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곤 감독(40)이 ‘가을영화’ <오직 그대만>을 오는 20일 내놓는다. 최근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을 장식한 정통 멜로영화다. <소풍> <꽃섬> <거미숲> <깃> <마법사들> <시간의 춤> 등 영화미학을 추구한 전작들과 달리 관객과의 폭넓은 소통에 역점을 둔 작품이다. ‘시네아스트’로 손꼽히는 송일곤 감독의 이같은 선회는 서정주 시인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돌아와/ 인제는 거울 앞에서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를 떠올리게 한다. 송일곤 감독의 ‘오지 그대만’.

생수를 배달하고 주차관리도 하는 남자, 텔레마케터인 여자. 남자는 권투선수였고, 여자는 조각을 전공했다. 남자는 마음의 상처가 깊고, 여자는 시력을 잃고 있다. <오직 그대만>은 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사랑스러운, 새로운, 사랑영화다. 두 주인공의 캐릭터, 사랑의 도식성, 멜로영화의 통속성 등을 새롭게 구축한 ‘송일곤표 멜로영화’ 수작이지만 100% 핸드헬드, 원 싱글 테이크 등을 구사한 작가주의 경향의 전작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영화관이 바뀐 건지요.
“돌이켜보면 지난 10여년 간 내가 꿈꿔 왔던 영화를 만들었어요. 영화적 미학을 구현하기 위해 나름 치열하게 고민하고 다듬었죠. <오직 그대만>도 다르지 않습니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그 변화는 내용에 따른 거예요. 스타일은 이야기 전달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거든요. 스타 시스템, 와이드 릴리즈 등이 전작들과 다른 점이라고 봐요.”

-상업영화 연출 계기는.

“사실 상업영화와 비상업영화의 구분은 어려워요. 사이즈가 적든 크든 영화는 다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만들 거든요. 상업적이라는 점은 두 배우 때문이라고 봐요. 와이드 릴리즈도 그렇고. 내용은 운명의 비밀을 다룬 전작들과 그리 다르지 않아요. 중요한 점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관객과 나누는 거죠. 가장 중요한 화두는 관객과의 소통이에요.”

-소통의 벽을 절실히 느낀 작품은….

“일례로 다큐멘터리 <시간의 춤>(2009)은 쿠바 한인들의 삶을 다뤘어요. 100여 년 전 역사의 물결에 휩쓸려 쿠바에 흘러들어간 한국인들의 과거와 현재의 가슴 뭉클한 삶의 자취를 낭만적인 춤·음악과 함께 담았어요. 그런데 시사회에 10여 매체밖에 오지 않았어요. 내레이션을 맡은 이하나·장현성씨 등 모두가 낙담했죠. 가치있는 작품이라는 우리들 생각과 달리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 거죠. 본 사람들은 좋아했지만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과 통로가 없는 상황이다보니 영화는 무엇이고 왜 만드는 건지 만감이 교차했어요.”

-그래서 멜로영화를 선택했나요.

“따뜻한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관객을 위한, 저를 위하기도 한. 목숨까지 바쳐 사랑하고, 끝까지 기다리고…. 이런 진실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가장 소중한 가치를 관객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어요. 1950~60년대의 구시대적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만 복고적 러브스토리는 요즘도, 앞으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소재는 어디서 찾았나요.
“찰리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1989)와 장현성씨가 들려준 미공연 연극 <민기씨 이야기>가 모태에요. <시티 라이트>는 남자가 시각장애 여성을 사랑하고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이야기를, <민기씨 이야기>는 거대한 도시 속의 한 평도 안 되는 주차박스라는 좁은 공간에서 시작된 사랑을 통해 치유받고 구원받는 두 남녀의 사랑을 그렸어요.”

-완성하는 데 얼마나 걸렸나요.

“시나리오 작업에만 2년 넘게 걸렸어요. 초고는 빨리 썼어요. 한 일주일 만에 썼는데 이후 지난한 수정과정을 거쳤어요. 초고를 소지섭씨에게 보냈는데 지섭씨가 TV드라마 <로드 넘버원>을 먼저 했죠. 드라마를 끝낸 뒤 영화를 고르다가 예전 대본을 다시 보고 3일 만에 하겠다고 했고. 촬영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50회를 했어요. 이후 후반작업을 했고.”


-어떤 점에 역점을 뒀나요.
“두 캐릭터의 진심이, 사랑이 잘 전달되도록 하는 거였어요. 소지섭·한효주씨가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는 배우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영화여서 두 배우의 감성이 어우러지도록 하는 데 가장 중점을 뒀어요. 클로즈업을 많이 사용했고, 멜로영화로서 적지 않은 1400여 커트로 구성했어요. 덕분에 영화의 호흡이 빨라졌죠. 행복한 작업이었어요. 격투기·자동차 사고 장면 등등으로 예산의 제약이 따랐지만 감독을 믿고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해준 두 배우와 출연·제작진 덕분에 잘 극복했어요. 모든 분들에게 진정으로 감사드려요.”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는데요.

“데뷔한 지는 오래 됐지만 아직 젊고 경력도 일천한데 큰 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게 돼 더없는 영광이었죠. 부담도 됐고. 영화제 개막작에 대한 흥행 징크스를 깨 영화제 분들에게도 보답하고 싶습니다. 선뜻 투자해준 분들은 물론이고요.”


송일곤 감독에게 ‘오직 그대만’은 영화이자 관객이다. 학창시절 할리우드 영화에 열광했고, 폴란드 유학시절 유럽영화에 심취했고, <소풍>(1999)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후 10여 년 간 영화미학을 추구했던 송 감독은 <오직 그대만>을 내놓으면서 “멀리 여행을 떠났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새로운 출발선에 선 느낌”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관객 여러분과 자주 만나 교감을 나누고 싶다”고 기원했다. “<오직 그대만>을 계기로 극장에서 많은 관객이 울고 웃고 즐거워하는 영화를 자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송일곤 감독은 고3 때 문학과 영화에 더욱 심취했다.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뒤
                                  폴란드 우쯔 국립영화학교에서 4년여 영화연출을 공부했다. 송 감독은 “재학생 때 35㎜
                                  필름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문승욱 감독의 말을 듣고 12일 만에 짐을 쌌다”면서 “당
                                  시 폴란드 말로 ‘안녕하세요’도 모른 채 떠났다”고 털어놨다. 써놓은 대본이 많고 구상중
                                  인 작품도 많다는 그는 예나 다름없이 영화청년으로 살고 있다.


칸 경쟁부문 첫 본상수상 송일곤감독 '소풍' 
[경향신문]|1999-05-26|29면 |45판 |문화 |기획,연재 |1442자

송일곤 감독(28.사진)이 우리영화 사상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본상을 받았다.「소풍」(35㎜.14분.컬러)으로 단편영화 경쟁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 우리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 영화를 찍으면서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과 고국에 계신 부모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특히 부모님께서 영화를 하는 아들을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소풍」은 IMF체제 아래 허덕이는 요즘 우리사회의 슬픈 초상화이다. 실직당한 한 가장이 부인과 5세된 아들을 데리고 동반자살하는 과정을 사실적 기법에 담았다. 송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도 맡았다.
IMF로 실직한 가장. 바닷가 소나무숲에 승용차를 세운 남편은 자동차 배기가스를 차안으로 끌어들인다. 엄마는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바다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은 소풍온 기분으로 엄마를 따라나선다. 마지막 순간에 아내는 아들만은 살리려고 하지만 수면제 기운을 이기지 못해 아들을 안은채 해변에 쓰러진다.
해변 장면에서 구름 사이로 내리비치는 햇살을 포착한 장면이 압권. 질 자콥 집행위원장을 비롯한 5명의 심사위원들은 심사위원상 수상작으로 「소풍」을 만장일치로 택하면서 『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고 단편의 특징인 압축의 묘미를 잘 살렸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송감독은 『 언젠가 신문에 조그맣게 실렸던 한 젊은 사업가의 가족동반 자살사건을 재구성했다』며 『 그 기사를 읽었을 때 느꼈던 소름끼치는 폭력성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고 제작동기를 밝혔다. 『 폭력과 희생의 상반관계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그는 『 동반자살이 갖고 있는 폭력성과 그것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의 아픔, 그리고 폭력이 전개되어가는 과정을 감정을 절제한 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초까지 5개월 동안 제작했다. 제작비는 2천만원. 영화진흥공사 지원금 3백만원에 자비와 친지들의 도움을 얻어 완성했다. 폴란드에서 먼저 비디오로 작업했고 한국에서 다시 필름으로 찍었다.

송감독은 지난해 데이콤 국제전화 CF의 주인공. 94년 서울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뒤 95년 폴란드로 유학, 우츠 국립영화학교에서 연출을 공부하고 있다. 4학년에 재학중이며 오는 10월 졸업할 예정이다. 지난 93년부터 단편영화 제작을 해왔다.

데뷔작은 「벽」. 이후 「오펠리아 오디션」 「광대들의 꿈」 「가족이야기」 「물고기」 등을 발표했고 97년 「간과 감자」로 국내외 단편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제4회 서울 단편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과 관객상을 받았고, 폴란드 토룬국제영화제와 이탈리아 시네나영화제 등에서 각각 최우수작품상과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올해 제36회 대종상영화제에서 「햇빛 자르는 아이」의 김진한 감독과 함께 공로상을 받았다. 졸업작품으로 다큐멘터리를 내놓을 예정이고 장편 데뷔작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
배장수기자 cameo@kyunghyang.com 


국내장편 '꽃섬' 베니스영화제 감동의 시사회
[경향신문]|2001-09-07|28면 |45판 |문화 |기획,연재 |1554자

베니스(이탈리아)/배장수 기자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의 하나인 '현재의 영화'에 초청받은 '꽃섬'(감독 송일곤.제작 씨엔필름)이 5일 공식 시사회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영화제 메인 극장 '살레 그랑데'에서 있은 시사회 관객은 500여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꽃섬'은 각기 다른 상처를 지닌 10.20.30대 여자의 여행을 그린 로드무비. 세 여자가 고행 끝에 평화와 안식을 찾는 과정을 영상화했다. '소풍'으로 지난 1999년 제5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송일곤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제작비는 4억2천만원. 4대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필름을 35㎜로 바꾸는 키네코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레이저 방식의 키네코 작업으로 완성된 영상은 35㎜ 필름에 뒤지지 않았다.
'지루한 화면 전개와 과도한 슬픔의 묘사가 관객을 힘들게 하지만 베니스에서 본 여성영화 중 가장 힘이 있고 강하다' '불친절한 상징과 롱테이크가 흠이지만 감정을 끌어내는 솜씨는 인정한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예상과 달리 시사회 반응은 좋았고 더러 눈물을 찍어내는 관람객도 있었다. 20대 오페라 가수 유진(임유진)의 독백, 가출한 10대 혜나(김혜나)의 화장실 출산, 30대 옥남(서주희)의 매춘에 이르는 초반 30분 이후에 극장을 떠나는 관객은 눈에 띄지 않았다.
송감독은 "첫 장편이지만 장편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며 "다큐멘터리 방식인 관찰자 시점으로 세 여자의 여정을 추적했다"고 말했다. 송감독은 "시나리오는 얼개만 짜놓고 현장에서 살을 붙이는 방식을 택했고, 필름량에 제약을 받지 않는 디지털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밝혔다. 송감독은 또 "10.20.30대 세 여자로 설정돼 있지만 사실 한 여자의 삶을 쪼개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남성중심 사회를 여성의 시점으로 조명한, 여성영화"라고 강조했다. "단편과 장편 모두 상처받은 인물을 다룬 것은 그들의 아픔을 치유해 주고 위로해주고 희망을 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 출연이 처음인 세 여배우는 "동상에 걸리고 탈진하는 등 촬영과정이 매번 끔찍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장면을 찍을 때 그 장면의 앞뒤 장면을 포함해 리허설을 하고 한 장면을 54번이나 찍은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마음.몸.돈고생 등 3고(苦)에 시달렸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니 흐뭇하고 뿌듯하다"고 울먹였다.
프랑스측 프로듀서인 만델라 프로덕션의 프란체스카 페더의 답변은 유럽에서 송감독의 명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했다. 페더는 "유럽의 많은 영화인들이 송감독과의 작업을 원했는데 제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며 "송감독은 아시아의 재능있는 감독이 아니라 세계적인 감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유럽의 관객이 구분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는 "중요한 것은 테마와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이며 '꽃섬'은 하나의 모범답안"이라고 말했다.
'꽃섬'은 국내에서 11월 중 개봉될 예정이다. 세계 배급은 제작 초기에 프랑스 카날플러스의 계열사인 '와일드 번치'가 맡았다. 송감독이 장편 데뷔작으로 '올해의 사자상'을 거머쥘지 주목된다. cameo@kyunghyang.com

매거진X / 마법사들 - 디지털로 찍은 '원 쇼트' 무비
[경향신문]|2006-03-31|M8면 |45판 |문화 |뉴스 |1578자
영화 한 편은 수백∼수천개의 쇼트(shot)로 이뤄진다. 쇼트는 영화의 기본 단위. 이를테면 소설의 문장에 해당된다. 한 편의 영화는 각 쇼트로 이뤄진 신(scene), 신과 신이 연결된 시퀀스(sequence), 여러 시퀀스로 구성된다.
'마법사들'은 원 쇼트(one shot) 영화다. 디지털 카메라로 96분 분량을 한 개의 쇼트로 찍었다. 이야기의 장소, 시간, 시점 등이 바뀌는 데 따라 구분해서 촬영하지 않고, 각 인물의 언행을 관찰자 시점으로 이어 찍었다. 이같은 형식의 영화는 '로프'(감독 앨프리드 히치콕), '러시아의 방주'(알렉산더 소쿠로프) 등 몇 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마법사들'의 독특한 형식미, 송일곤 감독의 실험정신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화의 내용과 구성은 단순하다. 예전에 함께 인디 밴드 활동을 했던 네 남녀의 우정과 사랑, 좌절과 새출발을 그렸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연극적으로 재구성한 영상에 담았다.
한 여자가 황량한 숲을 지나 외딴 산장을 찾는다. 재성(정웅인)과 명수(장현성)가 술을 마시며 떠드는 사이로 여자가 요정처럼 자유로이 오간다. 여자는 지은(이승비). 재성의 애인이자 '마법사'란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 3년 전에 자살했다. 하영(강경헌)과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하영은 마법사 밴드의 보컬, 재성은 드러머, 명수는 베이시스트였다. 지은이 자살한 뒤 밴드는 해체됐다. 재성.명수.하영이 모인 건 지은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다. 재성은 지은을 잊지 못하고 있으며, 명수는 하영을 사랑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재성.명수.하영, 그리고 3년 만에 환속하면서 입산 당시 산장에 맡겨둔 스노 보드를 찾으러 온 스님(김학선)의 언행에서 드러난다. 이들이 산장의 1.2층이나 야외의 숲으로 등.퇴장하면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 펼쳐진다. 조명.의상.소품 등이 달라진 뒤 등장인물 사이에 얽힌 과거와 현재의 각기 다른 사연이 소개되는 것이다. 하모니카로 연주되는 후고 디아즈의 독특한 탱고음악이 제각각의 시공간을 이어준다.
다소 제자리를 맴도는 이야기는 재성과 명수가 숲에서 대화를 나누는 대목에서 빛을 발한다. 사랑타령의 정점을 이룬다. 재성과 명수는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기억하는 것은 모두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스님이 관객으로 참여하는, 마법사 밴드의 콘서트 실황을 통해 '1,000개의 불안을 헤치고 하나의 희망'을 되찾는 청춘의 감흥을 맛보게 해준다.
세 남녀와 스님은 닮은꼴이다. 이들은 꿈(음악과 스노 보드)을 되찾아 새출발을 시도한다. 스님이 3년 만에 풀었다는 '자네 바루를 잘 씻게'라는 화두는 세 남녀는 물론 관객에게 던지는 것이기도 하다.
다섯 배우의 연기력과 송감독의 연출력이 조화를 이뤘다. 드림컴스.마법사필름.전주국제영화제가 공동 제작했다. 지난해 전주영화제 '디지털 3인3색'의 한 작품으로 당시에는 30분 분량만 소개됐다. 지난해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등에 초청받았고 영화진흥위원회의 마케팅 지원작으로 선정됐다. 필름으로 전환하지 않고 경기 분당의 CGV 중앙네트워크 센터에서 CGV 인디영화관(강변.상암.인천.서면)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상영된다. 배장수 기자cameo@kyunghyang.com

  
'마법사들'로 주목 송일곤 감독-3일동안 '원 쇼트 무비'로 촬영
[경향신문]|2006-04-05|22면 |45판 |문화 |인터뷰 |1559자

송일곤
감독(사진)이 '마법사들'로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 주말 CGV 인디영화관(강변.상암.인천.서면)에서 개봉한 이후 벌써 2∼4번 본 관객이 있는가 하면 도쿄 필름엑스 영화제 경쟁부문을 통해 이 영화를 접한 일본 여성 관객들이 개봉에 맞춰 내한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올 가을에 개봉할 예정입니다. 배급사에선 '엽기적인 그녀'보다 스크린이 더 많을 거라더군요."
'마법사들'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원 쇼트 무비'(One shot Movie). 네 남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96분을 디지털 카메라로 하나의 쇼트로 찍었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지원작 '디지털 3인3색'의 한편으로 완성했다.
"영화는 시간과 공간 조각이 가능하죠. 디지털은 필름과 달리 롱 테이크(길게 찍기)가 무한대로 가능하고요. 이런 영화.디지털의 특성을 살려보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전주영화제에 맞춰 30분 분량의 단편으로 기획했다. 대본연습 때 배우들(정웅인.장현성.이승비.강경헌.김학선)의 기량을 보고 욕심이 났다. '드림컴스'를 통해 제작비 추가분을 확보, 장편으로 완성했다. 전주영화제에는 이 가운데 30분 분량만 소개했다.
영화를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3주. 중단 없이 한번에 찍어야 하는 만큼 18일 동안 사전작업에 만전을 기했다. 산장 1.2층과 주변 숲을 극중 공간으로 꾸민 뒤 필요한 조명과 마이크, 상황 점검용 소형 카메라 등을 곳곳에 숨겨놓았다. 배우들은 몸에 무선 마이크를 숨기고 연기했다. 약속한 동선과 시간에 맞춰 신(scene).시퀀스(sequence) 별로 무수히 연습했다. 본 촬영은 3일간 5회를 했다. 약 35㎏의 장비를 몸에 장착한 촬영감독(박영준)과 배우들의 컨디션을 감안, 하루에 2회만 찍었다. 개봉된 영화는 5회째 찍은 작품이다.
"연극의 경우 중간에 문제가 있다고 중단하지 않잖아요. 마찬가지로 소품.조명.소리 등에 문제가 발생해도, 허리가 아프고, 화장실에 가고 싶고, 콧물이 나오고, 레몬을 썰다가 손가락을 베어 피가 나도 중단하지 않고 끝까지 찍은 뒤 다음 촬영 때 보완했어요."
인디 밴드 '마법사들'의 네 멤버 외 스님(김학선)을 등장시킨 건 12월31일 밤 산장에서의 공연을 지켜봐 주는 관객이 필요했기 때문. 송감독은 "스님 역시 네 남녀와 마찬가지로 사랑에 상처받은 인물"이라며 "이들은 아픔을 공유하고 서로를 치유해 준다"고 설명했다. 스님이 풀었다는 '자네 바루를 잘 씻게'라는 화두는 화두집에 실린 1,000개 가운데 고른 것으로 재성(정웅인)의 말처럼 '꿋꿋이 잘 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화는 3,000가지 요소들이 맞아야 해요. 배우.스태프들 덕분에 기존 영화와 다른 작품을 재미있게 완성할 수 있었어요. 아쉬운 점이 많지만 성취감이 남달라요."
송감독의 바람은 최대 5만명 정도가 관람하는 것. 송감독은 "관객 반응을 감안해 필름으로 전환한 영화를 일반 극장에서도 상영할 예정"이라며 "한국 독립영화도 성공하는 선례를 남겼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다음 작품은 한 여자의 20년에 걸친 사랑의 역사를 그리는 멜로영화로 현재 마지막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 글 배장수.사진 김영민 기자cameo@kyunghyang.com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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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오직 그대만>이 오는 20일 제작보고회를 갖는다. 오직 한 사람만 기억하는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 제작과정을 공개한다.

<오직 그대만>은 전직 권투선수 ‘철민’과 사고로 시력을 잃어가는 ‘정화’가 만나 함께하는 운명적인 사랑을 다뤘다. 철민은 소지섭, 정화는 한효주가 맡았다. 소지섭은 권투선수의 강한 남성미와 목숨을 건 순애보를, 한효주는 시각장애인 역을 처음으로 맡아 청순한 성숙미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단편 <소풍>으로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본상(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송일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직 그대만>


올 가을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할 멜로영화로 손꼽히는 이 영화는 특히 오는 10월 6일 문을 여는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더욱 기대를 낳고 있다. 제 1회(1996)부터 15회까지 부산국제영화제 서막을 장식한 작품들은 극장가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을까?

<비밀과 거짓말> <차이니즈 박스> <고요> <박하사탕> <레슬러> <흑수선> <해안선> <도플갱어> <2046> <쓰리 타임즈> <가을로> <집결호> <스탈린의 선물> <굿모닝 프레지던트> <산사나무 아래>. 제 1회(1996)부터 15회까지 개막작이다.




한국영화가 가장 많다. <박하사탕>(감독 이창동) <흑수선>(감독 배창호) <해안선>(감독 김기덕) <가을로>(감독 김대승) <굿모닝 프레지던트>(감독 장진) 등 5편이다.

이밖에 마이크 리 감독의 <비밀과 거짓말>은 프랑스·영국 합작, 웨인 왕 감독의 <차이니즈 박스>는 프랑스·일본·미국 합작,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고요>는 타지키스탄·이란·프랑스 합작, 부다뎁 다스굽타 감독의 <레슬러>는 인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도플갱어>는 일본영화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쓰리 타임즈>는 대만, 펑 샤오강 감독의 <집결호>는 중국·홍콩·한국, 루스템 압드라쉐프 감독의 <스탈린의 선물>은 카자흐스탄·러시아·폴란드·이스라엘 합작, 왕자웨이 감독의 <2046>은 홍콩, 장이머우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는 중국영화다.

1~5회 개막작 흥행성적(이하 서울 관객 수·한국영화연감 기준)은 다음과 같다. <비밀과 거짓말>(4만5334명) <차이니즈 박스>(3만2662명) <박하사탕>(29만352명). 이란영화 <고요>와 인도영화 <레슬러>는 개봉기록 검색이 안 된다.


6~10회 개막작 <흑수선> <해안선> <도플갱어> <2046> <쓰리 타임즈> 등은 다음과 같은 성적을 올렸다. <흑수선>(43만9399명) <해안선>(12만3633명) <도플갱어>(2007명·이하 전국 관객수, 한국영화연감 기준) <2046>(14만9700명) <쓰리 타임즈>(5162명).

<가을로> <집결호> <스탈린의 선물> <굿모닝 프레지던트> <산사나무 아래>. 11~15회 개막작이다. 흥행성적은 다음과 같다. <가을로>(70만7820명) <집결호>(7만2582명> <굿모닝 프레지던트>(255만4399명). 장이모우(장예모) 감독의 <산사나무 아래>는 개봉기록 검색이 안 된다.


개막작 중 흥행성적이 가장 뛰어난 영화는 <굿모닝 프레지던트>다. 255만4399명이 관람, 2009년 한국영화 흥행 9위(역대 79위)를 차지했다. 장동건은 이 영화와 함께 <해안선>으로도 각광받았다. 설경구도 주목받았다. <박하사탕>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영화 관계자들과 관객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흥행성적이 영화의 우열을 가리는 잣대일 수 없다. 작품성을 우선으로 선정하는 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특히 그러하다. 어쨌거나 올해 개막작 <오직 그대만>의 소지섭·한효주는 어떤 성적으로 거둘는지 기대된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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