섯 빛깔 무지개를 상징하며 성소수자들의 축제임을 대변한다. 동시에 여섯 빛깔 무지개는 색깔만큼이나 다양한 영화를 선보일 서울LGBT영화제의 컬러 섹션이다.

이번 영화제는 올해 주목할 만한 이슈를 담고, 서울LGBT영화제가 주목하는 영화가 상영되는 핫핑크 섹션(Hot Pink Section), LGBT를 상징하는 여섯 색깔 무지개에 맞는 장르와 소재를 다룬 신작들이 담긴 레인보우 섹션(Rainbow Section), 어떤 색깔로도 담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는 스페셜 섹션(Special Section) 등이 마련된다. 스페셜섹션에서는 작년 상영된 영화 중 서울LGBT영화제가 강력 추천하는 작품을 상영했던 ‘어게인 퀴어무비’와 더불어 퀴어의 시선으로 바라본 일반 영화를 상영하는 ‘퀴어 아이’ 구성이 추가돼 더욱 다양한 영화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LGBT영화제는 한국 사회의 문화 다양성을 높이고,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성소수자인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들의 삶과 욕망을 조망하기 위하여 2000년에 첫 걸음을 시작한 한국 유일의 퀴어영화제다. 제12회 서울LGBT영화제는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7일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된다.

 

○…제17회 희망 서울 좋은 영화 감상회가는 오는 11월까지 열린다. 희망 서울을 주제로 서울시 각 지역을 찾아가 일반시민은 물론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노인,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 다문화가족 등을 배려한 행사로 진행된다. 국내 최초로 실버영화관을 운영하면서 문화소외계층을 문화주체층으로 끌어올린 사회적 기업 (주)추억을 파는 극장이 주관한다.

▲마음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요, 영화를 만지다! ▲그 시절, 떨리는 마음으로 극장 앞에서 기다리던 당신을 기억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같이 영화 봐요 ▲대한민국을 알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다 ▲문화의 체온이 느껴지나요? 당신을 기다립니다 ▲오늘의 꿈, 내일의 희망, 꿈꾸는 푸른 스크린 ▲여성이 행복해야 서울이 행복하다, 여성을 위한 로맨틱 영화 ▲남성이여 힘을내자! 오늘은 나를 위한 영화 한 편.

이번 영화제 각 부문 상영작 주제이다. 특히 ‘마음으로 보고… ’에서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 상영으로 장애인도 영화를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상영작은 불후의 명작 <사운드 오브 뮤직> <벤허> <빠삐용> <왕과 나> 등과 다문화권 영화 <내 이름은 칸> <리틀 러너> 등,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러브액츄얼리> <킹콩> <로빈훗> <맘마미아> <장화신은 고양이> 등, 추억의 명화 <마부> <맨발의 청춘> 등, <블라인드> <마당을 나온 암탉> <완득이> <댄싱퀀> <언터쳐블> 등 최근 흥행작이다. 이와 함께 야외 상영 일정에서는 미개봉작 시사회도 가질 예정이다.

영화 감상회는 서울 시내 곳곳의 야외 공원, 구민회관, 복지관 등 시민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장소에서 마련된다. 120회 이상 개최된다. 누구든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되며, 누구라도 국내외 명작영화와 미개봉 시사회를 감상할 수 있다. 서울시는 상영정보와 문의 사항 등을 트위터(cinemaseoul)를 통해 소개, 시민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변영주 감독(45)이 질주하고 있다. 새 영화 <화차>(火車)로. 개봉 7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 벌써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발레교습소> 이후 7년 만에. 비장의 카드로 <화차>에 올라탄 변영주 감독의 개선행진곡을 들었다.
 


'선영'(김민희)이 결혼을 앞두고 사라진다.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수의사 '문호'(이선균)는 사촌형인 전직 형사 '종근"(조성하)과 함께 연인 선영을 찾아 나선다. 그런데 선영은 자기가 알고 있는 그 선영이 아니다. 지옥행 불수레 '화차' 같은 존재이다.

이 영화는 '미미 여사'로 불리는 일본의 인기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가 원작이다. 변영주 감독이 각색,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도 했다. 영화적 재미와 함께 신용불량, 파산, 사채, 개인 정보 누출, 1인 가구, 무관심 등 우리 사회의 첨예한 문제를 심도 있게 짚어냈다. <도가니> <완득이> <부러진 화살> 등의 뒤를 잇고 있다.


-원작을 읽은 게 언제인지요.

"2005년 이맘 때예요. 친구인 <발레교습소>의 신혜은 PD와 함께 경주에 갔을 때 읽었어요. 경주는 제 삶의 화두 같은 걸 묻고 풀어보는 소중한 공간이에요. 대학 3학년 때 <안녕하세요 하나님>(감독 배창호)을 본 이후로. 아무튼 서울을 떠나기 전 서점에서 서둘러 두 권의 소설을 샀는데 하나가 가네시로 카즈키의 <레벌루션 NO.3>이고 다른 하나가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예요."

<레벌루션 NO.3>는 <발레교습소>와 관련해 많은 반성을 하게 했다. <이유>는 미유키에 대한 궁금증과 그의 다른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변 감독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무작정 서점으로 달려갔다. 이때 구입한 소설이 <모방범>과 <화차>. 변 감독은 이후 미미 여사의 열혈 팬이 됐다.


-여러 작품 중 <화차>가 가장 욕심이 났나요.

"<화차>는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에요. 피해자가 자신과 유사한 인물을 골라 피해자로 만드는 걸 통해 당대의 사회적 문제를 극대화했죠. 그런데 원작이 영화화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았어요. 주변에서 부정적 의견이 강했죠. 한 유명 제작자께서 저보고 '미쳤냐'는 소리까지 할 정도로."


-그럼에도 왜 <화차>를 택했는지요.

"오기민·신혜은 PD가 미미 여사의 작품 중 영화 판권을 구입한 게 <화차>였어요. 판권은 대개 자국부터 해결하고 외국에 파는데 <화차>가 먼저 풀린 거에요. 판권 샀다는 얘기를 듣고 내게 맡겨 달라고 졸랐죠. 그런 중 시나리오와 연출 제의를 받고 정말 기뻤어요. 동시에 걱정도 적잖았죠. 공간과 시간 문제로. 원작은 1990년대 초를 배경으로 버블경제 붕괴로 인한 일본의 범사회적 이상 징후를 그렸는데 제가 만들어야 할 영화의 시공간은 현재의 서울, 한국이거든요. 시나리오를 쓰면서 왜 다들 반대했는지 알았어요."

-시나리오 작업은 얼마나 했나요.

"3년 넘게 썼어요. 원작의 힘과 정서를 어떻게 바로 지금의 이곳으로 가져오느냐가 관건이었죠. 사건을 의뢰하고 빠지는, 원작에 없는 문호라는 여자의 약혼자 캐릭터를 만들면서 돌파구를 찾았어요. 원작의 주인공은 경시청의 지혜롭고 유능한 형사에요. 그는 사건을 사건으로 추적, 세상의 비정함을 펼쳐내요. 영화는 여자를 사랑하고, 믿고, 그녀가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행복한 삶을 공유했던 남자예요. 제3자가 아니라 피해 당사자인 남자를 이야기의 축으로 놓으면서 바라보는 영화가 아니라 직접 체험하는 영화가 가능했죠. 그리고 형사는 문호의 조력자로 삼았어요. 엘리트가 아니라 남자의 사촌으로, 찌질이 전직 형사, 백수로 설정해 체험의 여지를 더욱 넓힐 수 있게 했어요."


-김민희에 대한 칭찬이 자자합니다.

"민희씨의 경우 즉흥적인 캐스팅이었어요. 선영이 매력적인 인물이지만 분량이 적어 고민하던 중 우연히 민희씨 소속사에서 보내온 달력을 보고 연락을 했죠. 주변에선 '할까?' 했지만 전 확신했고, 실제로 곧바로 확답을 받았어요. 선영이 지문을 지우는 장면은 시나리오에 없었는데 민희씨의 연기력을 믿고 콘티를 짜면서 만들었어요. 상상에 맡기지 않고 직접 보여줘도 관객분들이 그 이상을 읽을 수 있을 거라고 봤거든요."


-투자받는 건 용이했나요.

"아니에요. 시나리오는 좋다고 하면서 들어오지 않아 애를 먹었어요. 이선균·김민희 등이 하겠다고 하는 데에도. 가장 큰 문제가 감독이 저 변영주였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중 20억원 미만의 영화를 만드는 필라멘토픽쳐스가 나서줘 기사회생했어요."

-순 제작비가 20억원 미만인가요.

"18억원이에요. 배우들이 출연료를 깎아줬죠. 흥행이 되면 보전받는 방식으로. 저도 연출료를 낮췄고, 믹싱·편집팀 등도 저렴한 비용으로 해줬어요. 원래 비 오는 장면이 엄청 많았는데 선영이 사라지는 고속도로 휴게소 외에는 다 날렸어요. 그 밖에 운영의 묘를 많이 살렸는데 실패한 적이 많은 감독을 전적으로 믿고 따라준 배우·스태프 덕분에 해낼 수 있었죠."

-촬영은 얼마나 했나요.

"70일 동안 54회 나갔어요. 용산역 외 대부분의 장면을 한 대의 카메라로 찍었어요. 돈이 없어서. 문호가 자동차의 사이드 미러를 발로 차 깨는 장면의 경우 감정 리허설만 열 번 하고 부수기 전에 '컷'을 외쳤죠. 돈도 돈이지만 시간과의 싸움도 힘겨웠어요. 배우·스태프의 스케줄 때문에 70일 이내에 끝내야 했거든요. 그래서 배우들이 감독의 말만 믿고 모니터를 보지 않기도 했어요. 저와 촬영감독과 PD는 매일 시뮬레이션을 통해 여러 대안을 준비해야 했고 ."

막바지 용산역 장면 촬영 때에는 그간 아꼈던 비용을 쏟아 부어 대형 장비 등을 총동원했다. 하지만 전면 통제가 불가능한 현장 상황 때문에 순서대로 찍을 수 없었다. 감정의 흐름을 타야 하는 배우들은 여간 곤혹스럽지 않았지만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해줬다. 덕분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엔딩 장면 고민이 많았겠어요.

"여러 버전이 있었는데 현재 장면을 택했어요. 논리적으로는 아쉽지 않은데 감정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아요."


-원작의 제목을 그대로 썼습니다.

"제목이 60년대 영화 같은 느낌이 들고 뜻도 확 와닿지 않기는 해요. 영어 제목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헬프리스>(Helpless)인데 우리말 제목은 <화차>보다 나은 게 없었어요. 원작이 갖고 있는 미덕을 살리고, 열심히 홍보를 하면 관객분들이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해서 <화차>로 정했어요."

-원작자는 영화를 봤는지요.

"일본어 자막을 단 DVD를 보여드렸는데 굉장히 마음에 드셔 하셨어요. 한국에 돌아온 뒤 미미여사의 메일을 받았는데 세 번째 보고 있다면서 소설을 쓸 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으로 인간관계를 새롭게 조명한 점을 높이 사주셨어요. 초반부터 서스펜스가 넘치고 종국에 가서는 가슴 아픈 사랑을 다룬 영화라고 하시면서. 배우들도 칭찬하시면서…."


변 감독은 <화차>의 선영에 대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 주변의 이웃"이라고 했다. "<화차>를 어떻게 보셨든 보신 게 맞다"면서 "다만 평소에 무심하게 지나쳤던 주변과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되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피력했다.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기원한다"면서. 변 감독은 또 "데뷔 이래 처음으로 연출을 의뢰하는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있다"며 "다음 영화는 내년에 준비해 내후년에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제2회 olleh 스마트폰영화제가 내년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더욱 커진 규모와 알찬 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KT가 주최하고, olleh 스마트폰영화제 집행위원회(위원장 이준익 감독)가 주관한다.

이번 영화제는 제1회 때와 달리 ‘전문’과 ‘일반’ 부문으로 나눠 더 많은 사람이 영화제를 즐기고 수상의 기회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전문 부문은 영화전공자나 전문 영화인들이, 일반 부문은 청소년·주부·직장인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출품작 장르는 드라마·멜로·액션·코미디·다큐멘터리 등 무엇이든 가능하다. 상상과 도전으로 가득한 주제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10분 이내의 단편영화라면 모두 응모할 수 있다. 출품작 접수는 내년 1월 1일부터 2월 12일까지다. 자세한 응모방법은 공식 홈페이지(www.ollehfilmfestival.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상작 및 본선 진출작은 올레스퀘어, 공식 홈페이지, 올레TV, 올레닷컴을 통해 상영된다.

                                  제1회 ollehㆍ롯데 스마트폰 영화제에는 470편이 응모했다. 스마트폰 영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상금이 5천만 원 상당으로 제1회 때보다 두 배로 커졌다. 최고상인 플래티넘스마트상 상금이 2천만 원이며 최신 단말기가 부상으로 주어진다. 특히 단편영화를 장편으로 개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골드스마트상 수상자에게 5백만 원과 최신 단말기, 실버스마트상 수상자에게 3백만 원과 최신 단말기, 브론즈스마트상 수상자에게 1백만원과 최신 단말기를 증정한다. 수상 감독에게는 올레 미디어 스튜디오에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인 스마트폰 영화아카데미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계획이다. 수상작은 3월 19일에 발표한다.

‘빠른 영화, 빠른 상영’. 이번 영화제는 개막작 제작ㆍ상영 방식이 독특하다. 전 세계 여느 영화제에서 시도한 적이 없는 방식이다. 개막일 당일에 만들어 바로 그날에 상영한다. 집행위원회는 개막일 당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전 국민으로부터 받아서 당일 제작 개막식에서 상영할 계획이다. 누구나 쉽게 만들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으며 바로 볼 수 있다는 스마트폰 영화의 장점을 알리고 온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함이다. 이준익 감독이 총괄 기획을 맡아 개막식과 더불어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영화제는 수상작 및 본선 진출작과 세계적으로 화제를 낳은 스마트폰 영화 초청 상영으로 구성된다. 스마트폰 영화제작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국제컨퍼런스도 갖는다. 전세계 네티즌 사이 화제가 된 스마트폰 영화감독들이 참여한다. 이 컨퍼런스 또한 전세계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제1회 olleh·롯데 스마트폰 영화제는 지난 2월에 열렸다. 첫 개최임에도 470편이 출품되는 기염을 토하며 스마트폰 영화제작 열풍을 일으켰다.주부 등 일반인의 참여가 높아 파란을 일으켰다.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바야흐로 영화제작이 특정 영화인만의 것이 아니라 일반화 되었음을 보여주며 스마트폰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현실화 시켰다.

1회 영화제가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면, 2회는 이제 얼마나 잘 찍을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메라로 가장 빨리 만들 수 있는 영화, 그러나 온라인 공개를 통해 전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스마트폰 영화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준익 감독은 집행위원장을 맡아 제1회 ollehㆍ롯데 스마트폰 영화제를 성
                                  공적으로 치렀다. SBS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마트폰 영화 제작 미션을 수행
                                           한 가수 노사연과 탤런트 유인나는 팀원들과 함께 특별상을 수상했다.

제1회에 이어 이준익 감독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스마트폰 영화 <파란만장>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단편부문 황금곰상을 수상한 박찬경 감독 외에 <TV방자전>의 봉만대 감독, <마린보이>의 윤종석 감독,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과 <올드보이>의 정정훈 촬영감독, <완득이>의 조용규 촬영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스마트폰 영화는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는 최고의 장점을 살려 제작비 문제로 영화 찍기를 하지 못했던 수많은 영화학도와 독립영화인들에게 숨통을 트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중이 영화 관람에 그치지 않고 연출·제작에도 참여하면서 영화시장의 파이를 넓히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제 2회 olleh 스마트폰영화제가 대한민국 대표 스마트폰 단편영화 공모전으로서 숨어있는 신인감독을 발굴해 내고, 2천만 스마트폰 시대에 건전한 스마트폰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네마錢쟁⒟스마트폰 영화 시대
배장수 선임기자 cameo@kyunghyang.com


#제 1회 olleh·롯데 스마트폰 영화제
스마트폰 영화 시대가 달아오르고 있다. ‘제1회 olleh·롯데 스마트폰 영화제’가 열리고, 박찬욱·찬경 형제 감독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파란만장>은 제 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유명 감독들이 참여한 ‘iPhone4 Film Festival’이 개최됐다.

제1회 olleh·롯데 스마트폰 영화제는 지난 22일 개막,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롯데시네마 건대입구관 아르떼관에서 공모전 수상작 4편을 매일 오후 8시에 상영한다. 매회 상영마다 아이패드 한 대를 추첨을 통해 증정하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극장 상영 이후에는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홈페이지(www.ollehlottefilm.com)를 비롯해 올레TV, 올레마켓, 롯데백화점 홈페이지 등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롯데시네마·롯데백화점·olleh kt 등 주최측은 이번 영화제를 위해 지난 1월 3일부터 2월 13일까지 출품작을 공모했다. 총 470편이 응모, 기대 이상의 성황을 이뤘다. 영화학과 재학생과 중·고교생, 부부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다. 영국·일본 등 해외에서 촬영한 작품들도 출품됐다. 휴대성이 뛰어난 스마트폰 영화제작의 장점을 보여준다.

출품작 심사는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봉만대·윤종석·임필성·정윤철·정정훈 감독이 맡았다. 예심과 본심을 거쳐 플래티넘 스마트상, 골드 스마트상, 실버 스마트상, 브론즈 스마트상 등 4개 부문 수상작을 뽑았다. 수상작에 부상을 포함 총 2천5백만원의 상금을 안겨줬다.

제1회 olleh·롯데 스마트폰 영화제 수상작. <도둑고양이들> <피조물의 생각> <사랑의 3점슛> <내새끼>(위 사진 외쪽부터 시계방향).


플래티넘스마트상은 민병우 감독의 <도둑고양이들>이 차지했다. 어느날 불쑥 집으로 들어온 한 마리의 도둑 고양이를 통해 이별의 아픔을 그렸다. 골드스마트상은 렌즈구경이 작은 스마트폰의 특성을 살려 벌레의 시점으로 사물을 클로즈업 한 촬영방식이 인상적인 <피조물의 생각>이 수상했다. 권진희 씨가 만삭의 몸으로 남편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실버스마트상은 로맨틱멜로 영화 <사랑의 3점슛>을 감독한 강동헌씨에게 돌아갔다. 브론즈스마트상은 가장 빠르게 진화하는 스마트폰과 가장 느리게 걷는 90세 할머니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 <내새끼>가 받았다.

이와 함께 <초대받지 못한 손님>과 <히어로>가 특별상을 받았다. SBS 방송프로그램 영웅호걸팀에서 출품한 나르샤 감독의 <초대받지 못한 손님>은 스마트폰 영화제를 널리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히어로>는 최연소 출품자인 서울 목운중학교 박진우·태현석(14세) 군의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받았다.

# 제작비 최소 0원, 최고 1억5천만원
제 1회 olleh·롯데 스마트폰 영화제 홍보대행사(메가폰)에 따르면 수상작 네 편의 제작비는 평균 20만원 정도이다. 100만원이 가장 많고, 중학생들의 작품인 <히어로>는 한 푼도 들지 않았다.

박찬욱ㆍ찬경, 형제 감독의 <파란만장>. 스마트폰 영화로 세계 최초로 극장에서 개봉된 데 이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한편 스마트폰 영화 세계 최초의 극장 개봉작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도 석권한 박찬욱·찬경 형제 감독의 <파란만장>은 1억 5천만원이 들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아이폰4 필름 페스티벌에 참여한 감독(김병서·김지용·봉만대·유종석·이현하·이호재·임필성·정윤철·정정훈·조용규·홍원기·홍경표)들은 각각 편당 700만원을 지원받았다. 700만원이 더 들어간 작품이 있는가 하면 지원금보다 적게 쓴 작품도 있다.

이 가운데 <미니와 바이크맨>(감독 정윤철)과 <세로본능>(이호재)은 제 2회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 특별상영 부문에 초청받았다. 영상제 측은 축제 기간 동안 아이폰4 필름 페스티벌에 참여한 감독들을 초청해 ‘모바일 영화제작 컨퍼런스’를 갖고 ‘촬영장비 전시회’도 마련했다.

컨퍼런스에서는 모바일 영화의 제작 및 산업적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했다. 참여 감독들은 제작사례를 발표하고 모바일 영화의 미래와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감독들은 또 기존의 촬영장비를 개조하여 손수 만든 각양각색의 개성 넘치는 아이폰4 촬영장비를 소개했다.


이같은 사례는 일반인의 작품에서도 찾을 수 있다. ‘메가폰’ 측은 “영화제 출품자들이 제출한 제작과정 사진을 보면 아직 스마트폰 영화제작을 위한 전문 촬영장비가 흔치 않은 관계로 일반인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개성이 돋보이는 장비들을 만들어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메가폰 측은 또 “출품작 중에는 ‘무한상상과 도전정신’이라는 영화제 취지에 걸맞게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작품이 많았다”면서 “최근 영화계의 트렌드인 3D 입체영상도 2개의 스마트폰으로 구현해 낸 작품들도 포함돼 있고, 가로가 긴 영화 화면비율의 틀을 깨고 휴대폰 촬영의 특성을 살려 세로가 긴 화면비율로 색다른 재미를 꾀한 작품도 있다”고 소개했다. “덩치가 작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장점을 살려 기존의 카메라로 잡지 못했던 다양한 앵글을 잡아낸 작품 또한 많았다”면서 “시작 단계부터 다양성이 돋보이는 스마트폰 영화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자스민(34). 필리핀 출신 한국인이다. 다문화 여성네트워크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 서울시 공무원, <러브 인 아시아>(KBS1) 등의 방송인이자 ‘천만배우’이기도 하다. 장훈 감독의 <의형제>(541만9450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와 이한 감독의 <완득이>(3일 현재 499만2181명), 두 편으로 천만 명이 넘는 관객과 교감을 나눴다. 재스민의 꽃말은 ‘신의 선물’이다. 이자스민의 ‘온 세상에 재스민 향기를….’


-자스민은 꽃 재스민인지요.

“네, 자스민(Jasmine)은 필리핀에서는 흔한 이름이에요. 필리핀 발음으론 하스민이죠. 남편이 자스민이라고 불렀고, 한국에 귀화할 때 자스민으로 적어 자스민이 됐어요.”

-‘천만배우’가 됐습니다.

“다들 그러세요. ‘단 두 편의 영화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운이 좋았어요.”

-<의형제> 출연 계기는.

“처음에는 이주여성 캐스팅을 도왔어요. 대사도 되고 카메라 울렁증도 없는 베트남 출신 여성을 찾는 게 힘들었죠. 찾다가 찾다가 3개월쯤 지났을 때 감독님이 저보고 하라고 해서 한 거예요.”

<의형제>의 이자스민(오른쪽). 한국인 남편의 폭력에 견디다 못해 집을 나온 그는 돈벌이에 나선 전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와 남파공작원 '지원'(강동원)에게 붙잡혀 호송된다. 그러던 중 한규와 지원에게 부탁, 자신처럼 한국에 시집온 여동생을 만난다. 
 

-<완득이> 출연은.

“<의형제> 제작진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2차에 걸쳐. 처음에는 대사 리딩, 두 번째에는 카메라 테스트도 받았죠. 대사는 엄마가 완득(유아인)에게 쓴 편지 글이었어요. 완득이 또래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완득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젖먹이 아들을 두고 집을 나간 설정이 께름칙했어요. 다문화 가정 엄마들에 대해 편견을 갖게 할까봐. 현실에서는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많거든요.”


이 과정에 곡절이 있었다. 제작진은 원작처럼 17년 안팎을 한국에서 산 베트남 여성을 찾았지만 불가능했다. 동남아로 확대, 자스민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이 감독이 뒤늦게 자스민이 유명인이란 걸 알게 됐다. 분장팀에서 엄마의 10여 년 전 모습으로 공교롭게 자스민의 사진 두 장을 내민 걸 계기로. 이 감독은 자스민의 기존 이미지가 관객들의 감정이입에 방해가 될까봐 최종 선택을 미뤘다.

-그래서 얼마나 걸렸는지요.

“11월에 오디션을 봤고, 연락은 1월 중순에 받았죠. 크랭크인은 2월에 했고. <의형제>는 2월에 개봉했어요. 두 영화 다 두 남자배우(송강호·강동원, 김윤석·유아인)와 했고, 가족의 소중함을 보여주고…. 공통점이 많아요.”

-좋아하는 배우가 있나요.
“한국에서 처음 본 드라마가 <아스팔트 사나이>(1995)에요. 그때부터 이병헌씨 팬이에요.”

-아이들은 누구 팬인지요.

“중학생 아들은 남자배우에게 관심 없고, 초등학생 딸이 유아인을 좋아해요. <성균관 스캔들>을 본 뒤부터. 기념사진 찍게 해줬죠.”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일화는.

“감독님이 촬영 전에 5㎏쯤 빼달라고 하더군요. 못 뺐는데 촬영하면서 빠졌어요. 17년 만에 아들을 찾는 이 엄마는 울 자격이 없어요. 어쨌거나 아들을 버렸으니까. 그렇다고 웃을 수도 없죠. 죄책감이 짙은데 아들이 잘 커준 게 기뻐요. 이런 복합적인 감정을 억누르면서 드러내야 해 연기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완득이>의 이자스민. 갓 젖을 뗀 ‘완득’(유아인)을 두고 집을 나온 그녀는 17년 만에 아들을 찾는다. 아들의 제안으로 장애인 남편(박수영)이 일하는 시골의 5일장을 찾아간 그녀는 완득의 담임(김윤석)이 힘쓴 데 힘입어 다시 가족과 함께 한다.

완득이와 함께 시골의 5일장에서 장애인 남편(박수영)을 만나는 장면도 힘들게 찍었다. 촬영장소가 영월. 실제 남편이 지난해 딸을 구하려다 급류에 휩쓸려 세상을 떠난 곳이었다.

“촬영 1~2주 전에 5일장 장소가 영월이란 걸 알았어요.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고속도로 표지판에 영월이 보이자 눈물이 쏟아졌어요. 완득이와 버스 타고 가다가 차창 바깥을 보는 장면을 찍을 때에도. 강물이 보여. 3~4초밖에 안 되는 장면인데 눈물이 나서, 눈이 부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느라 오래 걸렸죠. 숙소 창문을 열면 강물이 보여 3박4일간 창문을 열지 않았어요….”



이자스민은 이른바 ‘엄친 딸’이다. 미스 필리핀 지역대회에서 3위에 입상한 미인이고, 필리핀 명문사립 의대 재학생이었다. 3학년 때(1995년) 한국인 항해사와 결혼했다. 양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졸업할 때까지 필리핀에서 살 계획이었는데 그해 시부모님께 인사 드리러 왔다가 한국 국적을 취득, 지금까지 한국에서 살고 있다.


-<러브 인 아시아>에 고정패널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영상 번역을 맡았어요. 2007년 4월 둘째 주에 4대가 함께 사는 저희 집 이야기가 방송됐고, 그해 ‘가정의 달’ 특집 때부터 지금까지 패널로 참여하고 있죠.”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입니다.

“<러브 인 아시아> 출연진과 계모임을 하다가 2008년 12월에 결성했어요. 사회봉사 활동을 하자고. ‘한국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뭐냐?’는 물음에 눈물·땀이 가장 많았던 걸 감안, 이름을 ‘물방울나눔회’로 했죠. 물방울이 모여 강물이 되고 바위도 뚫을 수 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어요.”

이자스민은 지난 7월 서울시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팜튀퀸화ㆍ김홍ㆍ촐롱체첵 등과 함께. 1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이자스민은 글로벌센터 외국인생활지원과에서 홍보팀장을 맡고 있다. 그는 “내가 잘 해야 친구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생긴다는 점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자스민은 지난 7월 서울시 글로벌센터 외국인생활지원과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팜튀퀸화·김홍·촐롱체첵 등과 함께. 17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이자스민은 센터네트워크 홍보팀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념 릴레이 강연에서 ‘다문화가 한국의 힘’이라는 주제로 연단에 서기도 했다. 외국인 출신 가운데 유일하게. 요즘 공무원·교사·주부 대상 전문강사로 각광받고 있다.
이자스민은 “이주 노동자, 다문화가정 주부 가운데 능력있는 분들이 많다”면서 “이 분들이 뜻을 펼 수 있도록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재스민은 밤에 향기를 발한다. 맑고 밝은 이자스민의 활약이 기대된다.

 

필리핀에는 중학교 과정이 없다. 초등학교 6년, 고등학교 4년을 거쳐 대학에 간다. 딸을 선호, 여성이 많다. 이들은 일찍 결혼하고, 상대방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 이자스민의 부모님은 열 살 차이, 자스민과 남편은 열두 살 차이 띠동갑이었다. 자스민은 “한국에 왔을 때 열여덟 살 아줌마여서 친구가 없었다”며 “이주여성의 친구가 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

김윤석(43)은 ‘타짜’다. 연기 및 흥행에서. <완득이> <황해> <전우치> <거북이 달린다> <즐거운 인생> <추격자> <천하장사 마돈나> <타짜> 등에서 영화적 캐릭터를 현실적 인물로 체화, 관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윤석이 달린다’.

<완득이>가 달리고 있다. 26일 현재 464만2289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이 감상, 한국영화 역대 흥행 톱100에서 33위에 올라 있다. 톱100 작품은 <타짜>(684만7777명·14위) <전우치>(605만913명·20위) <추격자>(507만1619명·28위) <거북이 달린다>(301만1993명·67위) 등과 함께 다섯 편. 이 가운데 <완득이>와 <거북이 달린다>는 김윤석의, 김윤석에 의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완득이>는 역대 10월 개봉작 중 1위, <거북이 달린다>는 역대 6월 개봉작 가운데 <신라의 달밤> <강철중:공공의 적 1-1> <포화속으로> <장화, 홍련> 등에 이어 5위에 올라 있다.

-출연작 정할 때 흥행성도 염두에 두는지요.

“영화는 우리 삶을 다뤄요. ‘생존’과 ‘생활’을 그린 두 부류로 나뉘죠. 생존이든 생활이든, 이야기의 타당성, 땅에 발 붙이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인지가 중요해요. 등장인물의 몸에 피가 흐르는지, 그게 관객의 보편적 감성·정서를 건드리면 흥행이 된다고 봐요.”

-<완득이>에서 그것은 뭔가요.
“가장 온전한 사람관계는 부모와 자식 사이죠. ‘완득’(유아인)이는 17년 만에 엄마가 있고, 필리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돼요. 이 대목에 전율이 일었어요. 피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 완득이는 과연 어떻게 맞딱뜨려 나갈까? 이때 완득이 담임 ‘동주’(김윤석)는 완득이와 ‘엄마’(이자스민)를 보조하는 존재, 안내자예요. 이 점을 잘 소화하면 된다고 봤어요.”

-<거북이 달린다>에서는.
“수면 위로 드러난 건 형사(김윤석)가 탈주범(정경호)을 잡는 거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딸(김지나)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 실추된 아버지·가장의 위상을 되찾는 거예요. 저간에 깔려 있지만 놀아볼 수 있는 판이었죠. 레드카펫이냐 거적대기길이냐,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절실하게 지켜내야 하는 걸 공감가게 풀어내는 거예요. 드라마와 코미디의 접점, 바람도 막아주고 습도도 조절해주는 창호지(문풍지) 같은 코미디 드라마를 추구했어요.”

-얼마나 예상했는지요.

“이제까지 예상 관객을 구체적으로 밝힌 적이 없어요. 편집본을 보고 70점 정도면 어필하겠다는 느낌을 받죠. <완득이>는 그 이상이었어요. 모니터 시사 점수는 굉장히 좋았고. 흥행에서 중요한 점은 감동과 그것을 끌어내는 구체적인 드라마예요. <완득이>는 살아있는 코미디, 웃기면서 공감을 끌어내는 실질적·구체적 드라마가 영화를 끌고 가요.”

-대본 리딩을 많이 했다고 들었습니다.
“신(scene)에 맞춰 그룹별 리딩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죠. 이 과정을 통해 리얼하게, 담백하게, 다큐에 가깝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톤을 찾아내고 통일시키자고 했어요. 대사를 바꾸기도 하고, 언제 어떻게 치고 나오고 어떻게 받아주고, 의논하면서 연습을 거듭했어요. 애드리브가 아닌가 하는 대사들도 사실은 다 사전에 연습한 거에요.”

김윤석은 부산의 동의대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송강호·오달수 등과 함께 부산 연극배우 출신 영화배우를 대표한다. 뮤지컬 <의형제>에서 함께한 배우 방주란과 2002년에 결혼, 두 아이(10·7살)를 두었다.


-강호씨와 부산에서도 함께 했나요.

“서울에서 만났어요. ‘연우무대’의 <국물 있사옵니다>(1993)에서. <여성반란> <지젤> <자전거>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도 함께 했죠. ‘학전’의 김민기 선생님이 멘토예요. 연기하면서 연출부였어요. 연극은 종합예술이죠. 노동이고. 전방위로 달리고 또 달리면서 완성을 추구하다 보면 정신적·육체적 거품이 빠지지요. 진정성을 갖게 돼요. 그것이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근원이라고 생각해요. 연극밖에 모르는 저를 인정해준 부모님, 가족의 사랑 덕분에 외롭지 않았고 의지를 잃지 않을 수 있었죠.”

-영화계에서 동료들이 먼저 뛸 때 조바심이 나지 않았는지.

“바로 그 조바심이 사람을 망치죠. 관건은 내가 카메라 앞에서 온전히 잘 할 수 있느냐 없느냐예요. 조바심을 낸다고 될 일이 아니죠. 평생을 할 일인데 조금 빠르거나 늦게 시작하는 것이 뭔 대수겠습니까.”

휴대폰, 담배…. 김윤석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떠오른 두 가지다. 그의 휴대폰 앞자리 번호는 016이다. 그는 “처음부터 016이었다”고 했다. 2G 서비스가 조만간 종료된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바꿔야 한다는 말에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딸과 약속한 것 중에 지키지 않은 게 있는냐는 물음에 “담배요, 끊어야 하는데….”라며 멋쩍어 했다.

“우리 감독들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전체를 보는 시야도 갖춰야 하고. 솔직히 자신 없습니다. 무엇보다 감독은 하고 싶은, 만들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해요. 연기든 연출이든, 중요한 건 기본에 충실하고 정면 돌파하는 거에요. 기본에서 삐끗하면 전체적으로 무너지는 건 순간이죠.”

-닮고 싶었던 배우는 누구였나요.

“예전과 달리 요즘은 우리 배우들이 더 흥미로워요. 특히 젊은 배우들에게 더 눈길이 가요. 나를 움직이게 해요. 정유미·심은경·유아인, 갱년기인가? 하하하….”

김윤석은 요즘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을 찍고 있다. 김혜수·이정재·전지현·김해숙·오달수 등과 함께. 김윤석은 “영화상의 생존과 생활은 곧 배우들의 삶”이라고 했다. “물든 물리든,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걸로 끝나선 안 된다”며 “한계점 이상의 끈기를 갖고 연기 아닌 연기로 생존과 생활을 보여줘야 하는 살얼음판”이라고 했다. “배우의 길은 그래서 힘들지만 그게 또한 달리고 싶은 매력”이라며 기지개를 켰다.

Posted by 배장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