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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9.19 “유준상, 예의 바른 배우죠”

<텔미썸딩>(1999) <가위>(2000) <빨간 피터의 고백>(2001) <쇼쇼쇼>(2002) <나의 결혼 원정기>(2005) <리턴>(2007)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 <로니를 찾아서>(2009) <하하하>(2010) <이끼>(201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2011) <북촌방향>(2011).

2011년 9월 19일 현재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 등재돼 있는 배우 유준상씨가 출연한 영화들입니다. 이 가운데 수상작은 세 편입니다. <리턴>으로 2008년 제 45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 2010년 <이끼>로 이천춘사대상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 같은 해 <하하하>로 제 19회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출연작이 모두 12편이네요. <북촌방향>은 그의 열두 번째 출연작이자 홍상수 감독의 열두 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관객 및 언론ㆍ평단의 평을 감안할 때 유준상씨는 숫자 12에 남다른 의미를 갖지 않을까 싶네요.


유준상씨를 처음 만난 건 <나의 결혼 원정기> 때입니다.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했지요. 그리고 이번에 <북촌방향>까지 지면용 인터뷰를 한 건 모두 두 번입니다. <하하하> 때는 전화로 인터뷰, 온라인으로 송고했습니다. 이밖에 기주봉씨의 연극 <사나이 와타나베…완전히 삐지다> 공연을 본 뒤 간단히 맥주를 마시는 자리에서, 아내인 탤런트 홍은희씨와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진행한 뒤, <나의 결혼 원정기>에 이어 <이끼>에서 호흡을 맞춘 정재영씨와 함께한 인터뷰 현장, 제 5회 신디영화제 개막식 후 개막작 상영을 앞두고 만났습니다. <북촌방향> 인터뷰는 그때 섭외했는데 유준상씨의 공연ㆍ촬영, 추석연휴 등등으로 인해 한참 지난 뒤에 이뤄졌습니다.

어쨌든 유준상씨를 만날 때마다 느낀 점은 정말 깍듯하다는 거였습니다. 군기가 잔뜩 든 군인에는 미치지 않지만 만나고 헤어질 때 인사하는 모습, 인터뷰 때 한시도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 말씨 등등이 예절 교육을 철저히 받아 그것이 몸에 배어 있는 청년 같았습니다. 그때만 짐짓 드러낸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남의 눈을 의식한 그것이라면 한 순간이라도 드러나게 마련인데 언제나 한결 같았으니까요.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와 <이끼>에서 함께한 정재영씨도 그랬죠. ‘바른 생활 사나이’라고 했죠. 

                                                   유준상씨가 2002년 12월 7일 탤런트 홍은희씨와 화촉을 밝힌 뒤
                                                   큰 소리로 만세를 부르고 있다.

그런데 유준상 씨를 만날 때마다 묻고 싶었는데 그때마다 깜빡 잊은 게 하나 있습니다. 광고 출연에 관한 것입니다. <나의 결혼 원정기> 때 그는 아내와 함께 한 전자제품 할인점 CF를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잡담을 나누면서 그 CF가 배우 준상씨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준상씨는 “그게 참…” 하면서 다른 분들에게도 들었다는 말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로부터 언제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그와 그의 아내는 그 CF를 하지 않았습니다. 괜한 말을 한 게 아닌지 후회했습니다. ‘설마 내 말 때문에 안 한 게 아니겠지?’ 하면서도 후회막급이었습니다. 다른 배우들이 나오는 그 CF를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지요. 다음 번에는 꼭 물어보렵니다. 아울러 준상씨가 아내와 함께 하든, 다른 동료들과 하든 CF 출연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나의 결혼 원정기> 인터뷰 당시 유준상씨. 
 

매거진X / '나의 결혼 원정기' 주연 유준상 - 배역 욕심에 떠난 '나의 영화 원정기' 
[경향신문]|2005-11-18|M7면 |45판 |문화 |인터뷰 |2388자

유준상(35)에게 '나의 결혼 원정기'는 '영화 원정기'였다. 그의 영화 전작은 '텔미썸딩' '가위' 등 3편. 데뷔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스크린에서 재미를 못본 그는 '좋은 영화'가 고팠다. 목마른 사람이 샘을 찾듯 좋은 영화를 찾아나선 뒤 예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시간을 가졌다. 
 
 "낯가림이 심해 평소 하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다가가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감독님을 두 번 만났어요. 여러 배우를 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안 될 확률도 높았지만 개의치 않았죠.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요."

그렇게 보낸 시간이 1개월여. 그런 끝에 ‘희철’ 역을 따낸 그는 황병국 감독의 고향이자 극중 배경인 경북 예천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희철과 닮은 인물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녹음한 내용으로 사투리를 익혔다. 촬영이 4개월여 지연되는 동안에는 10㎏을 찌웠다.


"배가 나와 보이도록 촬영 전에는 물을 4ℓ나 마셨어요. 촬영 당시에는 화면에 크게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는데 살을 뺀 요즘 보니까 많이 쪄보이더군요."

                                     <나의 결혼 원정기> 인터뷰 당시 유준상씨.

유준상은 이어 ‘만택’(정재영)과 희철이 마을회관에서 술을 마시고 횡설수설하는 장면을 들었다. 그는 이 장면을 직접 술을 마시고 연기했다. 이같은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께름칙했는데 성과는 좋았다.

"꽤 취했는데 촬영을 앞둔 만큼 정신은 멀쩡했어요. 혀가 돌아가고 몸을 주체할 수 없는데에도. 그런 상태로 연기한 게 어떨는지 궁금했는데 디테일이 살아있더군요. 색다른 경험에 소중한 공부가 됐죠. 그런 기회를 준 감독님과 제작진이 정말 고마웠어요."


그는 또 정재영과 많은 시간을 함께한 것도 이번 영화를 잘 빚어낸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데뷔 이전과 이후 등 그간의 이야기를 치부까지 드러내면서 나눴고, 그 덕분에 진짜 친구가 됐고, 그것이 극중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혼자 고민했어요. 이번에는 배우.감독이랑 함께 했고요. 짐은 덜고 힘은 보탰조. 전작과 이번 영화 작업의 가장 큰 차이예요. 그런 만큼 잘 나와 만족해요."

유준상은 대원외고, 동국대 연극영화과 출신. 연출 전공으로 입학, 감독수업을 받던 중 연기에 매료됐다. 대학 때 안민수 교수가 쓰라고 하면서 시작한 '배우일지'를 지금도 쓰고 있다.

"배우를 하기에 좋은 나이가 된 것 같아요. 세상 경험과 연기 노하우도 어느 정도 쌓였고. 배역의 비중을 떠나 좋은 영화에 출연, 온몸을 던지고 싶습니다."

'나의 결혼 원정기' 일반 시사회 때 일이다. 유준상은 영화가 끝난 뒤와 시작하기 전에 잇따라 무대인사를 가졌다. 영화를 본 관객과 보지 않은 관객들 반응이 확연히 달랐다. '나의 결혼 원정기'를 통한 그의 '영화 원정기'가 성공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간성을 파고든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으로 제 2의 연기인생을 열겠다는 그의 비상이 기대된다.
글 배장수 영화전문기자자cameo@kyunghyang.com
사진 박재찬 기자jcpark@kyunghyang.com


■나의 결혼 원정기-감독 황병국|출연 정재영.수애.유준상
'나의 결혼 원정기'는 발은 땅에, 머리는 하늘에 닿아있는 로맨틱 코미디이다. 농촌 총각과 탈북자 등 우리네의 차가운 현실을 영화적 판타지를 가미, 따뜻하게 버무려냈다. '웰컴 투 동막골'의 기운을 잇는 '웰컴 투 우즈벡'이라고 할 만하다. 부산.전라.강원 사투리에 이어 경북 사투리와 '내일 또 만나자'는 우즈벡 인사말(다 자쁘뜨러)을 유행시킬 듯하다.

주인공은 만택(정재영) 희철(유준상) 라라(수애). 만택은 경북 시골의 농부, 희철은 택시기사이다. 이들은 죽마고우. 만택은 중학생 때 목욕하는 여인을 훔쳐보다 짝사랑하는 여학생에게 발각된 뒤 여자와 눈도 못 맞추는 숙맥이 됐다. 나름대로 한량인 희철은 애인을 도시로 간 친구에게 빼앗긴 아픔을 지녔다.

영화는 이들의 농촌 생활기와 우즈벡 결혼 원정기로 나뉜다. '너는 내 운명'의 ‘석중’(황정민)보다 더 어수룩한 만택이 치르는 갖가지 에피소드와 희철과 함께 하는 각종 해프닝은 냉소적인 관객까지 무장해제, 동참하게 만든다.

우즈벡 상황도 그리 다르지 않다. 북한 출신 커플 매니저 라라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만택이 연신 퇴짜를 맞으면서, 첫 맞선녀 알로나(신은경)와 결혼을 약조한 희철이 딴 맘을 먹으면서 빚어지는 사건을 통해 웃음꽃을 피워낸다. 우즈벡의 이국적인 풍경은 대개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기대할 수 없는 볼거리를 안겨준다.

장르 공식에 충실한 이 영화는 또 이같은 일차성을 뛰어넘어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으로 비롯된 우리네의 아픔도 떠올리게 한다. 호부가 엇갈릴 듯한 해피엔딩은 다분한 영화적인 결론이자 각본.연출을 겸한 황병국 감독의 대승적 기원을 엿보게 한다. 다만 결혼정보회사 사장(권태원), 다른 원정대원(박길수.전상진) 등이 빚는 사건은 더욱 정제되었어야 했다. 관객 보은의 일환으로 선정돼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을 장식한 작품으로 23일 개봉된다. 12세 이상 관람가. 배장수 기자 

[충무로 파일]유준상의 ‘하하하’ 현장일지 영상
배장수기자 cameo@kyunghyang.com
2010년 04월 30일 20:33:47


‘세상엔 좋은 것들이 있어서…하하하’
유준상의 <하하하> 현장일지 영상이 최근 공개됐다. 유명 배우가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현장일지 영상을 직접 만들고 공개하는 건 흔치 않아 화제를 낳고 있다.

본 영상은 ‘매일 보았던 풍경도 자연의 빛이 바꾸어 놓은 찰나에 움직인다’는 글로 시작된다. 마음을 평온하게 가라앉혀 주는 피아노 선율이 흐르는 가운데 유준상이 지난해 7월 <하하하>를 촬영하는 동안 쓰고 그리고 찍은 글·그림·사진이 펼쳐진다.

‘글은 쓰려고 해도 써지는 게 아니고, 마음은 잡으려고 해도 잡히는 게 아니고, 그저 보이는 대로, 마음가는 대로 움직여보리라’ ‘아름다운 추억이 비와 함께 창문으로 흘러내린다’ ‘여름 동네, 내가 바라 본 여름 위에 동네가 들어왔다’ ‘수필 같은 영화, 난 그 수필 안에 글이 되어 채워진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미지를 향한 여행은 나를 깨워주고 여자를 향한 진심은 나를 지켜준다’….


이번 영상에 소개되는 대표적인 글이다. 이같은 글과 함께 비가 오거나 맑은 날에 찍은 촬영현장 안팎의 사진이 소개된다. 수필과도 같은 영화에 한 꼭지를 담당한 배우 유준상의 모습과 현장을 바라보는 관찰자로서의 유준상의 진솔한 모습이 함께 한다. 다시 가고 싶은 관광지, 61년 만에 찾아온 개기일식, 상대배우와 보낸 즐거운 시간들, 홍상수 감독 및 스태프와 함께 찍은 사진들 등 통영에서의 다양한 날들과 그만큼이나 다채로운 감성을 맛볼 수 있다. <하하하>의 숨결도 음미할 수 있다.

영상은 ‘일상은 무한한 금광이다’ 라는 홍상수 감독의 주장으로 끝맺는다. ‘7.25 소주에 전복을 한아름 먹으면서…하하하’ 라는 유준상의 글과 함께. 유준상이 촬영한 모든 사진과 글은 5월 1일 발간되는 주간지 씨네21에서 더욱 자세히 만나볼 수 있다.

유준상은 평소 그림을 그리고 사진 찍는 걸 즐긴다. 사진은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뒤 아버님이 쓰신 카메라로 찍기 시작했다. 그림은 졸업 후에 시작했다.


<하하하>는 선후배 사이인 두 남자의 통영 여행에 얽힌 천변만화를 그렸다. 두 남자가 통영에서 만난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통해 사람과 사회를 흥미롭게 풍자했다. 유준상은 영화평론가 역할을 맡아 김상경·문소리·예지원·윤여정·김규리·김강우·기주봉·김영호 등과 함께 했다.

<하하하>는 홍상수 감독의 10번째 장편이자 6번째 칸국제영화제 진출작이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아 21일(현지시간) 오후에 첫 스크리닝을 갖는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홍 감독의 작품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은 것은 이번에 세 번째이다. 첫 초청작 <강원도의 힘>은 ‘특별언급’을 받았다. 올해에는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을는지 주목된다. 국내 개봉은 오는 5월 5일이다.


[★★토크]유준상·정재영 “이끼처럼 딱붙어 지내요”
글 박은경·사진 권호욱 기자 
2010년 08월 08일 21:00:11

배우 정재영과 유준상은 영화 '이끼'에서 이장과 검사로 분해 맞대결을 펼쳤다. 절대적인 권력을 자랑하는 천용덕 이장(정재영)과 유해국(박해일)을 돕는 정의로운 박민욱 검사(유준상)의 두뇌 싸움이 영화의 재미. 관객들이 꼽은 명대사 역시 유준상과 정재영이 주고받은 말이다. 유준상은 정재영에게 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을 비추며 "당신이 싫습니다"고 말했고, 정재영은 뒤돌아서 혼잣말로 "누가 지랑 연애하자 캤나?"라며 쓴소리를 한다. 극의 팽팽한 긴장감을 이완시켜주는 동시에 강우석 감독의 유머코드를 잘 살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나란히 명대사 추천수 1위를 기록했다.

극중에서는 맞대결을 펼쳤지만, 사실 두 사람은 연예계에서 둘도 없는 '절친'이다. 2005년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로 인연을 맺은 후 5년 넘게 연애보다 진한 우정을 쌓아왔다.

정재영(이하 정) : 작품이 들어와도 서로 추천하기는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만약에 잘못되면, 아니면 서로 마음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허접한 걸 하라는 거야", 이렇게 될 수도 있어요. '이끼'에서 둘이 맞붙는 장면이 3번 정도 나와요. 제가 찾아가서 한번 만나고, 마을에 검사가 찾아와서 만나고, 마지막에 맞붙는 장면. 서로 친하니까 너무 편했죠.
유준상(이하 유) : 제 첫 촬영이 크랭크인이었어요. 재영씨는 촬영이 없었는데 미리 나와줬고요. 드문드문 찍으니 연결하는게 힘들 수 있는데 덕분에 어렵지 않았어요.
정 : 제가 70대 할아버지 분장을 하고 검사 사무실에 찾아가는 게, 영화에서는 2/3 정도에 나오는데 제 첫 촬영이었어요. 할아버지 분장을 처음하고 준상씨를 만났죠.

기자 : 청사에서 검사가 이장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장면은 정말 멋졌어요.
정 : 저는 그런 역할을 못 맡아봤서요. 언제 저런 역할을 신분 높은 걸 맡아보나.
유 : '강철중 : 공공의 적 1-1'에서 회장님 했잖아요.
정 : 주먹 회장? 하하. 회장님이 아니더라도 양복입고 나오는 거는 그때가 거의 유일하죠. 나도 언젠가 당당한 박 검사 같은 것 하고 싶어요.

 
기자 : 유준상 씨는 정재영 씨 배역 중에 탐나는 것 있나요?
유 : 다 탐나요. 연기를 맛깔나게 하기 때문에.
정 : 우리가 이렇게 서로 치켜세워주니까 만나는 거에요(웃음). 서로 술 마시고 "이게 뭐냐" "너나 잘해" 이러면 안 만나요. 하하.

기자 : 두 분은 '나의 결혼원정기'로 처음 만났잖아요. 그때 서로의 첫 인상은 어땠나요?
정 : 저는 TV를 통해 준상씨를 잘 알고 있었어요. 봤을 때 굉장히 예의 바르고, 앉아있는 것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지금처럼 단정하고, 바른 생활 사나이였죠. 매너 좋고 술도 거의 안 먹고 반듯한 이미지요.
유 : 재영씨 첫인상도 좋았죠. 오히려 계속 만나면 만날수록 좋았던 것 같아요.
정 : 그럼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거네요?(모두 웃음)


기자 : 그 때 술 한 잔도 못하던 유준상씨가 정재영씨에게 술을 배웠잖아요?
유 : 전 그때 술을 아예 안 먹을 때였어요.
정 : 감독님하고 미팅할 때도 아예 안 드시더라고요. 술 끊으셨다고. 담배도 안 피고. 전 그때 술을 한창 즐길 때였어요. 남자들끼리 만나서 커피를 빨대로 쭉쭉 빨면서 얘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되잖아요(웃음). 만나면 술 먹자고 계속 권하니까 저 때문에 준상씨가 억지로 먹었죠. 당시 마을회관에서 술 먹는 장면이 있어요. 그 때 우리가 마주앙 5병을 먹었어요.
유 : 경북 예천인가 그랬죠. 그때 진짜 만취했었죠.
정 : 그게 초반 장면이에요. 완전히 술이 떡이 됐죠. 저도 그렇게 술을 많이 먹은 것은 처음이에요.
기자 : 그렇게 술 마시다가 친해져서 같은 동네까지 살게 된 거군요?
정 : 네. 제가 구리에 10년 넘게 살다가 5년 전에 이사하려고 두달 간 온 서울을 다 뒤졌어요. 그 전에 분당에 있는 준상씨 집에 놀러갔었는데, 이쪽으로 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좀 비싸고, 저는 빌라를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준상 씨가 집 짓다가 부도나서 싸게 나온 집이 있다고 알아보라고 했어요.
유 : 막연하게 같은 동네 살면 재밌겠다고 생각해서 동네를 한번 훑어봤어요. 그런데 마침 짓다 멈춘 집이 있는데, 너무 좋아서 부동산 업자를 만나서 얘기를 했죠. 얼마까지 내려줄 수 있고, 어떻게 진행되고 등등. 제가 틈틈이 가서 진행이 잘 되고 있나 점검하고 협상할 즈음에 저희 어머니랑 같이 가서 또 깎아 달라고 했죠.
기자 : 그럼 할인을 많이 받으셨네요~
정 : 그건 모르죠 뭐(모두 웃음). 그렇다고 얘기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기자 : 걸어서 2분 거리에 있어 좋은 점은 많나요?
정 : 아무 때나 시간 날 때 만나서 차 마시고, 아이들 또래도 비슷해요. 준상씨 첫째 아들이 저희집 둘째보다 한 살 많아요.
유 : 걔네들이 또 애틋해요. 같이 있는 걸 너무 너무 좋아해요.


기자 : 그런데 두 분이 말을 안 놓고 '씨'라고 서로 존칭하시네요. 실제 나이는 유준상씨가 한 살 많죠?
유 : 학교 일찍 들어가고, 사회에 먼저 나오고, 뭐 이런 경우를 많이 봐왔어요. 한 살 많다고 "너는 내 동생" 이런 게 없어졌어요. 오히려 서로 존중해 주니까 좋아요. 더 배려도 하게 되고 더 좋은 것 같아요.
기자 : 서로 오래 알고 지냈으니, 단점도 알고 있잖아요.
정 : 저는 내추럴하고 막가는 스타일이고 준상 씨는 계획적이고 부지런해요. 준상 씨는 운동, 노래, 작곡에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배우일지도 몇 십 년 동안 써왔잖아요. 저는 어렸을 때도 일기를 한꺼번에 몰아 쓰고 그랬어요. 준상씨도 저를 보면서 "저런 게 무슨 배우라고"라면서 무계획, 무개념 적이라고 욕했을 거에요. 그런데 준상씨의 계획적인 면이 점점 좋아보이는 거에요. 준상씨는 저 때문에 흐트러지고 술먹고 "으아" 이런 것도 하게 됐죠. 어느 순간에는 준상씨가 저보다 더 술을 마셨다니까요.
유 : 그런 게 팀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건 아주 좋은 장점들이죠.
기자 : 두 분 다 10년 넘게 배우로 살아오셨는데, '이끼'처럼 딱 붙어서 살고 싶을 때는 없었나요?
유 : 항상 그래요. 재영씨도 무명시절부터 버텨서 지금까지 올라왔는데, 그렇게 주인공이 되는 사람이 몇 명 안 되잖아요. 한 우물 파면서 계속 버티고 싶죠. 저는 지금 이쪽 저쪽 파고 있지만 나중에는 재영씨가 파는 쪽과 만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걸 도표로도 그렸어요.
정 : 참 계획적이에요(웃음). 저도 '이끼'처럼 조용히 살고 싶을 때가 많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조용히 사는 걸 좋아해요.

기자 : 앞으로 두 분은 어떤 관계가 되고 싶으세요?
유 : 최근 '택시'라는 프로그램에서 재영씨 얘기를 하다가 "그 사람이 너무 좋아서 이사오라고 했다"고 했더니, 한 팬 분이 '나의 결혼 원정기'를 패러디해서 저와 재영씨가 서로 사랑하는 콘셉트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줬어요. 그 뮤직비디오 제목이 '그 사람'이에요. 왜 유준상씨는 정재영을 ‘그 사람’이라고 했을까 라면서요. 하하. 저는 재영씨가 이대로만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이끼'의 개인포스터에 글을 하나씩 써서 주는 게 있어요. 제가 "나는 당신이 싫습니다"라는 대사가 생각나서 "나는 당신이 좋습니다"라고 써서 재영씨 드렸어요. 재영씨는 "누가 연애하자 캤나"를 바꿔서 "우리 연애해요"라고 써서 줬어요. 너무 재밌었죠. 아 이대로만 있어주세요.
정 : 하하. 저도요. 이끼처럼 딱 붙어서 이대로만 있어주세요.

 

                                 박은경 기자의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는 유준상ㆍ정재영과 기념촬영을 했다.

Posted by 배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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